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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닭집 창업해 8개월 만에 1억2천만원 모은 박명수의 창업 성공기

“직접 오토바이 타고 배달 서비스, 발로 뛰는 홍보 전략 세웠어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11.10 14:57:00

방송 생활 11년 만에 처음으로 창업에 도전한 개그맨 박명수는 여의도에 통닭집을 내 월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전체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 본업보다 부업이 더 잘된다며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그가 창업에 성공하는 노하우와 수익관리 비결을 들려주었다.
통닭집 창업해 8개월 만에 1억2천만원 모은 박명수의 창업 성공기

개그맨 박명수(34)가 통닭집을 차린 후 ‘투잡스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처음 그와 만나기로 한 날은 토요일 오후. 약속 시간을 얼마 안 남겨놓고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저 박명수입니다. 오늘은 여의도 불꽃축제 때문에 손님이 너무 많아 인터뷰하기가 어렵겠네요. 죄송한데 내일 하면 어떨까요?”
새로 시작한 부업이 잘된다는 소문이 결코 헛말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KBS 별관 뒤 먹자골목에 교촌치킨 여의도점을 낸 것은 지난 2월. 개그맨 생활 11년 만에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매장을 찾아갔을 때도 그는 주방에서 손님들에게 배달할 통닭을 포장하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주문 전화를 받으랴 정신이 없었다. 그의 가게는 오픈 8개월 만에 1천 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했다. 지난 9월 한 월간지의 조사에서 여의도 직장인이 선정한 맛있는 야식집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을 다녔어요. 연예인이랍시고 폼 재고 앉아 있다가는 문 닫기 십상이죠. 또 오픈 초기에는 함께 일하던 방송 관계자들이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 큰 도움이 됐어요.”
하지만 매장 안에는 개그맨 박명수가 운영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진 한 장 없다. 사진이나 연예인들의 사인을 걸어놓는 건 구시대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 단지 연예인임을 이용한 홍보만 믿고 시작했다간 금세 인기가 수그러질 수밖에 없으므로 맛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예인들 중 자신의 지명도만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원금도 제대로 못 건진 채 문을 닫은 사례도 적지 않다.
점포는 실평수 28평에 홀이 12평, 주방이 16평을 차지하고 홀에는 12개의 테이블이 있다. 매장으로 들어가는 현관 입구에는 목조 데크와 꽃, 작은 나무를 심은 미니정원이 갖추어져 있다. 격자무늬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가 치킨집이라기보다는 미국 뉴욕 소호가에서 볼 수 있는 카페를 연상시킨다.
그의 창업 투자비용은 3억5천만원 정도. 권리금과 보증금이 투자비용의 50%를 차지했다. 여의도는 핵심 상권이기 때문에 점포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창업 자금은 그가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10년 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돈으로 충당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땐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터진 조류독감 파동으로 수요가 격감해 한동안 고전했다. 조류독감 파동이 수그러들기 시작한 5월부터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 평균 3백만~3백50만원, 월 9천만~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기서 재료비(매출의 55%), 임대료 및 건물관리비 6백50만원, 인건비 및 기타 유지비 2천만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마진율은 20% 정도. 그가 벌어들이는 월 순수익은 1천8백만~2천만원 정도인 셈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이익이 많지 않아요. 처음 시작할 때 25% 정도의 마진율을 기대했었거든요. 그런데 조류독감 파동으로 닭값이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바람에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어요. 그래도 다른 재테크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짭짤하죠.”
그는 이곳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한푼도 손대지 않고 따로 모아두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총 수입은 1억2천만원 정도라고 한다.

통닭집 창업해 8개월 만에 1억2천만원 모은 박명수의 창업 성공기

그의 가게가 여의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야식집, 프랜차이즈 전국 매출 1위라는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업종 선정부터 입지 선정,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고도 치밀한 사전준비가 바탕이 됐다.
“지난해부터 뭔가 부업을 하나 해야겠다는 마음은 먹고 있었어요. 개그의 연장선상에서 할 수 있는 일로요.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준비 없이 함부로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개그맨이 옷장사를 하는 건 별로 화제가 되지도 않고, 손님도 오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먹는 장사를 하자고 결심했죠. 하지만 구체적인 업종은 나중에 정했어요.”
또한 그가 창업을 하게 된 데는 남을 웃기는 일이 즐겁고, 개그맨을 천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이 들어서도 즐겁게 방송 일을 하려면 안정된 수입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작용했다.
“사실 연예인 생활이란 게 그래요. 수입이 많았다가도 한푼도 없을 때가 있어요. 늘 캐스팅되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고 좀 여유 있는 노후를 즐기려면 더 늦기 전에 부업을 시작하자고 생각했죠.”
아이디어가 남다른 개그맨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답게 그는 입지를 중심으로 창업 아이템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생활터전인 여의도에서 자리를 잡아야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 쉽다는 그 나름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먼저 각 방송국과 사무실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을 둘러봤다. 또 아파트 밀집지역의 단지 내 상가도 살펴봤다. 1개월 동안 상권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 옷가게나 카페는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창업 아이템으로 먹을거리가 적당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런데 먹을거리 중에서도 포장마차도 많고 일식, 한식, 양식 등 각종 음식점과 피자, 햄버거 등 간식형 외식업종은 많은데 의외로 통닭집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그가 통닭집을 문 연 KBS 별관 뒤에는 경쟁 점포가 전혀 없었다. 운 때가 맞아서인지 지금의 자리에 상가 전세 공고도 붙어 있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점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KBS 별관 뒷편은 대표적인 여의도 먹자골목. 주변에 방송국을 오가는 사람들은 물론 사무실 밀집지역과 아파트촌이 자리하고 있어 고정인구와 유동인구가 모두 두터웠다. 또한 여러 업종이 몰려 있어 수요를 유발하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곳이었다.
특히 그가 선택한 업종인 통닭은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간식거리였다. 그가 독립점이 아닌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것은 물품 공급을 쉽게 받을 수 있고 맛의 노하우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조리기술을 전수받았다고 해도 재료의 질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이 외식업의 특성이다. 여의도에서 박명수네 치킨(손님들이 붙인 애칭)은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재료비를 아끼지 않고 투자한 덕분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어린 닭을 공급받아 몸에 좋은 콩기름에 튀겼기 때문이다.
입지와 통닭 맛 못지않게 발로 뛴 마케팅 또한 주효했다. 그는 개업 초창기에 직접 아파트 게시판에 전단지를 붙이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오토바이로 배달을 다니며 직접 아파트와 상가, 방송국을 누볐다. 때문에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주문이 밀려 한 아파트에 치킨 배달을 1시간이나 늦게 간 적이 있었어요. 너무 죄송한 마음에 직접 배달을 갔죠. 제 얼굴을 보고는 당황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시면서 여기저기 연락을 하더군요. 그래서 이웃 분들과 다함께 모여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드렸죠. 덕분에 한 동에 있는 10여 집에서 주문을 받기도 했어요.”

통닭집 창업해 8개월 만에 1억2천만원 모은 박명수의 창업 성공기

박명수는 통닭집을 운영하면서 연예인이란 지명도보다 맛으로 승부해 성공을 거두었다.


얼굴이 알려져 있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배달을 한다는 게 창피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였다.
“꽃미남 연기자도 아닌데요 뭘. 그런 일들은 개그의 소재로 활용할 수도 있어 오히려 윈윈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체면보다는 실속이 중요하죠.”
그는 방송에서도 통닭을 개그 소재로 활용하며 자신의 부업을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사기보다는 웃음을 자아낸다.

통닭집 창업 경험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구상 중
박명수는 통닭집 운영으로 돈도 벌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중한 경험을 얻는다는 점이라고 했다. 현재 그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지금까지의 창업 경험이 앞으로 제가 사업을 하는 데 밑거름 역할을 할 것 같아요.”
현재 그의 수입원은 방송 및 행사 출연료와 치킨 매장에서 나오는 수입이다. 총 수입은 월 3천만원선. 그는 수입원별로 통장을 나눠 관리하고 있다. 그래야 정확한 수입구조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출과 재테크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과 행사 출연료 수입은 주로 가족 생활비, 용돈, 매니저 등 인건비, 접대비 등으로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MMDA 통장을 이용한다. 통닭집에서 나오는 수입은 따로 MMF에 넣어두고 있다. MMF(머니마켓펀드)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연 3~4%의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목돈 굴리기에 적합하다. 신탁예금이나 정기적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현재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 돈을 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총 자산은 창업 3억5천만원, 저축액 1억2천만원을 합쳐 4억7천만원이다. 쓸데없는 돈을 쓰는 일은 죽기보다 싫어하고 명품은 자신의 돈으로 구입해본 적이 없다는 알뜰파 박명수. 하지만 그는 쓸 때 쓸 줄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돈이란 게 움켜쥔다고만 늘어나는 게 아니에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한테 인색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왜 성공과 관련된 책을 보면 밥값에 인색하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번에 되는 일은 없으며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철저히 준비한다는 개그맨 박명수. 개그맨으로 때로는 가수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가 사업가로서 어떻게 변신할지 자못 궁금하다.

여성동아 2004년 11월 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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