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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별책 부록│초·중등생 학습법 大백과

‘감수성 & 독립심 키우는 교육’

팝페라 테너 임형주 어머니 김민호

입력 2006.06.27 15:48:00

‘감수성 & 독립심 키우는 교육’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때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해 애국가를 부른 임형주씨(20)는 곧 클래식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음반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의 첫 음반 ‘샐리가든’은 25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그해 6월엔 미국 카네기홀에서 단독 공연을 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그는 2003년 ‘실버 레인’, 2004년 ‘미스트 문’, 2005년 ‘더 로터스’를 발표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클래식·팝 음반 판매순위 1위를 차지했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나이 이제 겨우 스물,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노래를 듣고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불과 7년 만에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것이다.

클래식, 재즈, 가요 등 다양한 음악 늘 들려줘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 마의 성장과정을 다룬 책, ‘내 아들 요요 마’ 를 보면 요요 마는 중국인 음악가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철저한 음악교육을 받으며 자랐다고 나온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요요 마에게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하루 두 소절씩 가르치며 냉혹하게 훈련시켰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국내 최초의 팝페라 테너’라는 수식어와 함께 클래식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킨 형주씨의 배경에도 부모의 남다른 교육과 정성이 있을 듯싶다. 그러나 형주씨의 어머니 김민호씨(46)는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라 거창하게 음악교육법이라고 내세울 만한 건 없다”고 말한다. 다만 자신이 워낙 음악을 좋아해 클래식, 재즈, 가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집안에 늘 음악을 틀어놓고 지냈을 뿐이라고.
그러나 그에겐 일찍이 예술적 기질을 나타낸 아들이 감수성과 독립심을 키우도록 뒷받침하는 특별한 교육법이 있었다.
“형주는 어려서부터 게임이나 만화보다 경복궁이나 덕수궁 같은 고궁에서 산책하는 걸 더 좋아했어요. 그림 그리고, 글 쓰는 것도 좋아했고요. 보통 아이들과는 달랐죠. 그래서 영어단어, 수학공식 하나를 더 가르칠 시간에 자연을 접하고, 음악회나 전시회 관람 같은 문화생활을 즐기며 감수성을 키우고 창의력을 개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김씨는 아들이 어려서부터 다양한 음악을 듣고, 미술관에 자주 다닌 덕분에 감수성이 풍부하고, 표현력이 뛰어나 세계적인 음악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형주씨 역시 자신의 어머니는 한번도 공부하란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김씨의 남다른 교육법을 인정했다.
“엄마가 만약 저를 ‘학생’이라는 고정된 틀에 맞춰 키우려고 하셨다면 제가 무척 힘들어했을 거예요. 다행히 제 예술적 기질을 일찍 발견하고, 제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거죠.”
형주씨는 20세라는 나이답지 않게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어른스럽고, 자기 표현이 분명하다. 그의 2집 앨범 ‘실버레인’은 오페라와 가곡 등 모두 13곡을 담고 있는데 모두 그가 직접 고른 곡들이다. 형주군은 자신이 어떤 일에도 의연하게 대처하고, 자기 의사를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어려서부터 독립적으로 자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형주씨는 초등학교 1학년 무렵 여동생과 단둘이 한 달 동안 호주로 여행을 떠났다. 놀라운 건 그게 그의 첫 해외여행이었다는 사실이다.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자 김씨는 “그게 다 산 교육”이라며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세계에 먼저 도전한 사람이 승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과외공부시킬 돈으로 방학 때마다 여행을 보냈어요. 티켓에 적힌 대로 게이트를 찾아서 비행기를 타고, 호주에 내려 입국심사를 거치고, 마중 나오기로 한 가이드를 만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이 다 산 교육이죠.”
형주씨는 남보다 늦게 성악을 시작했음에도 예원학교에 다니는 내내 1등을 놓치지 않았고, 각종 콩쿠르의 상을 휩쓸다시피했다. 그러나 김씨는 형주씨가 출전한 콩쿠르에 동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대회가 열리는 곳 근처까지만 차로 바래다주고는 혼자 들여보냈다고 한다. 언뜻 매정하게 보이지만 자신감은 무대 뒤에 앉아있는 엄마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자신의 실력에서 오는 것임을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이런 경험이 그를 단련시켰는지 형주씨는 예원학교 졸업을 앞둔 2001년 겨울방학에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예원학교 시절 내내 자신을 능가하는 실력을 가진 또래를 발견할 수 없었던 그는 더 넓은 세상에서 자기 자신을 시험하고 싶었다고 한다.

‘감수성 & 독립심 키우는 교육’

오페라와 가곡 등 13곡을 임형주가 직접 선곡해 부른 2집 앨범 ‘실버레인’.


“엄마한테 대뜸 미국에 가겠다고 했는데도 엄마가 순순히 비행기표를 끊어주시더라고요. 엄마는 제가 방학을 이용해 여행을 떠나려는 줄 아셨대요. 비행기를 타기 이틀 전에야 유학에 뜻이 있어 떠나는 거라고 말씀드렸더니 처음엔 반대하시더라고요.”
김씨는 그러나 형주씨가 그토록 원하는 일이라면 부딪쳐보는 편이 낫다고 판단해 곧 미국행을 허락했다고 한다. 물론 아들이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형주씨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미국에 내려 인터넷을 검색해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메조소프라노로 활동 중인 웬디 호프만의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의 노래실력에 반한 웬디 호프만과 그의 남편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반주자인 얼바이가 그는 후원자가 됐다.
김씨는 형주씨를 자신의 아들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아들로서 세계 무대에 나가 한국을 알리는 문화사절의 역할을 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형주 어머니 강추! 어린이 감수성 키워주는 클래식 곡 7선
▼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형주씨가 7세 되던 무렵 처음 들은 피아노곡으로 느린 피아노 선율이 가을 풍경을 연상시킨다. 모차르트가 1785년에 작곡했고,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는 “숭고할 만큼 장엄한 곡”이라고 평가했다.

▼ 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
봄의 파릇파릇한 새싹들을 연상시키는 곡.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클래식 입문자들이 선호하는 음악이다. 귀에 익은 경쾌한 멜로디를 듣고 있으면 춤을 추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 베토벤의 성악곡 ‘아델라이데’
1795년 베토벤 초기 빈 시대의 작품으로 동명의 여인에게 보내는 정열적인 사랑의 찬가. 매우 서정적인 가곡이다.

▼ 엘가 ‘사랑의 인사’
대중적인 클래식 공연에서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 중 하나지만 언제 들어도 기분 좋은 곡이다.

▼ 바흐 ‘G선상의 아리아’
바흐의 ‘관현악 조곡’ 제3번 중 두 번째 곡을 독일의 유명 바이올리니스트가 편곡한 것. 바이올린의 가장 굵은 줄인 G선만으로 연주할 수 있게 고쳐 ‘G선상의 아리아’라는 이름이 붙었다.

▼ 비탈리 ‘샤콘느’
샤콘느란 스페인에서 유래된 음악 형식을 말하는 것으로 바흐의 샤콘느와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비탈리의 샤콘느다. 국내에 ‘지상에서 가장 슬픈 바이올린’이라는 애칭으로 소개된 적이 있다.

▼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첼로와 바이올린 선율이 조화를 이뤄 널리 사랑받은 가곡. 조수미를 비롯한 클래식 아티스트는 물론 팝스오케스트라나 팝 피아니스트들도 자주 연주하며 최근엔 팝페라 가수들도 앞다퉈 노래하는 명곡.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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