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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터디 대표 박종경씨의 이색 수학교육법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토론식 수업 강조하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2.05 13:48:00

수학전문 교육회사 뉴-스터디 박종경 대표는 국어 수업에나 적용될 듯한 ‘낱말풀이’와 ‘토론식 수업’을 수학에 적용한다. 기본 원리를 제대로 알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수학을 잘하는 비법이라고 강조하는 그의 이색 수학교육법을 소개한다.
뉴-스터디 대표 박종경씨의 이색 수학교육법

“방정식의 정의가 뭔가요?” 수학 수업을 ‘토론식’으로 진행해 매년 특목고 입시에서 상당수의 합격생을 배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수학전문 교육회사 ‘뉴-스터디’ 박종경 대표(44)는 불쑥 질문을 던져놓고 가만히 기자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차라리 고차방정식 문제를 내밀었으면 끙끙대면서라도 풀었겠지만 방정식의 정의를 설명하라니 머릿속에 미지수 χ가 들어간 등식을 떠올리며 머뭇머뭇할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방정식을 배우지 않았냐”는 박대표의 말에 더욱 무안해지고 말았다.
“방정식은 미지수의 값에 따라 참이 되기도 하고, 거짓이 되기도 하는 등식을 말합니다. 사실 뭐가 뭔지도 모르고 배우고 있는 거죠. 여기서 미지수, 참, 거짓, 등식, 이런 단어들도 모두 수학의 기본이 되는 개념들입니다. 이들 하나하나를 명확히 이해하면 수학이 훨씬 쉽고 재미있어져요.”
한성과학고 7명, 서울과학고 9명, 대원외고 10명, 대일외고 9명 등 2004학년도 특목고 입시에서 지원자 62명 중 48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뉴-스터디의 수학교육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기본 원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수학의 재미를 알게 한다는 것. 공식을 쉽게 암기하는 ‘비법’을 가르쳐주거나 시험에 나올 만한 문제를 콕 집어주는 ‘족집게 강의’는 찾아볼 수 없다.
뉴-스터디의 교육 방법은 ‘핵심체크’로 시작된다. 새단원을 시작하기 전에 학생들이 용어와 기호를 먼저 조사해오면 강사가 전체 단원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함께 20여 문제를 풀어주는 것. 학생들은 다시 그와 유사한 문제 20∼30개를 과제로 받아 집에서 식을 꼼꼼히 정리해가며 풀어와야 한다. 그 다음에야 뉴-스터디의 독특한 교육법인 ‘토론식 수업’을 할 수 있다. 분필로 칠판을 4∼5등분 한 뒤 학생들이 나와서 과제로 내준 문제에 대한 자신의 해법을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
“학생들이 앞에 나와 자신이 풀어놓은 문제를 설명하기 시작하는 순간 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학생들로부터 질문이 터져 나와요. 자기는 그와 다르게 풀었다는 거죠. 한 문제를 놓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됩니다.”

아이의 계산능력 키우는데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
물론 차려놓은 밥상머리에 앉아 몸에 좋은 음식들만 받아먹듯 하는 수동적인 공부 습관이 몸에 밴 학생들은 박대표의 교수법에 익숙해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과제도 많고,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해야 할 몫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대표는 “학생들에게 규칙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갖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학원의 제 역할”이라고 말한다.
“처음엔 학생들이 힘들어하고, 익숙해지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려요. 하지만 스스로 공부하게 하는 방법이에요. 교사가 강의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동안 학생들이 공부의 재미를 알게 됩니다. 특히 다른 사람과 자신의 공부법을 비교하며 차이를 발견할 때 실력이 껑충 자라죠.”
토론을 유도하고, 학생들끼리 주고받는 다양한 해법 중에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골라내는 건 교사의 몫이다. 토론식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들 역시 상당한 연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 박대표는 “수학을 전공하고 수년간 수학 강의를 한 강사들도 매일 토론식 세미나로 수업에 대비한다”고 한다.

뉴-스터디 대표 박종경씨의 이색 수학교육법

박종경 대표는 수학을 통해 아이들이 논리적인 사고력과 정리하는 습관을 배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식 수업은 박종경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48년 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그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수학공부를 강조했는데 특별한 지도법이 있었던 게 아니라 한 문제를 풀어도 반드시 식을 쓰고, 스스로 채점한 뒤에 다시 풀어보도록 했다는 것.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덕분에 학창시절부터 수학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본고사를 봐야 하던 시절, 그는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매일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반 학생들을 상대로 서울대 본고사 기출 문제를 2문제씩 풀어줄 만큼의 실력을 갖췄다고.
“칠판에 문제를 적고, 푸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문제가 어려운데다 재미가 없으니까 친구들이 다들 졸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수업방식을 바꿨죠. 종례시간에 다음날 아침에 풀 문제를 미리 칠판에 적어주고, 집에서 각자 풀어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칠판에 줄을 그어놓고 3∼4명을 불러내 각자 집에서 풀어본 과정을 써보고 설명하도록 했죠. 그랬더니 친구들이 훨씬 흥미 있어 하더라고요.”
세월이 훌쩍 흘러 그가 해법수학의 본부장을 역임할 당시 그는 고등학교 때 써먹은 방법의 효과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수학경시대회 문제를 직접 출제했던 그가 학부모를 초청하는 공개풀이 강좌 때 고등학교 때 했던 방식을 적용한 것.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풀어보게 한 뒤 그 방식을 학생들과 토론하고, 가장 적절한 방향을 제시했는데 학부모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한다. 그가 해법수학을 그만두자 개인적으로 수업을 해달라고 요청한 부모들이 있을 정도였다고. 결국 그는 초등학생 6명으로 강의를 시작했는데 1년 만에 수강생이 1천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지만 교육정책은 수시로 바뀐다. 그러나 박대표는 “공부법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때 기본 토대를 제대로 갖추면 입시 정책이 수시로 바뀌어도 우왕좌왕 할 일이 없다고 자신한다. 그런 점에서 일부 학부모들이 수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걸 안타까워했다.
뉴-스터디 대표 박종경씨의 이색 수학교육법

“사칙연산을 빠르게 하는 계산 능력은 수학에 있어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기초가 아니에요. 계산능력은 훈련으로 충분히 다질 수 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상당수가 아이들이 빠르게 계산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렇게 계산문제를 강조하면 응용문제를 풀고 싶지 않아져요. 한 문제를 풀더라도 생각하는 문제를 접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야죠. 어느새 아이가 자라 이미 중학교 2학년이 됐는데 수학을 잘 못한다면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 선생을 붙일 게 아니라 초등학교 저학년 책부터 시작하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에요.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죠. 노트에 새로 나온 용어와 기호를 정리하고, 각 문제에 대한 식을 써가며 6학년 과정까지 복습하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아요.”
박대표는 아이들이 지긋지긋해하는 수학에 재미를 붙이게 하기 위해서는 ‘칭찬요법’을 써볼 것을 권했다. 수학문제를 잘 풀지 못해도 ‘옷을 예쁘게 입었구나’ ‘머리가 참 단정하네’ ‘발표를 참 잘하는구나’ 하며 아이의 기를 살려줄 수 있는 말을 틈틈이 들려주라는 것. 아이가 문제를 풀다가 어려워하면 문제를 메모해 학교나 학원 선생님께 질문해보라고 권해 아이가 수학 선생님과 가까워지게 하는 것도 수학을 잘하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이 수학이 즐거운 과목이라는 걸 아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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