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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별책 부록│세계 26개국 생활 문화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2006. 02. 22

그림 같은 자연환경과 세계를 정복한 옛 로마인들이 남긴 문화유산이 빛나는 이탈리아는 피자와 명품 패션의 본고장이다. 화려한 패션과 소박한 주부들의 알뜰한 생활감각, 요리법 등을 알아본다.

이탈리아 요리선생 박주희 소개~ 이탈리아 주부들의 살림법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지난 98부터 백화점 문화센터와 EBS ‘최고의 요리비결’ 등에서 이탈리아 요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희씨(43). ‘이탈리아 가정요리’(동아일보사)를 펴내기도 한 그는 87년부터 10년간 이탈리아에서 그곳의 매력에 푹 빠져 지냈다. 숙명여대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그가 요리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로 간 것은 이탈리아 요리가 비교적 서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노천 카페’라고 하는 것을 이탈리아에서는 ‘바’라고 부르는데 미국식 바와 이름은 같지만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한다. 바 문화가 발달한 이탈리아에서는 아침엔 바에서 에스프레소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고, 낮엔 샌드위치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이탈리아인들이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바뀌어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온 사람들이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당구를 치거나 카드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한마디로 바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공간.
“우리나라는 백화점 식품매장과 대형 할인마트가 발달해 주부들이 보통 갖가지 음식 재료를 한곳에서 구입하지만 이탈리아 주부들은 품목별로 단골 가게를 정해놓고 구입해요. 육류는 정육점에서 사고, 야채는 야채 가게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요. 그렇다보니 각 점포의 주인들도 손님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다 알고 있어요.”
물론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이다보니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음식 재료도 많이 나와 있다고 한다. 감자 당근 양파 등을 씻어서 먹기 좋게 썰어 냉동시킨 것들도 있고, 토마토소스 등 이탈리아 요리에 많이 사용되는 갖가지 소스들도 시판된다.
주부들이 공을 들여 준비하는 식사는 대개 저녁식사다. 아침과 점심은 간단하게 해결하기 때문이다. 아침은 대개 바에서 에스프레소와 ‘브리오슈’를 먹는 정도인데 브리오슈는 프랑스의 크루아상과 비슷한 빵으로 크루아상보다 덜 바삭하다. 점심에는 파스타에 와인을 곁들여 먹거나 ‘파니노’를 먹는다. 파니노는 빵에 프로슈토 햄(돼지 넓적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킨 뒤 자연 숙성시킨 것)과 치즈, 토마토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샌드위치와 비슷한 음식이다.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식탁은 풍성하게 차린다. 본래 이탈리아 요리는 전채 요리를 의미하는 ‘안티파스토’와 첫 번째 접시라는 뜻으로 리조토나 파스타 피자 등을 먹는 ‘프리모 피아토’, 육류나 생선 요리에 야채를 곁들이는 ‘세콘도 피아토’, 그리고 달착지근한 디저트로 마무리하는 ‘돌체’로 코스가 이어지며 이탈리아인들은 3∼4시간씩 여유롭게 식사를 즐긴다. 그러나 특별한 가족 모임이 있을 때를 제외한 평소에는 햄이나 과일을 전채 요리로 먹고, 파스타나 고기 요리에 익힌 야채와 빵을 곁들여 먹는 게 일반적이라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흔히 접하는 ‘라자냐’는 이탈리아 사람들이 연말연시나 축제 등 대가족이 모이는 특별한 날 해 먹는 요리. 우리가 명절에 만두를 빚듯, 이탈리아 사람들도 온 가족이 둘러앉아 직접 라자냐를 반죽하고, 소스를 만들어 라자냐를 완성한다. 그 과정이 간단치 않은 탓에 이탈리아 사람들은 커다란 팬에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이와 함께 우리의 돼지족발과 비슷한 ‘잠보네’와 녹두죽과 유사한 ‘랜틸 수프’도 온 가족이 모일 때 빠지지 않는 메뉴.
이탈리아 사람들은 파스타를 먹을 때 피클이나 샐러드를 곁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일반 밀가루와는 종자 자체가 다른 ‘듀럼밀’을 거칠게 빻은 ‘세몰리나’로 파스타를 만들어 밀 고유의 고소한 맛을 즐긴다는 것. 피클이나 야채는 고기 요리를 먹을 때 곁들인다고 한다. 실제 이탈리아 사람들은 크림소스 파스타도 거의 먹지 않으며 토마토소스나 올리브오일에 버무린 파스타를 즐겨 먹는다고.
마늘과 고추를 즐겨 먹고, 짭짤한 맛을 좋아하는 식습관은 물론 검소하고 부지런하며 가족을 중시하는 점 역시 우리네와 비슷하다고 한다.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이탈리아에는 5, 6층짜리 아파트가 많은데 대부분 1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것이라 겉에서 보기엔 낡고 허름하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리모델링을 해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해서 가족 사진뿐 아니라 고양이 등 동물 사진이 담긴 액자들을 여기저기 걸어놓지요. 조명을 은은하게 켜놓는 것도 특징이고요.”
이탈리아의 주택은 대체로 천장이 높고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어 액자와 조명을 활용해 집안 분위기를 아늑하게 꾸민다고 한다. 매번 삶아 빨아 다린 식탁보와 냅킨으로 식탁을 장식하는데 그 모습에서 이탈리아 주부들이 얼마나 부지런한지 알 수 있다고. 이탈리아에는 전업주부들이 많은데 가사에만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베이비시터’ 등으로 일하며 가계에 보탬을 주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탈리아 주부들 역시 주로 화제로 삼는 건 자녀교육 문제다. 우리처럼 사교육 열풍이 부는 건 아니지만 자유롭게 키우면서도 검소한 생활습관이 몸에 배도록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박주희씨는 우리에게 알려진 이탈리아의 화려한 모습은 이탈리아의 작은 단면일 뿐이라며 “소박하고 정이 넘치는 이탈리아 가정을 들여다보면 이탈리아의 더욱 멋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이탈리아는요~
공식 이름은 이탈리아공화국(Repubblica Italiana/Italian Republic). 면적은 30만 1천277㎢, 인구는 약 5천7백만 명(2003년)이다. 지중해 중앙부, 북서에서 남동으로 약 1,200 km에 걸쳐 장화 모양을 한 반도와 시칠리아·사르데냐의 두 섬으로 구성돼 있다. 북쪽은 알프스산맥을 경계로, 프랑스·스위스·오스트리아와 접하며, 동쪽은 아드리아해, 서쪽은 티레니아해에 접해 있다.
온대지역에 속하지만 반도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 다양한 기후가 나타난다. 국토는 북부·중부·남부·도서 지역으로 나뉘는데, 북부의 피에몬테는 프랑스의 영향을 받았으며 통일왕국의 근거지로서 특색이 있다. ·토스카나·움브리아·로마 등이 자리잡은 중부는 농업과 수공업이 발달했으며 르네상스 문화예술이 잘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남부는 나폴리·캄파니아·풀리아 등의 도시가 개발되고 있다.
박주희 추천! 이탈리아 가정 요리
말린 버섯을 넣은 리조토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준·비·재·료
말린 표고버섯 40g, 쌀 200g, 마늘 1쪽, 양파 ½개, 버터 20g, 올리브오일 1큰술, 화이트와인 ½컵, 닭육수 3컵, 파마산치즈 40g, 소금·후춧가루·다진 파슬리잎 약간씩
만·들·기
① 말린 표고버섯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미지근한 물 2컵을 넣어 불린다. 버섯 기둥은 떼어내 닭육수를 끓일 때 이용하고, 나머지는 두께 5mm 정도로 두툼하게 썬다. 버섯 불린 물도 보관한다.
② 쌀은 씻어 불리지 않고 체에 건진다. 양파와 마늘은 잘게 다진다.
③ 냄비에 버터 10g과 올리브오일을 넣어 달궈지면 양파와 마늘을 넣어 볶다가, 쌀을 넣어 쌀알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여기에 버섯을 넣어 볶다가 버섯 불린 물 ½컵을 넣어 끓인다.
④ ③이 한소끔 끓고 나면 화이트와인을 넣어 알코올 성분이 증발하도록 한 뒤 뜨거운 닭육수를 한 국자 넣고 수분이 증발할 때까지 저어주고, 다시 한 국자 떠 넣기를 반복하면서 25∼28분 정도 익힌다.
⑤ 쌀이 거의 익었을 때 다진 파슬리잎을 넣고 쌀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약한 불에서 저어준다. 나머지 분량의 버터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한 뒤 얇게 깎은 파마산치즈를 올린다.

쌀을 넣은 시칠리아식 도넛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준·비·재·료
쌀 100g, 우유 2컵, 설탕 30g, 소금 ½작은술, 오렌지 껍질 1개 분량, 올리브오일(또는 튀김기름)·슈거파우더 적당량씩, 반죽(달걀 1개, 설탕 60g, 소금 약간, 밀가루(박력분) 150g, 베이킹파우더 ½큰술, 오렌지주스 ⅓컵, 잣 2큰술, 건포도 3큰술, 화이트와인 ¼컵, 우유 ⅓컵)
만·들·기
① 우유에 쌀, 설탕, 소금, 오렌지 껍질을 넣고 15분간 중간 불에서 쌀알이 ⅔ 정도 익을 때까지 끓인 후 식힌다.
② 달걀 푼 물에 분량의 설탕, 소금, 밀가루, 베이킹파우더를 넣어 고루 섞다가 오렌지주스를 넣어 반죽한다. 여기에 잣, 불린 건포도, ①의 익힌 쌀을 넣고 화이트와인과 우유를 넣어 고루 섞어 반죽한다.
③ 170℃(소금을 약간 떨어뜨렸을 때 중간쯤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오는 정도)의 올리브오일에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떠 넣고 튀겨내 체에 밭쳐 기름기를 제거한다. 한김 식힌 후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이탈리아 현지 유명 레스토랑의 인기 파스타 레시피
자료제공·‘이탈리아 현지에서 직접 만든 정통 파스타 요리’(예신)
토마토바질스파게티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준·비·재·료
스파게티면 350g, 토마토 200g, 바질 50g, 올리브오일 3∼4큰술, 마늘 2쪽, 소금 약간
만·들·기
① 토마토는 열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썬다. 바질과 마늘은 잘게 썬다.
② 토마토와 바질, 마늘을 볼에 담고 올리브오일과 소금을 넣어 재료의 향이 잘 배게 손으로 버무린다.
③ 끓는 물에 스파게티면과 소금을 넣고 삶아 건져낸다.
④ 달군 팬에 삶은 스파게티면과 ②의 재료를 넣고 재료들이 골고루 섞이면서 익도록 살짝만 볶아 접시에 담아 낸다.

토마토소스 뇨키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준·비·재·료
뇨키 350g, 토마토소스 200g, 생크림 150g, 바질·이탈리안 파슬리 약간씩, 올리브오일 3큰술, 마늘 1쪽,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① 바질과 이탈리안 파슬리잎은 잘게 다진다. 마늘도 잘게 다진다. 뇨키는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삶아 건진다.
②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넣어 살짝 볶는다.
③ ②에 토마토소스를 넣고 뭉근히 끓인 후 다진 바질을 넣는다.
④ 토마토소스가 졸아들면 생크림을 넣어 잘 섞는다.
⑤ 삶은 뇨키를 넣고 소스가 골고루 스며들도록 2분 정도 버무린 뒤 불에서 내린다.
⑥ 완성된 뇨키를 접시에 담고, 다진 이탈리안 파슬리와 후춧가루를 뿌려 낸다.



가지파스타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준·비·재·료
리가토니 350g, 가지 2개, 토마토소스 50g, 토마토페이스트 2큰술, 양파 ½개, 다진 이탈리안 파슬리 약간, 마늘 1쪽, 파마산치즈 가루 약간, 올리브오일 3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들·기
① 가지는 껍질째 한입 크기로 썰고, 양파는 잘게 썬다. 마늘은 칼등으로 으깬다.
② 팬에 올리브오일 2큰술을 두르고, 으깬 마늘과 양파를 넣어 살짝 볶는다.
③ ②에 토마토소스와 토마토페이스트를 넣고 5분 정도 조린다.
④ ③에 썰어놓은 가지를 넣고 소금과 후춧가루로 간을 한 후 20분 정도 뭉근히 끓인다.
⑤ 끓는 물에 리가토니를 넣고 삶아 건진 후 ④에 넣는다.
⑥ 불에서 내리기 전에 다진 이탈리안 파슬리와 파마산치즈 가루를 뿌려 낸다.


피자와 파스타가 맛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보나세라
레스토랑 내부에 마련한 아담한 정원과 이탈리아의 오래된 골목을 연상시키는 ‘보나세라 스트리트’, 오픈된 주방은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일류 요리사들이 엄선된 천연 재료를 이용해 만든 정통 이탈리안 푸드를 제공, 편안하고 품격 있는 분위기에서 이탈리아의 문화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위치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정문 오른쪽 골목길 문의 02-543-6668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이탈로니아
찌개 하나를 놓고, 온 가족이 오붓하게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우리네 식습관을 이탈리아 음식 문화에 적용해 애피타이저나 샐러드를 나눠 먹기(Share) 스타일로 제공한다. 이탈리아 전통 요리법으로 만들어낸 고품격 요리와 함께 요란하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부부가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다. 문의 역삼점 02-548-1611 이태원점 02-795-7300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트레비
자연스러운 맛과 깔끔한 스타일로 부담스럽지 않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고소한 감자에 버섯을 넣어 만든 수제 ‘파스타 뇨끼(Gnocchi)’는 트레비만의 스페셜 메뉴로 인기가 많다. 위치 동호대교에서 강남 쪽으로 신나라레코드 골목길 문의 02-545-3205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치뽈리나
모차렐라치즈와 상큼한 토마토가 조화를 이루는 애피타이저 ‘카프레제’부터 다양한 파스타와 리조토는 물론 스테이크, 도미 요리 등 3가지 코스로 구성된 세트 메뉴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아이들 식성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어 좋다. ‘치뽈리나’의 주방장은 밀라노 요리학교인 ‘IPCA’를 수료했으며 예쁜 유니폼을 입은 주방 식구들 모두 밀라노 IPCA를 수료한 젊은이들이다. 위치 홍대 정문에서 신촌 방향으로 300m 문의 02-337-5461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라리에또
‘라리에또(la lieto)’는 이탈리아어로 행복한 장소를 뜻하는데 이름만큼이나 편안한 분위기를 자랑한다. 아늑한 분위기에서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기에 좋은 장소. 신선도를 매우 중요시해 생선 요리인 카프파치오, 리코타치즈 샐러드, 굴크림 스파게티는 한정판매를 하고, 음식에는 절대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아이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문의 압구정점 02-545-7949 홍대점 02-323-9241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알리오
알리오는 이탈리아 요리의 필수 양념인 ‘마늘’이라는 뜻. 마늘과 허브향이 진한 알리오 스파게티, 부드러운 크림소스 스파게티, 풍성한 해산물 스파게티 등은 이탈리아 남부 지방의 가정집에서 만들어낸 듯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위치 경기도 분당 요한성당 부근 문의 031-708-6080
밀라노 컬렉션으로 잘 알려진 이탈리아 패션 리포트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이탈리아는 과거 프랑스 패션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생산을 담당했던 경험과 오래 전부터 발달한 피혁 수공예 기술, 세계 최고의 원단 시장으로서의 장점 등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했다. 그 결과 독특한 미적 감각에 상업성을 가미한 베르사체와 아르마니, 프라다, 돌체&가바나 같은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을 배출, 밀라노 컬렉션을 프랑스 파리 컬렉션에 맞서는 세계적인 패션쇼로 키워냈다.
그러나 밀라노의 번화가에 자리잡은 명품 브랜드 숍에는 이탈리아 사람들보다 오히려 관광객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국내에 알려진 이탈리아의 고급 패션 브랜드들이 이탈리아인들의 일반적인 옷차림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프라다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는 “밀라노는 드레스를 패셔너블하게 입는 여성이 없기 때문에 패셔너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패션쇼가 어디에서 열리는가보다 옷을 잘 입는 여성이 어디에 있는가다”라며 파리와 밀라노 패션의 차이를 꼬집기도 했다.
더욱이 밀라노 컬렉션에 선보이는 화려하고 파격적인 의상들은 그야말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무대용 옷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밀라노 컬렉션을 비롯한 세계적인 컬렉션 자체가 일반 소비자가 아닌 일부 패션 리더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표현을 과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히 밀라노 컬렉션의 경우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의상들이 겨냥하는 연령대와 실 소비자층의 연령대가 크게 차이난다고 한다. 패션 주간지 ‘Weekly FASHION’ 편집국장 유재부씨에 따르면 매년 컬렉션에서 섹스 어필을 강조하는 돌체 & 가바나의 경우 실제 주 소비자층은 40대 이상의 중년층이라고.
“밀라노 컬렉션을 지켜보는 실 소비자층은 사실 불만을 터뜨립니다. 컬렉션의 흐름이 매년 젊고 파격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죠. 디자이너들은 ‘컬렉션은 세계 패션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당신들을 위한 옷을 만들고 있으니 이해해달라’며 고객들을 달래기도 합니다.”
프라다, 페라가모, 아르마니 등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들은 이탈리아에서도 고가이므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고소득층이 주로 구입한다. 10대나 20대 연령층의 경우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하기 때문에 이런 고급 브랜드에 눈을 돌리기 어렵다고 한다. 물론 파티 문화가 발달해 칵테일 드레스 등 화려한 옷차림에 우리보다 익숙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평소엔 직장 여성들도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고, 매우 실용적인 복장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옷을 고를 때 바느질과 소재를 까다롭게 살핀다고 한다. 유재부씨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디자인 자체가 심플해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입었을 때의 착용감이 좋은 소재와 패턴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한국 산업에 효자 노릇을 하는 것처럼 이탈리아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이탈리아 경제에 커다란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밀라노 컬렉션은 미국 프랑스 등 경쟁 국가에 뒤지지 않고 세계 패션 리더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일 뿐 이탈리아인들의 패션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이탈리아의 매력이 빛나는 영화·책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시네마 천국세계 2차대전 직후인 시칠리아섬의 작은 마을.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소년 토토는 허름한 극장 ‘시네마 천국’의 영사실을 드나들며 영화 보는 것이 유일한 낙인 영화광이다. 그런데 어느 날 영사실 화재로 알프레도가 시력을 잃게 되면서 토토가 꼬마 영사기사 노릇을 하게 된다. 그후 두 사람이 세대를 뛰어넘어 나누는 우정은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영화 내내 흐르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 백미.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 필립 누아레, 마르코 레오나르디 출연.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일 포스티노이탈리아어로 집배원을 뜻하는 ‘일 포스티노’는 정치적 이유로 이탈리아의 작은 섬, 칼라디 소토에 망명한 칠레의 대문호 파블로 네루다와 집배원 마리오의 우정을 그린 영화다. 96년 아카데미 최우수음악상에 빛나는 아름다운 음악과 이탈리아 천혜의 자연을 담은 영상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시네마 천국’에서 순박한 영사기사 알프레도로 출연한 필립 누아레가 네루다 역을 맡았다. 마이클 레드퍼드 감독, 필립 누아레, 마시모 트로이시 출연.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인생은 아름다워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사랑하는 아들 죠슈에와 함께 나치 수용소에 갇힌 순박한 유태계 이탈리아인 귀도는 어린 아들을 위해 거짓말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여러 차례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지만 결국 귀도는 독일군에게 사살당한다. ‘유럽의 채플린’이라 불리는 로베르토 베니니는 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인 남자 배우로선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 주연, 니콜레타 브라쉬, 귀스티노 듀라노 출연.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37세 되던 해 자신의 문학적 상상력이 점점 무뎌간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떠나 체험한 이탈리아 여행기. 푸른숲 펴냄.

▼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한 시오노 나나미가 르네상스의 배경이 된 로마, 피렌체, 베니스 3개 도시와 르네상스의 주역들을 소개한 인문 교양서.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등 예술가와 메디치 가문, 교황 등의 관계를 당시 정치·경제·문화적 상황과 함께 소개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로마인 이야기’ ‘바다의 도시 이야기’ ‘르네상스의 여인들’ 등 시오노 나나미의 다른 책들도 이탈리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한길사 펴냄.

▼ 베네치아의 기억전체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음악, 건축, 미술, 문학,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내 집필진이 오래전 문화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베니스의 역사와 예술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한길사 펴냄.

▼ 로마에서 길을 잃다장편소설 〈모짜르트가 살아 있다면〉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미진의 이탈리아 기행문. 감각적인 문체와 함께 대학에서 미술사를 강의하기도 한 저자의 스케치가 눈길을 끈다. 해냄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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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관광청(www.enit.or.kr)이탈리아 정부 관광청 공식 홈페이지로 이탈리아 주요 도시 소개에서부터 유명한 축제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여행에 대한 모든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다. 최근 이탈리아 여행과 관련된 정보와 여행담을 공유할 수 있는 ‘여행수기 게시판’을 신설했다.

이탈리아 관광청 추천! 관광 명소 BEST 10
이탈리아에는 정말 가볼 만한 곳이 많은데 평생에 한번 이탈리아를 여행할 기회가 생기면 어디부터 가야 할까?
이탈리아관광청 김보영 소장이 도시와 바다 산 호수 등 이탈리아의 다양한 색깔을 경험할 수 있는 주요 관광지를 꼽았다.
피자와 파스타, 명품 패션의 본고장 이탈리아

① 로마콜로세움, 포로 로마노 등 도시 전체가 그야말로 보물 같은 곳. 스페인 광장, 트레비 분수 등 로마의 상징인 광장과 분수를 중심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많은 유물을 만날 수 있는 박물관과 교황이 통치하는 로마 속 작은 나라 바티칸도 빼놓지 말자.
② 피렌체로마보다 규모는 작지만 ‘르네상스의 꽃봉오리’에 비유될 만큼 메디치가를 비롯한 금융 귀족의 후원을 받아 활동한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꽃의 산타 마리아 대성당’이라는 별칭을 가진 두오모 성당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 된 곳이다. 복잡한 피렌체를 조금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토스카나 지역의 목가적인 분위기도 아름답다. 이 때문에 토스카나는 유럽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③ 밀라노이탈리아가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발판으로 삼았던 밀라노는 로마에 이은 이탈리아 제2의 도시다. 오래 전부터 상업이 발달한 밀라노는 ‘밀라노 컬렉션’이 열리는 세계 패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밀라노를 둘러싼 거대한 3개의 호수도 좋은 볼거리다.
④ 베니스바다로 이어지는 석호 위에 발달한 ‘물의 도시’. 1백20개의 섬이 4백 개의 다리로 연결돼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다. 1천2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에서 상업이 가장 발달한 도시였다. 산마르코 광장, 산마르코 대성당 등의 관광 명소와 함께 좁은 뒷골목이 베니스의 색깔을 보여준다.
⑤ 아시시성 프란체스코의 고향으로 성지순례지로 유명하나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그 매력에 푹 빠질 만한 곳이다. 중세시대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성 프란체스코 대성당 내부를 장식한 프레스코화 등 뛰어난 예술작품도 많다. 90년대에 지진으로 마을이 일부 파괴됐으나 대부분 복구가 됐다.
⑥ 시칠리아노르만, 아랍 등 다양한 나라로부터 영향을 받은 섬이다. 이 때문에 음식이 다양하고, 아랍 문화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건축양식도 만날 수 있다. 극장, 신전 등 그리스 문화를 담은 유적들도 많다.
⑦ 나폴리 ⑧ 소렌토 ⑨ 아말피나폴리와 소렌토는 카프리섬과 함께 국내에 잘 알려진 곳으로 1년 내내 축제가 열려 일반 여행객들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아말피 해안은 가파른 절벽이 장관을 이룬다. 나폴리 소렌토 아말피 모두 로마의 황제들이 별장을 짓고 여가를 즐겼을 정도로 아름다운 해안으로 유명하다.
⑩ 돌로미테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과 접하는 이탈리아 국경지대, 트렌토 지방의 돌로미테는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영화 ‘클리프 행어’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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