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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계획 미루고 드라마 ‘애정의조건’으로 컴백한 채시라

■ 글·조득진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4.02 10:10:00

채시라가 KBS 새 주말드라마 ‘애정의 조건’으로 1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쉬는 동안에도 각종 CF 섭외 1순위에 올라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던 그는 남편 김태욱과 어린 딸 뒷바라지에 바빴다고.
‘주부 역할은 주부가 해야 제 맛’이라는 그를 만났다.
둘째 계획 미루고 드라마 ‘애정의조건’으로 컴백한 채시라

‘애정의 조건’은 두 자매 금파와 은파(한가인)의 사랑과 결혼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우리 가정을 돌이켜보고 결혼과 가정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드라마. 채시라(36)는 변호사인 남편의 외도로 괴로워하다가 채팅을 통해 만난 연하남과 맞바람이 나 이혼 당하는 30대 여성 강금파를 연기한다. 드라마 ‘맹가네 전성시대’ 이후 2회 연속 이혼녀 역할.
“큰 다툼 없이 잘 살고 있는데 이혼녀 역할을 하려니까 낯설기도 해요. 하지만 요즘 드라마에서 이혼이라는 소재를 많이 다루고 있는 걸 보면 이혼이라는 문제가 우리 현실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사실 연예계에서도 채시라·김태욱 부부는 그 흔한 ‘불화설’ 한번 터지지 않은 모범 부부로 알려져 있다. 부부간에 싸울 일이 왜 없을까마는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싸울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서로 조심한다는 것.
“‘맹가네…’의 금자는 드라마 시작부터 이혼녀였기 때문에 부부간의 생활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여느 부부와 다름없이 살다가 이혼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좀더 현실적인 느낌이에요. 또 실제로 결혼했고 한 아이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이기 때문에 부부간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2000년에 결혼해 어느덧 5년차에 접어든 주부로서의 경험을 연기에 십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83년, 화장품 CF로 데뷔한 이후 92년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로 스타덤에 오르며 어느덧 연예활동 20년을 맞는 채시라. 청순한 매력으로 뭇남성의 마음을 흔들었던 그에게 이혼녀라는 배역은 어떤 의미를 줄까?
“배우는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아야 비로소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주어지는 역할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좀 더 무르익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동생 하나 더 갖자’는 등 기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생활형 대사가 많아 결혼생활이 도움이 되죠.”
그의 이번 드라마 복귀가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드라마 ‘그대를 알고부터’ 이후 2년 만에 MBC 드라마 ‘장미의 전쟁’에 출연하는 최진실과의 대결 때문. 90년대 안방극장의 톱스타 자리를 놓고 대결했던 68년생 동갑내기 연기자가 공교롭게도 같은 날 첫방송을 하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옛날만큼 주말드라마의 인기가 높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 최진실씨랑 같은 시기에 시작하는 드라마로 경쟁하게 됐다고 관심을 많이 갖더라고요. 이런 관심이 이어져 두 드라마 모두 잘 됐으면 좋겠어요.”
일부 언론과 시청자들이 자꾸 대결 양상으로 몰아가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짐짓 의연한 척 하지만 그는 이번 드라마를 앞두고 많은 발품을 팔았다. 출연을 결정하자마자 배역에 맞는 의상과 액세서리, 헤어스타일을 연구한 것. “할수록 어렵다”는 그의 말처럼 ‘여배우’로서의 자존심과 ‘연기자’로서의 철저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둘째 계획 미루고 드라마 ‘애정의조건’으로 컴백한 채시라

여전히 카메라 앞에 서면 두렵고 떨린다는 그. 여배우로서 나이를 잊을 만큼 화사한 외모도 중요하지만 역시‘진짜 배우’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드라마를 쉬는 동안 그는 31개월된 딸 채니를 돌보는 데 모든 신경을 기울였다고 한다. 스스로도 가끔 ‘내가 왜 이러고 사나’하고 반문할 정도로 유별난 엄마라고. 아이의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서 동화책을 하루 7권씩 읽어주는가 하면,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같은 간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번도 먹여본 적이 없다. 가끔 아이가 졸라대기는 하지만 그럴수록 엄마의 의지와 원칙이 중요하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고 한다.
“일하는 엄마들 대부분이 그렇듯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가끔 바빠서 아이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갈 때 뒤에서 우는 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너무 아프죠. 그래도 요즘엔 엄마가 새로 드라마 들어갔다고 손 흔들며 배웅하더라고요. 얼마나 대견한지….”

하루에 동화책 7권씩 읽어주고 과자 초콜릿 절대 먹이지 않는 유별난 엄마
연기든 육아든 ‘힘들게 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니까 대충 만족할 수가 없다’는 그는 아이를 낳고 키워본 경험이 있다는 건 배우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와 관련된 연기를 할 때 손짓 하나에서부터 전과 다르다는 걸 느낀다고.
“사실은 올해 둘째 아이를 갖자고 남편과 약속을 했어요. 그런데 워낙 욕심나는 역할들이 연달아 들어오니까 망설여지더군요. 어떻게 해야하나 한참 고민하는데, 태욱씨가 ‘이왕 하는 김에 확실하게 둘 다 해라. 지금 못하면 두고두고 서운할 것 같다’고 말하는 바람에 용기를 냈죠. 아이 떼어놓고 나와서 일하는 건데 열심히 해야죠.”
이런 연기 욕심이 바로 20년 세월 동안 팬들의 인기를 얻게 된 비결. 무슨 일이든 결정은 신중하지만 일단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누구보다 철저하고 집요하다는 게 그에 대한 연예계의 평이다.
그는 이번 드라마가 끝난 뒤인 10월쯤에는 KBS 대하사극 ‘해신’에도 출연할 계획이다. 해상왕 장보고의 라이벌인 신라 귀족 ‘자미부인’ 역을 맡아 ‘왕과 비’에서 보여주었던 카리스마를 다시 선보인다는 각오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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