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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Global Village|남미 생활문화 즐기기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 글·조득진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중남미문화원

입력 2004.08.11 17:02:00

제니퍼 로페즈, 리키 마틴 등의 스타들을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남미에 대한 이미지는 섹시함이다. 그러나 겉모습과 달리 남미 사람들은 물건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검소함을 가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10년 넘게 살다 온 주부 모델 이주리로부터 그들의 생활문화에 관해 들어보았다.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카페라떼’ ‘청정원 햇살간장’ 등의 CF로 낯익은 모델 이주리(34). CF 외에도 각종 잡지 화보에서 세련된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그는 학창시절을 남미에서 보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가족이 모두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서 아르헨티나의 벨그라노대학을 졸업하고 94년 한국에 돌아와 모델 활동을 시작한 것.
그는 올해 초 한 달간 아르헨티나에 다녀왔다고 한다. 아직 그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동생을 만날 겸해서 10년 만에 방문했다고.

검소한 아르헨티나인과 즉흥적인 브라질인집안일은 두 나라 모두 부부가 반씩 분담
남미에서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나라는 축구의 황제 마라도나와 펠레, 호나우도를 배출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다. 3년간 브라질에서 살기도 했던 그는 “두 나라 사람들은 모든 게 너무도 다르다”고 말한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답답하다 싶을 만큼 옛것을 고집해요. 지금은 경제사정이 좋지 않지만 과거 찬란했던 자신들의 역사를 지키려는 자존심이 아주 강하죠. 물건도 잘 안 버려요. 그래서 중고물품 매장이 많죠. 이사를 하거나 필요 없는 것을 처분하고 싶을 때 집 밖에 ‘가구 팝니다’ 하고 써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들러 흥정을 하곤 해요.”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남미는 축제가 많기로 유명하다. 축제나 의식에서 사용된 다양한 모양의 가면들.


아르헨티나에서는 1백년이 넘은 건물도 새 건물에 속한다고 한다. 튼튼한 구조와 고풍스러움 때문에 건물을 쉽게 철거하지 않는 다고. 물건을 고를 때도 대를 물려 사용할 것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고 한다.
“우리는 집을 옮기거나 신혼집을 꾸밀 때 도배는 사흘 전, 가구는 이틀 전, 가전제품은 하루 전에 들여놓는 식으로 해서 사흘 정도면 끝나잖아요. 하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서너 달은 걸려요. 살면서 하나하나 꼼꼼히 살핀 후 구입하거든요.”
반면 브라질 사람들은 지극히 본능적이고 즉흥적이라고 한다. 비록 내일 어려움이 찾아 올지라도 오늘 즐길거리가 있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쏟아붓는다고.
“그래서 브라질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찾아보기 힘든 활기가 있어요.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고집과 자존심이 세다면 브라질 사람들은 순박하고 명랑한 편이죠.”
가정에서 부부의 역할은 두 나라 모두 합리적이라고 한다. 좀 각박해 보일 수 있지만 자신이 마실 커피는 스스로 타서 마시고, 집안일도 거의 같은 비중으로 나눠 한다는 것.
“여자의 입김이 센 편이에요. 아내에게 쥐어사는 남자들이 많다고 할까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맺고 끊는 것도 확실해서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해요.”
남미 여성들의 패션 코드는 ‘건강한 섹시함’이라고 한다. 남미를 떠나던 10년 전에도 그랬는데 올해 초 다시 찾았을 때도 변함이 없었다고.
“남미 여성들은 청순함을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는 답답함 정도로 여기죠. 그래서 동양 여성들의 주저하는 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해요. 화장과 옷차림 모두 섹시한데 그들의 건강한 구릿빛 피부에 잘 어울려요. 남미가 원산지인 패치워크나 그릇, 인형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색조에 민감하고, 강렬한지 알 수 있죠.”
한편, 성당이나 학교, 식사모임 자리 등에서는 단정한 옷차림을 하는 현명함도 가지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남미 문화의 특징은 강렬함. 태양신을 섬겼던 그들의 작품에는 선명한 색채와 독특한 디자인이 담겨 있다.


남미 사람들은 어떤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을까. 그는 그들이야말로 오래전부터 웰빙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고 말한다.
“아르헨티나만 해도 허브를 키우지 않는 집이 없어요. 음식에 넣는 것은 물론 감기 기운이 있거나 머리가 아프면 베란다나 정원에서 기르고 있는 허브잎을 따다가 끓여서 차로 마시죠.”
남미는 쇠고기와 양고기를 음식의 주재료로 쓰기 때문에 비만인 사람들이 많은 편. 그러나 비만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그곳 사람들은 요리를 할 때 올리브오일을 많이 써요. 또 성인이 되면 설탕을 거의 입에 대지 않고요. 그런 식습관 덕분에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커피와 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즐겨 동맥경화 등 심장이나 혈관계 질병을 앓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한다. 식사 때마다 적당히 즐기는 와인 때문이라고.
“식사에 곁들여 사람들과 웃고 떠들면서 취하지 않을 정도로 즐겨요. 적당한 와인 섭취가 혈액순환을 돕고, 또 몸속의 노폐물을 배출시켜준다고 하더군요.”
그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의 쇠고기는 육질과 맛 모두 훌륭하다고 한다. 한국에 온 이후 아르헨티나가 그리울 때마다 ‘아사도’라고 하는 바비큐 요리를 해 먹곤 했는데,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사용해 만들어도 제 맛이 안난다고.
“고기의 육질 차이 때문인 것 같아요. 그곳에서는 입안에서 녹는다는 표현이 정말 딱 맞을 정도로 고기 맛이 좋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처럼 양념에 재거나 버무리지 않고 고기 자체를 즐기죠.”
그는 남미로 여행을 가면 최소한 2주 정도는 머물러야 한다고 말한다. 워낙 넓기도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봐야 그들의 생활문화가 보인다는 것. 그는 아르헨티나의 노천카페와 다양한 먹을거리, 브라질의 삼바축제를 추천했다.

“아르헨티나는 노천카페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곳에 앉아 에스프레소나 칵테일을 마시고 있노라면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죠. 아르헨티나는 기후변화가 아주 심한 편인데 그래서 더욱 ‘멜랑커리한’ 기분에 빠져들어요. 또 아르헨티나는 요리천국으로 이것저것 맛보아야 할 음식이 참 많아요. 그중에서도 저녁 때 노천레스토랑에서 파는 ‘아사도’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도 가장 생각나는 음식이었거든요.”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이주리가 찾은 곳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 이곳에는 1천5백여 점의 중남미 문화유산이 전시되어 있다.


남미에는 축제가 많기로 유명한데 그중 태양신을 숭배했던 잉카문명을 재현하기 위해 매년 6월24일 열리는 페루의 ‘태양제’와 매년 1월에 나흘간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이 볼거리가 많다고.
“삼바축제는 정말 화려하고 열정적이에요. 삼바축제 퍼레이드 출전을 위해 일년 내내 춤을 배우며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수십만명이라고 하니 그 열기가 대단하죠. 몇날 며칠을 춤추고 마시고 노는데 다소 광란적인 면도 있어요.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일어나니까 길거리에 나가 그들의 대열에 합류하는 것도 자제해야 해요.”
그래서 그는 축제시기에 여행을 하되 호텔방이나 큰 건물의 창가에서 퍼레이드를 감상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혹시라도 남미에 가면 많이 웃으세요. 제가 그곳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동양인들은 무표정해 감정이 없는 사람들같다는 말이었어요. 그곳 사람들은 늘 미소를 머금고 있거든요. 괜히 ‘내게 마음이 있나?’ 하며 오해하거나 경계하지 말고요(웃음).”

아르헨티나 교포 출신 주부 모델 이주리가 들려주는 남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 생활감각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라고 불리는데, 과거 라틴민족 국가의 지배를 받아 라틴적인 전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남아메리카 대륙의 과테말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온두라스, 우루과이, 자메이카, 페루 등 33개 독립국과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의 식민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지역의 나라들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브라질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가톨릭을 믿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광범위한 인종적 혼혈로 이루어졌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나라는 다음 6개국 정도다.



●베네수엘라 석유 유전이 많아 한때 남미 최고의 부자 나라였다. 미인이 많기로 유명하며 대회 준비를 위한 미인학교까지 있다고 한다.
●브라질 커피와 축구, 삼바와 리오 카니발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 유럽 이주민이 많아 유럽식 문화가 느껴지는 곳.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세계적 미항으로 꼽힌다.
●칠레 남미 태평양 연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 장미와 와인으로 유명하다.
●콜롬비아 남미에서 유일하게 한국전쟁에 참여한 국가. 한국과 무비자협정을 맺어 3개월간 무비자 관광이 가능하다.
●쿠바 헤밍웨이 소설 ‘노인과 바다’의 무대. 쿠바산 럼주와 시가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중세부터 전해오는 유적과 대서양 연안의 휴양지로 유명하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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