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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탈모자 위한 가발’로 주목받는 가발전문회사 밀란 대표 하응수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승민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7.12 14:08:00

우리나라에서는 가발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던 14년 전.
하응수 사장은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10년 후를 내다보며 가발 전문회사 밀란을 설립했다. 남성용 가발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쌓은 그는 지난해 가을 여성 탈모자를 위한 가발을 내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가 말해주는 궁금한 ‘가발 이야기’.
‘여성 탈모자 위한 가발’로 주목받는  가발전문회사 밀란 대표 하응수

“미용전문가로 일하던 14년 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어요. 당시 국내에서는 가발 산업이 아직 발전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미국에서는 상당히 발전해 있었어요. 그것도 쓰면 가발이라는 사실을 알기 힘들 만큼 거의 표시 나지 않는 가발이었죠. 미용업을 하면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했는데 당시에는 그 고민을 해결해줄 마땅한 방법이 없었어요. 그때 가발 사업을 하면 성공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하응수 사장(42)은 곧바로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당시 부착 가발을 생산하던 미국 회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차근차근 사업 준비를 시작했다. 가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대머리라 해도 불편한 가발을 쓰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하며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하응수 사장은 탈모는 선진국 병이므로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가 열리면 그만큼 수요도 늘어나리라 확신했다. 당장보다는 10년 후를 내다보며 사업을 시작했다. 직원 5명과 함께 시작한 사업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3년이 지난 후. 밀란 가발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고정 고객이 늘기 시작했다.
“저희 가발은 가발을 부착한 상태에서 머리를 감고 수영도 할 수 있어요.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죠.”
한번은 이런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30대 초반의 남성이 가족과 함께 대머리 고민을 상담하기 위해 매장에 왔다. 상담을 마치고 고객 자신의 모발 상태에 맞는 가발을 부착하고 가볍게 머리 손질을 한 후 가족들 앞에 나타났는데 아이가 아빠를 몰라본 것. 아이는 아빠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아빠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탈모는 선진국 병이라고 할 정도로 일본이나 미국, 유럽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탈모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요. 유전적 요인 외에 식생활 변화와 환경오염, 스트레스 등이 탈모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지만 그 예방법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없어요.”

가발 티 나지 않는 헤어스타일링이 중요해
처음에는 미국과 기술 제휴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하응수 사장은 자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2000년 가르마 부분이 자연스러운 가발을 출시한 데 이어 올백 스타일을 해도 표가 나지 않고 자연스러운 가발, 사우나를 해도 괜찮은 가발 등을 속속 개발한 것.
이런 하응수 사장의 노력 덕분에 자본금 2천5백만원으로 시작한 밀란은 14년 만에 올해 예상 매출 1백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출시한 여성용 가발 밀란 마리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내년에는 2백억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탈모로 고민하는 여성들의 경우 그동안 마땅한 해결책이 없었어요. 패션 가발을 쓰거나 남성 전문 매장에서 가발을 구입해야 했죠. 여성용 가발 밀란 마리스는 인모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파마나 염색도 할 수 있어요”
여성 가발은 고도의 기술력이 있어야만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그는 말한다.
“여성들은 미적인 요구가 남자보다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아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죠. 가발이라는 티가 전혀 나지 않는 자연스러움과 다양한 헤어스타일링이 가능해야 합니다.”

‘여성 탈모자 위한 가발’로 주목받는  가발전문회사 밀란 대표 하응수

직원 5명으로 출발한 밀란은 현재 19개의 직영점을 가진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밀란 마리스의 여성 고객은 2만명 정도.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싶을 때는 미장원에 가는 것처럼 매장을 방문해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연출하면 된다고 한다. 가격은 탈모 진행 정도와 원하는 헤어스타일에 따라 50만~1백만원 정도.
그의 고집스런 원칙 중 하나는 전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는 것이다. 대리점을 둘 경우 매출이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 간의 서비스 차이가 발생하고 지속적인 고객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응수 사장은 현재 전국 19개인 직영점을 50개까지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성 탈모자 위한 가발’로 주목받는  가발전문회사 밀란 대표 하응수

밀란의 광고 사진.


“가발업은 ‘비전’ 있는 사업입니다. 현재 발모제부터 헤어 스타일링까지 1천억원 시장으로 예상되고 있으니 그만큼 대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크죠.”
지난 14년간 쉼없이 달려온 하응수 사장. 그는 하루 24시간, 꿈 속에서도 일을 한다고 한다. 남들과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쉬었다면 오늘의 밀란이 있을 수 없다는 그의 말에서 일과 성공에 대한 열정이 묻어났다. 그렇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마저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 딸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가족 사랑을 키워간다고.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해오면서 힘든 일들이 참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일했죠.”
하응수 사장은 IMF 때 더 많은 투자를 했다고 한다.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직원들을 충원함으로써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그의 예상은 적중해 IMF를 기점으로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하응수 사장의 열정적인 활동을 기대해본다.

여성동아 2004년 7월 4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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