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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나눔 체험

주부 현경희의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 기획·최호열 기자 ■ 구술정리·송구슬‘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5.05.02 11:35:00

올해로 4년째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는 주부 현경희씨(36). ‘나누는 기쁨’과 ‘책 읽는 즐거움’이라는 두 가지 행복을 얻었다는 그가 들려주는 봉사활동 체험기.
주부 현경희의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오늘은 ‘책 읽어주기 봉사’를 하는 날인 목요일, 서둘러 어젯밤에 챙겨놓은 책을 들고 집을 나섰다. ‘책 읽어주기 봉사’란 말 그대로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복지관, 장애아동시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이다.
2002년 여름, 내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갖게 하고 싶어 집에서 가까운 사회복지관에서 운영중인 ‘아이 사랑 좋은 엄마’라는 독서 모임에 가입했다. 그러다 책 읽어주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되었고,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 일을 시작했다.
요즘 내가 책을 읽어주는 곳은 서초구청 안에 있는 서초사랑 어린이집이다. 보호시설의 아이들이든 이곳처럼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이든 책 읽어주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오전 10시35분. ‘오늘 가져온 책을 아이들이 좋아할까?’ ‘책을 읽어주고 나면 아이들이 어떤 것을 궁금해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와~! 책 읽어주는 선생님 오셨다.”
아이들은 어떤 책을 읽어줄 건지에 관심이 많다.
“짜잔~ 오늘은…” 하며 말을 멈추자 아이들의 시선이 가방에서 꺼낸 책으로 집중된다.
“똥 좋아하죠?”
“똥이요?” 교실 안에 한바탕 웃음이 번진다.
“똥 맛있잖아요.”
주부 현경희의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우하하하” 다시 한번 깔깔대는 녀석들. 배를 잡고 웃던 현준이가 “사람들은 똥 안 먹어요” 한다.
“그럼요?” 하고 질문을 던져본다.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거라는 대답이 나올까.
“거름이 돼요.” “그 거름으로 나무를 길러요.” “그 나무로는 종이를 만들어요.”
아이들이 스스로 말을 이어간다. 난 단지 ‘똥’이라는 말만 던졌을 뿐인데 아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을 끝없이 확장해나간다.
“오늘 선생님이 읽어줄 책은 ‘똥 벼락’이에요. 옛날 우리 조상님들은 똥을 더러운 것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대요. 그렇다면 그 똥으로 무엇을 했는지 한번 볼까요?”
책을 읽어주다 아이들의 눈을 살펴보면 평소보다 훨씬 커져 있고, 또랑또랑하다고 느끼게 된다.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책을 읽어주다 잠깐 멈추면 이내 아이들의 질문과 대답이 꼬리를 잇는다. 그걸 보며 책 읽어주기가 아이들의 듣기 능력과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켜준다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책을 읽어주고 나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다음 주에는 아이들과 책을 읽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건 어떨까, 아니면 말풍선 놀이를 해볼까…. 벌써부터 다음 주가 기다려진다.


여성동아 2005년 5월 4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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