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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K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주연 맡은 신성우

“대낮에도 폭탄주 마실 수 있는 편한 여자 있으면 언제든 결혼할 거예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강은아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4.05.04 15:58:00

신성우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긴 머리를 짧게 잘랐다. KBS 새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주인공을 맡은 그의 남다른 각오가 엿보인다.
낭만적인 남자 신성우의 숨겨둔 첫사랑 & 이상형 깜짝 고백.
K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주연 맡은 신성우

KBS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촬영이 한창인 경기도 일산의 한 전원주택단지. 흰색 바지에 핑크빛 셔츠를 입은 신성우(36)가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맞으며 카메라 앞에 서 있다. 엷은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에서 ‘시니컬한 아웃사이더’의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섬세함을 지닌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러면서도 도회적인 모던함과 편안함이 느껴지는 이상적인 남자의 이미지다. 그의 그런 모습에서 ‘자기 색깔이 강한 로커’보다는 ‘어떤 캐릭터도 포용할 준비가 돼 있는 연기자’라는 수식어가 더 그럴 듯 해보인다.
“이번 작품은 불륜이 아니라 첫사랑을 소재로 순수한 사랑을 그려나가는 드라마예요. 30∼40대 시청자들이 가슴에 담아두었을 만한 소재인 첫사랑을 깔끔하게 그려내는 작품이죠. 불륜이나 외도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순수한 사랑에 비중을 둔 설정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심했어요.”
새 드라마 ‘아름다운 유혹’은 유기농제품 유통업체 사장 강민우(신성우)가 결혼 10년만에 대학시절 헤어진 첫사랑 정희(전혜진)와 재회하면서 다시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유부남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이니 불륜을 소재로 한 듯한데 그는 “마음가는 대로 행동한 순수한 사랑을 도덕적 잣대로 재지 말아달라. 사랑이 없는 결혼은 무의미한 것 아니냐”며 드라마의 내용이 불륜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불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전작들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들이 주로 불륜에 빠지는 캐릭터였기 때문. 2002년 MBC 드라마 ‘위기의 남자’에서 세련된 아내(변정수)를 버리고 유부녀 부하직원(황신혜)과 위험한 사랑에 빠졌던 그는 지난해 SBS 주말극 ‘첫사랑’에서 또 한번 어린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끝내 이혼하는 교수를 연기했다. 때문에 ‘불륜 전문 연기자’라는 별명이 따라붙기도 했다.

이문식 이원종처럼 감초연기 하고 싶어
그동안 주로 미니시리즈에 출연했던 그가 일단 시작하면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주일에 엿새 방송이라 대사나 촬영 분량이 상당한 일일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사실 의외였다.
“연기 경험을 쌓기에는 일일극이 아주 좋아요. 미니시리즈는 대사가 많지 않고, 연기보다 감각적인 면에 기대는 경향이 큰데 일일극은 대사도 많고 호흡도 천천히 가기 때문에 깊이있는 연기와 순발력을 함께 요구하거든요.”
그는 긴 호흡으로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연속극을 통해 ‘연기자 신성우’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각오다. 드라마에 삽입되는 음악작업도 할 예정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극중 이미지 변신을 위해 대학 때부터 고집해온 긴 머리를 과감히 자르기도 했다.
“드라마 초반에 대학생이던 민우가 1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유기농업체 사장이 되거든요. 캐릭터에 맞는 이미지 변화를 위해 머리를 잘랐어요. 머리를 자르고나니 어색해서 집밖으로 나오기가 싫더라고요(웃음).”

K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주연 맡은 신성우

지난 1992년 가수로 데뷔한 신성우는 배우 못지않은 외모 덕분에 가수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줄곧 드라마나 영화 출연 제의를 받았다. 영화 ‘구미호’ ‘은행나무 침대’ ‘박하사탕’ 등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작품들. 음악에만 전념해온 신성우는 2000년 SBS 단막극 ‘러브스토리-미스터 록, 미스 힙합’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고, MBC ‘위기의 남자’ ‘위풍당당 그녀’, SBS ‘첫사랑’ 등을 통해 본격적인 연기활동에 나섰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연기자라는 말이 쑥스러운 모양이다.
“연기가 무르익었다고요? 아이, 아직 멀었죠. 저를 연기자로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아마 아직 많은 분들이 ‘쟤는 그냥 음악도 좋아하고, 연기도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로 생각하실 거예요.”
신성우는 연기를 하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한다.
“연기활동이 성격변화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처음 가수로 데뷔했을 때는 사람들하고 잘 못어울렸어요. ‘하루에 두 마디 이상 안하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요새는 많이 활발해졌어요. 다른 사람한테 나를 내보인다는 것이 나름대로 재미있더라고요. 요즘도 저를 처음 만나는 분들은 까다로울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소탈한 편이에요. 아직은 누가 연기자라고 하면 부담스럽지만 연기하는 게 재미있기 때문에 당분간 연기에 전념할 생각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테리우스’ 이미지 때문인지 멋진 남자 역할만 주로 맡는다는 점. 그는 기회가 되면 이문식이나 이원종, 김수로처럼 극에 맛깔스러운 웃음을 더하는 감초 역할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한다.
“저는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참 싫어요. 테리우스는 오히려 안정환 선수한테 더 잘 어울리지 않나요?(웃음)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 다른 색깔의 배역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터프한 역할도 해보고 싶은데, 그런 역할은 잘 안 주시네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 진짜 남자들 이야기요.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남자들의 우정 이야기를 다루면 남녀간의 사랑 이야기보다 더 재미있을 것 같거든요.”
연기자로서 폭넓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곧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살 연상의 여고생과 나눈 첫사랑
극중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자를 연기해야 하는 그에게도 사실 가끔씩 떠오르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이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화실에서 만난 한 살 연상의 여고생. 뒤늦게 미대 진학을 결심하고 화실에 다니기 시작했던 그녀에게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던 그가 도움을 주면서 사랑이 싹텄다고.
“뒤늦게 미술을 전공하겠다고 마음먹고 화실에 온 그녀는 미술공부가 힘들었는지 구석에서 혼자 울곤 했어요.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해 도와주다 풋풋한 사랑을 키우게 됐지요.”
첫사랑 그녀는 준비기간이 부족해 원하는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다른 대학에 들어갔으나 신성우가 재수를 권해 결국 그 이듬해 명문 여대에 합격했다고 한다.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지 조금은 설레는 듯했으나 “좋은 추억을 남긴 좋은 친구”라는 말과 함께 첫사랑 이야기를 마무리지었다.

KBS 아침드라마 ‘아름다운 유혹’ 주연 맡은 신성우

30대 중반의 노총각인 그는 논현동의 작은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어머니, 미술을 전공한 여동생과 함께 살다가 1년 전 독립했다. 새벽까지 계속되는 촬영을 마치고 집에 귀가하는 일이 잦아지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혼기가 꽉 찬 그에게 결혼계획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결혼을 할 시기가 지나기는 했는데, 기왕에 늦은 것 남은 인생 저하고 친구처럼 잘 맞는 사람이랑 살아야죠. 대낮에라도 폭탄주를 함께 마실 수 있는 사람이면 언제라도 결혼할 거예요.”
그는 결혼 적령기가 됐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통과의례처럼 하는 결혼은 싫다고 한다. 등떠밀려서 결혼 직전까지 가봤기에 더욱 신중해졌다고. 그렇다고 신부감에게 거는 조건이 까다로운 건 아니다. 다만 아직까지 필(feel)이 오는 사람이 없을 뿐이라고. 그의 이상형은 차분한 스타일. 예전엔 ‘부드럽고 온순한 여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는데 지금은 친구 같은 상대가 좋다고 한다.
지금은 연기에 흥미를 느껴 음악보다 더 몰두하고 있지만 그에게 음악은 인생 그 자체다. 2001년 6집 앨범 이후 가수활동을 쉬고 있는 그는 언제든 노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다.
“음악은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에요. 그래서 늘 꾸준히 음악을 해요. 지금도 틈틈이 곡을 만들어요. 그러다 마음에 안 들면 고치고, 지우고 그러죠. 7집 앨범은 세발자전거,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흔적이 담긴 물건 등 우리가 버리고 살아야만 했던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요. 저는 로커예요. 언제든 무대에 서 예전의 로커 이미지로 되돌아갈 자신이 있어요.”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조각가로서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던 그는 오는 7월 다른 작가들과 공동으로 작품전을 기획했으나 이번 드라마 때문에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 연기·노래·조각 이 세 가지는 신성우에게 별개의 것이 아니다. 삶의 재미를 찾는 그에게는 바로 그 재미와 삶의 의미를 가져다주는 도구들이다.
“내 안으로 빠져들고 싶을 때는 조각을 하고, 울분을 삭이지 못할 때는 노래를 해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을 때는 연기를 하고요. 다양한 연기경험이 제 예술적 감성을 일깨워 음악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노래와 연기의 차이를 묻는 분들이 많은데 그건 단지 밥 먹을 때 숟가락을 쓰느냐, 젓가락을 쓰느냐 차이 같아요. 음악과 연기 모두 내 안에 있는 그 어떤 것을 끄집어내는 과정이고, 둘 다 재미있기 때문에 하는 거죠. 전 재미있게 살고 싶거든요.”
쉬는 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섭렵하며 독학으로 연기수업을 했다는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멜로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여성동아 2004년 5월 4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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