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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입력 2005.04.04 17:02:00

파란 하늘이 눈부신 4월. 바다와 산, 호수가 맞닿아 있는 충남 아산으로 떠나보자. 아이들의 감성을 쑥쑥 키워줄 어린이 미술학교와 민속마을, 온실 속을 가득 채운 갖가지 꽃들이 우리를 기다린다.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경기도와 경계가 맞닿아 있는 충청남도는 바다와 호수를 모두 가진 풍요로운 고장이다. 그중에서도 아산만을 따라 아산·온양·도고 세 개의 유명 온천이 있는 아산은 기개 높은 양반들이 오랜 세월 터를 잡고 살아온 ‘충절의 고장’. 그 명성에 걸맞게 꿋꿋하게 고향을 지키는 그곳 사람들과 함께 하는 아산여행에는 마음속까지 전달되는 따뜻함이 있다.
살아 있는 미술교육장, 당림미술관
아산 시가지에서 외암민속마을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길 왼쪽으로 ‘당림미술관-어린이 미술학교’라고 쓰인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97년 6월에 문을 연 당림미술관은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충남 1호 미술관. 이경렬 관장이 아버지 당림 이종무 화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며 지은 화실이 모태가 되었다. 선산 기슭에 작업실을 지으며 완만한 경사를 이용해 잔디언덕을 만들고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샘을 이용해 3개의 연못을 꾸몄다. 연못은 둑에 서서 오리들과 놀기도 하고 수생식물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2년 전 이종무 화백이 세상을 뜬 후에는 그가 작업하고 생활하던 공간까지 미술관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 화백의 유족들이 그의 작품 1백 점을 고려대에 기증해 지금은 예전만큼 많은 작품을 볼 수 없지만 대신 중견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당림미술관을 찾는 진짜 이유는 작품 감상이 아니다. 바로 살아 있는 미술관 ‘어린이 미술학교’를 만나기 위해서다.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당림미술관의 어린이 미술학교에서는 자유롭게 뛰어 놀면서 마음껏 미술체험을 할 수 있다.


미술관 마당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을 보면 하늘을 향해 날개를 벌린 건물이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생김새를 지닌 이 건물은 이경렬 관장이 직접 주위환경과 어우러지도록 구상해서 지었다고 한다. 처음 미술학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잠시 멈칫거리게 된다. ‘이곳이 정말 미술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에 어지럽게 놓인 책상과 의자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칠판, 그 앞에 모여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 무질서한 장면에 순간 멈칫하게 되지만 곧 이곳이 열린 미술학교라는 사실을 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넓은 공간에 말 그대로 ‘한가득’ 널려 있는 것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창작물들. 아이들은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으며 부모들은 교실 가운데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린이 미술학교에서는 즐겁게 뛰어놀면서 마음껏 미술체험을 할 수 있다. 이경렬 관장에 의하면 이곳에서는 절대 아이들의 작업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어렵다고 어른이 문제를 해결해주면 아이의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 대신 시간을 주어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유도한다.
이곳에서는 주변의 모든 것이 미술재료로 사용된다. 산길을 산책하다 발견한 나뭇가지, 비가 온 뒤 쑥 자라난 대나무, 빈 음료수병…. 미술학교 안에 가득한 아이들의 작품들이 모두 이런 재료들로 만들어졌다. 입구의 벽화도 아이들이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한다.
놀이를 하는 가운데 전문적인 미술교육도 이루어진다. 이 관장이 관람객들에게 직접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해설을 들려주는데 그림의 주제에 관련된 동작을 곁들여 따라하도록 유도하면 아이들도 금세 작품 감상에 빠져든다고.
미술관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연중무휴다. 관람을 원할 때는 미리 전화를 해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어린이 미술학교 체험 역시 예약을 해야 한다. 올해부터 어린이 1인당 미술학교 참가비 1만원을 받고 있다. 부모는 무료로 동반 참가 가능. 문의 041-543-6969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외암민속마을에서는 연 만들기, 부채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등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당림미술관에서 나와 좌회전해 약 5분 거리에 있는 외암민속마을은 중요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된 전통 민속마을로 5백년 전 마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처음 강씨와 목씨 등이 정착해 집성촌을 이루면서 생겨난 마을이라고 전해지고 있지만 문서로 확인된 것은 없다. 지금은 예안 이씨가 마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방문객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냇물 건너로 잘 지어진 한옥과 초가들이 보이는데 이곳이 민속마을전시관이다. 마을에 있는 한옥들은 그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대신 꾸며놓은 공간으로 안채와 사랑채, 정원, 부엌, 곳간과 김장독 등을 보면서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관에 놓여 있는 문갑, 갓을 넣어두는 갓집, 편지를 보관하는 간찰통, 관복함, 이층 농, 앉은뱅이 책상인 서안, 네모 반듯한 사방탁자 등의 생활용품은 모두 사대부 집안에서 실제 사용되던 것이다.
전시관과 마을이 이어지는 입구에는 홍보관이 있다. 드라마 ‘옥이이모’ ‘임꺽정’ ‘덕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 ‘클래식’ 등 외암마을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홍보관을 둘러보고 마을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이 눈길을 끄는데 총길이가 5.3㎞에 이른다. 기와집, 초가집 구별할 것 없이 이곳의 집들은 모두 담장이 돌로 되어 있는데 돌담의 높이가 초가와 양반가를 구별하는 포인트. 초가는 돌담 너머로 집안 풍경이 얼핏 보일 만큼 돌담이 낮지만 양반가는 안을 볼 수 없을 만큼 높은 것이 특징이다.
외암민속마을의 집들은 저마다 주인의 관직이나 출신 지역의 이름을 딴 별칭을 가지고 있다.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영암댁(건재고택), 신창댁 등이 그것이다. 정원이 아름다운 집, 음식솜씨가 뛰어난 집 등 집집마다 그 내력이 있으나 지금은 방문객이 너무 많아 훼손 정도가 심각해지면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집집마다 그 집의 역사를 소개하는 표지판이 주인 대신 관광객을 맞이한다. 국가지정 민속자료 제195호인 ‘참판댁’만 유일하게 문이 열려 있는데 이 집은 출입구가 세 개인 전형적인 양반가. 세 개의 출입구 가운데 하나는 남자들만 출입하는 대문, 또 하나는 여자들만 다니는 중문, 마지막 하나는 행랑채에 사는 일꾼들이 출입하는 작은 문이다. 집의 구조만으로도 과거 우리나라의 신분제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집은 가주로 내려오는 연엽주(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1호)를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참판댁 주인인 이득선씨의 5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온 연엽주는 누룩, 쌀, 찹쌀, 솔잎, 연잎, 감초, 대추 등을 넣어 만든다. 집안의 맏며느리에게만 그 제조법이 전해져온 이 술은 원래 임금에게 진상되던 약술로 지금도 건강을 위해 옹기 항아리에 술을 빚어 옹기로 만든 용기에 담아 판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데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엽주 문의 041-543-3967
돌담을 따라 마을을 돌아보는 데는 약 2시간이 걸린다. 전화로 예약해놓으면 문화유산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구경할 수 있다.
외암민속마을에서는 팜스테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전통 구들장이 놓인 방에서 잠을 자고 아기솟대 만들기, 연 만들기, 부채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의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체험 한 가지당 5천원 선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외암민속마을에서 민박할 계획이라면 여행을 떠나기 전 예약해야 한다. 외암민속마을에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없는데, 민박 예약 시 식사 여부를 알려주면 시골밥상을 받아볼 수 있는 민박집을 관리처에서 배정해준다. 문의 및 예약 041-541-0848, www.oeammaul.co.kr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가족여행전문가 한은희씨는…
전국 곳곳을 발로 뛰는 여행전문가. 당초 그는 이번 호에 강원도의 봄을 소개하고자 했으나 강릉지방에 때 아닌 폭설이 내려 두 번이나 여행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차선책으로 선택한 곳이 충남 아산. 하지만 아산지역을 돌며 만개한 꽃들을 실컷 보고 예쁜 사진도 찍을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여행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어린이 미술학교, 민속마을 둘러보고 꽃 세상 만나요~ 충남 아산

세계꽃식물원은 2개월에 한 번씩, 1년에 6번은 방문해야 이곳에 있는 모든 꽃을 볼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와 다양한 품종의 꽃들을 자랑한다.


온양에서 21번 국도를 따라 도고온천을 지나 도고면에 도착하면 ‘세계꽃식물원’ 이정표가 나온다. 이것을 따라 마을을 지나면 들판 가운데 서 있는 대형 유리온실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세계꽃식물원. 처음에는 ‘이런 곳에 뭐 볼 것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황량한 외관에 놀라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보면 꽃구경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산의 세계꽃식물원은 꽃과 나무가 함께 있는 여느 식물원과 달리 1천여 품종, 1천만 송이의 꽃으로만 이루어진 식물원이다. 10여 년 전부터 화훼수출단지를 만들어 운영하던 열세 농가가 화훼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해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외관은 화려하지만 일상생활 공간에 두면 쉽게 죽어버리는 아열대성 식물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집안에서도 잘 자라 아이들 정서 함양에도 좋은 역할을 하는 꽃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름은 익숙하지만 흔히 볼 수 없었던 아네모네와 같은 꽃들도 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꽃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꽃에 얽힌 이야기와 독성이 있는 꽃들, 공기를 정화시키는 식물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특히 요즘 실내 공기 정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안내인의 설명에 따르면 그 효과가 으뜸으로 꼽히는 ‘보스톤고사리’ 외에도 고무나무나 벤자민고무나무, 셀렘, 스킨답사스 등 넓고 얇은 잎들이 무성한 식물들이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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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꽃식물원은 동백관, 초화관, 구근관, 모형화단전시관, 수생관 등 주제별로 전시관이 나뉘어 있는 것이 특징. 허브들이 가득한 허브식물관의 원형 화단에 도착하면 안내자가 이파리들을 만져보라고 권한다. 식물원에서 식물을 만지지 않는 것에 익숙한 어른들은 어리둥절해하지만 아이들은 앞다투어 화단으로 뛰어든다. 아이들이 한바탕 화단을 휘젓으면 파인애플향, 사과향 등 각종 달콤한 향기가 피어오른다.
각양각색의 꽃들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식물원의 마지막 코스인 식용식물관에 도착한다. 꽃에는 몸에 좋은 미네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특히 꽃가루에 좋은 영양분이 많다고 한다. 꽃가루가 많은 꽃을 골라 따넣어 비벼먹는 ‘꽃비빔밥’을 먹으면 눈도 즐겁고 몸도 즐거운 일석이조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주의할 점은 관람객은 꽃을 함부로 딸 수 없다는 것. 꽃도 따는 시기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신 꽃염색과 압화체험 등 꽃을 활용한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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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염색 체험에 푹 빠진 아이들. 세계꽃식물원에서는 꽃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흰 면 손수건에 꽃을 올려놓고 그 천을 접어 숟가락으로 두드리면 신기하게도 꽃 모양과 색이 그대로 천으로 옮아온다. 꽃물이 옮아온 흰색 천을 국화를 삶아 만든 염료에 담가 바탕에 노란 빛깔을 넣은 다음 식초물에 담가 색을 고정시킨 후 다시 맑은 물에 빨아서 말리면 멋진 꽃이 염색된 손수건을 만들 수 있다. 또 고무줄로 헝겊 중간중간을 묶은 다음 염색하면 그부분만 물이 들지 않아 여러 가지 모양이 만들어지는데 “야! 내 것은 태양이다, 누나 것은 바퀴 모양이 되었네!”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다.
세계꽃식물원은 2개월에 한 번씩, 1년에 6번은 방문해야 이곳에 있는 모든 꽃을 볼 수 있을 만큼 큰 규모와 다양한 품종의 꽃들을 자랑한다. 4월에는 튤립과 수선화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유럽동백 여러 종을 만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연중무휴다. 입장료는 어른 6천원, 어린이 4천원이며 꽃비빔밥은 5천원, 꽃염색 체험은 4천원이다. 하루 네 번에 걸쳐 온실 전체를 돌며 꽃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므로 전화로 시간을 확인해보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문의 041-544-0746~8, www.asangarden.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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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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