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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인천 여행

차이나타운도 보고 바닷바람도 쐬고… 가족나들이 코스로 좋아요!

■ 기획·김유림 기자 ■ 글·조득진‘자유기고가’ ■ 사진·정경진‘프리랜서’

입력 2005.01.05 17:29:00

인천은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가장 빨리 바다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구한말 개항의 중심지였던 만큼 역사 유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아이들의 체험 학습지로도 그만이다. 인천의 관광명소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하루 코스로 즐길 만한 핵심 여행지를 소개한다.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인천 여행

“인천을제대로 돌아보려면 최소한 유럽 여행 정도의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어느 여행가의 말처럼 인천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가지고 있다. 구한말 개항지로서 당시의 건축물과 흔적들이 남아있고 바닷가 도시로서 자연 생태계를 잘 유지하고 있기 때문.
인천의 관광 코스는 대략 6개 정도로 나뉜다. 첫 번째가 인천공항이 생기고 영화 ‘실미도’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받게 된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 작약도를 포함한 인천공항 주변 코스. 두 번째가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는 대연평도, 장봉도, 백령도, 덕적도, 승봉도, 영흥도 등 옹진군 일대 섬 코스. 세 번째가 일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강화도와 석모도 코스. 네 번째는 월미도, 인천대공원, 송도유원지, 수봉공원 등 서울에 비해 사람이 적어 즐기기에 편한 유원지 코스. 다섯 번째는 바닷사람들의 활기가 살아 있는 소래포구와 연안부두 코스. 그리고 마지막 여섯 번째가 인천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인천 문학월드컵구장과 극장, 갤러리, 문화원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이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하루 코스로 인천의 문화를 즐기기엔 차이나타운-자유공원-월미도-소래포구 코스가 적당하다.
중국 문화와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4년 4월 청나라의 치외법권지역으로 지정된 후 화교들이 몰려와 생겨난 곳. 북성동, 선린동 일대 5천 평에 청나라의 영사관과 학교가 설립되고, 인천과 중국의 산둥반도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배가 생겨나면서 규모가 커졌다. 화교들은 중국에서 가지고 온 식료잡화, 소금, 곡물을 팔고 우리나라의 사금 등을 사 중국에 보내면서 이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고 세력을 넓혀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1937년 중국에서 중일전쟁이 일어나 중국과의 상거래가 중단되자 대부분의 화교들은 대만, 미국, 동남 아시아 등지로 떠나고, 그중 일부만 남아 음식점과 잡화상을 운영하거나 부두근로자로 일했다. 그런 가운데 1948년 한국정부가 수립되면서 화교들은 각종 제도적 제한, 차별대우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었고, 차이나타운 역시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던 이곳에 90년대 말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차이나타운 재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거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 최근 도로포장을 마무리한 차이나타운에는 상가마다 ‘붉은 등(紅燈)’이 걸려 있고 금색으로 쓴 간판을 내걸어 누가 봐도 중국인의 거리임을 알 수 있게 해놓았다. 또한 음식점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 상가도 세워지면서 텅 빈 골목의 점포들도 돌아온 화교들로 채워지고 있다. 게다가 텔레비전의 요리 프로에 인천 차이나타운 중국 식당의 유명 주방장이 소개되고,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사용되면서 인천 차이나타운은 옛 명성을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패루(중국식 전통 대문)가 반긴다. 패루는 중국인이 살고 있는 곳이라는 표시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것으로, 차이나타운 내에 3개의 패루가 있다.
길 양 옆으로는 중국 음식점과 상점들이 즐비하다. ‘공화춘’ ‘자금성’ ‘태화원’ ‘풍미’ ‘북경장’ ‘태림봉’ ‘본토’ ‘청관’ ‘부엔부’ ‘태창반점’ 등 이름부터 중국풍인 음식점에서는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가 퍼져 나오고, 화려한 원색의 중국옷을 비롯해 중국 차, 인형, 신발 등 다양한 중국 물건들을 전시·판매하는 ‘중화예원’(032-766-1886)과 중국차와 그릇, 노리개와 조각 등 장식소품을 파는 ‘귀비치파우’(032-772-1887) 등이 형형색색의 상품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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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중국식 전통 대문인 패루가 반긴다(왼쪽).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차이나타운의 공예품들(가운데). 월미도의 바이킹은 무섭기로 유명하다(오른쪽).


제2 패루 조금 위에 자리한 공자상도 볼 만하며, 인천지역에 거주하는 화교 자녀 1천1백여 명이 다니는 화교중산학교도 가볼 만 하다. 하굣길에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학생들을 보면 이곳이 마치 중국의 한 도시처럼 느껴진다. 현재 차이나타운에 살고 있는 화교는 1백 가구 6백여 명에 이른다고.
차이나타운을 찾았다면 반드시 맛보아야 할 것이 바로 자장면. 현재 이곳에는 30여 곳의 중국 음식점이 영업 중이다. 자장면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중국 음식. 청요리가 인기를 끌자 화교들이 부두에서 일하는 중국인 근로자들이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궁리하다 만든 음식이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벼 먹는 자장면이라고 한다.
자장면을 언제,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를 밝혀줄 만한 자료는 없지만 정식으로 자장면이란 이름으로 음식을 팔기 시작한 곳은 1905년 개업한 공화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옛 건물 자취만 남아 있는 상태. 대신 현재는 공화춘의 마지막 주방장을 영입해서 새로 문 연 ‘공화춘’이 성업 중인데 이 곳 역시 자장면이 맛있기로 유명하다. ‘자금성’과 ‘태창반점’ 또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자장면의 가격은 3천∼3천5백원으로 저렴한 편인데 중국 전통 춘장과 10가지가 넘는 야채가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자장면과 맛이 다르다. 이곳 상인들은 “아직은 자장면이나 청요리를 먹으러 찾아오는 사람이 대다수지만, 조만간 동네가 번성해져 중국 물건을 사가는 사람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특산품과 공예품 판매점 등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차이나타운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천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자유공원과 월미도
다소 기름진 중국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해결했다면 제3 패루나 공자상을 지나 자유공원에 오르며 소화를 시키는 것도 좋다. 인천 자유공원은 인천항 개항 5년 만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 지대가 높은데다 터가 넓어 산책하기 알맞다.
자유공원은 인천의 대표적인 명소인데 이곳에는 역사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기념물들이 많다. 정상에 자리한 한미수교백주년기념탑은 1882년 4월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 조인된 한미수호통상조약 체결을 기념하기 위해 1백 주년이 되는 1982년에 세운 것. 자유공원에서 바로 앞에 내려다보이는 파라다이스호텔(옛 올림포스호텔) 자리는 1882년 조선이 서구 국가 중에는 처음으로 미국과 통상조약을 체결한 곳이라 전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장군의 전공을 기리는 맥아더 장군 동상도 그 옆에 세워져 있다.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한 지 7주년이 되는 1957년 9월15일에 완공된 이곳에 서면 뱃고동 소리와 함께 인천항의 부두와 월미도,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용유도를 비롯해 장봉도 등 멀리 서해바다 섬들까지도 훤히 내려다보인다.
자유공원 안에는 소규모 동물원과 팔각정, 연오정, 의자 등 쉼터가 마련되어 있고 비둘기에게 먹이를 던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공원 정상에서 인천항과 월미도를 바라보는 맛도 그만인데, 특히 늦은 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인천항의 야경이 아름다워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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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는 소래포구. 지금은 운행이 중단된 수인선이 시흥과 소래포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유공원 일대가 도보관광탐방 코스로 개발된다고 한다. 인천시 중구청이 인천역~차이나타운~자유공원~근대건축물 구역을 둘러보는 도보관광 코스를 마련, 운영에 들어가는 것. 탐방 내용은 근대문화 발상지 탐구, 근대 건축양식과 개항기 문화유산 답사 이해, 차이나타운의 다양한 풍물 소개, 월미 관광특구 소개 등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문화유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코스를 둘러본다. 탐방에 참여한 시민들에게는 중국 음식 무료 시식의 기회와 기념품이 제공된다.
멀리서 눈으로 바다를 감상했다면 이젠 직접 코와 피부로 느낄 차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월미도(月尾島)는 그 생김새가 반달의 꼬리처럼 길게 휘어졌다 하여 이름 지어진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중간 해변이 육지와 맞닿도록 메워져 섬 아닌 섬이 되어버렸다.
월미도에는 영종도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선착장 옆 해안선을 따라 깨끗하게 단장된 횟집과 전망 좋은 카페들이 즐비하다. 또 다양한 놀이시설까지 마련되어 연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가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월미도 문화의 거리를 걷다보면 다양한 즉석공연을 볼 수 있다. 연주회, 노래자랑, 전시회, 춤대회 등등 무엇이든 즉석이다. 프로든 아마추어든 상관없이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또 많은 이들이 이에 호응한다. 문화의 거리 뒤편에 자리한 아기자기한 놀이기구들은 커다란 놀이동산과는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특히 이곳의 바이킹은 무섭고 짜릿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월미도의 자랑거리는 바다. 월미도를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다. 확 트인 바다를 보면서 바닷바람을 쐬면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또한 월미도의 저녁노을은 월미도가 이방인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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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허락한다면 월미도에서 출항, 인천항 갑문, 영종도와 인천국제공항을 지나 경인에너지와 화력발전소, 영종대교를 돌아 작약도를 경유하는 1시간20분 코스의 유람선 코스모스호를 타는 것도 좋다. 선내에서는 라이브 공연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스낵 코너에서는 간단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날아다니며 배를 쫓는 갈매기들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는 것도 색다른 재미. 2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며 요금은 어른 1만2천원, 어린이 6천원. 문의 032-764-1171

신선한 횟감과 낙조가 일품인 소래포구
월미도에서 나와 남쪽으로 향하면 도시 안에 있지만 시골 분위기가 나는 소래포구가 나타난다. 최근 다리 건너 시흥 쪽에 고층 아파트와 러브호텔이 많이 생겨 아쉽지만 그래도 인천 시내에서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어촌이다.



이제 전국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관광어촌이 된 소래포구는 1930년대 후반 일제가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수인선 철도를 건설하면서 작업 인부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나룻배 1척을 둔 것이 그 시초. 이후 1960년대 초 실향민 몇 가구가 가까운 바다에서 새우를 잡아 인천, 부평, 서울 등지로 나가 팔아오다가 수인선이 완공되면서 수원, 인천 등지에서 상인들이 몰려오고 일반 소비자들이 구경 삼아 한번씩 찾으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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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과 도시가 병존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고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통통 소리를 내는 고깃배들 사이로 무수히 많은 갈매기가 날아들고 바다의 비릿한 내음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것. 때문에 요즘은 하루에도 수천 명, 주말이나 사리(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때)에는 하루에도 몇만 명이 모일 정도로 유명해졌다.
소래포구를 찾는 사람들의 즐거움 중 하나는 옛 철교를 건너는 것. 소금과 쌀을 실어 나르던 수인선은 사라졌지만 그 철교가 시흥 쪽에서 소래포구에 이르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협궤열차의 추억을 되새겨보기 위해 다리 위로 모여들고, 그래서 폭 2.5m, 길이 120m의 바다 위 철교는 늘 만원이다.
소래포구의 명물인 새우젓은 대부분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데 연간 거래 규모가 2천 톤이 넘는다고 한다. 맛난 젓갈을 한두 개 집어먹어도 누가 뭐라는 사람 하나 없을 정도로 인심도 넉넉하다.
소래포구가 주는 마지막 즐거움은 바로 철교 낙조. 철교 위로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포구 가득 붉은 빛이 드리워지는데, 마침 철교 아래로 배라도 한 척 들어오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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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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