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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전시회 열어 화제 모은 강석우·나연신 부부

“17년 결혼생활, 부부가 나란히 그림 그리며 느끼는 행복”

글·김유림 기자 / 사진ㆍ조영철 기자, 배남웅‘프리랜서’

입력 2006.06.19 11:11:00

탤런트 강석우·나연신 부부가 얼마 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2인전을 열었다. 그림 전시는 두 사람 모두 이번이 처음. 둘이 함께 손잡고 산책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강석우·나연신 부부를 만나 가족 사랑,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전시회 열어 화제 모은 강석우·나연신 부부

부부가 함께 전시회를 열긴 했지만 강석우는 결혼 후 살림만 해온 아내를 화단에 데뷔시켜주고 싶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한다.


색소폰 연주자, 발레해설가 등으로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활약 중인 탤런트 강석우(49)가 이번에는 화가의 꿈을 이뤘다. 지난 5월 아내 나연신씨(40)와 함께 인사동 아카서울 갤러리에서 2인전을 가진 것. 부부가 나란히 화가로 등단한다는 일은 흔치 않은데 나씨는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고, 강석우는 젊어서부터 그림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30년 넘게 화랑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감상했다고 한다. 피카소를 비롯한 여러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그림을 찾아서 감상할 정도로 마니아라고.
부부가 함께 이름을 내건 2인전이긴 하지만 강석우는 아내를 화단에 데뷔시켜주기 위한 목적이 컸다고 말한다. 전시회 브로셔에도 아내의 이름을 먼저 내세워 ‘나연신·강석우 2인전’이라는 타이틀을 넣었다.
이번 전시회는 2년 전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겠다고 먼저 마음먹은 사람은 나씨였지만 정작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사람은 그였다고. 전시회 날짜가 잡히고부터 두 사람 모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주로 집 거실에서 작업을 했다고. 덕분에 마루 바닥이 엉망이 되긴 했지만 부부가 함께 그림을 그리다 보니 선의의 경쟁이 돼 더욱 열심히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살림하고 아이들 키우느라 그동안 붓을 놓고 지내다 어느 날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충동적으로 물감이랑 붓을 샀어요. 하지만 마음만 앞선 행동이라 붓에 손도 대지 않고 한쪽 구석에 그냥 내버려뒀었죠. 그런데 남편이 점점 관심을 보이더니 급기야 먼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더라고요. 남편이 그리는 걸 보니까 저 역시 ‘가만히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래도 내가 전공자인데, 설마 나보다 잘 그리겠어?’ 하는 자만심이 들었는데, 나날이 발전하는 남편의 그림을 보고 충격받아 더 열심히 그리게 되더라고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남편에게서 그림 소재 많이 얻어요”
두 사람 모두 유화의 일종인 아크릴릭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한다. 추상화가 전문인 강석우는 붓 대신 나이프를 사용하는데 대담하고 거친 표현을 좋아한다고. 그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느낌을 담아 포인트를 살리는 추상화 또한 재미있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내년쯤 다시 전시회를 연다면 지금보다는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화가는 그동안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 중 하나이고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매력적이에요. 앞으로 나이를 더 먹으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줄어들 테고 그때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채널이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즐겁기 때문에 하는 일이지만 색소폰을 연주하고, 사진을 찍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예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다는 그는 아내에게도 특별 강습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 역시 그에 대해 “그림을 오랫동안 꾸준히 봐와서인지 색감도 좋고, 취미로 사진을 찍다 보니 그림의 구도도 잘 잡는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 날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에서 산책을 하다가 하늘에 노을 지는 풍경이 예뻐 다들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어요. 그런데 역시 남편의 사진이 구도가 가장 좋더라고요. 그 사진을 보고 제가 ‘방배동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렸고 ‘일산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그림도 남편이 운전하다가 찍어서 보내준 사진을 보고 그린 거예요. 평소 남편에게서 그림의 소재를 많이 얻어요.”

함께 전시회 열어 화제 모은 강석우·나연신 부부

강석우는 한번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그림에만 몰두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또한 아무리 애써 그린 그림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미련 없이 그림을 엎어버린다고. 그는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데도 제 그림을 사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과 동시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번에 전시된 35점 중 26점이 판매돼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은 이들 부부는 “기쁨 반 부담감 반”이라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전시회를 시작할 당시 심리적인 부담 때문인지 우울 증세를 경험하기도 했다고.
“기분이 아주 복잡하더라고요. 그림 하시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원래 첫 전시회 때는 다 그런 기분이 든다고 해요. 첫날 늦게까지 뒤풀이하는 이유도 그런 마음을 풀기 위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부부는 저녁식사만 간단히 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기분이 더 싱숭생숭했던 것 같아요. 둘 다 밤새 잠을 설쳤을 정도로 많은 생각을 했죠.”

“요즘도 남편이랑 손잡고 은행 다니냐며 친구들에게 놀림받아요”
결혼하고 가정생활에만 충실했던 나씨는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며 중학교 3학년인 아들 준영과 초등학교 6학년인 딸 다은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 달리 큰아들은 평소 때보다 시험을 더 잘봤고, 딸아이도 투정부리지 않고 알아서 밥을 챙겨 먹는 등 의젓한 모습을 보여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고.
늘씬한 키와 단아한 외모, 이화여대 서양화과 퀸카였던 나씨를 졸업과 동시에 안방마님으로 들여앉힌 강석우는 처음 아내를 본 순간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나씨 또한 당시 청춘스타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강석우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리고 마냥 신기했다고.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나씨의 친구 생일파티에서 이뤄졌다.
“친구들과 카페에 모였는데 마침 남편이 친구들과 함께 들어왔어요. 생일 맞은 친구가 남편을 참 좋아해 급기야 카페 주인 언니한테 합석을 주선해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남편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조금 있다가 일행과 함께 저희 쪽으로 오더라고요. 곧 개봉할 영화 티켓을 보내주겠다며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적어갔고 바로 다음 날 사이판으로 가기 전 공항에서 제게 전화를 걸었어요. 사이판에 있으면서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화를 했는데 남편이 낯선 곳에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전화통화하면서 금방 가까워졌죠. 요즘도 지방촬영이 있으면 항상 저랑 함께 가려고 해요.”
1년간 연애를 하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났다는 두 사람은 강석우가 학교로 찾아와 데이트를 즐기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나씨가 밤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작업실로 찾아온 적도 많아 당시 과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고.
오누이처럼 닮은 두 사람은 친구들로부터 “아직도 손잡고 은행 다니냐”며 놀림받을 정도로 다정함을 과시한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는 강석우는 귀가시간이 빠른 만큼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많이 써주는 다정한 아빠라고 한다. 평소 아이들에게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자주 보내고, 아이들 문제에 대해 항상 아내와 상의를 한다고.
함께 전시회 열어 화제 모은 강석우·나연신 부부

연애하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난 두 사람은 지금도 어디든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함께 전시회 열어 화제 모은 강석우·나연신 부부

강석우 가족은 지난해부터 가족예배를 시작해 매주 수요일에는 온 가족이 모여 30분 정도 기도를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하루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는데, 지난 2002년 겨울 강석우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더욱 열심히 기도를 하게 됐다고 한다.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삶의 낙이 오로지 기도였어요. 저희들도 항상 어머니의 기도를 믿고 마음이 든든했는데 그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니 ‘이제 누가 우리 가족을 위해 기도를 해줄까’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더라고요. 결국 어머니를 대신해 가족 모두가 열심히 기도하기로 결심했고 그대로 실천하려고 모두 노력 중이에요. 가족이 모여 기도를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이 되는 것 같아요.”



술·담배 즐기지 않는 가정적인 남편, 철두철미한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
아이들 가정교육에 있어 부부가 정해놓은 원칙은 바로 ‘일관성’이라고 한다. 부모가 순간순간 기분 내키는 대로 아이들을 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 기분 좋을 때는 ‘해도 된다’ 하고 기분 나쁠 땐 ‘하지 말라’고 할 경우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하고 결국 부모의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에 처음부터 세워놓은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강석우는 빈틈없고 철두철미한 성격인데 아내 입장에서는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반드시 원인을 밝히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성미라 웬만한 집안일은 남편이 알아서 해결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때로 주위 사람이 피곤하다는 단점이 있다고.
“남편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성격이에요. 며칠 전에는 친정어머니가 원래 하기로 했던 일을 못하게 됐다며 전화를 거셨는데 남편한테 그 얘기를 하자 이유가 뭔지를 꼬치꼬치 묻는 거예요. 이유를 알면 자신이 말끔하게 해결해주고 싶어서죠. 하지만 제가 모른다고 하자 ‘왜 대충 넘어가냐’며 한소리 하더라고요(웃음).”
옆에서 아내의 말을 듣고 있던 강석우는 “꼼꼼하고 예민한 것도 예술가의 기질 중 하나로 생각해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언제나 함께한다는 두 사람은 평소 부부싸움 할 일도 거의 없다고 한다. 강석우는 “만약 사소한 말다툼이 부부싸움으로 번졌다면 그건 순전히 내 탓”이라고 말했다.
“아내가 화를 내 싸움이 됐다면 아내를 그렇게 화나게 만든 내가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아내에게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했고 저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하면서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죠. 아내는 온순한 성격이라 저를 화나게 만든 적이 거의 없어요.”
건강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는 그는 되도록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하루 동안 먹는 밥의 양이 한 공기가 채 안된다고 한다. 기름진 음식도 피하는데 아이들에게도 피자를 먹지 못하게 한다고. 아침에는 가족들 모두 우유에 마 가루, 바나나, 꿀, 선식을 넣어 믹서로 간 음료를 한 잔씩 마시고, 식사 후에는 산책하는 걸 즐긴다고 한다. 가족이 동네 한 바퀴를 걷고 나면 운동도 되고 얼굴을 보며 대화도 나눌 수 있어 좋다고.
강석우는 KBS 일일드라마 ‘별난남자 별난여자’ 후속 ‘열아홉 순정’에 출연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밤무대 가수 역을 맡은 그는 그동안 갈고닦은 색소폰 연주 실력을 마음껏 뽐낼 예정이다.
스스럼없이 아내의 손을 잡는 남편, 남편에게 팔짱을 끼며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아내, 강석우·나연신 부부를 보고 있자니 젊은 연인의 불같은 사랑 못지않은 ‘편안한 사랑’이 느껴졌다.

여성동아 2006년 6월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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