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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스타 재테크

부동산 재테크로 6억원 모은 뮤지컬 배우 전수경

“월수입의 50%를 무조건 저축하는 습관 들인 게 도움이 됐어요”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2005. 08. 10

인기 뮤지컬 배우 전수경은 재테크도 야무지게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무명시절부터 월수입의 50% 이상을 알뜰하게 저축하며 부동산 재테크를 통해 6억원을 모은 것. 그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부동산 재테크로 6억원 모은 뮤지컬 배우 전수경

‘시카고’‘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 등의 뮤지컬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전수경(38). 그는 지난해 최고의 인기 뮤지컬로 꼽히는 ‘맘마미아’에 이어 올해도 ‘메노포즈’로 다시 한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예민함과 호방함을 동시에 갖춘 커리어우먼.
‘메노포즈’는 폐경기를 맞은 4명의 중년여성이 느끼는 삶의 애환, 여성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새로운 자아 찾기를 춤과 노래 속에 유쾌하게 버무려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40~50대 여성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다. 연일 매진을 기록하는 성황을 이룬 서울 공연에 이어 7월 말부터는 부산, 대구 등 주요 지방 도시들을 돌며 장기 공연을 할 예정이다.
최근 영화계 톱스타들의 출연료가 많은 편인가 아닌가를 놓고 사회적으로 논쟁이 일었던 것이 떠올라 “뮤지컬 배우의 수입은 얼마인지 궁금하다”고 물으니 선뜻 자신의 수입을 공개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벌지만 영화배우처럼 몇 억씩 벌지는 못해요. 얼마 전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했는데 지난해 수입이 5천8백만원 정도였어요. 이것도 2~3년 전부터 뮤지컬 관람객이 많아지면서 늘어난 거예요.”

유산으로 물려받은 7천만원으로 재테크 시작

“전에는 수입이 너무 적어 재테크라고 할 것도 없었다”고 말하지만 뮤지컬계에서는 ‘재테크 또순이’로 통한다. 저축과 부동산 재테크로 6억원의 자산을 모았기 때문이다.
그의 본격적인 재테크는 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7천만원의 유산을 남긴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는 이를 종자돈으로 성동구에 있는 30평대 아파트를 1억8천만원에 분양받았다. 물론 실입주금이 부족해 입주할 때는 전세를 놓아야 했다.
“결혼을 좀 일찍 했어요. 95년에도 이미 결혼한 지 2년 정도 됐을 때죠. 남편 주원성씨도 뮤지컬을 하다 보니 서로 잘 이해하는 점은 좋은데 주머니 사정은 넉넉지 않았어요. 둘 다 하고 싶은 뮤지컬을 평생 하려면 최소한 내 집이라도 있어야겠다 싶어 내집 마련을 강행했어요.”
내집 마련을 했지만 실제 입주하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그동안 저축을 통해 세놓은 전세금 7천만원을 모은 후 그가 살고 있던 아파트 전세금 4천만원을 합쳐 99년 입주에 성공한 것.
물론 수입이 지금의 절반도 채 안되던 시기라 세입자를 내보낼 7천만원을 모으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부부의 소득을 합쳐도 월수입은 3백만원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짠순이 기질을 발휘해 4년 동안 꼬박꼬박 1백50만원 이상을 저축했다고 한다. 월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한 셈이다.
“샐러리맨처럼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 게 아니어서 쉽지는 않았어요. 대신 맞벌이 부부라는 이점을 활용했죠. 제 수입은 무조건 저축했고 생활비는 남편 수입만으로 해결했어요. 지금까지 줄곧 그렇게 하고 있어요.”
저축은 비과세 자유불입식을 100% 활용했다. 지난 95~99년 당시 비과세저축은 연 12~13%의 고금리에 이자소득세가 전액 면제돼 절세 및 목돈마련에 최고의 상품으로 평가받았다.

부동산 재테크로 6억원 모은 뮤지컬 배우 전수경

그는 내집 입성에 성공한 후에도 재테크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고 한다.
“제 목표는 30대는 30평, 40대는 40평, 50대는 5층짜리 건물을 지어 가족들과 오순도순 모여 사는 거예요.”
그 목표에 따라 30평대 아파트에 입주한 후에는 40평대 아파트로 늘려가기 위한 대장정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방법은 역시 수입의 50%는 무조건 저축하기였다고. 그런데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고 한다. 2001년 아이가 생기면서 지출이 증가하게 된 것.
“쌍둥이 여자아이를 낳았어요. 확실히 둘이 살 때보다 생활비가 몇 곱절은 증가하더군요. 맞벌이에 아이도 두 명이다 보니 육아비용이 몇 배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처음 1년은 20~30% 정도 저축하는 데 그쳤죠.”
그러나 그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재테크에 더욱더 박차를 가할 때라고 판단, 다시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한다.
“아이들이 돌이 지나면서부터 정말 재테크에 신경을 써야겠단 의지를 다지게 되더군요. 사랑스런 쌍둥이들을 잘 키우고 원하는 만큼 교육을 시키려면 돈이 필요하잖아요.”
그때부터 그는 재테크, 특히 부동산에 주력했다. 우선 내집 늘리기를 목표로 자신의 수입에서 육아비용과 용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저축에 쏟아부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절약을 통해 3년 동안 1억5천만원을 모은 그는 이 돈으로 분양권 전매를 통해 지난 2004년 11월 40평대 아파트를 구입했다.
총 매입비용은 4억5천만원. 살고 있던 아파트 가격이 부동산 바람을 타고 2억5천만원으로 올라 저축한 돈 1억5천만원을 합하면 5천만원의 주택담보 대출만 받고 큰 평수로 갈아탈 수 있었다. 그의 내집 마련과 내집 늘리기 성공 요인을 살펴보면 우선 자신이 갖고 있는 자본금과 앞으로 모을 수 있는 돈을 예상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집 장만을 해나갔다는 점이다.
또한 잘 아는 지역을 공략했다.
“강남이 살기도 좋고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잖아요. 하지만 수입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도 강남에 아파트를 사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렇다고 일을 팽개치고 서울이나 수도권을 돌아다니며 돈 될 만한 지역을 물색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웠고요. 그래서 같은 서울지역, 그중에서도 내가 잘 아는 지역에서 투자가치가 있을 만한 곳을 물색했죠.”

무이자 대출로 오피스텔 구입, 임대료로 대출금 갚으며 재테크



그는 한양대를 나와 대학 자취시절부터 결혼 후까지 그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따라서 성동구 일대는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집 마련과 내집 늘리기를 하면서 성동구 일대 부동산을 틈날 때마다 찾아다니며 중개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었다. 이를 나름대로 분석한 결과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내 집을 마련할 때 돈 될 만한 곳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금사정이 넉넉지 않을 경우 모르는 지역보다 자신이 잘 아는 지역을 골라 입지를 본 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그의 선택은 적중해 1억8천만원을 주고 구입한 아파트는 2억5천만원으로 올라 5년여 만에 7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또한 새로 구입한 40평 아파트 역시 뚝섬 개발 효과로 인해 벌써부터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또 지난 2002년 여유자금 2천5백만원과 대출금 5천만원으로 분당에 15평형 오피스텔을 1억원에 구입했다. 나머지 잔금과 세금은 보증금 3천만원에 월 35만원의 임대를 놓으며 해결했다. 월임대료로 대출금 이자를 갚아나가고 있는데 연 이자가 2백50만원인 반면 임대료 수입이 연 4백20만원이니 연 1백70만원의 부가수입을 챙기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오피스텔 투자는 좀 잘못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오피스텔 공급과다로 인해 매매 가격이 지금도 똑같아요. 다른 것에 투자를 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의 부동산 재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목돈을 모으는 능력이다. 전문가들은 맞벌이부부는 자녀의 취학 시기가 되기 전까지는 수입의 50%를 무조건 저축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씀씀이를 조절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테크 또순이로 불리는 그는 ‘수입의 50% 저축’이란 규칙을 착실히 지키고 있다.
또 목돈을 모으는 것과 병행해 노후 대비도 나름대로 철저히 하고 있다. 14년 전 부부형으로 개인연금에 들어둔 것. 1년 후면 만기가 된다. 개인연금(현재는 개인연금저축)은 매월 10만원 정도의 금액을 내는데, 13%에 이르는 고금리에다 비과세 상품으로 소득공제 혜택까지 감안하면 연 20%에 이르는 우수 상품이다.
이처럼 저축을 꾸준히 할 수 있었던 데는 낭비 없는 소비를 실천하는 그의 알뜰살뜰한 정신이 한몫하고 있다. 명품은커녕 10년 전에 구입한 차를 지금도 타고 다닐 정도. 자신을 위한 한 달 용돈은 밥값, 기름값을 포함해 30만원이다.
“어릴 때부터 옷이나 장신구 등에 투자하는 돈이 아까웠어요. 지금도 가끔씩 친구들이 ‘너 차 좀 바꿔라’ 하면서 구박 아닌 구박을 하죠. 하지만 타고 다니는 데 아무 지장이 없어서 바꿀 필요성을 못 느껴요.”
그의 또 다른 비장의 무기는 가계부. 대학시절부터 쓰기 시작한 가계부에 수입과 지출, 적금 등을 10원까지 빠짐없이 적어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가계부는 현재 자산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주는 자산관리사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한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지만 작은 부자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투자, 총 6억원의 자산을 이루는 데 성공한 그의 재테크 방법은 보통사람들도 조금만 신경 쓰면 충분히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앞으로 그의 꿈은 두 가지. 우선 뮤지컬 연출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간 나는 대로 책도 읽고 다른 사람들의 뮤지컬 작품도 보고 있다. 대학원에 진학해 뮤지컬 연출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50세에 5층짜리 주택을 짓는 것이다. 이 목표를 향해 최근 그는 ‘2억원 모으기’ 플랜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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