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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무대 위에서 빛나는 사람

앙드레김 패션쇼에서 만난 영화배우 정준호 중국 상하이 현지 인터뷰

“턱시도 입고 워킹할 때는 진짜 신랑된 느낌 내년에는 결혼의 꿈 이루고 싶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5.05.02 12:02:00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올라 세련된 무대 매너로 박수갈채를 받은 영화배우 정준호. 그가 패션쇼를 마친 소감과 최근 개봉한 영화 ‘역전의 명수’ 촬영 뒷얘기, 사랑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들려 주었다.
앙드레김 패션쇼에서 만난 영화배우 정준호 중국 상하이 현지 인터뷰

영화 ‘공공의 적 2’에 이어 최근 개봉한 영화 ‘역전의 명수’로 대박 행진을 꿈꾸는 배우 정준호(35)가 앙드레김 패션쇼의 메인 모델로 나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앙드레김 패션쇼에 두 번째 선다는 정준호는 “5년 만에 앙드레김 선생님의 무대에 서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앙드레김 선생님은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사절이시잖아요. 모든 배우들이 아무리 피곤하고 바빠도 앙드레김 패션쇼에 서는 이유는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린다는 자부심 때문인 것 같아요.”
이날 패션쇼에서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의상은 “황실 문양이 있는 이브닝코트였다”면서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옷 한 벌에 집약시켜놓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날 패션쇼에서 그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장면은 사랑하는 한 쌍의 커플이 안타까운 이별로 힘들어하다 웨딩마치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스토리로 전개된 4막 ‘영원히 아름다운 사랑이여’에서 보여준 ‘사랑신’. 그는 “오늘 패션쇼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김소연씨가 성숙하고 우아한 여인의 느낌을 기대 이상으로 잘 살려줘 덩달아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패션쇼가 시작되기 전에 무척 긴장했어요.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거라서 혹여 무대에서 미끄러지면 어쩌나, 소연씨와 스텝이나 포즈를 잘 맞출 수 있을까 걱정했죠. 보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무대 위를 걸어가면서도 저희끼리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야, 손잡아, 손잡아’ 하는 식으로요(웃음).”
영화 ‘역전의 명수’에서 효자 연기하며 불효했던 지난날 반성
앙드레김 패션쇼에서 만난 영화배우 정준호 중국 상하이 현지 인터뷰

이날 정준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1인2역을 맡은 영화 ‘역전의 명수’의 개봉을 3주가량 앞둔 상태였다. ‘역전의 명수’는 2분 차이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형제의 대결을 그린 영화. 그는 극중에서 야비하고 이기적인 변호사 동생 현수, 의리와 배짱으로 똘똘 뭉친 역전 건달 형 명수로 등장한다. 그는 “촬영을 모두 마치고 관객의 심판을 기다리는 심정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면서 “아무래도 1인2역을 하다 보니 힘들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바꾸고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해야 했거든요.”
상반된 캐릭터를 지닌 두 인물을 완벽하게 다른 인물로 그려내는 일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 때문에 다른 영화를 촬영할 때보다 두 배의 노력과 열정을 쏟아부었다고.
“명수는 중졸 학력이지만 의리를 중요하게 여기는 효자예요. 현수는 자기 성공을 위해서 가족도 버릴 수 있는 야비한 인물이고요. 형의 약점을 이용해 자기가 사고를 치면 형한테 뒤처리를 맡겨요. 심지어는 군대도, 감옥도 명수가 대신 가죠. 결국 현수는 결혼도 출세를 위해서 정략적으로 하는데 현수를 연기할 땐 스태프들이 ‘저렇게 나쁜 놈이 있느냐’며 저한테 욕을 퍼붓더라고요(웃음).”
그렇다고 ‘역전의 명수’가 무거운 영화는 아니다. 실수를 연발하는 명수의 모습과 시끌벅적한 ‘역전’과 ‘시장통’ 사람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는 것.

앙드레김 패션쇼에서 만난 영화배우 정준호 중국 상하이 현지 인터뷰

“제가 원래 재미있고 밝은 영화를 좋아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배우라면 누구나 욕심을 낼 만한 1인2역이라는 점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어요. 처음에는 쌍둥이 형제의 양면성, 국밥집을 운영하는 엄마와 두 아들, 시장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떤 느낌으로 표현할까 고민하다, 서민적이고 따뜻하면서도 부담 없이 볼 수 없는 영화로 그려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죠.”
그는 “자신과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보다 자신과 많이 닮은 서민들의 이야기가 좋다”면서 “시골 태생이라서 그런가 보다”며 허허 웃었다. 충남 예산에서 나고 자라 시골에 대한 향수와 추억이 많다는 그는 “나중에는 시골에서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극중에서 어머니에게 대접받지 못하는 아들이지만 어머니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하는 효자 명수는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게 했다고 한다.
“어머니 말씀을 거역한 적도 많고, 책값을 속여 돈을 탄 적도 많았어요. 오죽하면 어머니가 ‘너는 책값이 왜 이렇게 많이 들어가느냐’고 하셨을 정도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다 알면서도 속아주신 것 같아요. 지금도 어머니께 죄송한 게, 고등학교 때 수업하고 있으면 어머니가 걸어오시는 모습이 보여요. 수업료를 제가 딴 데 써서 대신 내주러 오신 거였죠.”
그가 뒤늦게나마 철들게 된 데는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다. 데뷔 후 작품 운이 없어 계속 실패를 맛본 그는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에게 “뜻대로 잘되지 않으니 탤런트 생활을 그만두어야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한다. 그때 그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면서 “네가 힘들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 그런 네 모습을 보는 내 심정은 얼마나 괴롭겠느냐, 네가 좋아해서 밀어준 건데 사람의 힘으로 밀어도 안되는 걸 어떻게 하겠느냐”며 오히려 그를 보듬어주셨다고 한다.
“아들이 탤런트라고 동네방네 소문났지, 친척들도 다 알지, 얼마나 기대가 크셨겠어요. 대외적으로 출세한 자식을 두었다고 자랑하고 싶은 건 모든 어머니들의 공통된 심정이니까요. 그러면서도 결국 제가 힘에 부치는 일이면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을 보면서 ‘이게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이구나’ 하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어머니 뜻을 거역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이후 그는 말투도 달라졌다고 한다. 전에는 엄마라 부르며 반말도 곧잘 했는데 그 뒤로는 꼬박꼬박 존대말을 쓰고 ‘어머니’라는 호칭을 쓴 것. “그래야 동생이나 나중에 아내도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지 않겠느냐”며 싱긋 웃는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물었더니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뜻대로 잘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좋은 배필을 만나면 당장이라도 해야죠. 이젠 저도 와이프가 해주는 따뜻한 밥을 먹고 촬영장에 나가고 싶어요. 아까 무대에서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워킹을 할 때는 마치 제가 신랑이 된 듯한 기분이었어요. 나중에 제 결혼식 때 이 옷을 입으면 좋겠다고 선생님께도 말씀드리려고요(웃음).”
서로를 알기 위한 충분한 만남의 시간 가진 뒤 결혼하고 싶어
그는 “결혼은 운명”이라고 말한다. 서로 ‘이 사람이 내 운명’이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것. 그가 생각하는 결혼 상대는 “함께 있으면 편하고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또 서로를 알기 위한 만남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뒤 결혼하고 싶다고.
“정말 편한 사람과 살아야 같이 한이불 덮고 자고, 같이 밥 먹고 그러죠. 운명의 상대를 알아보려면 한두 번 만나서는 힘들 것 같아요. 더구나 나중에 결혼해서 상대에 대해 몰랐던 면들을 알게 되면 힘들잖아요. 물론 맞춰가면서 살면 되겠지만 그런 문제로 이혼하는 사람도 적지 않더라고요. 어느 정도 연애기간은 필요할 것 같아요. 내년에는 결혼의 꿈 이루고 싶고요.”

앙드레김 패션쇼에서 만난 영화배우 정준호 중국 상하이 현지 인터뷰

그가 좋아하는 여성상은 “어디에서든 잘 웃고 복스러운 인상을 가진 여자”라고 한다. 자기 일을 하며 활기차게 사는 여자라면 더 좋겠다고. 그는 “여자친구가 귀가 길에 술 마시고 호출해도 언제든 달려가 흑기사가 되어줄 용의가 있다”면서 “일하는 여자가 좋은 이유는 각자 일을 갖고 있으면 짧은 헤어짐과 만남을 소중하게 느끼게 돼 항상 신선한 느낌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매사 느긋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낙천주의자”라고 밝힌다. 대신 우유부단한 면이 있어 거절을 잘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최근에 그런 성격 때문에 좋은 일이 생겼다고 털어놓는다.
“지인으로부터 미국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에 있는 호텔 하나를 인수했는데 호텔 내에 안재욱방, 정준호방, 장동건방 같은 스타방을 따로 만들어두었더니 일본에 불어닥친 한류열풍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어요. 사인에 포스터까지 붙여놓았더니 그게 입소문이 퍼져 연말까지 예약이 거의 다 찼죠(웃음).”
올 여름 ‘가문의 영광’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정은과 드라마 ‘루루공주’에서 다시 커플로 호흡을 맞추는 그는 연말에는 정웅인, 정운택 등 ‘두사부일체’ 멤버들과 함께 속편 ‘투사부일체’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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