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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특별한 영어 교육법

학원 한번 안 보내고 ‘영어 짱’ 만드는 법

미국 대학생 수준의 영어 실력 지닌 중학교 2학년 김동석군의 부모가 들려주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5.01.03 16:13:00

중학교 2학년 동석군은 2년 전 미국 학력평가시험에서 고3 수준의 학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미국 대학생 수준의 영어 회화 실력을 가진 동석군은 외국인과 3대 1 채팅을 즐긴다. 동석군의 부모를 만나 그동안 영어 학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CD롬, 워크북, 영화 비디오테이프 등으로 영어를 익힌 동석군의 특별한 영어교육법을 들어봤다.
학원 한번 안 보내고  ‘영어 짱’ 만드는 법

“영어책한번 읽어준 적 없고 영어를 쓰라고 강요한 적도 없어요. 영어 비디오나 DVD를 보라는 소리를 해본 적도 없고요.”
경기도 분당에 사는 중학교 2학년 김동석군(15)의 엄마 강혜숙씨(43)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동석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두 달간 미국으로 여름 캠프를 갔다가 영어 실력이 미국 7학년(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 수준에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2003년, 초등학교 6학년을 마친 뒤 외국인학교 우수반에 입학해 미국 학력평가시험을 치렀을 당시 미국 12학년(우리나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실력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그런데 놀라운 건 동석이가 영어 학원에 전혀 의존하지 않고 집에서 부모의 도움으로 지금의 영어 실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87년에 미국 오스틴에서 유학을 하게 된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갔어요. 그런데 우리 부부 둘 다 어려운 단어는 많이 알고 있는데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애를 많이 먹었어요. 한번은 미국에서 유명한 문구 체인점인 ‘Office Depot’를 찾아가기 위해 미국인에게 위치를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남편이 ‘오피스 데포’라고 발음을 했는데 미국인이 알아듣지 못해 몇 번이나 ‘오피스 데포’를 외쳤어요. 결국은 하는 수 없이 철자를 하나씩 나열했는데 그제야 알아들은 미국인이 ‘오우, 오피스 디포우’하는 거예요. 어찌나 쑥스럽고 당혹스러웠는지 몰라요.”
부부는 자동차 안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 ‘드라이브 인(Drive In)’ 코너를 이용할 때도 메뉴를 제대로 발음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원이 알아듣지 못해 결국 메뉴 앞에 적혀 있는 번호로 음식을 주문하는 웃지 못 할 일도 여러 번 겪었다고 한다. 영어 발음을 정확히 배우지 못하면 실생활에서 큰 불편과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달은 부부는 아이를 낳으면 발음만은 제대로 가르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하지만 동석군이 태어난 90년은 아빠 김충환씨(48)가 박사 과정에 있어 가장 힘들게 유학생활을 한 때였다고 한다. 더욱이 논문이 통과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동석군의 영어 실력에 큰 욕심을 내지 않았다고.
“동석이가 만 4세가 될 때까지 특별히 가르치는 것 없이 저와 둘이서 집에만 있었어요. 동석이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려고 집안에 한글과 그림을 그려놓기는 했죠. 동석이는 다른 한국 유학생 자녀들과 우리말로 놀았기 때문에 미국에 살았지만 한국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어요.”
동석군이 만 4세가 된 94년에 비로소 강씨는 동석군을 미국 유치원 과정(Pre-K)에 입학시켰다. ‘Pre-K’ 과정은 대개 부모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가정의 아이나, 미국의 저소득층 아이들이 입학을 하는데 무료라 육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강씨가 동석군을 여기에 보낸 것은 영어를 배우게 하겠다는 생각보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동석군이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게 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귀국 무렵까지 10개월여 동안 동석군이 Pre-K 과정에서 익힌 건 알파벳의 정확한 음가. 대문자는 알지만 소문자는 잘 모르는 상태로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매일 영어 교육용 CD롬 내용 받아쓰게 하고 매주 새로운 것으로 바꿔줘
95년 8월, 한국에 돌아온 뒤 강씨 부부는 다섯 살 동석군이 미국에서 익힌 영어 발음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당한 영어 학원을 물색했다. 그런데 몇몇 영어 학원의 교재를 직접 살펴보고, 원어민 강사와 상담을 해본 결과 마음에 드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화려하게 꾸며진 교재는 대부분 문법 위주였고, 원어민 강사들의 교육적 사명감도 썩 믿을 만하지 못했던 것. 강씨 부부는 결국 동석군을 직접 가르치기로 결심했다.

학원 한번 안 보내고  ‘영어 짱’ 만드는 법

교육용 CD롬을 이용해 마치 게임하듯 영어를 익히고 있는 김동석군.


의욕은 앞섰지만 부부는 동석군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미국에서 가져온 원어로 쓰인 책이 몇 권 안 되는데다, 동석군은 아주 기초 수준의 것도 읽지 못하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동용 비디오에만 의존해서는 제대로 교육이 될지 의심스러웠다. 궁리 끝에 동석이 아빠는 미국에서 가지고 온 CD롬을 떠올렸다.
“동석이가 Pre-K를 다닐 때 교사로부터 보통의 학습도구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사용하는데 유독 컴퓨터는 자기 혼자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려 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해결책을 모색하던 중 ‘집에서 CD롬을 미리 해보게 하면 학교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 집착을 하지 않겠지’하는 생각으로 ‘패밀리 PC’라는 소프트웨어 잡지에서 추천하는 아동용 CD롬을 구입했어요. 아이가 재밌어해서 틈틈이 구입했는데 귀국할 때 보니 40여 장이나 되더라고요.”
컴퓨터 게임이 활성화되면서 교육용 CD롬 시장이 많이 위축됐지만 동석군 가족이 미국에 있을 때만 해도 미국에서는 ‘토들러(1~3세)’ ‘프리스쿨(4~5세)’ ‘킹더가든(6~7세)’,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등으로 분류된 교육용 CD롬이 한창 개발돼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영어뿐만 아니라 도형, 숫자, 단어, 과학, 사고력 등 다양한 영역을 컴퓨터 가상현실 속에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기 때문. 미국의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인 만큼 미국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창의력, 사고력, 학습능력,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어 동석군의 부모는 교육용 CD롬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처음에 동석이에게 준 것이 ‘Bailey’s Book House (Edmark)’였어요. 알파벳과 매우 기초적인 읽기, 운율, 음성학 등을 가르쳐주는 CD롬이죠. 동석이에게 ‘Bailey’s Book House’에 나오는 문장을 하루에 10~20분 정도씩 따라 하게 했어요. CD롬에 나오는 짤막한 문장을 클릭하면 컴퓨터가 읽어주는데 동석이가 이를 듣고 따라서 말하도록 했죠. 발음을 잘 못하는 단어가 있으면 한 번 더 클릭해서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 하도록 했어요.”
‘Bailey’s Book House’를 한 달 이상 걸려 끝낸 다음에는 동석군에게 기본적인 읽기 능력을 길러주는 ‘Reader Rabbit Interactive Reading Journey 1’ CD롬을 주었다고 한다. 40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는 이 CD롬을 통해 동석군은 혼자서 두 달 동안 비교적 쉬운 단어의 철자와 발음을 깨칠 수 있었다고. 아빠는 동석군에게 영어 쓰기를 가르치기 위해 컴퓨터 화면에 나오는 CD롬 내용을 직접 노트에 적은 뒤 동석군이 매일 4페이지 분량을 그대로 베껴 쓰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석군이 힘들어해서 하루 2페이지 분량으로 줄여주었다.
동석군은 CD롬을 통해 단순히 영어 실력만 쌓은 것이 아니다. 부모는 마치 노래방에서 모니터의 가사를 보며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동석군이 CD롬으로 수학, 과학, 지리, 두뇌게임 등을 하며 놀게 했다. 동석군의 엄마 아빠가 지킨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일주일마다 동석군에게 새로운 CD롬을 제공했다는 점. 아무리 가지고 싶었던 장난감도 일주일 정도 가지고 놀면 싫증을 느끼게 되듯 아무리 재미있는 아동용 CD롬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아이가 흥미를 잃어 적당한 영어 환경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석군이 매주 하나 이상의 CD롬을 소화하다보니 미국에서 가지고 온 40여 장이 금세 동이 났다. 결국 아빠 김충환씨는 전자상가에 나가 CD롬을 새로 구입하고, 주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는 지인이 있으면 컴퓨터 잡지에서 본 CD롬 ‘타이틀’을 적어주면서 구입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요즘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교육용 CD롬을 구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해졌다고.

학원 한번 안 보내고  ‘영어 짱’ 만드는 법

김동석군 가족. 엄마 강혜숙씨와 아빠 김충환씨의 열성과 관심이 동석군의 영어 실력을 쑥 자라게 했다.


동석군이 CD롬으로 영어와 친숙해지자 부모는 귀국한 그 이듬해인 96년부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워크북’을 활용했다. 워크북은 우리나라의 문제집과 비슷한 형태로 되어 있는데 부모는 ‘School Zone’ ‘Golden Book’ 등에서 발행되는 ‘Reading’ ‘Spelling’ ‘Language Art’ ‘Math’ 등 10여 종류의 워크북을 구해 동석군이 매일 다른 책을 2~4페이지 정도씩 풀게 했다. 워크북을 활용할 때도 부모에게 원칙이 있었는데 동석군이 문제를 푼 후 정답인지 아닌지를 확인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이가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놀이를 하고 있다는 기분으로 워크북을 접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 대신에 비슷한 수준의 여러 워크북을 풀게 해서 나중에라도 아이 스스로 무엇이 틀렸는가를 깨닫고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또한 진행하고 있는 CD롬보다 낮은 수준의 워크북을 풀게 해서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동석군이 CD롬을 통해 독해 실력이 날로 향상되자 부모는 그해 가을 무렵부터 동석군의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동화책이나 과학책, 사회 관련 영어책을 꾸준히 제공했다고 한다. 그런데 영어책 구입비가 만만치 않자 부모는 수소문한 끝에 영어 동화책을 매주 발송하는 한 북클럽을 발견했고, 회원에 가입해 영어 읽기 레벨을 측정한 결과 만 여섯 살 동석군의 영어 실력은 미국 초등학교 2학년 수준으로 나왔다고. 미국에서 귀국한 후 CD롬과 워크북, 다양한 영어책으로 꾸준하게 영어 환경을 조성해준 결과 1년 만에 미국 초등학교 2학년 수준의 읽기 실력에 도달한 것이다.
그해 12월, 부모는 동석군의 영어 실력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됐다. 하루는 AFN에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는 장면을 보던 동석이가 갑자기 제 방으로 뛰어 들어가더니 동화책 한 권을 들고 나왔다. 부모는 TV에서 중간중간 책의 그림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동석군이 자신도 똑같은 책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동석군은 책을 펴 손가락으로 문장에 밑줄을 긋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가 동석군에게 “할아버지가 하는 얘기를 알아듣겠어?” 하고 묻자 동석군은 “응, 지금 이 부분을 말하고 있잖아” 하며 책의 문장을 정확히 짚어냈다고.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알파벳 대문자밖에 모르고 귀국한 아이가 영어책을 유창한 발음으로 술술 읽고, AFN을 듣고 이해하는 것을 확인한 부모는 놀라면서도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데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CD롬을 이용해 동석이 스스로 영어를 깨치게 하는 한편 워크북으로 반복과 연습을 하게 하고, 수준에 맞는 다양한 책을 지속적으로 제공한 게 유효했던 것 같아요. 동석이가 영어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AFN 아동용 프로그램을 녹화해 보여준 것도 도움이 됐고요.”
동석군의 부모는 매주 새로운 아동용 영어 비디오를 보게 한 것도 동석이의 귀를 뚫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동석이가 즐겨본 비디오로는 ‘Arthur’ ‘Clifford’ ‘Franklin’ ‘Little Bear’ ‘The Magic School Bus’ ‘Bernstein Bears’ ‘Kids Song’ ‘Barney’ 등이 있다.


하지만 동석군의 영어 실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믿는 것은 CD롬. 다만 동석군의 부모는 “아이의 수준을 생각하지 않고 CD롬의 단계를 높여가는 데 급급하면 아이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아이의 실력과 흥미 정도를 파악해 적절한 수준의 CD롬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자녀를 세심하게 관찰해 아이가 지루해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종류나 난이도가 다른 CD롬을 제공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의 영어 교육은 고약한 시어머니가 자기 취향에 맞는 옷만 잔뜩 사다가 며느리에게 주고는 그 옷을 안 입는다고 며느리를 구박하는 식이에요. 엄마는 아이 영어 공부에 조바심을 내지만 아이에게 영어가 전혀 아쉬운 존재가 아니에요. 친구와 노는 데 영어가 필요 없잖아요. 그런 아이에게 ‘영어 공부해라, 공부해라’하면 아이는 영어를 싫어하게 되죠.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말’인걸요.”
강혜숙씨는 영어를 공부로 접근하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며 즐기도록 하는 게 먼저라고 강조한다. 강혜숙씨는 동석군에게 한 번도 영어를 공부하라고 강요한 적은 없지만, 아이가 영어의 바다에 풍덩 빠질 수 있도록 많은 물을 채워주고 그 물에서 놀게 했다는 말을 한다. 하루에 최소 3시간 이상 영어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면 누구나 동석군처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영어를 익히기 위해서는 아이가 영어를 장난감 다루듯 놀면서 배워야 하고, 부모에게는 아이가 조금 못해도 눈감아줄 줄 아는 여유가 필요해요. 남들보다 뒤떨어진 것 같다고 해서 아이에게 함부로 말하며 자신감을 꺾어서는 절대 안 되죠.”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동석군은 요즘 미국의 친구들과 3대 1로 온라인 채팅하는 것을 즐긴다. 채팅은 즉각적으로 상대방의 표현에 반응해야 하는 것이라 토플 등 각종 영어 시험에서 고득점을 하고도 외국인과 1대 1 채팅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동석이의 영어 실력은 놀라운 수준. 동석이 부모는 최근 동석이에게 적용한 성공적인 영어교육법을 소개한 ‘영어 짱! 동석이의 조기유학을 능가하는 영어공부법’이란 제목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여성동아 2005년 1월 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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