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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잃고 예술을 얻은 반 고흐의 열정

■ 글·이주헌 ‘미술평론가’

입력 2004.10.04 14:26:00

귀를 잃고 예술을 얻은 반 고흐의 열정

반 고흐(1853~1890),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 1889, 캔버스에 유채, 51×45cm, 시카고, 리 B 블록 컬렉션


‘해바라기’로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는 자화상을 많이 그렸습니다. 지금껏 남아 있는 반 고흐의 자화상은 모두 35점이지요. 반 고흐가 자화상을 많이 그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돈이 없어 모델을 구하기 어려워서였습니다. 결국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지요. ‘귀에 붕대를 한 자화상’은 반 고흐가 아주 슬픈 일을 겪고 난 뒤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반 고흐에게는 고갱이라는 화가 친구가 있었습니다. 반 고흐는 고갱을 무척 좋아했지만 두 사람은 성격이 맞지 않아 늘 티격태격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갱이 더 이상 반 고흐와 같이 지낼 수 없다며 그동안 함께 쓰던 아틀리에(미술가의 작업장)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너무 화가 난 반 고흐는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고 말았지요. 친구도 떠나버리고 한쪽 귀마저 잃어버린 반 고흐. 돌아볼수록 스스로가 처량했겠지요. 하지만 반 고흐는 그런 처량한 모습도 숨김없이 화폭에 담았습니다. 화가는 진실을 그리는 사람인 까닭에 자화상조차 실제보다 멋있게 꾸며 그릴 수는 없었던 거지요. 하지만 그런 슬픔 속에서도 화가는 다시금 창작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어떤 순간에도 그림을 포기하는 법이 없답니다. 배경의 붉은색이 그 뜨거운 열정을 잘 말해주고 있지요.
한 가지 더∼
화가가 자신을 모델로 그린 그림을 자화상이라고 합니다. 자화상은 옛날부터 나타난 초상화의 한 형식이지만, 서양의 경우 르네상스 이전에는 많이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화가들 대부분이 주문을 받고 그림을 그려 생계를 유지했는데, 아무도 사지 않을 자신의 모습을 그릴 수는 없었던 거지요. 하지만 예술가가 천재 대접을 받기 시작한 15~16세기부터는 자화상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이 그려지고 팔리기도 합니다. 서양에서 근대적 자화상의 시조로 꼽히는 이는 16세기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입니다.

여성동아 2004년 10월 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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