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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육아 체험기

다섯살 아들에게 영어와 중국어 직접 가르치는 남수진 체험 정보!

다중 언어 환경 만드는 법 & 추천 영어동화책

■ 기획·조득진 기자 ■ 글·이주영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5.06 17:40:00

아이를 어릴 때부터 외국어 환경에 노출시키면 자연스럽게 그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어린 아들에게 영어는 물론 중국어 환경까지 만들어주는 엄마 남수진씨에게서 외국어 환경 만드는 노하우를 알아보았다.
다섯살 아들에게 영어와 중국어 직접 가르치는 남수진 체험 정보!

요즘 아이에게 외국어 환경을 만들어주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민규(5)를 키우는 남수진씨(32)도 그 중 한 명. 그러나 대부분의 엄마들이 영어 교육에 치중하는 반면 그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까지 조기 교육을 시키고 있는 열성 엄마다.
“퇴근 후 2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민규랑 같이 놀아줘요. 책 읽기도 하고 게임도 하고 그림 그리기도 해요. 이 때는 거의 영어나 중국어로 말을 하면서 노는 편이죠. 밀린 집안일은 보통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하는 편이에요.”
남수진씨가 민규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다중 언어 환경 조성이다. 민규를 낳기 전부터 아이에게 다양한 언어를 접하게 하고 싶었던 그는 우선 자신의 어학 실력을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통역대학원에서 한중통번역을 공부해 중국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던 그는 민규를 위해 영어 공부를 새로 시작했다.
“엄마가 아이에게 영어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일단 영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저는 그런 실력이 안됐기에 무조건 공부부터 하자고 결심했죠.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영어책 통째로 외우기였어요.”
‘헬로우 베이비, 하이 맘’이라는 유아영어 가이드북을 사서 그 책에 나오는 문장을 하나씩 노트에 필기해 가면서 외우기 시작했다. 그 다음 문장을 소리내어 말하고 그것을 녹음한 테이프를 반복해 듣는 방법으로 책 한 권을 완전히 익혔다고 한다.
“사실 아이랑 쓰는 영어는 그다지 어렵지 않아요.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말들을 묶어서 외어 두면 아이와 대화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어요.”
이런 방법으로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어느 정도 생기자 민규에게 중국어와 영어로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우리말은 엄마가 말해주지 않아도 주위에서 늘 접할 수 있고, 나중에 배워도 늦지 않지만 외국어는 의도적으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배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엄마가 영어와 중국어로만 이야기를 하다보니 문제점이 생기기도 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민규의 말문이 늦게 트인 것이다. 생후 33개월이 되어서야 우리말을 서서히 시작할 정도로 말을 늦게 배웠다. 하지만 엄마가 해주는 말을 다 알아듣고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말문이 늦게 트인 것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국어 체계가 굳어지기 전에는 아무리 다양한 언어를 접해도 아이가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론을 믿고 있어요. 그래서 유아기가 즐겁게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죠. 민규의 반응을 살펴보았는데 우리말과 영어, 중국어, 이 세 언어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지 않더군요. 오히려 다양한 언어를 재미있게 받아 들였어요.”

남수진씨에게 배우는 외국어 교육 노하우
평일에는 영어, 주말에는 중국어로 대화
민규가 첫 돌이 될 때까지는 매일 영어와 중국어로 이야기해줄 수 있었지만 그 후 직장에 나가야 했기 때문에 예전만큼 민규와 시간을 갖기가 힘들었다고. 그래서 택한 것이 바로 집중 교육법. 먼저, 퇴근하면 만사를 제쳐두고 민규와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낮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민규가 좋아하는 게임도 영어로 환호성을 지르며 함께 했다. 밤이 되면 민규와 침대에서 한 시간씩 책을 보는 일도 빼먹지 않았다. 민규는 영어 동화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요즘은 한글도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한글 동화책을 빼놓지 않고 읽어준다고. 영어와 한글에 신경 쓰다보니 상대적으로 중국어 비중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주말에는 집중적으로 중국어를 들려주고 있다.
“민규 외가가 지방에 있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가족 여행을 겸해서 놀러 가요. 그 때는 거의 중국어를 사용하죠. 그렇게 일주일에 하루라도 집중적으로 중국어를 들려주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다섯살 아들에게 영어와 중국어 직접 가르치는 남수진 체험 정보!

남수진씨의 언어교육 방침은 ‘일상에서 깨우치기.’ 직장과 집안일로 바쁘지만 하루 2시간 이상 아이와 놀며 외국어를 ‘함께’ 배웠다.


주 1회 영어 품앗이 모임
다음으로 그가 신경 쓰는 것은 비슷한 열정을 가진 엄마들과의 품앗이 영어 모임이다. 쑥쑥닷컴(www.suksuk.com)에서 영어 지역모임인 ‘평촌쑥쑥’의 방장을 맡으면서 만난 엄마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영어 모임을 갖고 있다.
“엄마랑 있을 때는 영어나 중국어로 말하는 게 익숙한데, 놀이방에 가서는 영어를 잘 안 하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영어를 쓰는 친구가 없으니까 쑥스러워서 그런가 봐요.”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또래 친구들과 모여 영어로 노는 시간을 가지면서 민규의 영어 표현력 역시 쑥쑥 늘고 있다고 한다. 품앗이 영어 모임은 일단 영어만 사용하며 엄마 세 명이 각각 미술, 과학 실험, 수학 관련 게임에 관한 수업을 맡아 진행한다.
“사실 수업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아요. 영어로 미술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또 어떤 내용으로 수업해야 할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다들 열정이 있어서인지 준비를 잘 해오시기 때문에 저도 자극을 받고 있어요.”
그는 퇴근 후 따로 시간 내기가 힘들기 때문에 주로 점심 시간이나 새벽 시간을 이용해 인터넷으로 수업자료를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비디오 교재보다는 책, 책보다는 대화
그의 외국어 환경 만들기에서 가장 특이한 것은 다른 엄마들과 달리 비디오 교재에 그다지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효과도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어서 많은 엄마들이 선호하지만 정작 그는 책 읽기를 위주로 한다.
“비디오는 밥할 때 잠깐씩 아빠랑 보게 하는 등 가능하면 하루 20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해요. 물론 민규도 비디오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하지만 시청 시간만큼은 꼭 지키려고 애씁니다.”
민규가 태어났을 때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엄마가 되자’고 결심한 이후 그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매일 한 시간씩 책을 읽어주고 있다고 한다.
“민규가 좋아하는 영어책도 읽어주고 중국어책도 많이 읽어줘요. 요즘에는 한글에 관심이 많아져서 한글 동화책도 읽어주고 있어요.”
하지만 책 읽기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민규와 대화하는 것. 이때가 바로 영어책 한 권을 달달 외울 정도로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는 순간이라고 한다. 영어책에서 외운 문장을 위주로 한두 마디씩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새 엄마 실력도 쑥쑥 늘어 아이와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화장실이나 침실에 각각의 상황에 따른 문장을 써서 붙여 두고 매일 조금씩이라도 아이와 대화를 했어요. 그림을 그리거나 게임을 하면서도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 민규도 자연스럽게 영어를 따라하죠.”

중국어는 생활 그림책과 게임 위주로
사실 영어에 비해 중국어는 책이나 교재 등을 국내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 편이다. 그의 경우 중국 출장을 자주 가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해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도 유아 관련 책이나 비디오가 다양하게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고. 그래서 택한 방법이 바로 실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이나 게임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어나 영어로 된 생활 관련 내용의 책을 보여주거나 보드 게임을 하면서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특히 게임을 하면서 영어나 중국어로 이야기를 하면 아이 귀에도 쏙쏙 들어간다고.



다섯살 아들에게 영어와 중국어 직접 가르치는 남수진 체험 정보!

첫 영어책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는 팝업북(그림이 튀어나오는 책)이나 플랩북(펼치는 페이지가 있는 책), 보드북(단단한 재질로 된 책)이 적당하다. 또 동물 소리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내는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오는 그림책도 영어에 관한 호기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딴 짓을 하다가도 동물 소리를 들려주면 집중해서 듣기 때문이다.
또 뛰어난 색감과 어른이 봐도 탄성이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책을 많이 보여준다. ‘첫 발견 시리즈’(영문판)는 내용은 어렵지만, 뛰어난 색감과 필름 재질이 신기해서인지 민규가 눈을 못 떼고 늘 옆구리에 끼고 다닐 정도였다. 내용이 어렵다면 아이 수준에 맞게 각색해서 간단하게 영어로 설명해주면 된다. 세 돌 정도 지나면 본문 내용을 그대로 읽어도 무리 없이 받아들인다.
또 사물 인지력, 단어 흡수력이 뛰어난 시기이므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책을 고른다. ‘I spy’처럼 사물을 인지하고 정답을 찾아내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책이 좋다. 이런 게임을 통해 아이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뿐 아니라 단어 인지력도 높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민규는 ‘DK First Dictionary’ 같은 사전류도 상당히 좋아했다.
세 돌 전까지는 미술 작품을 연상케 할 정도로 그림이 아름답고 마치 시를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마음을 잔잔하게 적셔주는 작은 감동을 주는 순수창작그림책(단편집)을 많이 접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꾸준히 1∼2년 정도 영어책을 접하게 한 후 말하기 읽기 프로그램인 ‘런 투 리드’나 ‘옥스퍼드 리딩 트리 시리즈’를 보여주면 된다.


여성동아 2004년 5월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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