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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가슴 아픈 사연

8년째 간암 투병해온 어머니 떠나보낸 유호정 ‘눈물의 사모곡’

■ 글·김지영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6.11 10:30:00

탤런트 유호정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8년째 간암으로 투병 중이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일찍이 아버지와 사별하고 그와 여동생을 뒷바라지해온 어머니이기에 유호정의 슬픔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빈소에서 만난 유호정의 눈물의 사모곡.
8년째 간암 투병해온 어머니 떠나보낸 유호정 ‘눈물의 사모곡’

어머니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유호정(왼쪽)은 대성통곡을 하며 오열하다 실신,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딸만 둘인 집이라 상주가 된 맏사위 이재룡은 퉁퉁 부은 눈으로 문상객을 맞았다.


지난 5월13일 밤, 유호정(35)은 남편 이재룡(40)과 함께 황급히 서울 아산병원으로 향했다. 한달 전부터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온 친정어머니 이영자씨(63)가 “곧 운명하실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병실에 들어선 이들 앞에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어머니가 의식을 잃은 채 누워 있었고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한 그는 한참을 목 놓아 울었다. 그는 어머니가 입원해있던 한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병실을 찾았는데 내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는 한 병원 관계자는 “어찌나 지극정성이던지, 모두들 유호정씨 팬이 됐어요. TV를 보면서도 착할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렇게까지 어머니에게 잘하는 사람은 처음 봤어요.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하고 말했다.
일찍이 아버지와 사별하고 그와 여동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해온 어머니이기에 유호정의 마음은 더욱 애달플 것이다.
그의 어머니가 간암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건 지난 97년. 당시 이들 부부는 결혼 후 처음으로 한달간의 미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서울에 두고 갈 장모와 모친이 마음에 걸린 이재룡이 떠나기 직전 두 사람의 종합검진을 예약했다 그만 유호정의 어머니가 간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간암은 초기에 발견하더라도 완치가 거의 불가능한 병. 하지만 그는 어머니의 건강이 다시 회복될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온갖 정성을 쏟기 시작했다. 어머니를 위해 전국의 유명한 병원과 의사를 찾아다니고, 팬들이 알려준 자연요법을 써보기도 한 것. 그는 연기활동으로 바쁠 때도 어머니 일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갔다. 또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한번씩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 미국, 캐나다 등지로 여행을 다니며 모녀의 정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 KBS 드라마 ‘로즈마리’ 촬영을 앞두고도 아들 태현이, 어머니와 함께 미국 여행을 다녀온 그는 “암으로 죽는 역할이다 보니 어머니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정말 남의 얘기 같지 않다”고 힘겨운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 앞에서만큼은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어도 늘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고 한다. ‘로즈마리’ 종영 후에는 모든 출연 제의를 거절하고 어머니 간병에만 매달려왔다.

초췌해진 모습으로 빈소 지킨 유호정과 남편 이재룡
8년째 간암 투병해온 어머니 떠나보낸 유호정 ‘눈물의 사모곡’

수십여 개의 화환이 놓여진 유호정의 어머니 빈소에는 동료 연기자들과 연예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빈소로 들어서는 연극배우 출신의 탤런트 정승호.


지난 5월14일 새벽 1시께 고비를 넘긴 유호정 어머니는 “이번 주는 넘길 것 같다”는 진단을 받을 만큼 병세가 호전되는 듯 보였지만 결국 아침 6시20분께 유명을 달리했다. 어머니의 죽음을 확인하는 순간, 그는 오열하다 실신,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같은 날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을 때는 초췌한 얼굴에 너무 많이 울어 눈이 뻘겋게 충혈된 그와 여동생 유호선씨가 영정을 지키고 있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 후 “좋은 곳으로 가셨을 테니 힘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자 그는 “어머니는 분명히 천국으로 가셨을 거예요” 하면서도 복받쳐오르는 슬픔을 참을 수 없는 듯 이내 눈물을 떨구었다.

딸만 둘인 집이라 상주가 된 맏사위 이재룡은 퉁퉁 부은 눈으로 문상객을 맞았다. 평소 그를 친자식처럼 아껴주고 좋아했던 장모이기에 그의 슬픔은 더한 듯했다.
“아내나 저나 충격이 가시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동안 저희 집에 와 계셨는데 그때 왜 좀더 잘해드리지 못했나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병색은 완연했지만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기 싫으셨는지 아프다거나 힘들다는 말을 안 하셨어요. 그래서 장모님을 뵈면 코끝이 시큰해지곤 했죠. 칠순 잔치는 꼭 해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잘 먹는다며 장모님이 자주 끓여주셨던 된장찌개 맛이 많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빈소에는 역시 친정어머니가 암 투병중이라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눴던 친구 신애라를 비롯해 최수종·하희라 부부, 오연수, 강남길, 임예진, 박성미, 이영하, 윤유선, 정승호 등 동료 연기자들과 연예관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남편 이재룡과 가까운 사이인 장동건, 이상민, 윤다훈, 정준호, 박철 등은 화환을 보내 유족을 위로했다.
유호정의 어머니는 5월17일 발인 후 화장, 경기도 일산 청아공원 납골당에 안치됐다.

여성동아 2004년 6월 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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