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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3백원 화장품으로 주목받는 미샤 대표 서영필

“화장품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에요”

■ 글·김이연‘자유기고가’ ■ 사진·지재만 기자

입력 2005.02.11 14:05:00

3천3백원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미샤.
‘싼 게 비지떡’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에이블씨앤씨 미샤의 서영필 대표를 만나 마샤가 만들어지기까지 그의 숨은 노력과 에피소드를 들었다.
3천 3백원 화장품으로 주목받는 미샤 대표 서영필

‘화장품모든 품목 3천3백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연간 1백50억 매출 기록을 달성, 화장품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서영필 대표(43). 성균관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피죤의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독립해 지금에 이르렀다. 프로필만 봐서는 일벌레에 딱딱한 인상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실제 만난 서 사장은 친근한 미소를 지닌,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서영필 사장은 3천3백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화장품 미샤를 만들어낸 주인공이지만 처음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화장품은 비싸야 잘 팔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운 비싼 화장품이 잘 팔린다는 것은 화장품 업계 불문율이에요. 하지만 화장품의 소비자인 여성들이 그런 저의 고정관념을 바꾸었습니다.”
독립해 ‘입스’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판매하던 시절 그는 인터넷 사이트 뷰티넷을 만들고 활동을 열심히 하는 회원들에게 공짜로 화장품을 보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그 덕분에 사이트의 회원수가 급속도로 늘어났고 이 사이트가 마치 화장품 동호회와 같은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여성들의 소리 생생하게 들으며 화장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
“젊은 여성들이 소비지향적이고 비합리적이며 감성적이라서 무조건 값비싼 물건이나 명품을 선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겪어본 그들은 달랐어요. 한 가지를 사더라도 요모조모 따졌어요. 아무런 생각도 없이 ‘비싼 게 좋은 것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몇십만원씩 주고 화장품을 사들이지 않았죠.”
서 사장은 회원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다시 한 번 ‘화장품이 여자의 인생에 있어서 차지하는 위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매달 정기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뷰티넷 회원들과 품평단을 만나 의견을 듣고 그들의 생생한 조언을 마음을 열고 받아들였다.
“화장품은 이미지를 가꾸는 제품이지만 여자들에게는 하나의 생활용품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해서 ‘생활용품처럼 기능적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화장품 ‘미샤’를 탄생시킬 수 있었죠.”
서 사장은 미샤 전문매장 오픈을 위해 2년 여에 걸쳐 상품을 개발하고 2002년 3월 이화여대 앞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 매장은 6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뒤부터 7평 남짓한 작은 매장에서 하루 5백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른 화장품 전문점과 달리 거의 모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볼 수 있는 체험매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뷰티넷 회원들의 의견을 듣고 보완을 거듭한 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었어요. 화장품은 원가가 가격에 비해 훨씬 낮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화장품이 비싼 이유는 광고와 패키지, 그리고 이미지 상품이니 비싸야 잘 팔린다는 고정관념 탓입니다. 미샤는 그런 것들을 버리고 유통구조를 개선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고요.”
그 뒤 몇 개의 직영매장을 더 만들고, 여러 곳에서 가맹점을 내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미샤에 이르게 되었다.

3천 3백원 화장품으로 주목받는 미샤 대표 서영필

지금도 한 달에 한 번 미샤 품평단의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뷰티넷 회원들은 하루 평균 40~50여건의 신제품 아이디어를 인터넷에 올린다.
“미샤는 1백60만 명의 뷰티넷 회원들이 만든 것이에요. 비싼 화장품을 사용하다가 3천3백원인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회원들이 사용한 후 생생한 후기를 올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미샤의 3천3백~8천9백원의 가격원칙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최근 미샤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홍콩, 싱가포르, 호주, 몽골 등 외국 시장에 진출했고 조만간 일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자동차와 가전제품만으로는 우리나라가 외국 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정말 그 나라의 선진성을 보여주는 것은 ‘문화상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미샤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그들의 시장을 파고들어 확실히 자리매김하도록 더욱 노력할 겁니다.”
서영필 대표는 화장품은 사치품이 아니라 생활용품이어야 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여성동아 2005년 2월 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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