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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효과적인 교육법

엄마 속 태우는 초등학생 학습장애 Q&A

책상에서 딴 짓 하고 틀린 문제 또 틀리고…

■ 기획·조득진 기자 ■ 글·이주영 ■ 사진·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도움말·김경민

입력 2003.12.05 09:59:00

하루 종일 놀다가 밤만 되면 숙제하느라 온 집안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아이, 책상 앞에서 딴 짓만 하는 아이, 5분이면 다 풀 문제를 한 시간씩 붙들고 있는 아이….
아이 공부시키다 보면 속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고함치며 야단만 칠 수는없는 일. 전문가에게 초등학생 학습 트러블 해결법을 들어보았다.
엄마 속 태우는 초등학생 학습장애 Q&A

“아이가 공부하는 습관이 잘못된 것은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 문제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마인드학습 클리닉을 통해 학습장애 아동에 대한 상담과 치료를 하고 있는 김경민 동서심리상담소 소장은, 무엇보다도 제대로 된 부모 역할을 강조한다. 머리가 나쁜 것도 아닌데 공부를 못하는 아이의 경우 학습 동기가 없거나 주의력 결핍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것. 아이의 손을 이끌고 학습장애 클리닉을 찾는 부모들의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김소장은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사실 아이들은 유연성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치료가 쉬운 편이에요. 문제는 부모죠. 아이의 학습 동기를 없애고 주의력이 결핍되게 만든 장본인은 결국 부모거든요. 잘못된 부모의 양육 태도가 고쳐지지 않는 한 아이들만 치료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어요.”
그래서 그는 ‘건강한 부모 훈련 프로그램’을 강조한다.
“건강한 부모는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죠. 자식을 통해 부모의 콤플렉스나 손상된 자존심을 보상받으려 하지 않아요.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보고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거든요. 반면 건강하지 못한 부모는 자신의 열등감을 자녀를 통해 보상받으려 하다 보니 아이에게 윽박지르고 통제하는 거죠.”
결국 학습장애도 건강하지 못한 부모의 양육태도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는 부모 스스로 건강한 부모가 되기 위한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모 훈련’이라고 하면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부모가 그들의 부모에게서 보고 배운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좋은 부모가 되려면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 체계적인 훈련 없이 보고 배운 대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비록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지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실수를 반복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잘못인 줄 알지만 이미 습관으로 굳어버린 행동을 바꾸는 일이란 쉽지 않죠. 아이에게 강요하거나 윽박지르지 않겠다고 마음먹지만 화가 치밀어오는 순간 자신을 달래지 못해 다시 고함을 지르게 되거든요. 결국 야단을 맞은 아이는 부모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라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겁니다.”
부모와 잘못된 관계를 형성한 아이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부모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부 잘하는 것’인데 부모와 사이가 나쁜 아이는 결코 부모가 좋아하는 것을 해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엄마를 좋아하는 아이는 가능한 한 엄마가 좋아하는 것을 하려고 해요. 그래서 공부를 아주 잘하지 않더라도 학습 의욕은 있게 마련이죠. 아이가 학습 의욕조차 없다면 아이를 나무라기 전에 아이와 좋은 관계를 회복하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전문가에게 배우는 ‘우리 아이 학습장애 해결법’ 14
Q 5분이면 할 분량의 공부를 한 시간 넘게 붙들고 있다
일단 공부에 대한 관심도 없을 뿐 아니라 자신감도 없다고 봐야 한다. 내용을 잘 모르니 막막한 마음에 계속 붙들고 있는 것일 뿐. 이런 아이의 경우, 모르면 엄마나 선생님에게 쉽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도록 하자. 머뭇거리고 있는 부분을 살핀 다음 친절하게 설명해주어야 한다. 모른다고 면박을 주어서는 안 된다. 모른다고 하면 엄마가 혼을 내거나 짜증을 내기 때문에 아이는 ‘모른다’는 말조차 못하는 것이다.

엄마 속 태우는 초등학생 학습장애 Q&A

김경민 소장은 아이 학습 트러블은 대부분 부모의 잘못된 교육지도에서 시작된다고 충고한다.


Q 공부하라고 하면 책상에 앉아 있지 못하고 왔다갔다한다
집안 분위기에 혹시 아이의 정서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은 없는지 살펴보자. 부모의 사이가 나쁘거나 집안에 문제가 있으면 아이들은 안절부절못한다. 만약 아이의 정서를 불안하게 할 요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이가 계속 안절부절못한다면 소아정신과를 찾아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Q 언제 스스로 공부하나 지켜보다가 도저히 참지 못해 공부하라고 하면 ‘엄마는 만날 공부하라고 잔소리한다’며 반항한다
기본적으로 엄마의 태도에 문제가 없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기를 기다리다가 도무지 기미가 보이지 않아 공부하라고 한마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다르다. 말은 안했지만 아이들은 엄마의 감시하는 듯한 눈초리만으로도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또 엄마가 계속 자신을 살핀다는 생각에 엄마의 감정이 폭발할 시점까지 공부를 안하고 버티는 것이다.

Q 가르쳐준 걸 금방 잊어버린다
가르쳐주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한다. 아이가 겁에 질리거나 지나치게 긴장한 상태에서는 말귀를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다. 엄마가 “금방 가르쳐줬잖아. 벌써 까먹었어?” 하며 압박감을 주는 식으로 가르치면 아이는 듣고는 있어도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아이에겐 모든 것이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출발해야 부드러운 태도로 가르칠 수 있다.

Q 제대로 문제를 읽지도 않고 무조건 모른다고만 한다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상태다. 스스로 공부를 못한다는 생각이 이미 깔려 있기 때문에 문제조차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것이다. 이럴 때는 강압적으로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먼저 풀어주어야 한다. 문제를 읽지도 않고 모른다며 고개를 내젓는 아이에게 “일단 문제를 읽어보라니까” 하는 식으로 짜증을 내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이 문제 좀 까다롭지? 엄마랑 차근차근 보면서 생각해볼까?” 하는 식으로 접근하자. 아이의 마음을 엄마가 이해해주면 아이는 편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다.
Q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대충 문제를 풀어 틀린다
주의력 결핍이 문제다. 문제의 앞부분만 읽어보고 성급하게 판단하는 습관이 몸에 밴 것이다. 사실 이런 아이들은 대개 엄마와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고 이해하는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대충 듣고 반응을 하는 식이다. 이는 엄마가 아이 말을 끝까지 듣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엄마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지 않고 일부분만 파악하고 야단을 치거나 중간에 말을 끊어버리는 식의 대화를 했기 때문에 아이도 똑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먼저 엄마가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한다.



Q 방금 푼 유형의 문제를 다시 틀린다
이런 경우라면 방금 푼 문제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엄마의 반응이 무서워 대충 감만 잡고도 아는 듯이 넘어간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습을 할 때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는 문제 하나라도 원리를 이해하고 푸는 것이 중요하다.
Q 엄마가 공부를 가르쳐줄 때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건성으로 듣는다
엄마의 말을 아이가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평소 아이의 말을 엄마가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 먼저 아이의 말에 엄마가 귀를 기울여 끝까지 듣도록 하자. 엄마가 아이의 말을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엄마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Q 숙제를 미뤄 밤만 되면 온 집안이 난리가 난다
먼저 아이의 성격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들 가운데 해야 할 일을 미리 해두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아이도 있지만 미루다 마지막에 하는 아이도 있다. 이른바 ‘벼락치기형’으로 공부하는 경우다. 사실 벼락치기를 하는 아이들이 모두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적이 좋은 아이도 꽤 많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를 미뤄두는 걸 아이보다 엄마가 더 불안해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엄마가 한밤에 숙제를 하는 아이를 붙들고 “매일 밤마다 이게 무슨 난리니? 미리미리 해두면 좋잖아” 하는 식으로 혼내다 보면 아이는 스스로 “난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렇게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게 되면 그 다음에는 “그래 난 원래 엄마를 힘들게 하는 아이니깐” 하는 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아이 기질에 따라 미뤄두었다가 하는 경우라면 오히려 아이의 특성에 맞게 그냥 두는 게 더 좋다.

엄마 속 태우는 초등학생 학습장애 Q&A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다. 꾸중하기보다는 대화와 놀이 속에서 공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Q 일기나 독서록 쓰기 등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할 숙제를 엄마가 챙기지 않으면 슬쩍 넘어가며 하지 않는다
매일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평소 아이에게 자율성을 길러주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런 경우 엄마가 안달을 내며 챙기기보다는 조금 여유 있는 태도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좋다. 사실 일기나 독서록을 매일 써야 할 필요는 없다. 일기를 쓰더라도 쓰고 싶은 내용이 있을 때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야 한다. 엄마가 말을 안하면 안한다는 식으로 아이를 의존적으로 만들면 결국 엄마가 잔소리를 할 때까지 알아서 하는 건 하나도 없는 아이가 되고 만다. 또 엄마가 매일 가계부나 일기를 쓰면 아이들은 굳이 지시하지 않아도 따라 하게 된다.

Q 공부하라고 하면 엄마 눈속임으로 책상에 앉아 있다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게 한다며 아이를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 있게 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이런 경우 대부분의 엄마들이 “엄마 눈을 속이며 공부하는 척만 한다”며 아이에게 화를 내고 속으로는 고민한다. 이렇게 엄마 눈을 피해 딴 짓 하는 아이들의 엄마는 대개 야단과 지적이 과한 편에 속한다. 아이의 행동을 존중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혼을 자주 내니 아이는 엄마의 눈을 속이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형성된 불신 관계를 신뢰의 관계로 회복하는 것이다. 아이가 딴 짓을 하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혼내거나 인상을 찌푸리지 말고 먼저 “너 컴퓨터 게임하고 싶었구나. 재미있니?” 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접근하자.

Q 조금만 응용한 문제가 나오면 틀리거나 어려워한다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충 듣고 감을 잡은 듯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만 응용한 문제가 나오면 힘들어하는 것이다.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것보다 조금 쉬운 단계의 것부터 학습하는 것이 좋다. 계속 아이의 수준과 맞지 않는 어려운 단계를 학습하면 아이가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Q 공부하려는 의욕이 전혀 없다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가 전혀 안된 경우이며 더 나아가 자신의 장래에 대한 꿈이나 희망이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엄마의 독촉에 책상에 앉기는 하지만 이는 엄마의 꾸중이 무서워서이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다. 우선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찾아서 칭찬해주자. 아이는 칭찬을 받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또 잘하고 싶다는 의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Q 공부라면 무조건 ‘으악’ 소리를 지르며 진저리를 친다
이미 공부에 대한 노이로제가 생긴 상태로 전문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렇게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강하게 보인다면 지금 당장의 성적보다도 앞으로 공부를 잘할 가능성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상담을 통해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이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파악해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한다.

여성동아 2003년 12월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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