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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별책 부록│초·중등생 학습법 大백과

최연소 대학생된 송유근군 엄마 박옥선

‘늦된 아이 영재로 키운 육아법’

입력 2006.06.27 18:35:00

최연소 대학생된 송유근군 엄마 박옥선

영어 듣기와 말하기는 물론 미분·적분 문제까지 술술 푸는 영재 송유근군(9). 올해 인하대 자연과학계열에 입학해 국내 최연소 대학생이 된 유근군은 언제부터 영재성을 발휘하기 시작했을까.
유근군을 낳은 뒤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둔 어머니 박옥선씨(47)는 유치원 시절 유근군은 영재는커녕 오히려 늦된 아이였다고 말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유치원이라는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에게 적응하지 못했던 것. 그 사실을 모르던 박씨는 어느 날 유근군에게서 아이들이 자꾸 자기를 툭툭 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지만 유치원에 알아보니 유근군에게 호감을 느낀 아이들이 친근감의 표시로 접근한 것을 유근군이 잘못 받아들인 것이었다고. 다행히 그 문제는 해결됐지만 그 후로도 유근군은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했고, 박씨는 유치원 교사로부터 유근군이 또래 친구들보다 의사소통 능력이나 자기 표현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유치원 생활에 적응 못해 집에서 교육시키면서 숫자에 대한 재능 발견
자신의 아이가 또래보다 늦되다고 생각한 박씨는 직접 교육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초등학교에서도 ‘늦되다’는 말을 들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유치원을 다니지 않게 하고 집에서 한글과 구구단을 가르친 것. 그런데 유근군은 엄마와 공부를 시작하면서 숫자에 호기심을 보이더니 그동안 감춰져 있던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구구단을 익힌 지 7개월 만에 미분·적분 문제를 풀 정도의 수준에 오른 것.
박씨는 틀에 박힌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의 특성을 파악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했고, 지식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는 대신 아이 스스로 깨닫고 공부하도록 유도했다.
스스로 배우는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먼저 시작됐다. 공부시간을 정하지 않고 유근군이 원하는 시간에 공부를 하도록 한 것. 대신 일상생활을 하면서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것을 늘 살피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도록 이끌었다.
아이가 숫자에 큰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는 길을 걸을 때도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바퀴는 4개지. 그럼 자동차 3대가 지나가면 바퀴가 모두 몇 개일까?”라는 질문을 주고받으며 아이의 관심을 이끌어낸 것이다. 길거리에 걸려 있는 간판의 전화번호, 버스 번호, 가격표 등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유근군과 엄마에게는 숫자놀이를 할 수 있는 소재가 됐다.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공원도 유근군과 박씨에게는 단순한 놀이공간이 아니었다. 물리학에 관심이 많은 유근군이 놀이기구를 보며 중력법칙과 운동법칙 등 책에서만 접했던 물리학 법칙들을 실제로 깨닫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씨가 놀이공원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한 것. 박씨는 한동안 유근군과 함께 출근하다시피하며 놀이공원에 드나들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유근군의 물리학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한층 높아졌음은 물론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진과 ‘사자’라는 글자만으로 아이에게 사자가 무엇인지를 가르칠 수는 없어요. 아이가 사자가 뭐냐고 물어오면 직접 동물원에 가서 사자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죠. 물론 귀찮고 힘이 들죠. 하지만 비싼 책을 사주는 것보다 아이에게 훨씬 생생한 감흥을 줄 수 있잖아요.”
박씨는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일단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흥미를 붙이기만 하면 쉽게 몰입하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 박씨가 유근군을 서점과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며 원하는 책을 스스로 골라 마음껏 보도록 한 것도 자유로운 집중력의 힘을 믿었기 때문이다. 특히 도서관은 아이에게 공부하는 분위기를 직접 느끼게 하는 한편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좋은 장소라 자주 방문했다고.

아침마다 고전음악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문 들려줘
박씨는 아침에도 TV의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여주는 대신 고전음악을 들려주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영어연설문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반복해서 듣는 과정에서 저절로 외우게 된 이 연설문을 시도 때도 없이 암송하는 것은 유근군이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 박씨는 “유근이가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연설문의 의미나 고전음악의 감흥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몸 안에 배어든 깊이가 유근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박씨는 틈날 때마다 유근군과 함께 공연장이나 전시회를 찾는다고 한다.

유근군이 대학 입학 전 일주일에 세 번씩 발레학원에 다닌 것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을 본 뒤 스스로 발레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수줍음을 많이 타는 유근군이 여자아이들이 대부분인 발레 학원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의외로 유근군은 굉장히 즐거워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박씨는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쉽게 익숙해지고 즐길 줄 알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아이들은 누구나 한 가지씩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세심한 관심을 쏟으면 아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알 수 있죠. 그것을 빨리 파악해 아이를 이끄는 것이 중요해요.”
유근군은 대학 입학 후에도 인성교육과 또래 친구들과의 교제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초등학교에 출석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대학생활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요즘 주로 보는 책은 고전역학, 대학물리, 양자역학 등의 물리학 서적들이라고. 박씨는 이런 상황이 만족스럽지만은 않다고 털어놓았다. 유근군이 또래들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닌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제 제가 할 일은 유근이가 자신의 인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대학 입학뿐이었기 때문에 일찍 대학에 들어왔지만, 나이에 맞는 성장과정을 밟아나가는 것도 중요하거든요. 대학원에 다니면서라도 중·고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하면 얼마든지 다니라고 할 겁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유근이의 개성을 살려주는 자유로운 교육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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