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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요즘 ‘뜨는’ 남자

‘두번째 프러포즈’ 불륜 남편 김영호 10년 결혼생활 & 세딸 육아체험 첫공개

“열병처럼 찾아온 사랑보다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정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요”

■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2004. 11. 03

인기리에 방영중인 KBS 미니시리즈 ‘두번째 프러포즈’에서 아내를 버리는 비정한 남편을 연기하고 있는 김영호. 지금까지 주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던 그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감성적이고 잔잔한 연기로 이미지 변신을 했다. 그가 들려준 드라마 촬영 뒷얘기 & 실제 가족이야기.

‘두번째 프러포즈’ 불륜 남편 김영호 10년 결혼생활 & 세딸 육아체험 첫공개

한동네에서 쭉 같이 자란 아내와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결혼해 무덤덤하게 살아오던 한 남자가 서른세 살에 비로소 진짜 사랑을 찾았다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KBS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의 민석이 바로 그 주인공. 결국 열병처럼 찾아온 또 다른 사랑을 선택한 민석 역을 맡은 김영호(37)는 요즘 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잔잔한 연기의 묘미를 처음으로 알아가고 있어요.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는 많이 달랐는지 사람들이 드라마 보면서 다 저 같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배우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비난받는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그의 아내조차 드라마를 보면서 “당신한테도 그런 무서운 면이 있었나?”하고 말할 정도라고 한다. 그 역시 촬영 내내 드라마 속 주인공 민석이 되어 살다 보니 하루 종일 한숨을 내쉬는 자신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고.
“사랑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 같아요. 과연 사랑 앞에서 담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민석도 두 번째 사랑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아무 걱정 없는 평범한 남자였어요. 어려서부터 알고 지낸 여자와 결혼해 아이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풍족했죠. 남자들이 바람나면 95% 가정으로 돌아오고 반대로 여자는 95% 집을 나간다고 하는데 민석이는 그 반대예요. 지금 제가 민석을 연기하고는 있지만, 열병처럼 찾아온 사랑보다는 가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대 배우인 오연수, 허영란과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는 아내로 등장하는 오연수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사람’, 두 번째 사랑인 허영란은 ‘정말 친절한 사람’이라고 평한다. 그는 상대 배우 복이 많다고 말하면서 “아름다운 여배우들과 연기하는 데 힘들 게 뭐가 있겠어요. 마냥 즐겁죠”라고 너스레를 떤다.
‘두번째 프러포즈’ 불륜 남편 김영호 10년 결혼생활 & 세딸 육아체험 첫공개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가수가 됐을 거라고 말하는 그는 드라마에서도 상당한 노래 실력을 뽐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숨겨진 노래실력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가수가 됐을 거라고 말하는 그는 극중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스태프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실제 그는 90년도에 ‘강변가요제’에서 ‘눈먼 사랑’이라는 노래로 본선까지 오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인연으로 한 극단의 무대음악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결국 음악이 아닌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영어로 문자메시지 주고받는 아내와 평소 대화 많이 나눠
“원래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가수가 되려고 했어요. 요즘도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요. 물론 지금은 연기에만 몰두할 생각이지만 언젠가는 저의 노래 부르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 팬들은 연기하는 모습보다 노래하는 모습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는 묵묵히 지켜보고 격려해주는 팬들이 고마워 언젠가는 그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노래를 선물할 계획이라고 한다. 빠르면 내년쯤 그가 자주 가는 바에서 팬클럽 ‘가을바다’의 회원들을 초청해 미니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지난 95년에 결혼해 슬하에 딸 셋을 두고 있는 그는 큰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한다. 일을 마치면 곧장 집에 들어가고 술·담배를 즐기지 않는다는 그는 스스로를 ‘모범적인 가장’이라고 말한 뒤 쑥스러운 듯 웃었다.

‘두번째 프러포즈’ 불륜 남편 김영호 10년 결혼생활 & 세딸 육아체험 첫공개

“사람들과 어울려서 노는 걸 싫어하는 남자가 어디 있나요? 저도 물론 좋아하죠. 그렇지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정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애교 많은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이 저만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일찍 들어가야죠(웃음).”
그는 아내 최수인씨(32)를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사람, 밝고 명랑한 사람, 애교가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두 사람은 같은 극단에서 뮤지컬 배우로 처음 만나 오랜 기간동안 좋은 선후배로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1년간 본격적으로 사귄 뒤 결혼에 골인했다. 그의 아내는 서울예대 연극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을 정도로 한때 촉망 받는 배우였다고. 결혼 후에는 배우 활동을 접고 전업주부가 됐다.
결혼 전보다 결혼 후 연애편지를 더 많이 쓴다는 그는 요즘도 아내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선물도 자주 건넨다고 한다. “결혼 초에 하도 많은 얘기를 나눠서 이제는 할 얘기가 없을 정도”라며 농담을 하는 그는 평소 아내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
그는 결혼 초 중대한 결단의 순간을 맞게 되었는데, 그때 아내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진솔한 얘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해온 연기에 회의를 느끼고 그만두겠다고 결심을 한 것. 뭐든 하나를 시작하면 확실한 성과물을 냈던 그가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어떤 변화나 발전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누군가가 저에게 배우로서의 재능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참 많이 고민했죠. 아내에게 그 얘기를 하니까, 아내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더군요. 그러면서 제가 결혼 전 아내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해줬어요. ‘배우는 인물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 인물이 되는 것이다’라고요. 저를 보고 ‘감각 있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띄우더니 마지막으로 자기를 믿고 다시 시작하라고 하더군요.”

아이들 정서교육 위해 창작동화 만들어 들려주는 다정한 아빠
아내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는 그는 그후 본격적으로 연기연습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하루 중 18시간 이상을 연기연습에 투자했을 정도였다고.
촬영 때문에 바쁜 그는 아내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편지를 대신한다고 한다.
“요즘 아내가 영어로 문자메시지를 보내요. 제가 영어를 못해서 아내에게 영어공부를 해보라고 권했는데, 재미있어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메시지를 보내요. 물론 밥은 먹었냐, 피곤하지 않냐 등 간단한 영어예요. 저는 답신으로 ‘오케이, 고마워, 잘자’ 등 짧게 보내요. 힘들게 촬영하다가도 아내한테 받은 문자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다시 일할 맛이 나요.”
집에서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교재가 있다고 한다. 그가 직접 만든 창작동화가 바로 그것. 아이들에게 직설적으로 말하기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서 쉽게 이해시킨다는 그는 얼마 전 “싫어”라는 말을 자주하는 큰딸을 위해 ‘득도(得道)한 스님’이야기를 해줬다며 기자에게도 동화의 줄거리를 들려주었다.
“도(道)를 쌓기 위해 참선을 하던 스님이 득도가 뜻대로 되지 않자 주지스님에게 ‘득도하는 법’을 물었고 주지스님은 ‘득도를 하려거든 네가 싫다고 말하는 것을 행하라’하고 말했어요. 그때부터 도를 닦던 스님이 평소 자신이 싫어하던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게 됐고, 그러자 주위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면서 자연스럽게 득도를 하게 됐다는 내용이에요. 이 얘기를 들려준 뒤 아이에게 ‘싫다고만 말하지 말고 네가 싫은 걸 실천해봐. 그러면 엄마와 동생들이 너를 얼마나 좋아하겠니?’ 하고 말했더니 아이가 한참 생각에 잠긴 후 ‘알겠어요’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두번째 프러포즈’ 불륜 남편 김영호 10년 결혼생활 & 세딸 육아체험 첫공개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이종격투기와 택견에 도전할 계획이라는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헤비급 복싱 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상당한 운동신경과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과시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 촬영이 끝난 뒤에는 이종격투기와 택견에 도전해볼 계획이라는 그는 ‘운동 마니아’라 할 정도로 헬스와 사이클, 달리기, 수영 등 못하는 운동이 없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아마추어 헤비급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는 그는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무술실력과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과시했다. 특히 SBS ‘야인시대’에서 깡패 이정재 역을 맡아 화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고, 최근 개봉한 영화 ‘돌려차기’에서는 태권도 사범을 연기했다. 가수 왁스의 4집 앨범 뮤직비디오에서는 이종격투기 선수로 나와 인기를 얻었다.
그는 얼굴에 스킨이나 로션 한번 바르지 않을 정도로 피부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피부가 안좋아졌다는 소리를 부쩍 자주 듣는다며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피부관리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한다. 친분이 있는 성형외과 의사의 권유에 따라 얼굴에 생긴 점도 뺄 계획이라고.
“요즘에는 ‘몸짱’, ‘얼짱’ 배우들이 많잖아요. 젊은 배우들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관리를 안 해서인지, TV 화면으로 제 모습을 보니까 얼굴이 상했더라고요.”
최근 몇 년간 휴식기간 없이 계속 일에만 매달려 온 터라 몸도 마음도 지쳤다는 그는 휴식을 하는 동안 여행을 다닐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가족여행이 쉽지 않아 혼자 배낭여행을 하는 걸 좋아한다고. 이동시간이 비교적 짧은 동남아시아를 자주 다니는데, 같이 못가는 가족들에게 보여주려고 캠코더로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연기공부도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는 그는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다고 말한다.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한 배우 김영호. 그의 얼굴에 번진 행복한 미소는 사랑하는 가족과 일에 대한 성취감에서 오는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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