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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장기 공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주연 맡아 주목받는 조서연

■ 기획·김동희 ■ 글·장옥경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4.09.10 17:11:00

94년 5월 초연 이래 10년간 장기 공연 중인 인기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지난 6월 말부터 새로운 출연진으로 공연 중인 ‘지하철 1호선’에서 여주인공 ‘선녀’역을 맡고 있는 배우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조서연이다.
영화배우 조승우의 누나라는 꼬리표를 떼고 드라마틱한 여주인공으로 우뚝 서고 싶다는 그를 만났다.
10년 장기 공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주연 맡아 주목받는 조서연

백두산에서 풋사랑을 나눈 한국남자 ‘제비’를 찾아 서울로 온 연변처녀 ‘선녀’가 하루 동안 지하철 1호선과 그 주변에서 만나게 되는 서울 사람들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 ‘지하철 1호선’. 올해로 10년째 공연 중인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이는 바로 조서연(28)이다.
‘제비’가 건네준 주소와 사진을 들고 사랑하는 남자를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에 부풀어 서울역에 도착한 연변처녀 ‘선녀’. 하지만 그의 기대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청량리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쫓겨 무표정하고, 요란한 광고투성이인 서울의 모습은 온통 낯설기만 하다. 게다가 유명한 무용수라며 ‘제비’가 건네준 주소 청량리 588은 그의 번드르르한 설명과는 달리 사창가임이 밝혀진다.
‘지하철 1호선’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극이 재미있어 10년간 장기 공연중임에도 관객이 꾸준히 들고 한번 본 사람이 또 보는 경우도 많다고.
계원예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그가 뮤지컬에 처음 출연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인 98년. 그는 윤도현, 최정원 등이 출연한 ‘하드록 카페’에서 윤도현의 상대역을 맡았다. 운 좋게 여주인공 역할을 맡아 세상을 다 얻은 듯했지만, 사람 대하는 게 서툴러 오해도 사고 마음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공연 막바지엔 성대결절로 “당장 쉬라”는 의사의 권고까지 받았다고.
“그 뒤 3년을 쉬었어요. 가수가 뮤지컬에 출연하면 좋은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고 먼저 가수가 되려고 음반 준비를 했죠. 하지만 의도가 순수하지 못해서인지 음반을 거의 다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좌절됐어요.”
그 후 심기일전한 그는 2001년 가족 뮤지컬 ‘둘리’에 출연하여 뮤지컬 무대로 돌아왔는데 이번엔 동생으로 인해 구설수에 올랐다. 그의 동생은 ‘춘향뎐’ ‘와니와 준하’ ‘클래식’ 등에 출연한 영화배우 조승우.
“그때 오디션 지원서를 승우가 써냈어요. ‘누나,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뮤지컬에 열중해봐’ 하면서요. 마침 그때 승우는 에이콤에서 제작한 ‘명성황후’에서 고종으로 출연하고 있었는데, ‘둘리’도 에이콤에서 제작한 작품이었어요.”
그 바람에 그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으면서도 ‘동생 후광을 입었다’는 주변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그는 동생의 유명세 때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지만, 넘고 가야 할 산이라고 생각했다고.
그 후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의 뮤지컬에 잇달아 출연한 그는 차츰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극중 배역에 무섭게 몰입하는 동생의 연기 열정에 자극받아
그가 ‘지하철 1호선’에 거는 열정과 기대는 남다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을 거쳐 간 배우들은 잘 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 94년 초연 때 출연한 설경구와 방은진은 현재 스크린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나윤선 역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재즈가수로 사랑받고 있는 것. 2001년엔 동생 조승우도 ‘제비’역으로 출연했다.

10년 장기 공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서 주연 맡아 주목받는 조서연

첫작품으로 주목받은 후 3년간의 방황기를 보냈다는 조서연.


그는 자신 또한 ‘지하철 1호선’을 통해 대한민국의 굵직한 배우로 성장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창녀인 ‘걸레’가 자살하고 난 후 ‘선녀’가 깨달음을 얻고 마지막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꿈을 꿔야 해. 행복을 꿈꿔요. 너에게 찾아올거야’ 라는 가사인데 그 메시지는 부메랑이 되어 제게로 돌아오죠.”
학교에 다닐 때는 조승우가 조서연의 동생으로 불렸는데, 지금은 자신이 조승우 누나로 불리는 상황이 됐다는 그. 무슨 일을 해도 항상 동생과 비교되는 현실이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동생이 더 유명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한다.
“자존심 센 사내아이가 누나 그늘에 가려 누구누구 동생으로만 불린다면 얼마나 스트레스가 크겠어요. 동생이 잘되어서 좋아요. 하지만 앞으로는 조승우의 누나보다 조서연이라는 배우로 봐주었으면 좋겠어요. 마음을 열고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면 저도 꽤 괜찮은 배우거든요.”
한 역할을 맡으면 그 역에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 방에 처박혀 나오지 않고 모자란다 싶으면 언제라도 전문가를 찾아가 지도를 받는 동생의 연기 열정을 보면서 수시로 자극을 받는다는 조서연. ‘지킬 앤 하이드’의 루시나 ‘드라큘라’의 로레인처럼 강렬하고 인상적인 연기를 해보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9월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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