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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기획특집|감자&고구마 올가이드

고구마 구워먹기·떡메 치기··· 신나는 시골마을체험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에 고구마 구워 먹는 재미가 그만이에요”

■ 글·조희숙 ■ 사진·조영철 기자 ■ 촬영협조·산마을농원(www.주록산마을.wo.to)

입력 2004.02.06 11:50:00

먹을거리가 흔한 요즘 고구마나 감자로 만든 간식이 입맛을 끌 수 있을까? 하지만 그건 뜨끈한 아랫목에 앉아 화롯불에 구워 먹는 고구마의 별미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헤어 디자이너 전채정씨 가족과 함께 고구마 구워 먹기에 덤으로 인절미 만들기, 연날리기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시골마을로 떠나보았다.
고구마 구워먹기·떡메 치기··· 신나는 시골마을체험

고구마를 장작불에 구워 먹고 있는 전채정씨 가족. 승덕이와 거룩이는 밤고구마의 달콤한 맛에 푹 빠져들었다.


“까르르, 까르르….” 사방이 산으로 오롯이 둘러싸인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 주록마을. 갑갑한 도심을 떠나온 탓일까. 차에서 내리기 무섭게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깔깔대는 꼬마 형제들의 환호성이 벌써부터 심상치가 않다.
모처럼 시골 나들이에 나섰다는 헤어 디자이너 전채정(33) 김혜진(30) 부부와 꼬마 형제 승덕이(5)와 거룩이(3). 세련된 헤어스타일이나 산뜻하게 맞춰 입은 패밀리룩이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다 이유가 있다.
아빠 전채정씨와 엄마 김혜진씨는 김포와 일산에서 헤어숍 4곳을 운영하는 헤어 디자이너 부부. 큰아들 승덕이는 생후 8개월부터 CF 모델과 잡지 화보 모델로 활약중이고, 최근엔 둘째 거룩이도 가세해 형제 모델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전씨 가족은 바깥 나들이를 자주 하는 편이지만 오늘처럼 아이들과 교외로 나오기는 오랫만의 일이라고.
“아이들이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해서 주말마다 외출을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래봐야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회에 가거나 공원 나들이를 하는 정도이지 이렇게 멀리 나오기는 어려워요. 이렇게 교외로 나오니까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서 좋고 저나 남편은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어서 좋네요.”
전씨 가족이 도착한 곳은 서울에서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경기도 여주군 산마을농원. 장작더미와 재래식 아궁이, 짚풀로 덮어놓은 김장독과 건조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까지 정감 있는 시골 살림살이들을 두루 볼 수 있는 이곳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산골체험을 ‘제대로’ 해볼 수 있는 곳이다.
요즘 같은 겨울철 단연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은 여주 특산물인 밤고구마 구워 먹기. 아니나 다를까. 꼬마 형제들이 쪼르르 달려간 곳도 장작불이 활활 타고 있는 커다란 아궁이 앞이었다.
“이게 뭐야?”
큰아들 승덕이가 신기한 듯 장작불이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를 가리키자 엄마 김씨가 “여기에 불을 때서 밥을 해먹는 거야” 하고 설명해준다. 장작불이 잦아들자 주인 아주머니가 통통한 고구마를 은박지로 싸서 모자에게 건네준다. 먼 길 오느라 출출한 아이들에게 간식부터 챙겨주려는 것이다.

시골 군고구마맛에 푹 빠진 꼬마형제
농원 주인 이준목씨에 따르면 여주 밤고구마의 맛을 제대로 맛보려면 불꽃이 잦아드는 장작불에 구워야 한다는 것. 커다란 무쇠솥을 걸어놓은 아궁이 속 장작불이나 모닥불이 한풀 꺾였을 때, 은박지로 싼 고구마를 남은 불씨 사이에 넣어두면 타지도 설익지도 않게 잘 익는다고. 다 익은 고구마의 껍질을 벗겼을 때 샛노랗게 익은 고구마의 달콤한 맛은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거나 피자에 비할 바가 아니다. 어느새 꼬마 형제들도 호호 입김을 불어가며 시골 군고구마맛에 푹 빠져들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랑 함께 살아서 그런지 아이들 입맛이 어른들과 비슷해요. 승덕이는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둘째 거룩이의 입맛은 순 토종이죠. 감자, 고구마도 잘 먹고 된장찌개나 김치도 아주 좋아하거든요.”
장작불에 고구마를 구워 먹는 것은 아이들뿐 아니라 전씨 부부에게도 흔치 않은 일. 고작해야 길거리에서 양철 드럼통에 구워 파는 군고구마로 만족했던 전씨 부부도 오늘만큼은 아이들과 함께 동심으로 돌아갔다. 얼굴에 검댕을 묻혀가며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샛노란 고구마를 오물거리는 그들에게 고구마는 최고의 간식으로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고구마 구워먹기·떡메 치기··· 신나는 시골마을체험

“평소에는 별로 즐겨 먹지 않는 음식인데 이렇게 나와서 먹어보니까 새롭네요. 특히 장작불에 구워 먹으니까 굽는 동안 아내와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고 아이들에게 시골 먹을거리에 대해서 얘기해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배가 든든해지자 아이들은 색다른 놀거리를 찾아 마당을 뛰어다녔다. 닭장을 지나쳐 꼬마 형제들이 멈춘 곳은 널뛰기를 할 수 있는 곳. 주인 이씨가 제기와 투호까지 내오자 마당은 어느새 깜짝 놀이동산으로 변신했다.
“승덕이랑 거룩이는 처음 보거나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놀 정도죠.”
엄마 김씨의 말처럼 아이들은 민속놀이에 흠뻑 빠졌다. 연날리기는 빼놓을 수 없는 겨울철 대표적인 민속놀이. 특히 농원에서는 여주지역 전통연보존회 소속 강사가 연날리기 출장지도를 해줘 연을 만들고 날리는 과정을 한꺼번에 배워볼 수 있다. 때마침 출장을 나온 연날리기 강사의 지도에 따라 꼬마 형제도 난생 처음 연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연은 세살배기 거룩이도 만들 수 있을 만큼 만드는 과정이 간단하다. 잘 찢어지지 않도록 기름을 먹인 특수 한지에 대나무살 두 개를 교차해 붙이고 꼬리를 달면 끝. 연을 잘 날리기 위해서는 바람 부는 방향과 반대로 달리다 연이 뜨기 시작하면 줄을 슬슬 풀어주면 된다. 하지만 빨리 연을 날려보고 싶어 마음만 앞선 승덕이는 번번이 연을 땅에 떨어뜨렸다. 결국 엄마 아빠가 뒤에서 연이 잘 날아오를 수 있도록 잡아주자 드디어 연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연날리기로 지칠 때쯤 되자 주인 아주머니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떡판과 떡메가 나와 있는 것을 보니 이번에는 떡 만들기 체험 순서인 모양. 기계로 뽑아내는 떡이 흔한 요즘 떡메로 쳐서 만드는 떡이야말로 진귀한 구경거리이자 먹을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겨울철 전통 먹을거리 체험
농원 주인 이씨는 “겨울철에는 바깥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주로 가족끼리 참여할 수 있는 먹을거리 체험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김장 담그기는 끝났고 지금은 두부와 인절미 만들기가 한창이죠. 봄에는 장 담그기도 할 생각이에요” 하고 말했다.
고구마 구워먹기·떡메 치기··· 신나는 시골마을체험

오랜만에 교외로 나온 전채정씨 부부는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어른들은 기분전환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늘의 메뉴는 인절미. 재료도 간단하고 손이 많이 가지 않아 가족끼리 만들기엔 안성맞춤이다. 재래식 아궁이에 지핀 장작불로 찹쌀밥을 만들면 인절미 만들기의 절반은 끝난 셈. 다 된 찹쌀밥을 나무 널빤지 위에 펼쳐놓고 떡메로 친 다음, 네모지게 썰어 콩고물을 솔솔 묻히면 인절미가 완성된다. ‘어린이용’ 떡메가 따로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다음은 새끼 꼬기 순서. “생각보다 잘 안되네요.” 소문난 ‘가위손’인 아빠 전씨도 새끼 꼬는 솜씨는 주인 아저씨의 능숙한 손놀림을 못 따라가는 모양이다. 순식간에 주인 이씨가 새끼줄 하나를 만들자 아빠 전씨는 슬그머니 자신의 새끼줄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그 삐죽삐죽 엉성한 새끼줄을 들어보이며 아이들이 웃자 가족 모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지푸라기 서너 개를 뽑아 한쪽 발에 단단히 끼운 후 양손을 비비면서 부드럽게 감아올리며 새끼줄을 만들어내는 농원 주인 이준목씨. 그가 가족들에게 새끼 꼬기를 가르쳐주는 이유는, 새끼를 꼬는 동안 아이들에게 쌀이 식탁 위에 밥으로 올라오기까지의 과정도 들려주고, 농부들의 수고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구마 구워먹기·떡메 치기··· 신나는 시골마을체험

땅속에 묻힌 김장독도 열어보고 주렁주렁 매달린 메주의 냄새도 맡아본 승덕이네 가족은 마지막으로 황토방에 모여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하루 체험을 마무리했다. 주말 나들이로 농원을 선택한 승덕이네 가족의 이색체험은 대만족. 승덕이와 거룩이는 “다음엔 꼭 썰매타기를 하겠다”고 잔뜩 벼르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차에 올랐다.
산마을농원이 있는 주록마을에는 10여 가구의 체험 농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계절별 프로그램도 다양해 겨울철 빙어잡이, 두부 만들기 등를 비롯해서 봄철 산나물 캐기, 야생화 관람, 가을철 밤 따기, 벼 수확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농원 체험비용은 숙식과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을 포함해 1인당 3만원선. 가족실뿐 아니라 단체방문객을 위한 큰 방이 별도로 갖춰져 있고, 식사도 제공된다. 여러 가족이 어울려 가면 체험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최소한 15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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