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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아빠가 나섰어요!

흥미진진한 영어 육아 체험기

네살배기 딸과 영어로 대화,‘가은 아빠’김해진씨가 공개하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승민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2.05 13:19:00

‘가은 아빠’ 김해진씨는 가은이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영어로 말을 건넸다고 한다.
덕분에 현재 37개월이 된 가은이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우리말을 종알거리듯 영어로 못하는 말이 없는 상태. 가은이가 국제화 시대에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아 때부터 이중 언어교육을 했다는 김해진씨의 노하우 공개.
흥미진진한 영어 육아 체험기

아빠가 쉬는 토요일. 가은이는 아침부터 아빠 곁을 떠나지 않고 있다. 엄마보다 아빠와 함께 노는 것을 더 좋아하는 가은이. 아빠와 가은이는 영어 동화책에 푹 빠져 있다. 제목은 . 김해진씨(36)는 동화책에 나오는 동물과 똑같은 인형을 늘어놓고 멋진 목소리로 가은이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아빠 : What happened to the bear?(곰에게 무슨 일이 생겼지?)가은 : The bear wants to play with other children.(곰이 다른 아이들과 놀고 싶어해)아빠 : I see.(나도 알아)가은 : I am sorry, bear. I will play with you, bear.(참 안되었구나, 곰아. 내가 너랑 놀아줄게)아빠 : It looks like a rock.(바위같이 보이는데)가은 : Bear can not go to the rock.(곰은 바위로 올라갈 수 없어)

아빠와 가은이는 계속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외국에서 살다온 부녀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척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가은이는 외국에 가본 적도 없고 자기가 영어를 쓴다는 사실조차 최근에 알았을 정도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혔다고 한다.
“우리들은 영어를 무척 어렵게 배웠잖아요. 단어장을 들고 다니며 암기하고 문법 공부하느라 일상 회화는 한마디 못하고…. 그래서 가은이에게 영어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영어 구사가 필수인 국제화 시대에 영어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으면 그만큼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 김해진씨는 가은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영어교육 계획을 세웠다. 게다가 결혼 6년 만에 생긴 아기였으니 가은이에 대한 정성 또한 극진했다. 그는 먼저 영어 태담을 시작했다. 불룩해진 아내 배에 대고 하루 1~2시간씩 영어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은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알아듣건 알아듣지 못하건 상관없이 영어로만 이야기했다. 놀아줄 때는 물론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킬 때도 영어만 사용했다. 대신 엄마와 주위 사람들은 한국어만을 사용했다.
“대학 다닐 때 싱가포르에 간 적이 있어요. 그곳에서 현지 아이들을 만났는데 모두들 영어와 중국어를 똑같이 잘했어요. 알고 보니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각각 하나의 언어를 맡아서 교육시킨다고 하더군요.”
김해진씨는 싱가포르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가은이에게 이중 언어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한국어는 엄마와 주위 사람들을 통해 접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지만 영어는 아빠하고만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는 무엇보다 가은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했다.

엄마와는 한국어로, 아빠와는 무조건 영어로 대화
그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빠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김해진씨가 가은이와 영어로 놀기 위해 활용한 것은 영어 동화책. 가은이가 아기였을 때부터 항상 동화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게 했다.
“영어 동화책은 전집 대신 가은이가 관심을 갖는 것에 맞춰 한권씩 구입했어요. 양치질을 시작했을 때는 그에 관한 동화책을 사주었지요. 주로 동물들이 등장하는 동화책인데 책에 나오는 동물 인형까지 함께 가지고 놀다 보면 책 한권 읽어주는 데 1시간이 걸리기도 해요.”

흥미진진한 영어 육아 체험기

직장 생활을 하는 김해진씨는 가은이와 놀기 위해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 어떤 때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와 영어놀이를 했다고 한다. 가은 엄마 김미연씨(35)에 따르면 가은 아빠 아이와 노는 것을 무척 즐긴다고 한다. 다행히 김해진씨는 외국인 회사에 다니며 업무의 70% 이상을 영어로 처리하기 때문에 가은이와 영어로 이야기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고.
가은이가 아빠와 영어로 이야기한 지 벌써 만 3년. 가은이는 또래 아이들이 우리말을 재잘거리듯 영어로 쉼없이 재잘거린다. 영어로 모르는 말은 한국말로도 모르고, 한국말로 아는 것은 영어로도 쉽게 익히고 있다. 한국말은 자연스럽게 익히고 영어는 아빠와 놀면서 재미있게 배워서인지 때로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고.
“어떤 때는 가은이가 한국말에 영어식 액센트를 넣어서 말하기도 해요. 그래서 미국 사람이 한국말을 하는 것처럼 어색할 때도 있어요. 때로는 어순을 영어처럼 바꿔 말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올바른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데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요즘 가은이는 일주일에 한번씩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영어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물론 ‘ABCD…’ ‘one, two, three…’ 부터 시작하는, 가은이에게는 너무 쉬운 수업이지만, 아빠말고도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점점 커가는 가은이에게 그만큼 다른 세계를 어떻게 보여줄까 하는 것이 김해진씨의 요즘 고민.
“지금까지는 저와 영어로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도 교류를 할 때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가은이가 크면서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인터넷을 통해 펜팔을 할 수도 있고, 이중 언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의 모임에도 참여할 수 있고요.”
가은 아빠 김씨는 돈을 들여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오히려 쉽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아이와 정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아이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며 놀아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가은 아빠가 일러주는 영어 동화책 활용법
동화책 고르기
아이가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것에 관련된 책을 찾는다. ‘응가’나 목욕, 뽀뽀 등 특정 행동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에 관련된 책을 사준다.
유명한 유아 영어책이나 베스트셀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서점에 가서 직접 읽어보고 아이가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 산다. 유명한 책이라 해서 무조건 구입하면 아이가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생겨 후회한다고.
영어 서점에서 집에 없는 책들을 10~20권 정도 아이에게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유난히 관심을 보이는 책이 있는데 그런 책을 사주는 것도 좋다.

동화책 읽어주기
처음 산 책은 아이에게 바로 읽어주지 말고 먼저 부모가 읽고 공부를 해야 한다. 처음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면 이후에도 아이가 흥미를 갖지 않기 때문.
일단 책을 한번 쭉 읽은 다음 줄거리를 파악한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뜻과 발음을 외워 문장과 내용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모가 문장, 단어,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이 또한 헷갈려 한다.

흥미진진한 영어 육아 체험기

영어 동화책을 사면 먼저 부모가 읽고 공부를 한 뒤 아이에게 읽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해진씨.


또한 문장과 그림을 하나하나 연결시킨다. 아이는 가장 먼저 책 속의 그림을 보고 그 다음 부모가 읽어주는 이야기와 연결시키기 때문에 아이의 눈 움직임에 따라 책을 읽어주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책 속의 그림을 손으로 짚어가면서 문장을 읽어주는 것이 좋다.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아이의 컨디션이 좋을 때 부모가 가진 모든 재능을 동원해서 재미있게 읽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아이가 책의 이름과 내용을 잘 기억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다.
아울러 동화책의 내용을 재연해본다. 책에 나오는 내용을 책을 보지 않고 그대로 재연해보는 것은 아이의 이해력과 표현력, 창의성을 키워주는 데 특히 도움이 많이 된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나 동물 인형을 구입해서 활용하면 좋고, 구하지 못하는 인형은 컬러 찰흙으로 만들어주면 아이가 좋아한다.

동화책 외우기
동화책을 외우면 부모도 공부가 되고, 아이에게 무척 자연스럽게 동화책을 읽어줄 수 있다. 또한 불을 끄고 잠자기 전에 아이 옆에 같이 누워 책 없이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줄 수 있고, 아이와 함께 나눌 마땅한 이야기거리가 없을 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고 아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나오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외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쪾전체 줄거리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의 경우 Grass, Mud, River 등 장소가 바뀌는 순서를 먼저 기억하고 그 장소에 맞는 의성어를 연결시킨 다음 점점 살을 붙여가며 전체 줄거리를 외운다.
쪾책을 여러 번 읽고, 문장을 어느 정도 익숙하게 한 다음 머릿속에서 장면을 상상하면서 문장을 하나씩 외워본다. 유아 영어 동화책은 반복되는 문장이 많아 쉽게 외워진다. 완벽하게 외우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그 책을 자주 읽어주거나 재연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워진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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