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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별책 부록│초·중등생 학습법 大백과

‘뇌를 발달시키는 초등학생 학습지도’

소아정신과 전문의 연세대 신의진 교수의

입력 2006.06.27 14:49:00

‘뇌를 발달시키는 초등학생 학습지도’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연세대 신의진 교수(42)는 초등학교 교육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두 아들 경모(15)와 정모(11)를 키우면서 초등학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기는 아이들이 공부의 기초를 닦는 때예요. 인간의 능력을 타고난 것 30%, 만드는 것 70%라고 했을 때, 그 70%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때 배우고 느낀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러나 문제는 이 중요한 시기를 학교교육에만 의지할 수 없다는 점. 신 교수는 “우리나라는 교과서와 학습지도안이 우수한 데 비해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친 다음에 얼마나 이해했는가를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술시간에도 “그림을 그리자”라고만 할 뿐 그림 그릴 때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식으로 사물을 이해하는지 신경 쓰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그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역할이 매우 크고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능력 중 70%는 초등학교 때 키워져
그렇지 않아도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우리 아이는 왜 잘하는 게 없을까’ ‘공부를 계속 시키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는 이유는 뭘까’ 하며 조바심을 내는 부모들에게 부모의 역할에 무게를 싣는 신 교수의 주장은 다소 부담이 될 듯하다. 그러나 신 교수는 뇌의 발달이 아이들의 학습 능력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알면 막연히 불안해하지 않고, 좀 더 지켜보며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부모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줘야 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둘째 정모는 1학년 때 수학을 곧잘 했는데 2학년이 되면서부터 더하기 빼기를 어려워했어요. 특히 ‘35+48’ ‘45-37’ 같은 두 자릿수 이상의 덧셈 뺄셈을 못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불안해하지 않았어요. 아직 아이가 숫자 이면에 있는 원리를 깨칠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은 시기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적당한 때가 되면 아이의 머리가 깨면서 저절로 백의 자릿수, 십의 자릿수를 이해할 거라 믿었죠.”
그의 믿음대로 정모는 2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 두 자릿수 이상의 덧셈 문제를 척척 풀었다고 한다. 그가 따로 가르친 적도 없고, 그것 때문에 특별히 학원을 더 보낸 것도 아니었다. 정모의 뇌가 추상적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발달하면서 정모 스스로 수학문제를 풀게 된 것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뇌가 추상적인 원리를 깨달을 만큼의 사고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대신 이 시기는 암기 능력이 일생 중 가장 뛰어난 시기라 구구단, 알파벳, 한글 등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공부의 기반이 되는 이른바 ‘기초 지식’을 확실하게 습득해둬야 한다고. 반면 3~4학년이 되면 여기서 배운 지식이 다른 데서도 응용된다는 걸 깨닫는다고 한다. 특히 4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학교 교과내용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는 느낌을 받는데 고학년 때 배워야 할 추상적인 개념들이 바로 이때 도입되기 때문이라고. 5~6학년이 되면 추상적인 사고력이 크게 발달해 객관적인 사실에다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게 된다. 이는 저학년과 고학년의 일기를 비교해보면 한눈에 알 수 있는데 똑같이 놀이동산에 다녀온 이야기를 해도 저학년인 정모가 다섯 줄 정도로 객관적인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반면 경모는 ‘재미는 있었지만 엄마 아빠가 일요일인데도 우리를 데리고 놀러 가서 참 힘드셨을 것 같다’처럼 자신의 생각을 덧붙여서 표현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아이들의 두뇌는 꾸준히 발달하기 때문에 아이의 두뇌 발달 수준에 맞춰 적절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 교수는 강조한다. 정모의 경우처럼 2학년이 두 자릿수 이상의 셈을 못하는 건 추상적인 원리인 자릿수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므로 기다려도 되지만, 고학년인데도 일기 쓰기를 싫어하면 그땐 엄마가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 또한 저학년 때는 글쓰기와 간단한 셈을 가르치며 공부가 재미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한 반면 고학년이 되면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법,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아이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것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고, 공부를 시켜도 끈기있게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어디서든 쉽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사회가 급속도로 변해 이전의 지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들이 속속 등장하는 요즘, 아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적절히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줬다.

“혼낼 때 소리를 지르거나 벌을 세우지 않고 ‘왜 잘못했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어쩔 건데?’ ‘다음에는 어떻게 할 거니?’하고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물어 나가면 그 과정에서 아이는 추상적 사고력을 발달시키게 돼요. 여행을 갈 때도 ‘어디로 갈까?’ ‘뭐가 필요할까?’ ‘가서 뭘 할까?’ 하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와 의논하는 것도 좋고요.”
그는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무조건 잘못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 조목조목 쓰고, 나름의 대책까지 찾아보게 하면 아이가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아이의 뇌 발달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기다려주는 부모의 지혜 필요
‘뇌를 발달시키는 초등학생 학습지도’

신의진 교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하고, 고학년 때부터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주라고 말한다.


신의진 교수는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이의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한 부모의 역할로 꼽는다. 세심한 관찰 결과 자녀에게서 공교육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발견됐을 때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또 어떤 부분은 심화학습을 해야 좋을지를 판단해 사교육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그는 선행학습은 학습에 대한 호기심을 떨어뜨리고, 사고력 발달을 방해하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되지만 사교육을 제대로 활용하면 공교육의 허점을 보완하고 부모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맞벌이를 하는 신 교수 역시 두 아이를 직접 가르칠 수 없어 많은 부분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아이들을 과외와 학원에 전적으로 맡겨두는 건 절대 아니다. 아이에게 과외 선생님을 붙여주고는 역할을 다했다고 자신하는 부모와, 그로 인해 학습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고 부모에게 강한 적개심을 나타내는 아이들을 숱하게 본 그는 과외 교사는 물론 교재도 직접 고르고, 매일매일 스케줄도 꼼꼼히 챙긴다고 한다. 또 퇴근 후에는 아이들이 학교 숙제와 과외 숙제를 제대로 했는지를 살피고, 과외 교사를 만나 아이들이 교육과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를 체크한다고. 학교교육이나 사교육에 있어서 부모의 적극적인 피드백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그는 저녁시간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신 교수가 두 아이에게 사교육을 시키기 시작한 건 최근의 일이다. 둘째 정모는 남에게 지지 않으려는 승부욕도 있고, 이것저것 배우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공부 욕심이 많은 반면 경모는 학원에 다니면 학원에서 배운 걸 학교에서 또 배워야 한다며 사교육을 강하게 거부해온 것. 그런데 중학교에 진학한 뒤로는 과외든 학원이든 필요한 대로 거부감 없이 잘 다니고 있다고 한다.
“경모는 어려서부터 하기 싫은 일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어요. 초등학교 때 책을 읽기 싫어해서 어휘력이 달릴 정도였죠. 그래서 요즘은 책읽기 과외도 시키고 있는데 물론 하기 싫어하지만 과거처럼 저항이 심하지는 않아요. 얼마 전엔 전자사전을 사달라고 조르더라고요. 모르는 단어가 많은데 무거운 사전을 들고 다니기 힘들다고요(웃음). 경모는 다른 아이들이 어렸을 때 했던 미술도 이제야 배워요. 중학생이긴 하지만 학원에서 그림도 그리고, 판화도 하는 게 재미있나봐요. 경모는 제가 하고 싶어하지 않으면 아무리 꼬드겨도, 두들겨 패도 안되는 아이라 초등학교 때는 미술학원에 보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미술에 관심을 보이더니 아무런 저항 없이 제 스스로 미술을 배워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는 학회나 세미나 일로 외국에 나갈 일이 생기면 경모를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데 외국의 빼어난 건축물들을 보고 온 뒤로는 건축, 미술 관련 TV 프로그램을 주의 깊게 보고, 디지털 카메라로 독특한 건축물들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등 미술 분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어린이 전문가’이면서도 성격과 취향이 완전히 다른 두 아이를 키우며 교육문제에 있어서는 확신이 없었던 신 교수는 중학교에 들어간 경모에게서 나타난 일련의 변화들을 지켜보며 초등학교 시절, 아이의 교육문제로 안달하지 않은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모가 초등학교 때 성적이 들쭉날쭉해도 크게 마음 쓰지 않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기만 바랐는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와 자신감이 생기면서 스스로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하고,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는 것.

아이들에게 첫 사회생활인 초등학교 때는 공부와 세상살이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그는 앞서 아이의 뇌 발달 정도에 따른 학습 수준을 1~2학년, 3~4학년, 5~6학년 단위로 분류했지만 아이들 중엔 발달이 조금 빠를 수도, 또 늦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불안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엄마들이 아이 교육문제를 놓고 기다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란 걸 잘 알아요. 하지만 머리가 좀 늦게 깨는 아이들, 전문용어로는 ‘레이트 블루머(Late Bloomer)’라고 하는 아이들이 대개 공부를 잘해요. 아인슈타인도 그런 경우인데 아마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엄마 등쌀에 성공하지 못했을걸요(웃음).”
마지막으로 신 교수는 일부의 성공담, 그의 말을 그대로 옮기면 ‘1만 명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아이들의 성공담’이 많은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모들이 그런 성공담을 접하고, 자기 아이와 비교해서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으면 해요. 어리면 어릴수록 엄마가 뒤로 물러나 지켜보는 게 남는 게 많아요.”



뇌를 효과적으로 계발시키는 ‘런 하우 투 런’ 학습법 7
신의진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런 하우 투 런(Learn How to Learn)’을 통해 많은 지식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런 하우 투 런’은 말 그대로 ‘공부하는 법 배우기’를 뜻하는데 어떤 지식을 접했을 때 단순히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새로운 자극이 들어왔을 때 뇌를 적절히 사용해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신 교수가 ‘런 하우 투 런’을 위한 7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 실전문제 내주고 생각하게 하기
지식을 배운 다음에 실전상황을 가상으로 제시해서 배운 지식을 활용하게 한다. 예를 들어 영양소에 대해 배웠다면 긴 항해를 떠날 때 필요한 메뉴를 짜보고, 사막 여행을 할 때 필요한 메뉴와 어떻게 다른지 알게 한다.

▼ 실제로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하기
배운 지식을 실제로 어디에 응용할 수 있을지를 생각하게 한다. “이걸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까?” 하고 말한 다음에 아이가 생각해낸 것들을 적게 하고, 그중 몇 가지에 대해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 예상하게 만들기
새로운 것을 배우기 전에 어떤 내용이 나올지 예측하게 만드는 이 방법은 아이가 생각을 하도록 유도하는 데 아주 좋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달’을 설명하기에 앞서 “교과서에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달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서는 무얼 알아야 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면 아이들은 머릿속으로 달과 관련되는 몇 가지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 다음 달에 대해 설명하면 아이는 기존에 자기가 알고 있던 내용과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달의 새로운 특징을 확실하게 머릿속에 저장하게 된다.

▼ 비슷한 점, 다른 점 찾게 하기
지금 배운 것과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른 것을 제시하고 그 둘 사이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내게 한다. 예를 들어 피가 돌고 찌꺼기를 배출하는 사람 몸의 순환계에 대해 배웠다면 그것이 한 도시에서 물을 공급하고 하수와 쓰레기를 처리하는 구조와 어떻게 같은지 또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고 대조하게 한다.

▼ 시범 보이기
새로운 수학문제를 풀거나 복잡한 종이접기를 할 때는 부모가 먼저 해 보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범을 보이면서 왜 그렇게 하는지 말로 설명해야 한다는 점. 아이는 어른의 ‘소리내어 생각하기’를 접하면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

▼ 같은 방법으로 다른 문제 풀어보게 하기
과학 과목에서 ‘달’을 알기 위해 백과사전을 읽고 신문 기사를 찾아봤다면 사회 과목에서는 ‘대통령’에 대해 똑같은 방법을 도입하도록 해본다. 이때 각 과목에서 어떤 방법이 더 효과적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 배운 걸 말로 가르쳐보게 하기
아이가 하나의 지식을 정말 확실히 알았는지를 확인해보려면 “네가 선생님이라 생각하고 지금 배운 걸 설명해봐라”하면 된다. 이렇게 자신이 배운 것을 말로 남에게 설명해줄 수 있으면 그 지식은 확실히 그 아이 것이라고 보아도 좋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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