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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알뜰 생활 지혜

방송가의 소문난 ‘알뜰 살림꾼’ 전원주 ‘30년 짠순이 생활 노하우’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백경선 ■ 사진·정경진

입력 2004.11.10 13:51:00

화통한 웃음소리가 트레이드마크인 중견 탤런트 전원주.
30년간 무명의 시간을 보내다 뒤늦게 인기를 얻은 그는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지금도 알뜰 살림꾼으로 유명하다. 그가 들려준 알뜰 살림 노하우.
방송가의 소문난 ‘알뜰 살림꾼’ 전원주 ‘30년 짠순이 생활 노하우’

흔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들은 화려한 생활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검소하게 사는 이들도 많다. 그중에서도 서민적이며 푸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중견 탤런트 전원주(65)는 방송가에서도 알아주는 ‘짠순이’다.
72년 동아방송 성우로 활동하다 TBC 탤런트로 변신한 그는 오랜 세월 가정부나 주모 같은 단역만 맡아왔다. 그는 긴 무명 생활의 설움 때문에 스튜디오 한구석에서 수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꿋꿋하게 버티며 방송을 떠나지 않았고, 그 결과 방송 생활 30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각종 교양·오락 프로그램, CF 등에서 맹활약하는 것은 물론, 최근엔 오랜 꿈이었던 가수의 꿈까지 이루었다.
그런데 최고의 주가를 올리며 하루 평균 2~3개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그는 지금도 매니저나 코디, 운전기사 없이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해낸다. 또한 결혼 생활 40년 동안 단 한 번도 일하는 사람을 둔 적이 없다고 한다. 집안일과 방송 일을 모두 혼자 힘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땐 내가 생각해도 초라해 보일 때가 있어요. 그래도 누굴 거느리는 걸 못 해봤고, 그럴 생각도 안 해봤어요.”
그가 방송에서 입는 옷은 모두 협찬받은 것이다. 코디가 없기 때문에 직접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옷을 빌려야 하지만 그래도 돈 주고 옷을 사는 것보다는 훨씬 좋다고 한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협찬받은 거예요. 그나마 무명일 땐 협찬도 못 받았죠. 그래서 장사꾼들이 사용하는 수화를 배워서 장사꾼이라고 속여 옷을 샀어요. 장사꾼들끼리는 싸게 살 수 있거든요(웃음).”
아침 6시에 일을 나가더라도 그는 꼭 아침밥을 해서 먹는다. 남편의 아침을 챙겨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가서 사먹으면 돈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휴지를 사용할 때도 절대 그냥 사용하는 법이 없다.
“티슈는 두 장씩 붙어 있잖아요. 그걸 그냥 사용하지 않고 한 장씩 떼어서 써요. 한 장이면 충분하거든요. 립스틱을 지울 땐 한 장으로 떼어낸 것을 또다시 반으로 잘라서 사용하고요.”
그가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전기 절약. 빈 방의 불을 끄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불을 안 켠다고 한다.
“자기 집 화장실 구조야 누구나 눈 감고도 훤하잖아요. 그냥 캄캄해도 눈 한번 찔끔 감았다가 뜨면 다 보이는데 뭣하러 불을 켜요.”
그런데 그와는 달리 남편 임진호씨(69)는 불을 켜고 들어갈 뿐 아니라 불을 끄지 않고 그냥 나올 때가 많다고 한다.
“제가 남편보다 먼저 집을 나오는 날이면 남편이 또 뭘 켜놓고 나갔을까 걱정이 돼요. 몇 달 전엔 선풍기를 켜놓은 채 나갔더라고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에어컨 안 산다고 항의하는 거였어요(웃음).”

휴지 한 장도 잘라 쓰고, 화장실 갈 때도 불 안 켜
그의 집에는 에어컨이 없다. 유난히 더웠던 지난 여름도 선풍기로만 견뎠다. 이처럼 그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전자제품을 최소한으로 사용한다. 또한 날마다 청소를 하지만 청소기를 돌리는 날은 열흘에 한 번 정도. 교실 바닥 청소하듯 왔다갔다 걸레질을 하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어 좋다고 한다. 세탁기는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돌리는데 전기와 함께 물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전기 절약과 함께 그가 신경을 쓰는 게 물 절약이다.
“설거지를 할 때 수돗물을 세게 틀어놓고 한 적이 없어요. 항상 ‘졸졸졸’ 흐르게 해놓는데 그게 설거지가 더 잘 돼요. 또 세제를 사용해야 하는 것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따로 구분해서 하고, 기름기 묻은 그릇이나 프라이팬은 신문지로 한 번 닦아내고 설거지를 하면 물이 훨씬 절약돼요.”
그는 모든 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냄비나 그릇 같은 주방용품이며 옷, 가구 외에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버리려고 큰맘을 먹었다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지고 있는 게 한 두 개가 아니라고.
“워낙 집안 곳곳에 물건이 늘어놓여 있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치워도 치운 것 같지가 않아요. 친구들이 고물상 같다고 할 정도예요. 특히 안방에 있는 낡은 자개장롱 좀 바꾸라고 난리죠.”
하지만 그는 40년 된 낡은 자개장롱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시집올 때 친정어머니가 해준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화장대는 친정어머니가 쓰던 것을 물려받은 것으로 자개농보다 더 오래됐는데, 화장대 위에 있는 화장품도 동네 화장품가게에서 2만원 정도에 산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먹는 것에도 욕심이 없다. 주로 1천9백원이나 2천5백원 하는 방송국 구내식당을 이용한다.
그의 짠순이 기질을 닮았는지 두 아들도 절약 정신이 강하다고 한다. 지갑에 용돈이라고 10만원 수표를 넣어주면 한 달이 지나도 꼬깃꼬깃해진 채 그대로 있을 정도라고. 그가 오히려 아들들에게 “돈 좀 쓰라”고 말할 정도라니 모전자전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남편은 다르다고 한다.
“남편은 ‘쓰자’주의예요. 게다가 뭐든지 아낄 줄을 몰라요. 집에서 전화하면서도 휴대전화로 할 정도죠. 왜 집 전화기 놔두고 휴대전화로 하냐고 하면 전화기가 멀리 있어서 그랬다고 해요. 하하하.”
아끼고, 낭비하지 않으며 열심히 모은 돈을 꼬박꼬박 저축한 덕분에 2000년 국민포장까지 받았고, 현재 25개나 되는 통장을 가지고 있다는 그에게 “어떻게 알뜰습관을 갖게 됐냐”고 묻자 “어려운 생활을 많이 해봤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어머니가 개성에서 피난 와 무일푼으로 떡장사를 시작해 동대문시장에서 비단 장사를 하셨어요. 바쁜 어머니 대신 맏딸인 제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했는데, 가난한 살림이라 아낄 수밖에 없었죠. 그리고 방송을 하면서도 오랫동안 무명이었기 때문에 절약을 해야만 했고요. 그런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이죠.”
헛돈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 앞에서 세 번을 생각한 뒤 돈을 찾고, 백화점보다 시장을 애용한다는 그는 ‘짠순이’라는 말이 결코 부끄럽지 않다고 한다. 어떤 이는 죽을 때 싸 가지고 갈 것도 아닌데 아끼기만 하면 뭐하냐고 말하지만 그는 기력이 있을 때까지 계속 ‘짠순이’로 살 것이라고 한다. 절약은 자기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와 지구의 환경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성동아 2004년 11월 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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