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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Global Village|북유럽 3국의 생활문화 즐기기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3년째 한국에 머무는 니나 브로스타 노르웨이 대사 부인이 들려주는

■ 기획·정윤숙 기자 ■ 글·정윤숙 기자 ■ 사진·지재만 기자,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 제공

2004. 12. 10

유럽의 가장 북쪽에 자리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3국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다. 니나 브로스타 주한 노르웨이 대사 부인으로부터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집꾸밈 감각, 3국의 차이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한국에서 3년째 살고 있는 니나 브로스타 주한 노르웨이 대사 부인(55)은 국내에서 열리는 각종 패션쇼와 바자회 등에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노르웨이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현재 생활하고 있는 주한 노르웨이 대사관저도 심플하고 실용적인 북유럽 스타일로 꾸며놓았다. 응접실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색깔인 파란색과 빨간색 패브릭으로 만든 단순한 디자인의 소파와 나무 테이블, 벽난로로 꾸며져 있으며, 노르웨이에서 가져온 다양한 장식품들이 놓여 있다.
“노르웨이에는 오랫동안 사용해도 싫증나지 않는 심플하고 절제된 스타일의 가구가 많아요. 또 자연미가 느껴지는 나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북유럽식 인테리어의 특징이죠. 벽과 천장, 마루까지 온통 나무를 사용해서 꾸밀 만큼 자연적인 것을 좋아해요.”
노르웨이인들은 집을 꾸밀 때 같은 나무라도 짙은 색보다는 밝고 따뜻한 색을 선호한다고 한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화사하고 밝은 색상으로 꾸며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라고. 또 추운 날씨 때문에 어느 가정집이나 거실에 커다란 벽난로가 놓여 있는데, 온 집안에 온기를 돌게 해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냄비를 올려두고 따뜻한 수프를 끓여 차처럼 마시면서 추운 겨울을 보낸다고.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코발트 블루’ 빛깔의 장식물 많아
“겨울이 긴 노르웨이에서는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서 노르웨이 주부들 대부분이 뜨개질, 음악감상, 독서, 집안 꾸미기 등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있죠.”
브로스타 부인은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집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다.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집을 꾸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 시간이 날 때마다 페인트칠을 하고 가구, 장식품을 바꾸며 커튼 등의 패브릭을 바꿔다는 등 수시로 집안을 단장한다고.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색깔은 ‘코발트 블루’라고 불리는 짙은 파란색이에요. 노르웨이에서만 생산되는 푸른 돌에서 비롯된 거죠. 그래서 노르웨이에는 파란색을 사용한 장식물이 많아요.”
노르웨이에서는 유리 세공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데 모두 고유의 푸른빛을 띠고 있다고 한다. 또 노르웨이 국기에도 이 코발트 블루가 들어 있다고. 그가 생활하고 있는 대사관저에 유난히 푸른빛을 띠는 물건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연어 또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 노르웨이산 연어는 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을 만큼 싱싱하고 맛좋기로 유명한데 노르웨이 바닷물의 수온이 낮고 수질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자연산 연어를 잡기 힘들어 대부분 양식을 하고 있다고.
“연어는 노르웨이인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이에요.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 또는 구이 등으로 다양하게 요리해서 먹죠. 생선 외에 육류도 먹지만 쇠고기는 가격이 무척 비싸 잘 먹지 않아요.”
노르웨이인들은 아침에는 요구르트와 빵 등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점심에는 집에서 구운 호밀빵으로 만든 샌드위치를 싸 가지고 가서 직장에서 먹는다. 저녁에는 고기나 생선류를 주로 먹는데 메뉴에는 감자와 생선 요리가 빠지지 않는다고. 이외에 양고기나 돼지고기, 순록고기로 만든 요리도 즐기는데, 스웨덴이나 덴마크인들은 고기를 작은 미트볼처럼 만들어서 먹는 반면 노르웨이인들은 큼직하게 만들어 브라운소스를 뿌린 후 삶은 감자와 곁들여 먹는다고 한다.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노르웨이의 전통의상을 입은 니나 브로스타 주한 노르웨이 대사 부인. 전통의상은 결혼식 등의 축하연이나 교회에 갈 때 주로 입는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어느 가정이나 벽난로가 있으며 겨울이 되면 여기에 냄비를 올려두고 따뜻한 수프를 끓여 차처럼 마신다고.


브로스타 부인은 날씨가 춥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은 아니라고 말한다. 술 소비를 억제하려는 정부 정책으로 술값이 비싸기 때문. 전통주로는 알코올 도수가 42도로 높은 ‘아크와비트’와 감자로 만든 ‘마나폴리’가 있는데 마나폴리는 값이 비싸 쉽게 마실 수 없다고. 대부분의 노르웨이인들은 한국의 소주와 비슷한 ‘아크와비트’와 맥주, 와인 등을 즐겨 마신다고 한다.
“노르웨이인들은 다른 유럽인들에 비해 조용하고 사색적인 편이에요. 그리고 가족 중심의 생활을 하고 개인의 생활을 중시하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야외활동을 즐기고요.”
노르웨이인들은 가족이 함께 모여 자전거 하이킹을 하거나 요트나 작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다니며 여가생활을 즐긴다고 한다. 또 스키, 체조, 골프 등의 스포츠를 많이 하며 그중 스키는 국민 스포츠 중의 하나로 꼽을 만큼 인기가 높다고. 노르웨이는 피오르드(좁고 깊게 파인 협곡)가 많고 북쪽으로 가면 사계절 내내 눈이 쌓여 있어 스키 타기에 천혜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위도가 높은 북쪽에 위치한 노르웨이는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겨울이 이어진다. 이 시기에는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만 해가 있는데 그중 한겨울인 4개월 정도는 아예 햇빛을 볼 수 없다고. 때문에 햇빛이 좋은 날이면 사람들 모두 일광욕을 하면서 따사로운 햇빛을 즐긴다고 한다. 일 년에 5주 정도의 여름 휴가에 사람들이 스페인이나 동남 아시아 등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노르웨이와 인접한 국가로는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가 있어요. 유럽에서는 보통 스칸디나비아 국가 하면 노르웨이와 덴마크, 스웨덴을 떠올리는데 모두 같은 노르딕 민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죠.”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노르웨이인들은 식탁을 덮는 테이블 클로스를 중요시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 트리 등의 장식이 수놓아져 있는 테이블 클로스와 러너를 사용한다.


핀란드를 제외한 3국은 언어가 조금씩 다르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하지만 핀란드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지만 민족이 다르고 언어와 문화에 있어서 다소 차이가 난다고. 한편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인들은 기후가 비슷해서인지 다른 유럽인들에 비해 조용하고 사색적이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덴마크는 지리적으로 서유럽에 더 가깝고 기후도 따뜻해서인지 활동성이 강한 편이라고.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노르웨이에서는 은으로 만든 식기나 냅킨 홀더 등의 장식품이 많이 생산된다.


노르웨이는 여성의 지위가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브로스타 부인은 노르웨이에서는 여성이 사회적으로나 가정에서나 남성과 비교해 차별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교육열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높은 편이며, 집안일도 남편과 동등하게 나누어 한다는 것. 특히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낳는 ‘싱글머더’일 경우 3년간 육아 휴직이 주어지고 경제적인 지원도 해준다고 한다. 또한 기혼 여성의 경우 출산 전 3주와 출산 후 1년의 유급 휴가가 주어지는데, 남편과 6개월씩 나누어 쓸 수 있어 출산으로 인한 불편이나 불이익은 없다고 한다. 또 일반 회사의 이사회에서 여성의 비율이 4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정해져 있어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여성 총리 등 여성 정치가도 많다고.

노르웨이인들의 라이프스타일 & 집꾸밈 감각

① 노르웨이 특산품 중 하나인 유리 공예 제품. 노르웨이 대사관저 곳곳에 알록달록한 유리 공예품이 놓여져 있다.<br>② 코발트 블루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컬러로 노르웨이 국기에는 물론 식기나 유리 제품 등의 장식품에도 들어있다.


“아이를 낳은 후에도 여성들이 불편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육아 제도가 잘 되어 있어요. 보통 아이가 만 한 살이 되면 유아원에 보내는데 아침 7시30분부터 저녁 5시까지 그곳에서 돌봐주죠. 아이가 여섯 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곳에 맡기기 때문에 육아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거의 없어요.”
노르웨이는 교육열도 높은 편이며 교육 제도 또한 잘 갖추어져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모든 교육비가 전액 무료이며, 학생은 책값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사립학교를 다닐 경우에도 장학금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어 등록금에 대한 부담 없이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또 공부하고 싶어도 생활비가 없어 학교에 다니기 힘든 사람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생활비를 보조해준다. 이 돈은 졸업 후 직장을 다니면서 천천히 갚아 나가도 되기 때문에 누구나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물론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가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는 것은 평화로운 자연을 즐기면서 사는 여유로움 때문이 아닐까 해요. 복잡하고 외향적인 것은 꺼리고 집에서 조용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죠. 이것이 바로 서유럽과 또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북유럽 사람들의 진정한 모습이랍니다.”

-노르웨이 대사관저에서 직접 만든 전통 요리-사워크림소스 곁들인 연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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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 재료
연어 200g, 작은 감자 5개, 껍질콩 5개, 당근 ½개, 슬라이스 레몬 1개, 소금·후춧가루·파슬리가루 약간씩, 소스(사워크림 2큰술, 곱게 다진 딜·레몬즙 1큰술씩,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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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젤리 형태의 애피타이저. 젤라틴을 녹여서 모양 낸 당근과 새우, 완두 등을 섞은 다음 냉장실에 넣어 굳힌 것이다.


만드는 법
① 연어는 살만 준비해 레몬즙을 뿌리고 소금과 후춧가루, 파슬리가루를 뿌려 잰다.
② 손질한 연어를 180℃의 오븐에 넣고 20분 정도 굽는다.
③ 껍질 벗긴 감자와 껍질콩은 소금을 넣은 물에 삶아 건지고, 당근도 얇게 썰어 모양틀로 찍어낸 다음 소금물에 삶는다.
④ 분량의 재료를 골고루 섞어 소스를 만든다.
⑤ 접시에 연어구이와 감자, 껍질콩, 당근, 레몬을 돌려 담고 소스를 곁들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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