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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장한 아버지

호르몬 조절하는 뇌하수체 없는 딸 위해 ‘호르몬 물’개발한 김현원 교수

“아이가 아프면 어떤 아버지라도 저처럼 했을 거예요”

■ 글·최규정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2.10 14:41:00

연세대 원주의대 김현원 교수는 국내 최고의 물 연구 권위자다.
그가 물 연구에 뛰어든 것은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아 평생 호르몬제를 먹어야 하는 딸을 위해서였다. 애틋한 부정으로 ‘호르몬 물’을 개발, 딸에게 건강한 삶을 선물로 준 김교수를 만났다.
호르몬 조절하는 뇌하수체 없는 딸 위해 ‘호르몬 물’개발한 김현원 교수

168cm의 키, 까무잡잡한 피부에 해맑은 미소를 가진 우리양(18)은 인터넷 사이트에 판타지 소설 쓰기를 즐기는 꿈 많은 소녀. 건축, 광고, 의상디자인 등 앞으로 하고 싶은 일도 너무 많다. 올봄 일본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양은 사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 같은 생활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의 밝고 건강한 삶 뒤에는 아버지 김현원 교수(46)의 뜨거운 부정이 있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대에서 생화학을 가르치는 김교수는 캠퍼스커플로 만난 부인 김영희씨(46)와 결혼 후 국비유학생으로 미국과 영국을 오가며 신혼을 보냈고, 그 사이 큰딸 우리와 둘째아들 보리를 얻었다. 그러던 어느날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유학생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우리가 7세 때였다.
“잠시 귀국을 했는데 우리가 자꾸 한쪽 가슴이 아프다는 거예요. 소아과에 데리고 갔더니 염증인 것 같다며 항생제 처방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일주일 후에 다른쪽 가슴이 아프다고 하더군요. 그때서야 염증이 아니라 2차 성징이라는 걸 알았죠.”
하지만 7세 아이의 가슴이 나온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빨라 정밀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뇌하수체에서 작은 종양이 발견되었다. 뇌하수체는 인체의 각 기관에 호르몬 분비를 시키는 기관으로 완두콩 크기인데, 이곳에 종양이 생기면서 성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시킨 것이다.

7세 때 2차 성징 나타나 정밀검사 받으며 뇌하수체 이상 발견
담당 의사는 종양의 크기가 작기는 하지만 이미 조직이 뇌하수체에 퍼져 있어 수술을 해야 한다며 종양이 악성종양(암)일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김교수 부부에게는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리였지만 그나마도 일찍 발견한 것이 다행이었다. 보통 뇌하수체 종양은 시신경을 자극해 시력이 나빠지는 증상으로 나타나 안경만 바꾸며 허송세월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생 보리까지 언어장애 증상을 보였다. 다섯살이 되어도 말을 잘 하지 못했던 것. 다행히 보리는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아 곧 장애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김교수 부부에게는 힘든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래도 절망하지는 않았어요. 아픈 아이들을 키우면서 시련이 저를 더 나은 인격체로 다듬어준다는 믿음을 가졌죠.”
다행히 종양은 양성으로 판명되었지만 그래도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해 뇌하수체 자체를 떼어내었다. 그때부터 우리양은 모든 호르몬을 약으로 조절해야 했는데 약으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선 호르몬제마다 먹는 방법이 달랐다. 하루 한번 먹는 것이 있는가 하면 세번씩 시간을 맞춰 먹어야 하는 것도 있었다.
또한 호르몬은 사람마다 적정 수준이 달라 산술적인 수치는 정상으로 나와도 우리양에게 너무 많을 수도 부족할 수도 있었다. 따라서 어머니 김씨가 늘 주의깊게 아이의 몸을 관찰해야 했고, 가능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야 했다.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호르몬이 없기 때문에 한번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호르몬 조절하는 뇌하수체 없는 딸 위해 ‘호르몬 물’개발한 김현원 교수

자신이 개발한 호르몬 물을 마시는 딸을 보는 김교수.


특히 우리양을 괴롭힌 것은 항이뇨 호르몬이었다. 몸속의 수분이 곧바로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약의 특성상 증상이 나타난 후에 먹어야 했고, 2시간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났다. 그 사이 우리양은 20∼30분 간격으로 화장실을 오가고 갈증이 멈추지 않아 계속 물을 마셔야 했다. 낮에는 물론 자다가도 몇번씩 일어나 화장실에 가야 했다. 그 때문에 멀리 외출하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 김교수가 호르몬 물 개발에 더욱 힘을 쏟은 것도 바로 딸의 이런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다.
또 성장호르몬도 문제였다. 성장호르몬은 매일 주사로 맞아야 하는데, 한두 달도 아니고 평생 하루도 빠짐없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 괴로움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도 못한다고.
“8년 동안 호르몬 주사 맞으면서 너무 힘들어하고, 키도 162cm여서 이 정도면 됐다 싶어 중3 때 중단했어요. 그런데 우울증을 너무 심하게 앓더라고요. 성장호르몬엔 감정조절 기능이 있는데 중단하니까 감정조절을 할 수 없게 된 거죠.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가고 갑자기 울고, 죽고 싶다며 차에 뛰어들겠다고 하고….”

호르몬 물 마신 딸 우울증 사라지고 키도 자라
딸의 고통을 지켜보며 같이 힘들어하던 김교수는 딸을 도울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원래 그의 전공은 생화학. 그러나 물에서 딸의 고통을 줄여줄 해법을 찾을 수 있으리란 확신으로 6년 전, 한국에 돌아와 대학 강단에 서면서부터 물 연구를 시작했다. 그가 관심을 둔 것은 서양에서 1백여년 전부터 연구해오던 대체의학의 일종인 동종요법이었다.
그가 사용한 동종요법은 전기를 이용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의 에너지를 물에 넣는 방식인데, 이렇게 되면 물질 자체의 독성은 피하면서 질병은 고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를 이용해 소주의 에너지를 물에 넣으면 그 물은 알코올 성분이 전혀 없는데도 마신 사람은 취기를 느낀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이런 방식을 이용해 딸에게 가장 절실했던 항이뇨 호르몬과 성장호르몬 에너지, 그리고 몸에 좋은 산삼 등의 에너지를 넣은 호르몬 물을 개발했다.
이 물을 먹으면서 우리양은 자기 전에 한번 항이뇨 호르몬을 먹으면 충분할 정도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어졌다. 또한 우울증도 씻은 듯이 사라졌고, 키도 6cm나 더 자랐다. 호르몬 물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우리양과 같은 수술을 한 환자들로부터 연락이 그치지 않았다. 그리고 수술을 받은 후 100m 걷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안 좋았던 아이가 호르몬 물을 먹고 상태가 호전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했다.
“딸을 위해 물에 관심을 갖게 되고 물에 대한 책을 많이 보면서 한국에서 물 연구를 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알게 되었죠. 당시만 해도 저 역시 부끄러운 수준이었는데 전문가로 여기고 많이 물어왔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더 열심히 연구하게 된 거죠.”
김교수는 최근 오염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을 넘어서 매일 마시는 물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 만성병을 완화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호르몬 조절하는 뇌하수체 없는 딸 위해 ‘호르몬 물’개발한 김현원 교수

희귀병으로 고생하던 딸 우리양은 아버지의 정성으로 유학을 갈 정도로 건강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아픈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에 한탄하곤 한다. 이에 대해 김교수는 간절히 바라면 방법이 보인다고 말한다. 자신 역시 생화학자였기 때문에 호르몬 물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
“물론 생화학이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제가 생화학자가 아니었더라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았을 거예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동종요법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활용할 생각을 못한 거잖아요. 생화학자였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딸을 돕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로렌조 오일을 개발한 부모도 과학자가 아니었잖아요.”
아이를 위해 20년을 바쳐온 김교수 부부가 딸에게 바라는 것은 의외로 소박하다. 그저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 지금처럼 항상 주위 사람들을 행복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사람,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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