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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재테크 실전 체험기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1년 동안 준비해 시세보다 5천만원 싸게 내집마련 했어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주영‘자유기고가’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5.01.31 14:29:00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다주택자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 지금이 경매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한다. 흔히 경매는 어렵고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몇 가지만 주의하면 경매만큼 저렴하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경매를 통해 경기도 일산 44평 아파트를 장만한 정영아 주부의 체험담을 소개한다.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 정영아씨(34)는 지난해 가을, 경매를 통해 일산에 있는 시세 4억1천만원짜리 44평형 아파트를 약 3억5천만원에 구입했다. 일반 매매에서는 들지 않는 경매 컨설팅 비용 등을 제하더라도 5천만원 정도 싸게 내집마련을 한 셈이다.
“4년 전,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지금 살고 있는 파주 39평형 아파트에 9천만원을 주고 전세로 입주했어요. 그동안 열심히 저축했지만 3대가 함께 살 만한 평수의 아파트를 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2003년 봄,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보며 마음이 불안해진 정씨는 내집마련을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가진 돈으로 중소형 평형은 살 수 있었지만 친정어머니와 아이들까지 다섯 식구가 살기엔 불편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중대형 평형을 사기엔 대출받아야 할 돈이 너무 많아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부동산 경매. 중대형 아파트를 싸게 낙찰받아 전세를 놓은 후 돈을 모아 입주하기로 했다.
“경매를 하겠다니까 남편이 말렸어요. 경매를 해서 잘못되면 집안이 풍비박산 난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판단엔 권리분석 등 몇 가지 사항만 주의하고, 열심히 발품을 팔면 위험할 것이 없다고 생각됐어요.”
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간단하게 경매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씨는 직접 경매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모든 것을 남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경매 컨설팅 회사를 통하더라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의존해서는 안 돼요. 모든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하거든요. 잘못된 일이 발생했을 때 컨설턴트를 원망해도 아무 소용 없어요.”
경매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서 경매 강좌를 듣고, 경매 관련 서적을 10권 이상 탐독하는 등 경매에 대한 지식을 쌓은 그는 같은 해 여름, 본격적으로 경매에 참가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매 물건 검색부터 기본적인 권리분석까지 혼자 힘으로 검토한 후에 마지막으로 컨설턴트의 자문을 받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위험 요소가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경매 정보는 인터넷으로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가 즐겨 이용한 인터넷 사이트는 대법원 법원경매 사이트(www.courtauction.go.kr)로 다른 경매 사이트보다 정보가 많고 무료였다. 경매 물건은 지역별로 관할하는 법원이 다르다. 정씨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파주시와 일산시는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관할하기 때문에 대법원 법원경매 사이트 경매 물건 코너에서 ‘고양지원’을 검색해 정보를 얻었다.
“하루에도 쏟아져 나오는 경매 물건이 엄청나기 때문에 전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해요. 자기가 원하는 지역과 물건 타입을 미리 분명하게 정해서 필요한 것만 봐야 해요. 저는 남편 직장 때문에 일산과 파주의 아파트 물건만 봤어요.”
대법원 법원경매 사이트에서는 간략한 물건 정보만을 알려줄 뿐 권리분석 사항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정씨는 이곳에서 관심이 가는 물건의 주소를 파악한 뒤 대법원 인터넷 등기소(www.iros.go.kr)에서 등기부등본을 통해 권리사항을 확인했다.
“흔히 권리분석이 어렵다고 하는데 등기부등본만 봐도 1차적인 권리분석을 할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엔 예고등기란 단어가 기재되어 있거나 말소기준권리(최초 설정된 근저당권, 압류, 가압류)보다 먼저 설정된 가등기, 전세권, 가처분 등이 있으면 아예 포기했어요. 이런 물건은 낙찰자가 그 돈을 갚아야 하거든요. ‘고위험 고수익’이라고 이런 위험한 권리가 있는 물건을 낙찰받아 큰 이익을 챙기는 ‘경매 선수’들도 있지만 제가 경매를 하려는 목적은 안전하고 싸게 내집마련을 하는 것이었기에 큰 욕심을 버린 거죠.”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2003년 6월 말, 정씨의 눈에 띄는 물건이 나타났다. 파주에 있는 45평 아파트로 감정평가액이 3억원인데 한 번 유찰되어 최저 매각 가격이 2억4천만원이었다. 인터넷으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말소기준권리인 근저당권 이전에 설정된 권리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아파트 시세를 살펴보니 2억8천만원 정도.
“많은 사람들이 경매 물건의 감정평가액을 시세라고 생각하는데 오산이에요. 한 번 유찰되어 최저 매각 가격이 감정가의 80%인데도 시세보다 비싼 물건도 많아요. 따라서 정확한 시세 확인이 중요해요.”
권리분석과 시세 확인을 한 정씨는 마지막으로 인터넷 유료 경매 전문 사이트에서 최종적으로 권리분석 내용을 확인해보았다. 보통 5천원 내외인 일일사용권을 구입하면 전문가가 정리한 권리분석 내용과 임차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임차 현황은 등기부등본에 나오지 않아 현장에 가보기 전까지는 확인이 힘든 중요한 사항으로 임차인이 말소기준권리보다 먼저 입주했다면 낙찰자가 전세금을 갚아야 하므로 꼭 확인해보아야 한다. 유료 사이트에 나온 권리분석 내용 역시 정씨가 분석한 내용과 별다른 점이 없었다. 정씨가 관심을 가진 파주의 아파트는 소유자가 거주하는 집이었다.
그는 파주의 45평 아파트 경매에 참가하기로 결심하고 경매 컨설턴트를 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떻게 컨설턴트를 고용해야 할지 막막했다. 무턱대고 고양지원 앞에 있는 법무사 사무실을 찾았더니 경매 컨설팅 업체를 연결시켜주었다.
컨설팅 수수료는 업체마다 천차만별인데 그가 소개받은 컨설팅 사무실에서는 의뢰비 30만원, 낙찰 수수료 1.2%, 인도(명도)까지 처리해줄 경우 1.8%를 받는다고 했다. 또한 거주자를 내보내기 위한 이사비용이 필요한 경우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내용으로 경매 컨설팅 용역 계약서를 작성했다. 수수료를 문서화하지 않으면 낙찰받은 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경매일 전날, 담당 컨설턴트에게 연락이 왔는데 낙찰가액을 2억7천만원 선으로 쓰자는 거예요. 경매 경쟁률이 높아 웬만큼 써내지 않으면 낙찰받기 힘들다는 이유였어요.”
그러나 그가 생각하기에 감정가액은 3억원이지만 실제 시세는 2억8천만원 정도이므로 2억7천만원에 낙찰을 받으면 컨설팅 수수료, 세금 등을 지불하고 나면 오히려 손해였다. 승강이 끝에 2억6천만원으로 결정하고 써냈는데, 2억6천5백만원을 쓴 사람이 낙찰을 받았다.
“처음엔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지금 보면 천만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시세가 2억6천만원으로 떨어졌거든요. 비양심적인 경매 컨설턴트들은 낙찰이 되어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무조건 고가로 쓰라고 권유한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어요. 제가 정확한 아파트 시세를 몰랐다면 컨설턴트 의견대로 써서 낙찰은 받았겠지만 손해를 보았겠죠. 그때 제 의견을 고집한 것이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정영아 주부는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경매 정보를 얻고 권리분석을 했다고 한다.


몇 차례 더 경매에 참가했지만 그가 예상한 가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되었다. 아파트는 낙찰가가 시세에 가깝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가을부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정씨는 가격이 좀더 내려갈 것이란 생각에 일단 경매 참가를 중단하고 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그러다 지난해 가을 다시 경매에 눈을 돌렸다.
“전체적으로 아파트 시장은 침체되었지만 제가 원하는 중대형 평형 아파트는 가격이 크게 내려가지 않았어요.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어 다시 경매에 도전했어요.”
대법원 사이트를 살피다가 눈에 띄는 아파트 물건을 발견했다. 일산에 있는 44평형 아파트였는데 친구가 살고 있어 전부터 잘 알고 있던 단지였다. 주변 환경도 쾌적하고, 교통도 괜찮아서 평소 좋게 생각했던 곳이었다. 감정평가액은 4억3천만원인데 한번 유찰되어 최저 매각 가격이 3억4천4백만원이었다.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니 낙찰자가 인수받아야 할 권리가 없었다. 인터넷 유료 경매 사이트에서 권리분석한 내용을 보니, 임차인이 있었지만 말소기준권리보다 뒤에 입주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았다. 현재 시세는 4억1천만원 정도.
직접 발로 뛰어 현장 확인해
정씨는 일단 경매에 입찰하기로 결심은 했지만 혼자 모든 걸 결정하기엔 겁이 났고, 그렇다고 컨설팅 업체에 의뢰하자니 지난번처럼 고가 낙찰을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되었다. 그래서 수수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유명 경매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정씨가 자주 이용하던 경매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컨설팅 업체에 문의하자 의뢰비 30만원에 낙찰 시 인도까지 마무리하는 조건으로 감정가 2%의 수수료를 제시했다.
“처음엔 이사비용도 제가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컨설턴트 말이 이곳의 경우 임차인이 일부 배당을 받기 때문에 이사비를 따로 줄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배당을 받는 임차인은 낙찰자가 명도확인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배당을 받을 수 없어 순순히 나간다는 거였어요.”
정씨는 이번에도 모든 것을 컨설턴트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현장 확인을 하기로 했다. 먼저 동사무소에서 전입세대를 확인해보았다. 동사무소에 가서 경매 물건임을 증명하는 자료를 보여주면 전입세대를 확인해준다. 임차인이 전입한 것은 2000년 3월. 최선순위 근저당 2억원이 99년에 설정되었으므로, 임차권은 2순위가 되어 일부 보증금을 배당받을 수 있었다.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다음으로 직접 집을 찾아가 보았다. 주스 한 병을 들고 갔더니 의외로 임차인이 문을 선선히 열어주어 집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임차인으로부터 경매 입찰 때문에 집을 방문한 사람이 정씨 말고도 한 명 더 있다는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보통 경매로 넘어가는 집들은 빈 집들이 많아 내부 확인이 힘들다. 게다가 돈 한푼 못 받고 집을 비워주어야 하는 임차인의 경우 경매 입찰 때문에 왔다고 하면 문도 안 열어준다. 이럴 경우 집 내부를 보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집을 나온 정씨는 관리사무소를 방문했다. 경매에 부쳐진 집들은 관리비 등이 1년 이상 체납되어 낙찰자가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말 운이 좋았어요. 경매 물건도 직접 볼 수 있었고, 게다가 체납된 관리비도 없었거든요. 직접 발로 뛰어서 확인해보니까 꼭 내 집으로 해야겠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인근 중개업소를 들렀다. 인터넷으로 시세를 확인했지만 현장 부동산 중개업소의 시세가 가장 정확하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구매하러 온 것처럼 가장해서 문의를 하자 시세는 4억1천만원 선이지만 4억원에 나온 급매물도 있다고 했다.
“현장 확인을 해보니 더 애착이 갔어요. 그래서 꼭 낙찰을 받아야겠다는 욕심에 입찰가를 높게 쓰고 싶더라고요. 하지만 싸게 사는 게 목적이니까 소신을 잃지 않았어요. 경매 물건은 앞으로도 계속 쏟아져 나오니까요.”

경매로 경기도 일산에 44평 아파트 장만한 정영아 주부

경매 당일, 정씨는 도장과 신분증, 입찰보증금(입찰최저액의 10%)을 가지고 오전 10시경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도착했다. 요즘은 경매보증보험 제도가 있어 입찰보증금의 0.5%인 보증보험료만 있으면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저 매각 가격이 1억원이어서 입찰보증금이 1천만원이면 보증보험료는 5만원만 내면 된다.
경매장 안엔 벌써 1백 명이 넘는 사람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경매에 나온 물건들은 1백30여 건이었는데 일부가 취하, 변경되어 1백여 건 정도만 경매에 부쳐졌다. 경매는 갑자기 취하나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참가 전 자신의 물건이 경매에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집행관의 경매 개시 선언과 함께 약 10분 동안 이날의 경매 물건 개요와 입찰표 작성 등에 관한 주의사항이 이어진 뒤 경매가 시작되었다.
“컨설턴트의 말이 입찰가를 정할 때는 세금은 물론 체납관리비나 수리비, 이사비용 등 부수적인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특히 ‘끝전’을 신경 써야 한대요. 몇억짜리 물건이든 상관없이 1백원이라도 더 써낸 사람이 낙찰을 받으니까요. 그래서 상의 끝에 입찰가를 3억5천만원으로 정하고 끝전으로 1백만1백원 더했어요.”
정씨는 또한 입찰표를 작성할 때 금액 단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기재해야 한다고 했다. 초보자들이 자칫 금액의 단위를 잘못 기재해 엉뚱하게 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써낸 경우를 종종 보았다는 것. 이런 경우 어쩔 수 없이 낙찰자는 입찰보증금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입찰표를 작성한 후 입찰보증금을 흰색 봉투에 넣고, 이 흰색 봉투와 입찰표를 노란색 큰 봉투에 넣고 제출한 뒤에 수취증을 받는 것으로 입찰은 끝났다. 오전 11시에 입찰이 마감되고 곧바로 개찰이 시작되었다. 정씨가 입찰한 아파트는 모두 3명이 입찰에 참여했는데 3억5천1백만1백원을 쓴 정씨가 낙찰되었다. 실거래가 4억1천만원인 일산 44평 아파트를 3억5천여만원에 낙찰받은 것이다. 컨설팅 수수료 8백60만원 등 부대비용을 빼더라도 5천만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남긴 셈이다.
“겨우 5천만원 정도 싸게 사려고 그렇게 힘들게 경매를 하냐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반 직장인이 그 정도 돈을 모으려면 몇 년이 걸려요. 사실 그 이상의 이익을 바란다면 욕심이 지나친 것 아닌가요?”
정씨는 낙찰은 받았지만 아직 그 집에 입주할 형편이 안 돼 5천만원을 대출받고 1억6천만원에 전세를 놓았다. 하지만 앞으로 부지런히 돈을 모아 2년 후엔 그 집에 들어가 살 계획이다.
“실제 경매를 해보니까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다음에 또 경매를 할 기회가 생기면 그때는 컨설턴트 도움 없이 혼자서 다 할 거예요.”
그의 말엔 자신감이 넘쳤다.




여성동아 2005년 2월 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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