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뒤피(1877~1953), 전기의 요정(부분), 1937, 패널에 유채, 10x60m,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
1879년 미국의 에디슨에 의해 전구가 발명된 이래 사람들은 밤에도 밝은 빛 아래 생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기가 우리에게 준 커다란 혜택 가운데 하나지요. 전기는 전자의 이동으로 생기는 에너지의 한 형태입니다. 우리는 이 에너지를 이용해 많은 이득과 편의를 얻습니다.
기원전 600년경 그리스 사람들이 호박을 문질러 정전기를 발생시키는 실험을 한 이래 1752년 프랭클린이 연을 날려 벼락이 전기인 것을 증명했고, 오늘날 마침내 전구를 비롯해 수많은 문명의 이기가 전기의 도움으로 작동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887년 경복궁 내 건천궁에 처음으로 전등이 켜졌습니다. 이제 전기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전기는 우리에게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가 됐습니다.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는 전기의 위대한 역사와 전기에 대한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전기의 요정’이라는 대작을 그렸습니다. 가로가 60m, 세로가 10m에 달하니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 가운데 하나라고 할 만합니다.
도판 가운데께 전기의 요정이 밝은 빛을 발하며 날아가고 그 밑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전기의 영광을 찬양합니다. 네온사인을 비롯해 도시는 빛으로 찬란하고 발전소와 터빈은 승리의 상징처럼 서 있습니다.
뒤피는 화면에 전기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들을 그려 넣었는데, 발전기를 발명한 그람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베르누이, 와트, 퀴리 부인, 에디슨, 벨 등 모두 1백10명입니다.
마치 옛날 성당의 종교화에 등장하는 성인들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성인들입니다. 인류의 삶에 커다란 혜택을 주려 그렇게 노력하고 수고했으니 성인임에 틀림없지요. 전기의 빛이 저토록 밝게 비추는 것은 그들의 그런 아름다운 수고가 함께 빛을 발하기 때문일 겁니다.
한 가지 더∼
현대미술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나 도구를 이용한 테크놀로지 아트라는 것이 있습니다. 테크놀로지 아트에는 전기가 필수적이지요. 비디오 아트, 컴퓨터 아트, 레이저 아트 등 전기의 힘을 이용한 미술작품들을 보노라면 더 이상 전기가 없는 현대미술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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