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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계획으로 실천하는 단계별 영어교육’

딸을 듀크대 장학생 만든 ‘열성 아빠’ 김수봉

입력 2006.06.27 17:05:00

‘10년 계획으로 실천하는 단계별 영어교육’

“아빠와 영어공부하는 게 가장 재미있었어요. 아빠는 강요하지 않고 늘 우리와 함께 공부해주셨거든요.”
미국 명문대 중 하나인 듀크대에서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빛나래양(20). 외고나 민족사관고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를 다닌 빛나래양이 듀크대에 입학하기까지 그 과정에는 아빠 김수봉씨(52)의 역할이 컸다. 10여 년에 걸친 아빠의 지도로 영어를 마스터하고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평범한 샐러리맨 아빠가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는 보기 드문 게 사실. 회사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해 영어를 사용할 일이 많았던 그는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아이들만큼은 반드시 영어를 완벽하게 익히게 해줘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딸 빛나래양이 초등학교 4학년, 아들 창우군이 3학년이 될 무렵부터 퇴근 후와 주말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들과 같이 영어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영어 동화책 암기를 할 때는 제가 먼저 암기 시범을 보였고, 영어 테이프를 틀고 받아쓰기를 할 때 역시 함께했지요.”

SAT에서 에세이까지 모두 아빠와 함께 준비
하지만 처음부터 딸을 미국 대학에 보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빛나래양이 초등학교 때부터 곧잘 100점을 받아올 정도로 공부를 잘했지만 수재나 영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그저 계속 공부를 잘 해서 국내 명문 대학에 입학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TV로 보다가 IOC 위원장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빛나래양은 고등학교 1학년 2학기가 지나면서 미국 대학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며칠 동안 방안에서 SAT(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서적을 읽더니 미국 대학에 가겠다고 선언을 한 것.
“남은 2년 동안 SAT와 수능을 동시에 준비할 수 없으니 수능은 포기하겠다는 뜻인데 당시 빛나래는 SAT 책을 사전 없이는 한 줄도 못 읽는 상태였어요.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참 고민을 하다가 그해 겨울방학에 아이비리그 투어를 한 뒤 결정하라고 제안했어요. 미국에 직접 가보면 그만큼 현실적인 꿈을 꿀 수 있을 테니까요.”
미국에 간 빛나래양은 예일대에서 입학 상담을 받고, 하버드대에서 한국 유학생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미국 유학에 대한 결심을 굳히고 2년 동안 공부에 매진했다.
“빛나래의 경우 하루에 영어단어를 2백 개씩 외웠어요. 동의어, 반의어까지 합치면 거의 4백여 개의 단어를 외운 셈이지요. 버스를 타고 가면서, 밥을 먹으면서 심지어 샤워를 하면서도 단어를 중얼거릴 만큼 자투리 시간을 활용했어요. 단어 외에도 영미 문학책까지 읽어야 해 공부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2년간 부단히 노력한 결과 빛나래양은 토플 290점(300점 만점), SAT 1400점(1600점 만점)을 받았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일요일마다 인천검단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예배통역과 한국어 강의 자원봉사를 한 경험, 영자신문반 편집장 활동, 미국 국회에서 실시하는 세계 청소년 지도자 회의 프로그램 참여 등의 활동이 더해져 지난 2004년 드디어 듀크대 국제정치학과에 입학했다.
“가장 기뻤던 건 빛나래가 듀크대에 입학한 뒤 ‘Dean’s List(학기 우등)’ 성적을 받았다는 거예요. 미국 학생들도 리포트를 쓰려면 쩔쩔 맨다는 인문학을 배우면서 우등생까지 됐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고 신기했어요.”

빛나래 아빠가 알려줬어요~ 영어 정복을 위한 8단계 커리큘럼
일반 고교에 다니던 빛나래양을 미국 명문인 듀크대에 보낸 김수봉씨는 특별한 교육 노하우를 갖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커리큘럼을 직접 짜서 그에 맞춰 공부를 시킨 것. ‘빛나래 아빠’가 성공을 거둔 영어 마스터 플랜을 공개한다.
▼ 1 단계 영어와 친해지기(초등 3~4학년)
일단 알파벳을 가르친 뒤 쉬운 단어를 외우게 해서 영어와 친해지게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암기력이 뛰어나고 ‘원리’를 알고 적용하기를 좋아하므로 알파벳이나 단어에 익숙해지면 간단한 문장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 2 단계 발음과 리듬 정복(초등 5학년)
발음과 리듬은 어릴 때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 영어 환경에 많이 노출된 경우가 아니라면 원어민의 정확한 발음을 따라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발음이 좋지 않은 부모가 가르치는 것보다는 원어민이 발음한 테이프를 들려주거나 원어민 교사에게 지도받게 하는 것이 좋다.
▼ 3 단계 영어 동화책 외우기(초등 5~6학년)
기본적인 알파벳과 단어, 발음 공부가 됐다면 영어 동화책 외우기를 통해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 빛나래의 경우 ‘켈리의 영어 만화책’을 동생 창우와 함께 하루에 3장씩 통째로 외우게 하고, 꼭 검사를 했다. 이렇게 몇 권을 외우고 나면 중학교 2~3학년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출 수 있다.
▼ 4 단계 독해의 핵심, 구문론 익히기(초등 6학년~중 2)
구문론은 문장을 도식(圖式)처럼 그려서 뼈와 살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이해하게 하는 방법. 빛나래, 창우와 함께 매주 일요일 아침에 2~3시간 동안 ‘아빠표 구문론 과외’를 했다. 한 권의 책을 세 번 반복해 공부했는데, 빛나래는 중학교 1학년 말 무렵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지문을 정확하고 빠르게 읽어냈다. 빛나래를 가르칠 때 가장 효과를 봤던 책은 ‘기초, 고급 영어 구문론’(유진 지음, 백만사)이다.
▼ 5 단계 듣기 정복, 빈칸 채우기(중 1~고 2)
빛나래가 중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본격적으로 듣기 공부를 시작했다. 학교 시험에서는 듣기 점수가 늘 만점이었지만 나중에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듣거나 해외 세미나에 참여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 듣기를 잘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무조건 많이 듣고, 들으면서 받아쓰기를 하면 된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가장 효과를 본 방법은 영어문장을 들으면서 빈 곳의 단어를 채우게 하는 것이다. 당시에는 적당한 교재를 발견하지 못해 매번 직접 대본을 만들었는데 괄호로 비워놓는 단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 잘 들리지 않는 동사, 형용사, 전치사 등을 위주로 했다. 매주 토요일 저녁 1시간씩 테스트를 했으며, 문장은 최대 세 번씩 반복해서 들려줬다.
▼ 6 단계 실전 말하기 영어(초등 6학년~고 3)
말하기는 ‘환경’보다 ‘기회’가 중요하다. 영어를 많이 들을 수 있는 환경보다는 영어를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기회를 만들어주면 한두 마디라도 입을 열게 되고 그것이 쌓여야 말하기 실력이 점점 좋아질 수 있기 때문. 읽기와 듣기가 어느 정도 능숙해지면 영어로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빛나래의 경우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하거나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가이드, 서울 외국인 근로자 선교회에서 예배통역 봉사를 하는 식으로 영어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 7 단계 라이팅 & 에세이 쓰기(중 3~고 3)
미국 명문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고급 표현을 많이 암기하고 에세이 쓰기 연습을 통해 작문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일기나 편지로 쓰기 감각을 익힌 뒤 에세이에 도전하면 좀 더 수월하게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글을 쓸 수 있다.
1단계는 영어 채팅. 영어에 한창 재미를 붙인 빛나래는 야후 채팅을 통해 만난 호주인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하면서 작문 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2단계는 고급 표현이 들어있는 연설문을 암기하는 것. 빛나래는 SAT를 준비하면서 지미 카터, 마틴 루터 킹, 케네디 등 유명 인사의 연설문을 암기했다. 하루에 1~2쪽을 외우게 하고 퇴근 후 체크하니 한 달 만에 영어 연설문 3편을 완전히 외웠다. 마지막 단계는 미국 대학 입학지원 에세이 쓰기. 보통 미국 대학은 입학원서에 3~4개의 에세이를 요구한다. 처음에는 한글로 된 에세이 모음집을 읽어서 에세이에 대한 감을 익히게 했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입학지원 에세이를 쓰게 했더니 능숙하게 해냈다.
▼ 8 단계 영어의 종합판, 프레젠테이션(고 2~고 3)
기업체에서는 입사시험을 치를 때 종종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그만큼 프레젠테이션은 기업과 대학에서 가장 많이 쓰는 의사소통 방식이며, 논리력과 표현력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면 완벽하게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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