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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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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가꿔온 사랑 결실 맺는 아나운서 이지연·이경로 러브 스토리

“만날 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걸 보면 평생 함께할 수밖에 없는 운명 같아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스튜디오청 제공 ■ 헤어&메이크업·정현정파라팜 ■ 의상협찬·친지아페리 박술녀한복

2005. 01. 31

KBS 이지연 아나운서가 1월28일 대학 선배 이경로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웨딩 촬영 현장에서 만난 두 사람이 들려준 그간의 러브스토리 & 결혼생활 계획.

10년 동안 가꿔온 사랑 결실 맺는 아나운서 이지연·이경로 러브 스토리

’스타 골든벨‘ ’청춘 신고합니다‘ 등을 진행하는 KBS 이지연 아나운서(30)가 1월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상대는 KTF 단말기 전략팀에서 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경로씨(35)로, 두 사람은 지난 94년 연세대 오케스트라 서클 ‘유포니아’에서 처음 만나 10년간 교제해왔다.
“처음 만났을 때 저는 1학년, 오빠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학년 복학생이었어요. 저는 첼로를, 오빠는 트럼펫을 연주하며 친해져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어요. 연애를 하다보니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저희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먼저 결혼 얘기를 꺼내셔서 추진하게 됐어요.”
지난 1월14일 결혼식을 앞두고 웨딩 촬영 현장에서 만난 이 아나운서는 예비 신랑 이경로씨에 대해 “굉장히 어른스럽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많이 의지가 된다”면서 “몸과 마음이 건강해 함께 있으면 즐겁다”고 말했다.
대학시절 잠자는 시간만 빼고 거의 하루 종일 붙어 다녀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들 싸운다고 하는데 저희는 싸운 적이 없어요. 10년 동안 사귀다보니 서로 장단점은 물론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거든요. 매사 어떤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 서로 의견 조율을 하죠.”
옆에 있던 이경로씨는 이 아나운서에 대해 “와이프란 생각보다 친구나 룸메이트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장난기도 많고, 사람을 편하게 해줘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서클에서 이지연 아나운서는 그가 돌아보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첼로를 연주했는데 그는 이 아나운서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장난스레 웃곤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주변에서 너희 사귀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때는 그냥 ‘친해’ 하고 말했는데 어느 순간 우리가 사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10년 동안 가꿔온 사랑 결실 맺는 아나운서 이지연·이경로 러브 스토리

두 사람은 서로 너무 잘 알고 잘 맞아 다툼이 없다고.


이지연 아나운서는 “어쩌면 분위기에 밀려 사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면서 “정말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종일 붙어 다녔다”고 대학시절을 회고했다.
“저는 철학과, 오빠는 금속공학과였는데 교양 강의는 같이 듣고, 시간이 비면 서로 상대편 수업에 들어가 옆에 붙어 앉아 있었어요. 또 아침에 일어나면서 ‘일어났냐’고 전화하고, 차 타고 학교 가면서 ‘다 와가’ 하고 전화하고, 학교에 도착하면 일단 아침을 같이 먹고, 오전 수업 끝나고 만나 점심을 먹고, 오후 수업 듣고 나서 같이 저녁 먹고, 끝나면 같이 놀다가 헤어졌어요. 집에 들어가서도 ‘지금 도착했다’ ‘잘 자’ 하고 전화하고요.”
두 사람은 그런 식으로 10년을 만났다면서도 웨딩 촬영 내내 이제 막 사랑이 싹튼 연인들처럼 서로 눈만 마주치면 웃었다. 10년을 사귀었는데도 그렇게 좋으냐고 했더니 둘 다 약속이나 한 듯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를 볼 때마다 새롭고 좋아요. 그래서 10년을 만날 수 있었고, 또 다른 사람들이 왜 부부라는 인연을 맺어 평생을 함께하는지를 알 것 같고요. 그렇다고 지금껏 유난스럽게 데이트를 한다거나 깜짝 이벤트를 해본 적은 없어요. 다른 연인들처럼 오빠가 저를 집까지 바래다준 적도 몇 번 안 되고요. 제가 원래 남자가 무조건 돈을 내거나 여자 집까지 바래다주고 그런 걸 싫어하거든요. 제가 면허증을 따고 중고차를 샀을 때 밤에 운전하기를 겁나해 오빠가 일주일 동안 제 차를 몰고 데려다준 게 전부죠.”

10년 동안 가꿔온 사랑 결실 맺는 아나운서 이지연·이경로 러브 스토리

두 사람은 둘이서만 놀기도 하고, 친구들과도 자주 어울린다고 한다. 그는 “어제도 나보다 먼저 결혼한 최원정 아나운서 부부가 인테리어 공사 중인 신혼집으로 찾아와 놀다 갔다”면서 “넷이서 맥주 한잔씩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저희와 이웃사촌이거든요. 아직 공사가 덜 끝나 그냥 마루만 닦아 신문지 깔아놓고 손님을 맞았는데 집이 텅텅 비어있어 어찌나 말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던지 마이크 들고 토크쇼를 하는 기분이었어요(웃음).”
양가에서는 예비 며느리와 예비 사위를 두 손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양가 부모 모두 별다른 당부 없이 “우리 아이만 잘 하면 된다”고 말한다고. 특히 이경로씨가 3형제 중 막내인데 이지연 아나운서가 어른들에게 싹싹하고 붙임성이 좋아 이씨의 부모는 이 아나운서를 막내딸로 여긴다고 한다.
“좋은 시부모님을 만났으니 제가 복이 많은 거죠. 어머니는 벌써부터 저한테 은근히 딸을 낳아주기를 기대하세요. 여자아이가 더 예쁘지 않느냐고 하시면서요. 오빠 집안은 딸이 아주 귀하거든요.”
이경로씨는 “부모님은 내가 군대갈 때도 훈련소에 내려다주고는 그길로 강원도 여행을 가신 분들”이라면서 “지연이를 나보다 더 예뻐하신다”며 부러운 듯 이 아나운서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지연이는 자기 집에서도 분위기메이커고 효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질세라 이 아나운서도 “어머니가 오빠를 딸처럼 키우셔서 오빠가 설거지나 집안일을 많이 거들어드린다”면서 “나도 결혼하면 오빠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며 배시시 웃었다.
결혼 준비하면서 많이 다투게 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혼수 때문인데, 두 사람은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꼭 필요한 것은 좋은 것으로 하고,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은 간소하게 하거나 생략했어요. 폐물은 간단하게 하고, TV는 저한테 직업상 꼭 필요한 거니까 다른 데서 남은 돈을 보태 좋은 걸로 하는 식이죠. 어머님이 옷 한 벌 해주시겠다는 것도 저는 매일 새 옷을 입는 사람이니 괜찮다고 했어요. 오빠도 필요 없는 건 사양했고요.”
양가 어른들도 두 사람의 그런 마음씀씀이를 기특하게 여긴다고 한다. 형식을 따지며 불쾌해하기보다는 “너희 생각이 맞다”며 흔쾌히 받아준 것.
하지만 흔히 살림밑천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부모에게는 든든한 존재인 큰딸을 시집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많이 쓰린 듯했다. 자리를 함께한 이지연 아나운서의 어머니는 딸을 시집보내는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마자 눈물이 핑 돌면서 “오장육부 한두 개쯤 떼어내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시어머니의 바람처럼 예쁜 딸 낳고 싶어
“엄마가 옛날부터 저 시집갈 때 주려고 모아두신 살림이 엄청나요. 그릇, 시계, 냄비, 칼 같은 것들인데 이제는 다 구식이 돼버렸죠. 그래서 저한테 네가 보기에 구닥다리라도 엄마가 마음 써준 거니까 가져가면 안 되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 마음을 제가 왜 모르겠어요. 하나도 빼놓지 말고 다 챙겨달라고 했죠.”
웨딩 촬영 현장을 깜짝 방문한 아버지 이상벽 역시 그의 혼사를 앞두고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상벽은 “선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결혼시켜놓고 6개월이 지나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다고 그러더니 그 집에 뼈를 묻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신혼집이 지척에 있어 자주 볼 텐데도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서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10년 동안 가꿔온 사랑 결실 맺는 아나운서 이지연·이경로 러브 스토리

두 사람은 꼭 필요한 혼수는 좋은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생략했다고 한다.


이지연 아나운서가 이날 입고 있던 꽃장식이 달린 웨딩드레스는 이상벽이 직접 골라준 것이라고 한다. 이 아나운서는 “엄마, 아빠와 셋이서 식사하고 나서 웨딩드레스를 보러 갔는데 무척 마음에 들어하셨다”고 말했다.
“저희는 본래 요란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성격들이라 일부러 심플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골랐는데 흔쾌히 입어줘서 고맙네요. 결혼은 일륜지대사라고 하듯 큰일이고, 더구나 저희 집에서는 처음 있는 혼사라 사실 노파심이 앞서요. 제가 성격적으로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 문제는 없는지 점검하는 차원에서 한번 들러봤어요.”
그는 예비 사위 이경로씨에 대해 “음악 동아리에서 만나 정서적으로 통해서 그런지 딸아이와 잘 맞는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0년 동안 봤는데 사람이 참 한결같고 꾸준해요. 사내다운 듬직함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것을 봐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집에서 처음 맞이하는 유일한 사위인데, 두 사람이 오누이처럼 사이좋게 잘 지내줬으면 해요.”
그는 딸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방송을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안주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먼저 주부,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것. 그는 “그래야 방송에 임해서도 생활인으로서 진실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공인의 역할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잘 할 수 있지?” 하고 묻자 이지연 아나운서는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네” 하고 대답하면서 “지금보다 더 어른스럽고 재밌게 모범적으로 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내보였다. 이에 이경로씨는 “지연이가 더욱 멋진 생활인이자 아나운서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응원하고 외조해주겠다”고 말했다.
“저도 자기 분야에서 잘 해내고 있는 오빠가 자랑스러워요. 또 오빠가 일하는 저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요. 시부모님도 마찬가지세요. 한번은 아버님이 저희를 불러 ‘집안일이라는 게 남편과 아내가 해야 할 일이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둘 다 자기 일이 있으니 바쁘지 않은 사람이 먼저 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제가 일하느라 바쁘면 오빠가 저를, 바쁘지 않을 때는 제가 오빠를 챙겨주면서 오순도순 잘 살라고요.”
아직 가족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진 않았지만 우선은 시어머니가 바라시는 것처럼 예쁜 딸을 낳고 싶다는 그는 “축가는 가수 성시경씨가 부르기로 했고, 결혼식 다음날 호주로 7박8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라면서 “허니문 일정 외에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보는 스케줄을 잡아두었다”며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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