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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원서로 아이 영어 실력 확실히 키우기’

처음 응시한 토익에서 930점 받은 전한나양 엄마 김우미

입력 2006.06.27 17:56:00

‘영어 원서로 아이 영어 실력 확실히 키우기’

전한나양(13)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치른 토익에서 930점을 받았다.
한나양의 어머니 김우미씨(41)는 내친김에 토플도 보게 했는데 300점 만점에 260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토익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듣기·읽기 능력을 평가하는 반면 토플은 미국 대학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실력이 되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토익보다 더 학문적인 영어 실력을 요구한다. 한나양은 실용 영어와 학문적 영어 양쪽 면에서 모두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렇다면 한나양이 어린 나이에 이만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부산 고신대 의대 약리학과 부교수인 어머니 김씨는 맞벌이를 하다 보니 딸을 찬찬히 챙길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영어 유치원에 보냈는데 한나양이 노래와 놀이를 통해 영어를 접한 뒤 영어에 큰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 뒤에는 학교에서 회화는 원어민 교사가, 문법과 독해는 한국인 교사가 가르쳐 따로 영어를 가르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한나양은 지금껏 한번도 영어를 공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저 “영어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가 영어를 터득한 비법은 학습지나 학원 수업이 아닌 독서에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읽기를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영어 유치원에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뒤로 영어로 된 책에 빠져들었다고. 책 욕심이 많아 읽고 싶은 책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며, 일단 책을 구입하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한나양은 “책을 많이 읽으면 단어와 문법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고 똑부러지게 말했다.
“문법이나 단어를 기계적으로 외우는 건 영어 실력에 도움이 안돼요. 책을 많이 읽으면 동사나 명사를 따로 외우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앞뒤 문장을 연결해보면 대강 뜻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설사 의미를 잘 몰라도 그냥 계속 읽어요. 그러다 보면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서 모르고 넘어갔던 내용도 알게 되고, 제가 추측했던 게 맞아떨어지면 기분이 정말 좋거든요(웃음).”

원서 읽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문맥을 통해 추리
그는 책을 읽다가 정 이해가 안되는 단어가 있으면 영영사전을 이용한다. 영영사전을 이용할 때는 필요한 뜻만 찾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갖고 있는 다양한 뜻과 여러 예문을 모조리 읽고, 중요하게 생각되는 건 따로 메모해둔다고.
혼자서 영어로 된 책을 보며 영어 실력을 쌓아가던 그에게 지난 2003년 미국에 건너갈 기회가 생겼다. 어머니 김씨가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대학에 교환교수로 가게 된 것. 한나양은 그해 4월부터 1년 4개월간 샌디에이고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입학 전 받은 영어 테스트에서 또래 미국 아이들 못지않은 영어 실력을 인정받았다. 성적이 총 다섯 등급으로 나뉘는데 최고 수준인 ‘어드밴스드 레벨’을 받은 것이다. 한나양은 곧바로 같은 나이의 미국 학생들과 함께 4학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한국에 있을 당시 ‘독서광’이었던 한나양은 도서관과 독서 프로그램이 발달한 미국에서 더 열심히 책에 빠져들었다. 학교에서 정해준 학년별 권장도서는 물론 도서관에 있는 ‘주니어 권장도서’까지 모조리 챙겨 읽었고, 헤밍웨이의 소설과 ‘해리포터’ 시리즈 등 베스트셀러도 즐겨 읽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지낸 1년여 동안 그가 읽은 책은 어림잡아 2백여 권. 재미있는 책은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좋아하는 책은 책장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반복해서 읽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니 읽는 속도도 빨라져 이제 웬만한 책은 하루에 한 권씩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고. 책을 읽은 뒤에는 독서 기록장에 영어로 줄거리를 요약하고 느낀 점을 적어둔다고 한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그 감상을 영어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인 한나양은 5학년 때 교내 어휘력 테스트에서 1등을 했고, 학과 성적도 최상위권에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 김씨는 한나양이 미국에서 교회에 열심히 다닌 것도 영어 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한인교회 주일학교에 캘리포니아 주립대(University of California in San Diego) 학생들이 교사로 활동하는 영어 성경공부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한나양이 여기에 참가해서 한국말이 서투른 대학생들과 갓 이민 온 아이들 사이에서 통역을 해준 것이다.
2004년 여름 가족과 함께 귀국한 뒤에도 한나양은 영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있다. 여전히 영어 원서에 파묻혀 지내고, 미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타임’을 즐겨 읽는다. 미국에 가기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미국을 대표하는 뉴스 채널 CNN을 즐겨 본다는 것.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에는 대통령 후보들의 연설을 녹화해놓고 반복해서 보았다고 한다. 한나양은 요즘 CNN 뉴스를 보고 나면 동생에게 그 내용을 설명해준다. TV 앞에 가만히 앉아 뉴스를 보는 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 김씨가, 혼자 듣고 넘길 때와 자신이 들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조리 있게 전달해야 할 때 요구되는 이해의 정도가 다르다는 생각에서 딸에게 권한 것이다. 설명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김씨가 나서서 도움을 주기도 하는데, 대체로 한나양이 김씨가 놓친 부분까지도 듣고 이해한다고 한다.
김씨가 딸의 영어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이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 영화를 한 편씩 보게 하는 것이다. 한나양은 어려서부터 책을 끼고 살아 다른 아이들처럼 영어로 된 비디오테이프를 본 적이 없는데, 최근 영화에 나오는 영어를 접하면 회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주말마다 DVD를 한 편씩 골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한나양이 먼저 자막 없이 영화를 보게 한 다음 영어 자막이 나오게 한 상태로 다시 보게 해 자막 없이 이해한 것이 맞았는지 확인하도록 하는데 ‘슈렉’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어린이물을 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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