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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6백 년 서울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느껴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주영‘자유기고가’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5.01.05 14:59:00

새해가 시작되는 1월, 우리의 전통문화 체험을 위해 북촌한옥마을을 방문하면 어떨까.
우리의 전통 가옥인 한옥 9백20여 동과 이색 박물관, 전통문화체험관 등이 있는 북촌한옥마을에서는 서울 6백 년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불교 관련 미술품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을 찾은 승환이와 엄마 박미경씨. 이곳 마당에는 신라시대 석탑과 부도들이 놓여 있다.


북촌은 경복궁 후문에서 창덕궁까지 이어지는 길 주변을 말하는데 화동, 소격동, 계동, 재동, 가회동 등을 포함한다. 북촌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한양을 종로와 청계천을 경계로 북촌과 남촌으로 나눈 데서 유래한 것. 남촌에는 주로 ‘남산골 선비’라 불리는 가난한 선비와 유생들이 살고, 북촌에는 종친이나 사대부 등 소위 잘 나가는 고관대작들이 살았다고 한다.
이곳에 집단 한옥 주거지가 조성된 것은 1930년 전후. 2000년 들어 보존가치가 있는 한옥을 되살리고 각종 전통문화 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북촌한옥마을로 재탄생했다.
현재 9백20여 동의 한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이곳은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 한나절 한옥 체험 코스로 그만인데 박물관이나 공방 등이 대부분 골목길 깊숙이 들어앉아 있어 제대로 둘러보려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한다.
초등학교 2학년생인 아들 승환이와 함께 이번 탐방에 참여한 주부 박미경씨(35)는 북촌한옥마을을 보자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며 탄성을 연발했다. 엄마와 승환이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현대사옥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북촌문화센터. 한옥을 개조해 만든 이곳에서는 북촌에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한지공예, 민화 그리기, 전통주 빚기 등 다양한 전통 강좌도 열리는데 방문객도 관람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승환이가 참여한 강좌는 민화 그리기. 처음에는 민화를 낯설어하던 승환이는 붓으로 조심스럽게 민화 본을 따라 그림을 그려보면서 표정이 제법 진지해졌다.
그 다음 방문한 곳은 근처에 자리한 한국불교미술박물관. 그곳에서 승환이의 시선을 유독 끈 것은 사천왕이었는데, 승환이는 “무섭게 생긴 사천왕은 부처님 보디가드답게 힘도 세다”는 큐레이터의 설명을 듣곤 신기한 듯 사천왕의 얼굴을 부처님 얼굴보다 더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이들 모자가 옮겨간 곳은 한국불교미술박물관과 함께 있는 연암다원. 오래된 일본식 건물로 구석구석 방이 있는 독특한 실내구조를 지닌 이곳은 가능하면 뒤쪽 정원이 보이는 곳에 앉는 것이 좋은데 커다란 창 너머 보이는 조그만 뒷동산의 평온함이 차 맛을 한결 돋워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난생 처음 차가운 매실차를 마셔본 승환이는 매실차 위에 띄워져 나온, 국화꽃을 넣어 얼린 얼음이 신기한지 숟가락으로 계속 떠보았다.
연암다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엄마와 승환이는 본격적으로 북촌한옥마을 골목길 탐험에 나섰다. 사실 북촌한옥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좁은 골목길이다. 엄마와 승환이는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시간이 정지한 듯한 곳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신기해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하늘물빛’이라는 전통 매듭 & 염색 공방이었다.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한옥을 처음 방문한다는 승환이는 처음엔 주저하며 대문 안으로 들어섰지만 마당 구석에 앉아 있던 순한 눈을 한 강아지를 보자 금세 활기를 되찾았다.
이곳에서 천연염색연구가 홍루까씨가 전통 염색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쪽빛 바다에서 나오는 쪽빛이 바로 코발트블루라는 설명에는 승환이보다 엄마가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들었다.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는 북촌한옥마을은 한나절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북촌문화센터에서 출발해 한국불교미술박물관, 언강죽장전시관을 둘러본 후 가회동 쪽으로 넘어가 작은차박물관까지 둘러보는 코스로 짜면 적당하다. 북촌한옥마을 탐방의 매력은 좁은 골목길과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이색 박물관과 공방을 만나는 것이므로 특별한 계획을 짜지 않고 천천히 거닐어보는 것도 좋은 탐방 방법이 될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북촌한옥마을에는 곳곳에 이색 박물관들이 숨어 있다. 조금은 낯설지만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실을 둘러보면 전통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한국불교미술박물관93년에 문을 연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은 불교 관련 미술품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박물관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당에 늘어선 여러 가지 석탑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신라시대의 석탑과 부도들이다. 또한 전시실에는 보물 2점을 포함한 6천여 점의 유물이 교대로 전시된다. 특히 2층 전시실에 있는 의겸등필수월관음도(1730년, 영조 6년)는 조선시대 제작된 수월관음도 중 가장 뛰어나 보물 제1204호로 지정되어 있는 작품이다. 입구에서 큐레이터에게 전시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면 불교 미술에 관한 설명을 쉽게 들려준다. 미리 홈페이지(www.buddhistmuseum.co.kr)를 통해 전시품에 대한 기본 내용들을 알고 방문하면 더욱 좋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 문의 02-766-6000
작은차박물관정독도서관 옆 오원 장승업의 집터에 새롭게 조성된 한옥에 자리한 이색 박물관. 한·중·일 3국의 전통 차와 다기 및 고미술품 5백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 후 제철에 만든 다양한 우리차를 고려시대의 청자기에 우려 마시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다. 작은 의자와 맷돌, 토기 등으로 아담하게 꾸며놓은 정원도 운치 있다. 차값을 포함해 관람료 1만원. 문의 02-737-5988
동림매듭박물관우리나라 전통 장신구인 매듭에 관한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이색 박물관. 옛 유물 및 유물 재현품, 현대적 감각에 맞게 창조된 창작품 등 다양한 매듭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에서는 매듭 보급을 위해 교육도 하고 있으므로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한번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1시간 정도면 초보자도 휴대전화줄 정도는 거뜬히 만들 수 있다. 체험비 5천원선. 문의 02-3673-2778

전통문화 체험
북촌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들이 밀집되어 있기로 유명하다.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힘든 오죽공예나 매듭공예 등 다양한 예술품을 직접 보고 만들어볼 수 있다.
북촌문화센터북촌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들르면 좋은 곳이 바로 북촌문화센터다. 북촌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촌문화센터에서는 매일 한지공예에서부터 민화 그리기, 전통주 빚기까지 여러 가지 전통문화 강좌가 열린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누구나 강좌를 관람할 수 있는데 어깨 너머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강좌는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두 차례 진행되는데 자세한 강좌 일정은 홈페이지(www.pukchon.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707-8388초등학생이라면 역사체험교실(오명숙 선생님 011-326-6335)이나 민화 그리기(최덕례 선생님 019-575-1875) 강좌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역사체험교실에서는 한복을 입혀보는 인형놀이나 떡살무늬 도장 찍기 등을 통해 전통 의복과 음식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다. 민화 그리기는 민화 본을 뜬 다음 붓으로 채색하는 것으로 아이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민화를 처음 그려본 승환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왼쪽). 하늘물빛과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을 둘러보는 승환이와 엄마 박미경씨.


하늘물빛전통 매듭과 염색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하늘물빛이라는 공방을 찾으면 된다. 쪽물이나 홍화물 들이기 등 전통 염색에 대한 지식도 얻고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손수건 한 장을 물들일 때 체험비가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은 5천원, 어른은 1만원이다. 문의 02-739-6352
언강죽장전시관대나무를 이용한 갖가지 공예품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세계에서 유일한 오죽공예 작품 전시관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윤병훈 선생(서울시 무형 문화재)이 예로부터 귀한 식물로 여기던 검은색 대나무로 만든 오죽장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단소나 팔찌 등 간단한 대나무 공예품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1만5천원. 단 참가자가 10명 이상일 때만 체험이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오죽공예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가 코스도 운영한다. 문의 02-3676-7519, 019-372-7519
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유스패밀리한국 전통 가정문화를 체험해보고 싶다면 유스패밀리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자. 한복 입기와 김치 담그기, 다도 체험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배운 후 맛있는 한식으로 식사까지 할 수 있다. 한복 입기, 예절 배우기, 붓글씨나 다도 배우기, 전통놀이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참가비가 3만원, 김치 만들기 프로그램까지 참여하면 4만5천원이다. 하루 전에 전화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문의 02-722-8543
한옥 체험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도심 속 한옥에서 하룻밤 묵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묵는 곳으로 알려진 북촌의 게스트하우스들은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한옥생활체험관 우리집아이들에게 전통 생활 체험 기회를 주고 싶다면 한옥생활 체험관인 우리집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북촌마을 산책, 북촌에 거주하는 장인들과 함께하는 전통 공예품 만들기 체험, 주인 가족과 함께하는 조촐한 가족파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온 가족이 도심 속에서 삶의 여유를 되찾고 사람 사는 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듯. 숙박비는 조식 포함해 1박에 5만원선이다. 문의 02-744-0536
서울게스트하우스전통 한옥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북촌한옥마을 내에서는 손꼽히는 한옥 민박으로 1백여 년 전에 지어진 집이지만 개량 한옥으로 새롭게 꾸며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다. 문의 02-745-0057

북촌한옥마을 문화 생생 체험

전통의 향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인 만큼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향긋한 국화차를 마실 수 있는 다원에서 한식당에 이르기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하다.
연암다원연암다원은 고종의 건강을 돌보던 어의가 살던 집으로 현재는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다원으로 개조되었다. 옛 집의 모양새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 여러 개의 작은 방으로 이루어져 아늑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문의 02-742-9999
서울에서 둘째로 잘하는 집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북촌한옥마을을 구경했다면 이 곳에서 따끈하고 달콤한 단팥죽을 한 그릇 먹어보는 게 어떨까. 건강에 좋은 한방차를 주로 판매하는 찻집인데 몸에 좋은 한약재를 넣은 맛있는 단팥죽 때문에 단팥죽집으로 더 유명해졌다. 단팥죽은 1인분에 5천원. 문의 02-734-5302
종가종가집 맛 그대로 모든 음식을 손맛으로 내는 한식당이다. 특히 20여 가지 이상 양념이 들어가는 보쌈김치가 별미. 문의 02-765-9181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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