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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제가 힘들 때 함께 아파하고 울어준 남편, 밝게 자라는 7살 아들과 정말 예쁘게 살고 싶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장소협찬·Look&Youth ■ 의상협찬·웅가로 제이로즈코 ■ 소품협찬·실버풀 ■ 코디네이터·김두영

입력 2004.08.02 16:56:00

지난해 파경의 아픔을 겪은 김혜선이 최근 네 살 연상의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했다. 남편의 자상하고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는 그가 본지에만 털어놓은 재혼 풀스토리 & 요즘 생활.
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탤런트 김혜선(35)이 최근 비밀리에 재혼했다. 지난 7월13일 오후 6시 서울 신라호텔에서 양가 가족과 친지 50여 명만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린 것. 그는 이날 하객들의 명단을 일일이 확인하고, 담당 사진사 외에는 사진 촬영을 못하게 하는 등 보안 유지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 사실이 이틀 만에 알려진 후 본지 인터뷰에만 응한 그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서…. 시집에서도 조용하게 치렀으면 하고 바라셨어요. 그래서 지금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 ‘왕꽃선녀님’ 제작진이나 친한 연예인들에게도 알리지 않았어요. 현경이(오현경·단국대 연극영화과 동기)는 연예계를 떠난 사람이라 초대했고요. 무엇보다 당시 아이 양육권을 놓고 전남편과 소송중이었기 때문에 혹시라도 결혼 사실이 알려지면 재판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마음이 쓰여 비밀에 부치려고 했어요.”
김혜선의 남편 이씨는 건축·임대업을 하는 집안의 3남매 중 막내로, 177cm의 훤칠한 키에 평범한 외모를 지닌 네 살 연상의 사업가라고 한다. 이번 결혼이 초혼인 이씨는 현재 메디컬 사업을 하고 있는데,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사업을 일궈냈을 만큼 생활력과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또한 “자상하고 사려 깊은 심성을 지녔다”고 그는 말했다.
이미 한번의 아픔이 있는 그가 새롭게 가정을 꾸리기까지는 많은 고민과 용기가 필요했을 터. 그는 무엇보다 자신뿐 아니라 아이에게 극진한 애정을 쏟는 이씨의 마음 씀씀이에 반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은 제 일을 존중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에요. 저뿐 아니라 친정식구들에게도 잘하고요. 특히 아이를 끔찍이 아껴요. 결혼 전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집에 와서 아이와 놀아주고, 살갑게 보살펴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친아빠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래서인지 올해 일곱 살인 아이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남편을 ‘아빠’라고 부르며 따르더군요. 남편 역시 아이를 ‘우리 아들’ 하고 부르고요. 아이를 위해 따뜻하고 좋은 가정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슴에 담고 있었지만 남편이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아마 결혼하지 않았을 거예요. 저의 행복과 아이의 불행을 맞바꿀 만큼 파렴치한 엄마는 못되거든요.”

첫 만남 이후 한달 동안 문자메시지 보내며 구애한 남편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3월. 김혜선과 가깝게 지내던 언니가 남편을 따라 스위스로 가면서 그에게 전해줄 물건을 사촌동생에게 대신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남자가 바로 지금의 남편 이씨라고.
“언니가 저희를 연결시켜주려고 했던 것도 아닌데 저를 보자 남편이 쑥스러워 하더라고요. 저를 잘 쳐다보지도 못하고…. 지금도 궁금해서 왜 그랬냐고 물으면 남편은 그냥 웃기만 해요.”
다음날부터 남편 이씨의 적극적인 구애가 시작되었다. 김혜선의 휴대전화로 계속 연락을 취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데이트를 신청한 것.
하지만 김혜선은 처음 만난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만남을 청하는 이씨가 미덥지 않게 느껴졌다고 한다. 더구나 그때만 해도 누군가를 만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던 터라 이씨를 더 차갑고 쌀쌀맞게 대했다고. 그럼에도 이씨는 변함없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그에게 보냈고, 그는 꼭 한 달 만에 만남에 응했다.
“정식으로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이 깊고 진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저와 생각이나 말도 잘 통하고 순수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다음에 또 만나자는 그의 청을 거부하지 않았어요. 만날수록 대화 내용도 깊어져 제가 겪은 아픔과 아이로 인한 고민까지도 털어놓았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은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해주었어요. 제가 속상해 울 때는 함께 아파하며 울고…. 정말이지 함께 울기도 많이 울고, 웃기도 많이 웃었어요.”

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처음부터 그를 향한 마음이 진지했던 남편 이씨는 정식으로 교제를 허락받기 위해 먼저 김혜선의 집부터 찾았다고 한다.
“엄마는 처음부터 남편을 듬직하다며 마음에 들어하셨어요. 이후 시부모님께도 정식으로 인사를 드렸는데 뜻밖에도 저를 기분 좋게 맞아주셨어요. 내심 총각과 이혼녀의 만남을 과연 허락하실까 하고 걱정했는데, 둘다 나이가 있으니 가볍지 않은 만남을 가졌으면 하고 당부하시더군요. 솔직히 반대가 왜 없었겠어요. 남편이 사전에 저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실 수 있도록 잘 말씀드렸을 거예요. 그런 점에서 남편에게 더욱 믿음이 갔어요.”
이후 두 사람은 주로 김혜선의 집에서 만남을 가졌다고 한다. 이씨가 오면 아이가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교제 두 달 만인 지난 6월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로맨틱한 프러포즈로 그를 감동시켰다.
“뭔가 보여줄 게 있다고 해서 자동차 뒤로 갔는데 갑자기 트렁크문이 열리면서 가득 담겨 있던 풍선이 일제히 하늘로 올라가더라고요. 그와 동시에 플래카드가 쫙 펼쳐졌는데 ‘사랑한다. 우리 일생을 같이 하자. 어려울 때 항상 곁에 있어줄게’ 하고 씌어 있었어요. 순간 가슴이 벅차올라 어쩔 줄 모르는데 갑자기 옆에서 불꽃이 막 터졌어요. 그때 남편이 제게 다가와 하트 모양의 붉은 장미 1백 송이를 건네주더니 ‘평생 함께하고 싶다’며 반지를 끼워주었죠.”

온몸에 전율을 느낄 만큼 가슴 벅찬 감동을 안겨준 이씨의 청혼 이후 그는 이씨에 대한 자신의 감정 또한 진지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고, 더불어 ‘이 남자라면 아이에게 좋은 아빠, 엄마에게는 아들 같은 사위가 되어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한다. 프러포즈 후 결혼 결심을 굳힌 두 사람은 바로 양가에 이러한 뜻을 알렸고, 두 사람이 잘 되기를 바랐던 양가에서도 흔쾌히 허락했다고.
“교제 4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하면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며 우려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지난 4개월 동안 마치 4년을 만난 것처럼 만났어요.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누고, 많이 생각해서 결정한 일이에요. 남편 또한 나이가 나이인 만큼 충동적인 감정으로 저와 결혼한 게 아니고요.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갈 거예요.”
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남편 이씨에게서 교제 2개월 만에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내용의 감동적인 프러포즈를 받았다는 김혜선.


결혼 후 시부모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고, 남편이 곁에 있어 행복하고 든든하다는 김혜선. 그는 신접살림을 남편이 혼자 살던 서울 방배동 집에 차릴 예정인데, 지금은 인테리어 공사중이라 서울 연남동 친정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두 사람은 결혼식을 치른 후에도 김혜선이 드라마 촬영으로 바빠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 상태. 그래서 단 며칠이라도 시간이 허락한다면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것으로 신혼여행을 대신할 계획이라고 한다.
“남의 눈이 두렵고 아이에게 미안해 이혼만은 하지 않으려 했는데…”
김혜선은 현재 방영중인 MBC 드라마 ‘왕꽃 선녀님’과 10월 방영 예정인 SBS 드라마 ‘토지’ 촬영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방영을 시작한 ‘왕꽃 선녀님’은 신내림을 받아야 하는 두 모녀의 기구한 인생 역정을 그리는 드라마로, 극중에서 그는 주인공인 무녀 부용화 역을 맡고 있다.
그는 자신이 신들린 여자 역할이고, 무속인의 이야기를 다루는 임성한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만 알고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당시 시놉시스조차 나와 있지 않아 어떤 캐릭터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만 기존의 연기자들이 해보지 못한 새로운 인물이라는 점과 “임성한 작가가 꼭 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말에 끌렸다는 것.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는 고전무용을 배우고, 무속인들을 만나며 극중 배역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준비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만나는 무속인마다 그에게 같은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힘든 일을 겪은 후 매사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김혜선.


“지난해가 굉장히 안 좋은 해였대요. 사실 지난해는 지금껏 살면서 가장 힘든 해였어요. 그래도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말을 듣고 기뻤어요. 희망이 있으니 열심히 살면 되잖아요. 작가가 이 드라마를 기획한 것도 어렵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저도 연기하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으면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고, 나쁜 얘기를 들으면 조심하게 되잖아요. 설령 나쁜 일이 닥치더라도 자신이 극복해나가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게 되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사실 그의 파경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 하지만 지극히 이성적이고 신중한 남자와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대범한 여자가 살다 보니 성격차나 견해차로 인해 갈등이 많았다고. 그때마다 아이를 생각해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인력으로는 피해갈 수 없는 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세월이 약이라고 지금은 담담하게 얘기하지만 그때는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하지만 제가 힘들어하는 것을 친구들조차 눈치채지 못했죠. 배우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또 제가 행복하게 사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산다고 하면 뭐라고 생각할까 싶어 차마 말할 수가 없었어요. 남의 눈이 두려웠고 특히 아이에게 미안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과의 인연은 거기까지였던 것 같아요. 그 사람도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살면 좋겠어요.”
드라마 준비 때문에 지난 4월 만난 무속인은 그에게 “올해 좋은 사람이 나타날 것이고, 음력 5~6월에 그 사람과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진행중인 소송도 잘 해결될 테니 걱정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무속인의 말처럼 음력 5월에 남편과 결혼하고, 전남편을 상대로 제기한 양육권자 및 친권자 지정청구소송도 최근 흡족한 판결을 받았다고.



엄마 닮아 눈물 많고 감성적인 아이 대범하게 키우기 위해 엄하게 교육
“그 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올릴 수 있는 결혼식을 극비리에 치르고 내내 마음 졸이며 살았는데, 감사하게도 양육권은 제가 갖고, 친권은 공동 행사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어요. 그 소식을 접하고 친정식구들은 물론 남편도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라요.”
그는 지난해 9월 전 남편과 협의이혼하면서 아이와도 헤어져야 했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를 몹시 그리워해 올해 초 다시 그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가 연기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밝은 얼굴로 사람들을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아이를 키우게 됐기 때문이다.
“아이가 ‘엄마랑 죽을 때까지 살고 싶다. 절대 가고 싶지 않다’고 해서 저와 같이 살게 된 거예요. 아이는 혼자 자란 아이치고 굉장히 어른스러워요. 무엇보다 아이가 밝게 잘 자라줘서 고맙고, 그게 저한테도 큰 힘이 돼요.”
그는 모처럼 여가가 생길 때는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퍼즐 맞추기, 종이접기, 스티커북 꾸미기 같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아이와 함께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
“아들아이는 인형놀이나 스티커북 꾸미기를 특히 좋아해요. 제가 인형이나 스티커를 살 때면 자기도 따라 사곤 하죠.”
상상력과 감정이 풍부한 예술가적 기질을 타고난 아이는 그를 닮아 눈물도 많고, 정도 많고, 마음도 여리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좀더 남자답고 대범하게 자라주었으면 하고 바란다는 그가 육아에서 무엇보다 으뜸으로 치는 것은 인성 교육이다.
“아이가 저를 따라 배우가 된다고 해도 아이가 원하면 막을 생각은 없어요. 사실 공부보다 중요한 것이 인성이잖아요. 인간 됨됨이가 되지 않았는데 박사가 되고, 부귀영화를 누린들 사람답게 살 수 있겠어요. 먼저 인간이 되어야죠.”

또한 그는 아들이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립심이 강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직접 용돈을 벌어 쓰게 하고 있다. 숫자 1부터 100까지 써 있는 표를 벽에 붙여놓고 아이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1백원에 해당하는 스티커를 선행한 갯수만큼 준다고 한다. 그렇게 모아진 스티커가 표를 모두 채우면 그때 가서 아이에게 1만원을 주고 자신의 통장에 저축하게 한다고.
“저는 아이가 아기일 때부터 세뱃돈이나 용돈을 받아오면 따로 만들어둔 아이 통장에 꾸준히 저금해왔어요. 아이가 선행해서 받은 돈도 거기다 저금하게 하는데, 스티커 받는 재미에 착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신발 정리도 하고, 옷도 잘 개어놓고, 심부름도 잘하고, 밥도 잘 먹고…. 요즘엔 밥을 두 공기나 먹어요. 그래선지 키도 부쩍 컸어요. 요즘엔 저녁마다 저에게 하루 종일 한 일들을 보고 하면서 ‘오늘은 스티커 몇 개야?’ 하고 묻는 버릇이 생겼어요(웃음).”

네 살 연상 사업가와 비밀리에 재혼한 김혜선 6시간 단독 인터뷰

그는 백화점에 갈 때도 아이가 사달라는 대로 사주지 않고 아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하나만 사준다고 한다. 평소 아이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도록 이끌어주기 위해 이런저런 재미있는 방법을 쓰지만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거짓말을 했을 때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따끔하게 혼을 낸다. 그래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가 바로 엄마라고 한다.
“전에는 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든 적이 별로 없었는데 지난해 그 일을 겪은 후에는 매사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일로 아이가 상처받지는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아이가 밝게 자라주고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하고요. 아이를 보면서 내가 앞으로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 하고 깊이 생각해봤는데 무엇보다 엄격한 교육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 아프다고 아이가 잘못을 해도 그냥 넘어가고, 감싸면 오히려 나중에는 잘잘못을 가리지 못해 비뚤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 스스로 중심을 잡고 아이를 더욱 엄하게 키우고 있어요.”

60살까지 후회 없이 연기하고 고운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어
그는 언뜻 바람만 불어도 휘청댈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모진 세파나 힘겨운 시련이 닥치면 직접 맞닥뜨려 해결하는 타입이다. 딸만 넷인 집안의 맏딸로 태어나 장녀 노릇에 아들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강해졌다고. 때문에 조그만 일에 힘들어 하거나 힘들다고 게으름을 피우는 일은 스스로 용납이 안된다고 한다. 또 아무리 힘들어도 부모님이나 가족에게 내색을 하지 않는다고.
그런 성격 탓에 그동안 더욱 힘들게 지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제 이혼이 흉인 시대는 지나, 그 일을 겪은 후 오히려 더 행복한 삶을 찾은 그에게 친구들은 ‘참 용기 있는 선택이다’ ‘너처럼 살고 싶다’며 부러움을 표한다고 한다.
“사실 이혼하고 싶어하면서도 능력이 안돼서 어쩔 수 없이 사는 여자들이 많아요. 그렇다고 제가 자신이 있어서 그런 선택을 한 건 아니에요. 다만 그나마 제가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되었고,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이 연기이기 때문에 연기생활에 열중하다 보면 지난날의 아픔을 금방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일했던 거예요.”
하이틴 스타로 데뷔해 엄마가 된 후에도 꾸준한 연기활동을 펼쳐온 그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60세까지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욕심을 부린다면 70, 80세까지도 일할 수 있겠지만 적당한 나이에 고운 모습으로 돌아서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이후에는 가족들에게 제 인생의 남은 시간을 아낌없이 주고 싶어요. 손주도 돌봐주고,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그럴 거예요. 그때까지는 매사 최선을 다해 많이 배우고 느끼고 생각하려고 해요.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야 나중에 가족들에게 들려줄 것도 많고, 인생 선배로서 깨우쳐줄 것도 많을 테니까요(웃음).”
지난해 한차례 인생의 굴곡을 겪은 후 새로운 행복을 찾은 김혜선. 힘든 시간을 이겨낸 그가 자신의 바람처럼 예쁘고 아름답게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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