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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교육 체험기

‘평범한 두 아들 특목고에 진학시킨 비결’

첫째는 민족사관고, 둘째는 과학영재학교 보낸 엄마 김은주씨

■ 기획·최호열 기자 ■ 글·김순희‘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5.01.10 11:40:00

김은주씨는 2년 전 큰아들을 민족사관고에 보낸 데 이어 올해 둘째아들을 과학영재학교에 합격시켜
주위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그의 남다른 교육법을 들어보았다.
‘평범한 두 아들 특목고에 진학시킨 비결’

올해 과학영재학교에 입학한 박성하군과 어머니 김은주씨.


김은주씨(43)는 요즘 축하인사를 받느라 바쁘다. 2년 전, 큰아들 박진하군(17)이 민족사관고에 합격한 데 이어 최근 둘째아들 박성하군(15)도 수재들만 간다는 과학영재학교(부산과학고)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한 명도 보내기 어렵다는 특목고에 형제를 합격시킨 김씨가 서울 강남 8학군에 살 것이라는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경기도 군포 산본 신도시에서 살고 있는 그가 고액 과외 없이 아이를 특목고에 보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큰아이가 생후 2개월 됐을 때부터 동화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어요. 책을 아이의 손이 닿는 곳에 놓아둬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죠. 그리고 아이가 8~9개월 됐을 무렵, 평소 아이가 좋아하던 책 제목을 말하면 그 책을 가지고 오더라고요.”
한글은 평소 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문장을 도화지에 적어 벽에 붙인 뒤 익히게 했다. 큰아들이 두 돌 무렵 시작한 한글 교육은 세 돌이 되자 동화책을 더듬더듬 읽는 정도의 수준이 됐다.
둘째아들에게도 동일한 방법을 적용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아이가 흥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공부는 ‘재미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조바심을 버리고 ‘때’가 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성하는 다섯 살 때 한글을 깨쳤어요. 동화가 담긴 카세트테이프를 들려줬는데 그게 재미있는지 동화를 들으면서 잘 놀더라고요. 그러면서 동화책을 보는 데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아 한글 공부를 시작했죠. 큰아이에 비해 늦었지만 받아들이는 속도는 빨랐어요.”
두 아들은 어려서부터 한글을 익히는 방법뿐만 아니라 관심사도 서로 달랐다고 한다. 진하는 역사와 사회 현상에, 성하는 자연과학 쪽에 흥미를 느꼈던 것. 그래서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각자의 적성에 알맞은 책을 골라줬다.
“진하는 로봇과 장난감을 좋아하는 데 비해 성하는 사물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어요. 개미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기도 하고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올챙이를 잡아와 수돗물에 담가놓곤 했지요. 개구리 뒷다리가 나올 때가 지났는데도 수돗물에서는 개구리가 안 되니까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하더라고요. 저는 성하가 자연과학에 관심을 보이자 어려서부터 ‘넌 커서 과학자가 될 거야’라고 자신감을 불어넣고 격려해줬죠.”
부모의 칭찬은 아이들에게 보약이 됐다. 자신이 관심 갖는 분야의 책을 통해 지식의 폭을 넓혀갔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엄마’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두 아이 모두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와 피아노 등 예체능 과목은 학원에 보내 가르쳤지만 나머지 공부는 자신이 직접 가르쳤다.
아이들의 진로를 미리 결정하고 차근차근 대비
“진하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영어와 수학 학습지를 시작했어요. 큰아이의 학습지가 일주일마다 집에 배달되면 얼른 한 부를 복사했지요. 그리고 1년쯤 후 성하에게 복사본으로 공부를 시켰어요. 학습지를 한 번 사용하고 버리기가 아깝더라고요. 결국 한 사람 가르칠 비용으로 두 아이를 가르친 셈이죠.”
김씨는 96년 고려대학교 법학과 동기인 남편 박상우씨(건설교통부 주택정책과장)가 영국교통연구원으로 발령받는 바람에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아이와 함께 2년 동안 영국에서 생활했다. 당시 진하는 영어로 된 문장을 조금 읽는 정도였고 성하는 ‘cat’이나 ‘ham’ 등 아주 간단한 단어를 읽는 수준이었다.

‘평범한 두 아들 특목고에 진학시킨 비결’

“주변에서 현지인에게 영어 공부를 배우면 효과적이라고 권했지만 제가 직접 가르쳤어요. 영어 동화책 읽기부터 시작했죠. 처음에는 주로 그림이 많고 한두 문장으로 이뤄진 동화책을 골랐어요. 같은 문장이 여러 번 반복되는 책도 기초를 쌓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책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스토리가 재미있는 것으로 택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소리 내어 동화책을 읽도록 했다. 진하는 9개월, 성하는 6개월 만에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진하는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웃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조금 더뎠어요. 반면 성하는 되든 안 되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편이었죠. 그래서 둘째가 형에 비해 영어를 빨리 익혔어요. 다른 공부도 마찬가지겠지만 영어는 특히 자신감을 갖는 게 중요해요.”
김씨는 영국에 갈 때 수학 교과서와 참고서를 가져갔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수학 공부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영어는 김씨가, 수학은 그의 남편이 가르쳤다.
“과목당 30분씩, 하루에 한 시간 동안 공부시켰어요. 초등학생이 공부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적당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죠. 수학은 한 학기 정도 선행학습을 했고요. 너무 앞서나가는 것도 좋지 않다고 판단했거든요.”
엄마, 아빠가 직접 공부 가르쳐
귀국 직후 5학년 2학기를 맞은 큰아들은 사회와 과학 공부에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예컨대 ‘광공업’ ‘용매’ 등의 단어와 ‘공든 탑이 무너지랴’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등 속담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3학년인 성하는 맞춤법이 서툰 것 외에는 별 어려움 없이 학과 과정을 따라가는데 고학년인 진하는 한자를 모르니까 이해력이 떨어져 학습에 지장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한자와 사회, 과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쳤어요. 서점에서 참고서와 교재를 구입해 오전에 제가 공부한 다음 학교 마치고 온 진하에게 가르치기를 3개월 동안 반복했죠.”
진하가 5학년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하자 김씨는 자신이 직접 가르치는 일에서 손을 뗐다.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학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혼자 공부한 큰아들이 가끔 수학이 어렵다며 학원에서 보충학습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김씨는 “넌 해낼 수 있다”며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영국에서 돌아올 때 큰아들은 민족사관고에 보내기로 맘먹었다. 자유분방하고 창의적인 성격의 큰아들에게 적합한 학교라는 생각 때문. 하지만 큰아들의 중학교 1학년 성적은 민족사관고에 입학은커녕 원서조차 낼 수 없는 실력이었다고 한다. 전교 석차 3% 이내의 학생에게 지원자격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중1 때 성적이 떨어지고 사춘기까지 겹쳐 저도, 아이도 몹시 힘들었어요. 뒤늦게 민족사관고 보낼 방법을 찾아 나섰죠. (중1) 2학기 말부터 민족사관고 입학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어요. 가장 먼저 학원을 알아봤죠. 학원은 수준별로 반 편성이 돼 있는지, 민족사관고에 몇 명이나 보냈는지가 선택의 기준이었어요.”

‘평범한 두 아들 특목고에 진학시킨 비결’

큰아들 진하는 정치인이나 법조인, 둘째 성하는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다. 사진은 진하군의 민족사관고 입학식 때 찍은 가족사진.


큰아들은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있는 민족사관고 입학 전문학원을 보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매일 저녁 5시30분부터 자정까지 학원 수업이 이어졌다. 이 학원 외에 별도의 과외는 하지 않았다. 큰아들은 1년6개월 동안 노력한 끝에 2002년 겨울 민족사관고(입학 당시 90명 정원)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과학에 관심을 보인 둘째아들은 적성을 살리기 위해 영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초등학교 3학년 2학기부터 과학실험학원에 보냈다. 둘째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직전 과학고입학을 목표로 세웠다.
“진하 때 겪은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큰아이에 비해 조금 빨리 과학고 입시를 준비했어요. 둘째가 형이 다닌 학원을 다니고 싶어해 민족사관고 입학 전문학원 내 ‘과학고 입시반’에 보냈죠.”
큰아들에 비해 1년 앞서 특목고 입시를 준비한 둘째아들은 어렵지 않게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대부분의 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이 의대를 목표로 공부하는 데 반해 성하는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서울대학교의 황우석 교수처럼 인류에 공헌하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정치가나 법조인이 되고 싶은 진하는 국내 대학 진학을 목표로 공부 중이고, 성하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유학을 떠날 생각이에요.”
김씨는 대부분의 부모가 중·고등학교 6년에 걸쳐 아이의 장래와 대학 입시 문제로 고민하는 반면 자신은 두 아이 모두 일찌감치 진로를 결정하고 특목고에 입학시킴으로써 대학 입시의 중압감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말한다.
김씨의 두 아들은 모두 컴퓨터 게임 마니아. 특히 성하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부터 켜고 학원에 가기 전까지 2시간 동안 오로지 게임에 몰두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하지 말라”고 제지하지 않았다고.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내버려뒀어요. 대신 학원에서 돌아온 후에는 게임을 못하게 했죠. 성하가 합격통지서를 받고 ‘엄마, 저처럼 게임 많이 하고 이 학교에 합격한 아이도 없을 거예요’하고 웃으며 말하더라고요.”
김씨는 인터뷰를 끝내면서 자신의 교육 방법이 결코 특별하지 않으며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평범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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