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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음악회’ 새 진행자로 발탁돼 시선 끄는 아나운서 김경란

■ 기획·구미화 기자 ■ 글·백경선‘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10.11 10:45:00

미국 연수를 떠난 황수경 아나운서의 뒤를 이어 김경란 아나운서가 ‘열린 음악회’ 진행자로 나섰다.
입사 4년 차에 불과한데다 혼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적이 없는 그가 KBS 간판 프로그램인 ‘열린 음악회’ 진행자로 발탁된 건 파격적인 일. 갑작스레 시청자들의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된 김경란 아나운서를 만났다.
‘열린 음악회’ 새 진행자로 발탁돼 시선 끄는 아나운서 김경란

KBS‘열린 음악회’ 진행자였던 황수경 아나운서가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방송사 안팎에서는 과연 ‘열린 음악회’의 새로운 진행자로 누가 발탁될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열린 음악회’는 황수경 아나운서 외에도 유정아, 장은영, 황현정 등 내로라하는 스타 아나운서들이 바통을 이어받았기 때문. 그런데 그 자리를 김경란 아나운서(27)가 차지했다. 2001년 입사한 김 아나운서는 ‘뉴스라인’ ‘쇼! 파워 비디오’ ‘뉴스광장’ ‘TV, 책을 말하다’ 등 뉴스와 교양, 오락 프로그램을 두루 진행해왔다. 그러나 그가 단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 입사 4년 차의 그가 KBS 간판 프로인 ‘열린 음악회’ 새 진행자로 발탁되자 방송가에선 그를 ‘아나운서계의 신데렐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비가 온 뒤라 하늘이 유난히 맑고 깨끗했던 날 여의도 KBS 본관에서 김경란 아나운서를 만났다. 첫인사로 전날 ‘열린 음악회’를 보았다고 하자 그는 “왜 보셨어요?” 하며 부끄러워한다.
“‘열린 음악회’가 방송되는 다음날인 월요일엔 정말 회사에 나오고 싶지 않아요(웃음).”
지난 8월24일 일산 호수공원에서 있었던 ‘열린 음악회’ 첫 녹화를 앞두고 그는 부담감 때문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마치 대입 시험을 앞둔 수험생처럼 대본이 닳도록 외우고 또 외우면서도 제발 실수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고 한다.
“녹화를 앞두고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어요.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야외 녹화는 생전 처음이었거든요. 녹화에 들어가서는 카메라가 어디에 있는지도 안 보이고, 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에 제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정말 어떻게 진행을 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뉴스를 보면서 막연하게 아나운서를 동경했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한 것은 아니다. 이화여대 철학과 4학년 여름방학 때 부산 MBC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했다가 덜컥 합격한 그는 “아무래도 아나운서가 될 운명이었는지 일이 잘 풀렸다”며 웃는다. 그는 부산 MBC에서 1년간 근무한 뒤 2001년 KBS에 입사했다. 부산 MBC에 근무할 당시 보도국에서 혹독한 앵커 훈련을 받고, 퇴근 후 하루 2시간씩 뉴스 원고 읽는 연습을 하며 아나운서로서의 기본기를 닦았던 그는 KBS에 입사한 뒤에도 또렷한 발음 실력을 인정받아 곧 ‘뉴스라인’ 메인 앵커로 발탁됐다.

아침 뉴스 진행 위해 매일 새벽 2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
‘뉴스라인’과 ‘TV, 책을 말하다’를 거쳐 ‘뉴스광장’ ‘토요영화탐험’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이번에 황수경 아나운서의 후임으로 ‘열린 음악회’와 ‘스펀지’까지 맡아 부쩍 바빠졌다. 매일 오전 6시부터 방송되는 ‘뉴스광장’을 위해 새벽 2시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그는 오전 11시30분이면 정규 근무 시간이 끝나지만 나머지 3개 프로그램 녹화가 있는 날엔 밤 9시를 넘어서야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더욱이 ‘열린 음악회’는 지방에서 녹화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쉴 틈이 없게 됐다.
“잠은 틈틈이 자요. 보통 사람들처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한꺼번에 잘 수가 없으니까 시간 나는 대로 조금씩 자두죠.”
남들과 다른 생활 패턴 때문에 그를 만나려면 직장에 다니는 친구들은 휴가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해서 만나도 점심을 함께 먹는 게 고작이라고.

‘열린 음악회’ 새 진행자로 발탁돼 시선 끄는 아나운서 김경란

김경란 아나운서는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빛내고 싶다고 한다.


“제 궁극적인 꿈은 행복한 가정을 꾸려 알콩달콩 사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예전엔 꼭 서른 살이 되기 전에 결혼하려고 했는데, 그게 좀 어렵게 됐네요. 그러려면 지금쯤 만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없거든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모두 여자 학교를 다녀서 가끔 만나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남자 친구도 없어요.”
남자 친구가 없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는 그에게 어떤 남자를 만나고 싶은지 살짝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직업의 특성상 생활이 불규칙하고,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이 넓고 자상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의리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요. 전 남자건 여자건, 의리와 신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김 아나운서는 ‘뉴스라인’ ‘쇼! 파워 비디오’ ‘TV, 책을 말하다’ 등 뉴스와 오락, 교양 프로그램을 두루 거쳐 ‘멀티 아나운서’로 통한다. 하지만 그는 ‘멀티’가 좋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전 오락 프로가 편하고 잘 맞는 것 같은데, 교양 프로그램을 자꾸 맡게 돼서 한동안 확실한 자기 색깔을 몰라 고민을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자신이 맡고 싶은 프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프로를 진행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런 점에서 ‘열린 음악회’를 맡은 그는 각오가 남다르다.
평소 내숭을 떨지 못해 방송 중에도 상황에 따라 잇몸을 훤히 드러내며 함박웃음을 짓곤 하는 김경란 아나운서.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가식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프로를 빛내고 싶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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