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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호젓한 여행길

짙은 안개와 한 무리 철새 떼가 손짓하는 곳~ 겨울 호수 7

■ 기획·조득진 기자 ■ 글·박성은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4.02.05 15:38:00

겨울여행 하면 바다를 떠올리지만 내륙 깊숙이 있는 호수도 겨울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여행지다. 짙은 안개와 철새들의 군무 등자연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호숫가에 서면 마음 깊이 작은 감동이 밀려온다.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겨울 호수 7곳을 소개한다.
짙은 안개와 한 무리 철새 떼가 손짓하는 곳~ 겨울 호수 7

겨울철이면 심한 일교차 탓에 호수 가득 피어나는 짙은 물안개로 유명한 옥정호. 벼락바위 기암괴석 등과 어우러진 물안개는 환상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다. 안개라고 하기에는 너무 짙어 국사봉 꼭대기에서 보면 마치 구름 위에 서 있는 기분이 들 정도. 특히 병풍처럼 둘러싼 노령산맥이 철옹성처럼 바람을 막아 안개는 오전 11시가 다 되어서야 완전히 물러난다. 따라서 새벽 일찍 서두르지 않아도 느긋하게 물안개를 감상할 수 있다.
옥정호는 전북 정읍과 임실군에 걸쳐 구불구불한 모양새로 고여 있는 호수로, 일본 강점기인 1926년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섬진강을 막아 댐을 건설하면서 생겨났다. 처음에는 임실군 운암면의 이름을 따서 ‘운암호’ 또는 ‘섬진호’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섬진강 상류 옥정리에서 따와 옥정호라 부른다.
옥정호 여행의 백미는 국사봉에서 안개를 감상하며 산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것. 호수를 뒤덮은 구름안개 사이로 아침 해가 떠오르면 새들이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른다. 안개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아침 해는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시간이 흐르면 옥정호를 감싼 안개 위로 작은 섬들이 이마를 내미는데 이 풍경이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호수와 어우러진 크고 작은 산과 섬, 개발이 거의 되지 않아 때묻지 않은 비경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울 정도다.
국사봉 전망대 휴게소에서는 커피 등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고, 발 아래 호수 풍경을 원 없이 바라볼 수 있다. 더 높은 곳에서 호수를 보려면 국사봉에 오르는 것이 좋다. 정상 앞 헬기장까지 오르는 데 느린 걸음으로 40분이면 충분하다. 또한 안개가 걷히고 나면 호수를 따라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치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낚시를 할 수 없지만 한때는 쏘가리와 붕어 낚시 포인트로 유명했던 곳으로 주변에 맛있는 음식점이 많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태인 IC→정읍 방면 우회전→태인면에서 순창 방면 30번 국도→산내면 산내교→옥정호
[숙박] 주로 사선대 관광지 주변에 몰려 있다. 세심자연휴양림(6평형 3만원 8평형 5만원, 063-644-4611), 산수장여관(063-643-9311), 관촌안일장(063-643-5034), 관촌사선장(063-643-4800)
[맛집] 길손집(용봉탕, 063-643-1165), 강산에(쏘가리탕, 063-643-5786), 관촌기사식당(다슬기탕, 063-643-8032), 전주식당(붕어조림, 063-643-0101)
[주변 관광지] 사선대 관광지, 성가리 백로마을, 세심자연휴양림

짙은 안개와 한 무리 철새 떼가 손짓하는 곳~ 겨울 호수 7

1백30리 뱃길 따라 시원한 경관을 자랑하는 충북 제천의 청풍호. 충주댐을 막아 생긴 충주호를 이곳 사람들은 청풍호라 부른다. 청풍호반은 경치가 좋아 등 TV 드라마 촬영지가 널려있고 유람선도 다니는 곳. 인근에는 금수산이 있어 등산 코스도 좋고 능강계곡·무암계곡 등 이름난 계곡도 많다.
굽이굽이 금수산, 월악산 자락을 끼고 돌면 진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호수가 당당한 자태를 드러낸다. 반짝이는 은빛으로 호수 물을 수놓는 겨울 햇살, 150m 높이로 호쾌하게 물을 뿜어내는 수경분수, 유람선을 타고 즐기는 구담봉·옥순봉의 기암절경이 볼 만하다.
사실 그동안 청풍호는 월악산 관광 후 또는 주변 관광 후 그저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쯤으로 여겨지던 곳. 하지만 지난해까지 5년에 걸친 개발을 통해 가족을 위한 관광지로 거듭났다. 그중 지난해 만들어진 수경분수는 청풍호의 자랑거리인데, 무려 162m의 높이로 일본 야마가다현 월산호에 있는 높이 112m 고사분수의 기록을 깨고 동양 최대의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시원한 물줄기와 함께 물방울에 생기는 무지개 또한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1년 내내 유람선을 타고 아름다운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게 바로 청풍호의 매력. 그중 가장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은 단양8경 중 하나인 옥순봉 구담봉이 있는 장회 코스다. 유람선은 월악만 제외하고는 모두 충주·장회·청풍을 왕복 운항한다. 충주호 뱃길 1백30리를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쾌속선으로 1시간10분 정도. 비록 예쁜 노을이나 새떼는 없지만 배의 진행 방향이 바뀔 때마다 연출되는 기암괴석의 비경이 겨울 여행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요금은 편도 1만1천원, 왕복 2만원.
지난해 개장한 ‘청풍랜드’도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곳. 번지점프·이젝션시트·빅스윙 등 레포츠시설과 암벽등반, 수상경비행장 등을 갖추고 있는데, 수상경비행기를 타고 청풍호반을 한바퀴 도는 경험도 해볼 만하다. 1인당 3만5천원(043-648-4151).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지은 국민연금청풍리조트는 특급 호텔이면서 비용도 저렴해 이용해볼 만하다.


[찾아가는 길] 경부·영동·중앙고속도로→서제천 IC→제천탑 삼거리 우회전→5번 국도→청풍교 앞
[숙박] E·S리조트(043-648-0480), 청풍리조트(043-640-7000), 뉴월드장여관(043-652-3843), 수산관광농원여관(043-648-2277)
[맛집] 송어장가든(비빔회, 043-652-8833), 느티나무횟집(송어회, 043-647-0089), 팔영루횟집(향어회, 043-647-8632), 꺼먹돼지집(꺼먹돼지, 043-647-1004), 교리가든(쏘가리매운탕, 043-648-0077)
[주변 관광지] 월악산, 청풍문화재단지

짙은 안개와 한 무리 철새 떼가 손짓하는 곳~ 겨울 호수 7

경상남도 창녕군에 있는 우포늪은 1억4천만년 전(중생대 백악기) 한반도의 생성과 함께 태어난 곳으로 낙동강에 밀려든 바다 퇴적물이 수로를 막아 형성됐다. 여의도보다 약간 작은 70만평 규모의 우리나라 최대 자연늪.
우포늪은 국제적인 습지 조약인 람사협약에 등록된 습지로, 늪 자체가 구경거리다. 우포·목포·사지포·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철새는 주로 우포 쪽에 많다.
우포늪에 가면 일단 공기부터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염된 공기에 익숙한 도시인들에게 우포늪의 공기는 너무나 맑고 깨끗해 숨통을 확 트이게 한다. 특히 공기에 묻어나는 약간 비릿한 물냄새, 풀냄새는 ‘이것이 바로 자연의 향’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이 희귀식물들이다. 수면을 덮다시피 한 억새와 쇠치기풀은 새들에게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그래서 매년 겨울이 되면 많은 철새들이 이곳으로 찾아온다. 천연기념물인 고니와 큰고니는 물론 큰기러기, 쇠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넓적부리오리, 흰방검둥오리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33종의 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특히 해질녘에 철새들이 펼치는 군무(群舞)는 황홀하기 그지없다.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그 덕분에 호젓한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가장 많은 철새는 고방오리, 안락오리, 넓적부리오리 등 오리떼로 2천5백여 마리에 이른다. 가창오리도 5백여 마리 정도.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도 관찰할 수 있다.
우포늪 철새 관찰의 가장 큰 특징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망대에서 대대제방에 이르는 늪지에 매자기뿌리, 말밥(마름 열매) 등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어 기러기들의 좋은 먹이가 되고 있는데, 늪지에 있는 물로 인해 사람들이 가까이 올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인지 이들의 움직임은 매우 자연스럽다. 사방에 울리는 오리떼의 울음소리와 먹이 다툼, 구애하는 장면 등을 생생히 살필 수 있다. 주말보다는 평일에, 그리고 저녁보다는 아침에 물가에 내려앉은 철새수가 훨씬 많다.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우포생태학습원(055-532-7856, woopoi.com)에서 교육 및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우포늪을 보려면 인근 마을에 차를 두고 걸어가는 것이 좋다. 광범위한 면적이라 제대로 구경하려면 쌍안경은 필수. 중요한 것은 국내에 몇 안되는 철새도래지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것.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창녕 IC→20번 국도→세진리·대대리→우포
[숙박] 우포늪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없고, 부곡온천지대에 쉴 만한 곳이 많다. 부곡하와이관광호텔(055-536-6331), 부곡파크관광호텔(055-536-6311), 부곡로얄호텔(055-536-6661), 부곡가든관광호텔(055-536-5771), 레이크힐호텔부곡(055-536-5181), 우포마을민박(055-532-6243)
[맛집] 창녕거위요리전문점(거위 요리, 055-536-1451), 할매메기탕집(메기매운탕, 055-536-5074), 호박터숯불갈비(055-532-9229)
[주변 관광지] 부곡온천, 만옥정공원, 화왕산, 관룡사, 주남저수지

짙은 안개와 한 무리 철새 떼가 손짓하는 곳~ 겨울 호수 7

소양댐수력발전소 입구에서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를 타고 소양댐으로 가다 보면 작고 아담한 호수가 기다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막상 정상에 오르면 비로소 ‘아! 이래서 동양 최대의 사력댐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감탄사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산과 산 사이를 모래로 메웠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인 소양호는 1967년 소양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겼으며, 높이 123m, 길이 530m, 담수량 29억t의 규모를 지녀 ‘내륙의 바다’라 불리고 있다. 소양댐 선착장에서는 양구와 청평사 등지로 관광유람선을 운항하는데,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과 주변경관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과 같다.(소양댐∼청평사 왕복 소인 2천원 대인 4천원. 소양호 일원 유람 소인 4천원 대인 8천원, 소요시간 40분)
소양호 상류는 붕어, 잉어, 향어, 쏘가리, 빙어 등 풍부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어 많은 낚시꾼들이 몰리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겨울철 12월∼3월까지 군축교, 부평리 일부 호수에 얼음이 얼면 간단한 얼음낚시 채비로 빙어낚시를 하며 현장에서 빙어회 맛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소양호 주변에는 빙어회, 빙어튀김, 빙어무침, 빙어젓갈 등 빙어요리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아침이면 드넓은 호수를 가득 채우는 물안개와 짧은 겨울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그물을 걷는 고깃배가 눈을 즐겁게 하는 풍경이라면, 호수 너머의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오봉산과 그 안에 자리잡은 고려시대 사찰 청평사는 발걸음과 입을 즐겁게 하는 곳이다. 하루 코스의 가족 나들이에 그만. 오봉산 고갯길에는 톡 쏘는 맛의 추곡약수가 있는데, 이 물은 위장병 환자에게 좋다고 정평이 나 있다.
오봉산 선착장에서 40분 정도 산길을 걸어오르면 만나는 청평사는 각종 왜란과 전쟁으로 4번이나 복원한 곳으로, 고려시대 학자 이자현이 직접 만들었다는 정원과 연못이 있어 더욱 유명하다. 이자현의 부도나 아홉 가지 소리를 낸다는 구성폭포도 그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댐 정상에는 유람선 선착장뿐 아니라, 식당, 커피숍, 기념품가게, 휴게소 등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댐 위에 주차장이 있으나 그리 넓지 않고, 특히 주말에는 진입이 금지되므로 댐 아래 주차장에 차를 놓고 셔틀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지난 1월1일부터 선착장 인근에 이글루 테마캠프촌이 마련되어 가족 단위의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찾아가는 길] 서울→청평→가평→춘천 46번 국도→소양댐 주차장
[숙박] 세종호텔(033-252-1191), 베어스타운(033-256-2525), 두산리조트(033-240-8000)
[맛집] 춘천 사람들은 막국수는 시 외곽에서, 닭갈비는 시내에서 먹으라고 말한다. 막국수집은 소양5교를 건너, 율문리 부근에 모여 있으며, 닭갈비는 미도파백화점 뒤 명동 골목이 유명하다. 명동1번지(닭갈비, 033-256-6448), 호반닭갈비(닭갈비, 033-262-9199)
[주변 관광지] 공지천, 중도유원지, 위도유원지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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