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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예방하는 식습관 & 운동법

“유방에서 이상 증세 발견되면 암이 진행됐다는 증거, 건강 식단과 운동으로 예방하는 게 중요해요”

기획·송화선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김형우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5. 10. 07

서양 여성들이 주로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유방암이 요새는 우리나라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만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0월은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91년 미국에서 제정된 ‘핑크 리본의 달’. 이 운동에 동참해 ‘매년 10월마다 유방암 정기검진을 받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유방건강재단 이사이자 유방암 전문의 이희대 박사를 만나 유방암의 원인과 치료 방법, 예방법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유방암 예방하는 식습관 & 운동법

유방암 전문의 이희대 박사가 유방암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매년10월은 핑크 리본의 달. 지난 91년 미국 에스티 로더사의 부사장 에블린 로더 여사가 유방암에 걸린 뒤 여성들의 정기검진을 촉구하기 위해 벌인 캠페인에서 유래된 ‘핑크 리본 운동’은 이후 전 세계로 뻗어나가 매년 10월이면 세계 각국의 여성들이 가슴에 분홍 리본을 달고 유방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유방암은 미국, 유럽 등지에서는 가장 흔한 여성 암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발생빈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던 질환. 하지만 최근 환자가 급증하면서 2001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여성 암 발생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91년 1월 걸프전이 발발했을 때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커버스토리가 뭐였는지 아세요? 전쟁이 아니라 유방암이었어요. 당시 미국의 사회지도층 여성들이 잇따라 유방암에 걸리면서 이 병이 전쟁보다 위험한 국가적 재앙으로 여겨졌기 때문이죠.”
한국유방건강재단 이사이자 연세대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인 이희대 박사(53)는 “당시 타임지의 기사 내용은 ‘어서 빨리 치료 방법을 내놓으라’는 것이었지만 11년이 지난 2002년 2월 ‘타임’지는 다시 한 번 유방암을 커버스토리로 다뤘고, ‘유방암의 공포는 (지난번 커버스토리를 썼을 때와) 여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 유방암은 39세부터 44세 사이 여성의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 질환. 이 때문에 미국은 유방암의 치료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지난 10여년 동안 1백40억 달러(약 14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이 박사는 “오랜 연구를 통해 얻어낸 결론은 유방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필수적이라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암은 진행 속도에 따라 병기를 나눌 수 있는데, 유방암의 경우 0기일 때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85~95%에 이릅니다. 그런데 2기로 넘어가면 5년 생존율이 70~80%, 3기가 되면 40~50%로 확 떨어지죠. 이 통계는 두 가지 중요한 점을 알려주고 있어요. 첫째는 유방암은 일찍 발견하면 전혀 위험하지 않은 병이라는 것, 둘째는 병이 진행된 이후에는 손쓰기 아주 어려운 병이라는 것입니다.”


유방에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늦어, 정기검진이 필수
유방암 예방하는 식습관 & 운동법

유방암 발생 단계를 보여주는 그림. 왼쪽부터 각각 암의 크기가 2cm이하로 전이가 없는 상태인 1기, 암의 크기가 2~5cm로 림프절 전이가 일어난 2기, 암이 갈비뼈·피부·림프절 등으로 전이된 3기, 이신체의


문제는 우리나라도 더 이상 유방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 식단이 서구화되고, 출산율과 모유수유 비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점점 늘어나 1990년 전체 여성 암 환자 가운데 9%를 차지했던 유방암 환자의 비율은 지난 2001년 16.1%로 뛰어올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유방암이 젊은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4년 한국 유방암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6.8%, 40대가 41.2%, 50대가 23.7%예요. 전체 환자 가운데 58%가 30~40대고, 그 다음이 50대라는 것이죠. 이 통계는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할 때부터 유방암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 박사는 30~50대는 여성이 한 가정의 주부이자 어머니로서 큰 역할을 하는 시기이며, 사회적으로도 한창 능력을 발휘할 때라는 점에서 이때 유방암 발생률이 집중돼 있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유방암의 공포를 피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교수는 먼저 여성들이 유방암의 증상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유방에 통증이 생겨야 비로소 암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해요. 하지만 유방암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는 어떤 통증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슴이 아파오거나, 가슴 안에서 울퉁불퉁한 혹이 만져지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하죠. 유두 주변의 피부가 함몰되거나, 겨드랑이에서 임파선이 만져지는 증상, 유두에서 피 같은 분비물이 나오는 증상 등도 모두 병이 진행됐다는 증거입니다.”
이 때문에 이 박사는 30세가 넘으면 매달 스스로 유방을 검진하고, 35세부터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40세가 넘은 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엑스레이 촬영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유방암을 발생시키는 원인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역학 조사에 따르면 국가 및 민족, 인종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데, 북미·유럽에 비해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의 발생률이 다소 낮다고 한다. 또 선진국 여성들 사이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기 때문에 고영양·고지방 식단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추정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상체가 비만인 사과형 체형의 여성인 경우, 평균 체격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2~3배 높다고. 또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미혼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을수록, 아기에게 모유 대신 분유를 먹일수록, 초경 연령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을수록 발병 빈도가 높다고 한다.
이 박사는 “출산 경험이 없거나 폐경이 늦은 사람에게 유방암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때문”이라며 “에스트로겐은 유방 세포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유방암 위험성을 높인다. 최근에는 폐경 후 여성의 갱년기 증상 치료를 위해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치료가 유방암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족 가운데 유방암 환자가 있었던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서구의 경우를 보면 전체 유방암 환자 가운데 5~10% 정도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요. 특히 BRCA란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엔 70~80%가 유방암에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따라서 직계가족 중 2명 이상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반드시 BRCA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임상검진에서 유방암이 의심될 경우 의사는 필름 유방 조영술과 정밀 초음파 검사, 세침흡입 세포검사 등을 통해 유방암 여부를 판별한다. 이 검사를 통해 암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다음 순서는 조직의 크기와 주변으로 번져나간 정도,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을 검사해 병기를 구분한 뒤 치료 방향을 정한다. 초기 단계의 경우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끝나지만, 2기의 경우 수술과 함께 항암제 치료까지 하는 경우가 많으며, 3기 이상일 경우에는 수술보다 항암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먼저 시도할 수도 있다고 한다.

유방암 예방하는 식습관 & 운동법

유방암 조기 검진을 위해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수술적 처치를 받을 경우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암조직뿐 아니라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의 림프절까지 모두 제거하는 ‘변형근치 유방절제술’. 미처 발견되지 않은 작은 암조직까지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어 많이 사용되는 수술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방의 일부만 제거하고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유방보존술’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의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외에 항에스트로겐 치료법, 분자 표적 치료법 등 새로운 치료법도 개발, 시도되고 있다.
그러나 유방암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역시 예방. 암은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방암의 예방법을 한두 가지로 소개하기는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평소 식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유방암의 위험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한다.

현미, 율무, 귀리 등 자연식과 지방 적은 음식 먹고 유산소 운동 생활화해야
이 박사는 “과다 섭취된 지방이 유방암을 일으킨다는 연구가 많다. 따라서 유방암을 피하려면 전체 섭취 열량 가운데 지방의 비율을 30% 미만으로 유지하고 해조류, 버섯, 과일, 채소 등을 많이 먹어 식이섬유의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매일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건강을 위해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삼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박사는 “현미, 율무, 귀리, 대두, 두부, 우유, 유산균 음료, 된장, 청국장, 김치 등이 유방암에 좋은 음식”이라며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조금씩 자주, 즐거운 마음으로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식습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운동. 하루 30분, 일주일에 3~4회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생활화하면 면역력이 높아지고 기분까지 상쾌해져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맨손체조나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요가, 에어로빅 등 대부분의 운동이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암을 예방하려면 몸은 엄격하게, 마음은 너그럽게 만들어야 해요. 좋은 음식을 먹고, 충분히 운동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소리내 웃으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사는 자세죠. 유방암의 위험성을 잘 알고 일상생활 속에서 암을 예방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유방암은 저절로 당신을 피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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