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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러운 일 겪은 후 4년 만에 연기 복귀하는 송영창

■ 글·최호열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11.30 18:24:00

지난 2000년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으며 연예계를 떠났던 송영창이 4년 만에 영화를 통해 연기에 복귀한다. 사건 후 이혼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시련을 통해 부부사랑이 더욱 굳건해졌다는 그의 근황과 연기 복귀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보았다.
불미스러운 일 겪은 후 4년 만에 연기 복귀하는 송영창

지난 2000년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며 연기활동을 중단했던 중견 탤런트 송영창(46)이 4년 만에 스크린을 통해 연예계에 복귀한다. ‘첫사랑’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 새 영화 ‘형사’(가제)에 출연할 예정인 것. 18세기 후반 가짜 돈을 만드는 범인들을 추적하는 포교들의 활약상을 그리는 이 영화에서 그는 가짜 돈을 유통시켜 나라를 어지럽히는 권세가 역할을 제의받았다.
영화사 관계자에 따르면 송영창이 93년 ‘첫사랑’에 출연한 후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된 이명세 감독이 그에게 연기 복귀를 적극 권유했다고 한다. 영화는 현재 경북 포항 보경사 입구에 짓고 있는 조선시대 장터와 홍등가, 청계천 등을 재현한 세트장이 완성되는 대로, 늦어도 내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그의 연예계 복귀 소식을 듣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여의도 KBS별관 근처의 생고기전문점을 찾았다. 건물 2층에 있는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 게시판에 가득 붙어 있는 각종 연극 포스터들이 그의 연기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했다.
저녁 7시경,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금세 헐렁한 니트에 면바지, 슬리퍼 차림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음식을 나르고, 상을 치우고,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는 분주함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영화에 출연하는 소감과 근황을 듣고 싶다고 하자 잠시 얼굴이 굳어졌고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밝혔다. “나도 영화사 측도 아직은 인터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정식으로 인터뷰할 때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던 그는 몇번을 더 찾아가자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전보다 손님이 많이 줄었어요. 주말엔 그래도 괜찮은데 주초엔 썰렁해요. 몇 달째 적자를 보고 있죠. 이 일을 시작한 지 5년째인데 지금처럼 어려운 적이 없었어요. 해보니까 장사도 연기와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잘 될 때도 있지만 힘든 때도 있거든요.”
그는 지난 4년여 동안 여행 한번 간 적이 없을 정도로 식당 일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요즘은 영화 촬영 준비로 종종 자리를 비우지만 전에는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식당을 지켰어요. 하지만 음식 재료는 지금도 제가 직접 장을 봐서 구입해요. 인건비를 아끼려는 이유도 있지만, 식당은 역시 음식 맛이 좋아야 성공한다는 생각에서예요. 음식 맛은 좋은 재료에서 나오거든요.”
앞서 11월8일 그를 만나기 위해 식당을 찾았을 때 그는 바쁘게 식당을 나서는 참이었다. 그는 “오늘이 결혼 15주년이라 모처럼 아내와 함께 외식을 하기로 했다. 밖에서 아내가 기다리고 있다”며 밝은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갔었다. 그날 아내를 위해 멋진 이벤트를 준비했었냐고 묻자 쑥스러운 듯 웃었다.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어요. 그동안 바빠서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이번에는 근사하게 외식이라도 하자고 제안한 거죠.”
과거 그 일이 있은 후 불화설, 이혼설, 아내 중병설 등 많은 소문이 돌았다. 일단 불화설과 이혼설은 사실이 아님이 확인된 셈이다. 그래서 “아내의 몸이 아프다고 하던데 다 나은 것이냐”고 묻자 빙긋 웃는다.
“아내가 아픈 적이 없어요. 성우인 아내는 나이도 있고 집안일을 하느라 전처럼 왕성하게 활동은 못하지만 지금도 가끔씩 프리랜서로 방송 일을 하고 있어요.”

불미스러운 일 겪은 후 4년 만에 연기 복귀하는 송영창

사진은 예전에 출연한 드라마 장면. 송영창은 요즘 식당을 운영하면서 영화 출연에 대비해 무술 연습을 하고 있다.


사건 후 그가 아내, 딸아이와 함께 캐나다로 갔다가 1년 만에 혼자 돌아왔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언론에선 캐나다 이민설을 보도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 가족은 캐나다에 간 적도 없어요. 아이는 지금 여기서 중학교에 다니고 있죠. 요즘 학원에 다니느라 바빠서 얼굴 볼 시간이 하루에 1~2시간밖에 안 돼요. 안쓰럽죠.”
그때 식당 안에서 그를 꼭 닮은 여자아이가 “아빠” 하며 나왔다. 그의 딸이었다. 아이가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맞추기 위해 엄마와 함께 나왔다 식당에 들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다시 카메라 앞에 선다는 게 무척 즐거운 듯했다. 그는 영화 출연을 제의받은 지난 7월 중순부터 하지원, 강동원, 안성기 등 다른 출연배우들과 함께 서울 남산에 있는 옛 서울예대 강당에서 일주일에 사흘, 하루 5시간씩 선무도와 검도 등 무술 연습을 하고 있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무술 연습은 강도가 높다고 한다. 실제 하지원이 훈련하다 무릎 부상을 당했을 정도. 그런데도 송영창은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식당에 돌아와 밤늦은 시간까지 미소를 잃지 않고 손님들을 접대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 전엔 카메라 테스트를 했어요.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니까 정말 어색하더라고요. 촬영 환경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서 정신이 없었어요.”
다른 배우들과 함께 무술 연습도 하고, 카메라 테스트도 마쳤지만 그는 아직 출연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직 최종 대본이 나오지 않아 모든 것이 유동적이라는 것. 영화사 관계자가 “송영창씨는 연기에 대한 애정이 강한데 가족들이 연기 복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게 떠올라 “가족의 반대 때문에 결심을 못하고 있는 것이냐”고 묻자 “글쎄요. 그건 아니에요” 하며 조심스럽게 부인했다.
“지금은 말 한마디 하기도 조심스러워요. 이야기를 했다 출연이 안 되면 우스워지잖아요. 또한 저 혼자만의 영화가 아니니까 다른 출연자들과 영화사의 입장도 생각해야 하고요. 모든 것이 결정되면 그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어렵게 준비하고 있는 연기 복귀라 그의 조심스러운 입장이 이해가 됐다. 한순간의 실수로 힘든 시간을 보낸 송영창.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떠올랐다.

여성동아 2004년 12월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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