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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아이와 함께 보는 명화 ①

위압적인 인물을 그린 ‘루이 프랑수아 베르탱의 초상’

2005. 03. 31

위압적인 인물을 그린 ‘루이 프랑수아 베르탱의 초상’

앵그르(1780~1867), 루이 프랑수아 베르탱의 초상, 1833, 캔버스에 유채, 114.3×93.4cm, 파리, 루브르 박물관



신고전주의 화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과 남다른 향학열로 대가의 반열에 올라섰지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람입니다. 앵그르는 특히 초상화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는데, 섬세한 외모 묘사는 물론 사람의 내면까지도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앵그르가 중년에 그린 ‘루이 프랑수아 베르탱의 초상’도 모델의 내면을 잘 꿰뚫어본 초상화입니다. 그림은 전반적으로 어둡습니다. 주인공의 옷도 검은색이네요. 어두운 분위기는 초상화의 주인공을 매우 위엄 있게 만듭니다. 화면 전체가 어둡게 가라앉아서 밝은 빛을 받은 얼굴만 오롯이 살아납니다. 그런데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우리는 움찔하게 됩니다. 그가 우리를 쏘아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주눅이 들 만큼 위압적인 인물이 실물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베르탱은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었다고 합니다. 앵그르는 이 거물의 대단한 권위와 거친 기질을 묘사하려 무척 애를 썼으나 원하는 대로 그려지지 않아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자신에게 화가 나 울기까지 했다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베르탱이 정치적인 주제를 놓고 무섭게 논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았는데, 바로 그 표정에서 앵그르는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 초상화에 그려진 모습이지요. 어떤가요? 우리가 이 그림을 처음 보았을 때 나도 모르게 움찔했던 이유를 이제는 알겠지요?
한 가지 더∼
신고전주의는 고전주의의 오랜 전통을 근대 사회에 맞춰 새롭게 이어나간 미술을 말합니다. 고전주의란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이상적이고 조화로운 미술을 모범으로 삼은 유럽 미술의 핵심적인 뼈대지요. 신고전주의는 고전주의보다 더 엄격하고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줍니다. 앵그르와 ‘나폴레옹 대관식’ 등의 명작을 그린 그의 스승 다비드가 신고전주의의 대표적인 화가로 손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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