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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행복

내년 봄 쌍둥이 아빠 되는 선우재덕

“연기와 사업 병행하느라 힘들 때도 많지만 아이들 생각하면 힘이 불끈 솟아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12.03 11:40:00

최근 KBS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에서 ‘한탕’을 노리는 백수로 출연중인 탤런트 선우재덕. 그는 요즘 새로 시작한 외식 사업이 순항중인 데다 아내가 쌍둥이를 임신해 그야말로 겹경사를 맞고 있다.
행복한 남자 선우재덕을 만나 가족을 향한 그의 애틋한 사랑과 사업에 대한 야무진 꿈을 들어봤다.
내년 봄 쌍둥이 아빠 되는 선우재덕

깔끔한 외모와 점잖은 목소리 덕분에 멋진 신사 역할을 주로 맡았던 탤런트 선우재덕(39)이 요즘 ‘망가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KBS 일일드라마 ‘백만송이 장미’에서 여주인공 혜란(손태영)의 삼촌 박태호 역을 맡아 머리에 굵은 웨이브까지 넣고, 훤칠한 외모와 화려한 입담으로 돈 많은 여자를 노리는 백수로 출연중인 것.
“저는 기존에 하던 연기 색깔과 달라 어색한데 남들은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볼만한가 봐요(웃음). 어머니가 노인정에 가시면 친구분들이 그집 아들 왜 그렇게 웃기냐고 한대요. 아들 훈이는 사람들이 저 쥐어박는 거 보면서 울고요.”
그가 연기 변신을 시도한 것은 얼마 전 종영된 SBS 드라마 ‘첫사랑’에 엉뚱하고 코믹한 교수로 출연하면서부터다. 최근엔 영화 ‘최후의 만찬’에서 조직의 ‘보스’로 변신, 관객들이 깜짝 놀랄 만한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이러한 변신의 배경에는 그의 심경에 남모를 변화가 있을 듯 싶은데 그는 그저 “20년 이상 연기를 해온 연기자라면 어떤 역이든 소화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특별히 변신이라고 이야기할 것도 없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드라마 ‘백만송이 장미’에서는 허풍 세고, 번번이 사업에 실패해 형수에게 빌붙는 신세지만 현실의 선우재덕은 ‘1백20점짜리 아빠’ 소리를 듣는 모범 가장이다. 서울에서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그는 지난해 10월, 분당에 집을 지어 이사를 했다. 그림 같은 전원주택엔 팔순을 넘긴 노모와 아내 박수현씨, 그리고 아들 훈이까지 네 식구가 살고 있는데 모두 자연을 벗삼은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활동 근거지가 대부분 서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듯 싶다.
“제가 불편하긴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 결정했어요. 아내도 처음엔 안 가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아해요. 오히려 서울에 오면 머리가 아프대요. 공기가 다르거든요. 저만 좀 고생하면 되는데 굳이 서울에서 아등바등하며 살 필요 있나요?”
집앞 텃밭에 채소를 가꾸며 즐거워하시는 어머니와 흙을 밟으며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노는 아들을 보면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주차장과 연못 공사를 마쳤다는 그는 주택을 짓고 보니 여기저기 손가는 곳이 많아 지루하지 않고 좋다고 했다. 뒷마당에도 뭔가를 꾸밀 작정인지 또 공사를 해야 한다며 웃는다. 이렇듯 틈틈이 집을 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집안일에는 통 도움을 못 주고 있다며 멋쩍어했다.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모든 집안일은 아내의 진두 지휘하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선우재덕은 서른 중반이 되어 결혼하기 전까지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는데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한 아내는 지금껏 고부간 갈등 없이 오순도순 어머니와 잘 지내고 있다고. 결혼 전까지는 그의 수입과 지출을 어머니가 관리하셨는데 새사람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경제권이 아내에게 넘어갔다고.

내년 봄 쌍둥이 아빠 되는 선우재덕

자신의 사업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선우재덕은 가맹점이 하나 오픈할 때마다 1백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는다.


“한동안은 어머니가 서운해하셨는데 큰 문제는 없었어요. 전 용돈 타 쓰는 신세라니까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웃음).”
그는 올해로 81세 된 어머니가 이른 아침에 노인정에 가셨다가 저녁 때가 되어서야 돌아오실 정도로 정정하고, 가정이 화목한 것에 감사한다고. 이 때문에 결혼한 뒤로는 즐겨하던 술자리도 되도록 피하고 있다고 한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데 술 때문에 불화가 생기더라고요. 아내가 신경 쓰는 일은 아예 안하기로 마음먹었죠.”
더욱이 아내가 둘째를 임신하면서 뱃속 아기가 쌍둥이인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일이 끝나는 대로 조르르 집으로 달려간다. 다섯살 된 훈이 밑으로 동생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둘째를 계획했는데 한꺼번에 둘을 얻게 된 것.
“예상도 못했던 일이라 얼떨떨해요. 아기들이 태어나면 실감나겠죠. 첫아이 가졌을 때는 안 그러더니 이번엔 아내가 입덧이 심해요. 이제 그만할 때도 됐는데….”
그는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는 집사람 혼자 고생할 수밖에 없다”며 안쓰러워했다. 훈이는 엄마 뱃속에서 동생이 둘씩이나 커가고 있다는 걸 알고는 “남동생 하나 여동생 하나였으면 좋겠다”고 말하지만 그는 아들이건 딸이건 관계없다고 한다.
“아들 둘이면 든든할 테고, 딸이 있으면 좋다고들 하더라고요(웃음).”

떡볶이집, 카페 운영한 경험 살려 스파게티 사업에 뛰어들어
내년 봄 쌍둥이 아빠 되는 선우재덕

훈이가 뱃속에 있을 때는 첫아이라 좋은 음악도 들려주고, 동화책도 읽어주는 등 예비 아빠의 태교가 각별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마음과 달리 통 그럴 시간이 없는 모양이다. 아내가 임신한 뒤로 쉴새없이 ‘다 모’ ‘첫사랑’ ‘백만송이 장미’ 등에 연이어 출연한 데다 9월부터 외식사업을 시작해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그는 매일 ‘백만송이 장미’ 시청률과 함께 가맹점의 매출을 확인해야 하는 처지다. “시청률과 매출 중 어떤 것에 더 긴장하냐”며 짓궂게 물었더니 “사업은 이제 시작이라 신문광고와 박람회 등 본격적인 마케팅이 개시돼야 비교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웃는다.
최악의 불경기라는 요즘 그가 선택한 업종은 스파게티 전문점 프랜차이즈.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후배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사업에 뛰어든 건 아니다. 앞서 떡볶이 가게와 카페 등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은 것.
“떡볶이집은 벌써 10년도 더된 일인데 그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교복 입고 커피숍엘 갈 수 없었어요. 그래서 떡볶이집을 카페 분위기로 꾸몄어요. 장사가 잘됐어요. 하지만 장사가 잘 되니까 건물 주인이 가게를 내놓으라고 하더군요.”

내년 봄 쌍둥이 아빠 되는 선우재덕

일이 끝나면 되도록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아들 훈이와 아내 박수현씨.


승승장구만 한 것은 아니다. 지인의 소개로 교외의 땅을 샀다가 당장 건물을 짓지 않으면 그린벨트에 묶일 처지가 돼 급하게 공사를 시작해야 했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를 맞으며 은행 대출금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건물을 지어 98년에 문을 연 것이 광릉수목원 근처의 전원카페 ‘캐슬’이다. 지금은 누나가 맡아 운영하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그가 발로 뛰어다니며 가구를 구입해 카페를 꾸미는 등 남다른 애착을 가졌다고.
떡볶이집과 카페, 줄곧 ‘음식 장사’를 해온 셈이지만 요리에 관심이 많거나 잘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전적으로 사업 안정성 면에서 따져볼 때 음식점만큼 좋은 아이템이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결과라고. 그는 “이번 스파게티 사업이 성공을 거두면 오래 전부터 머릿속으로 구상해온 치킨 관련 사업을 해볼 계획”이라고 귀띔한다.
그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스파게티 업체 이름은 ‘스게티.’ 일반 명사인 스파게티를 상호명으로 등록할 수 없어 ‘파’자를 빼고 ‘스게티’로 정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마치 간판에 쓰여진 ‘스파게티’에서 ‘파’자가 떨어진 것처럼 보이도록 로고를 꾸미는 재치를 발휘했다.
“9월1일에 법인을 설립해 몇달 안됐는데 벌써부터 반응이 좋아요. 저희가 개발한 소스를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주방장 없이 시작할 수 있거든요. 그래도 사업이라 부담이 커요. 원형탈모증이 다 생겼다니까요.”
그를 버티게 하는 건 역시 아들 훈이다. 그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 훈이와 잘 놀아주는데 요즘은 훈이가 ‘친구놀이’에 재미를 들였다고 한다. 연기와 사업을 병행하느라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고 얘기하며 찡그렸던 그의 표정이 금세 해맑게 변했다.
“밤엔 아빠지만 낮엔 제가 훈이의 친구가 돼요. 그래서 이름도 ‘정우’예요. 낮에 집으로 전화를 걸어 ‘아빠야’ 하면, 훈이가 ‘아빠 아니야 정우야’ 한다니까요(웃음).”
백수로 변신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그가 브라운관 밖에서는 정열적인 사업가로 변신해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하는 데 이바지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아빠를 친구라 부르며 ‘까르르’ 웃는 어린 아들의 웃음소리에 힘을 얻어 그의 사업이 번창하고, 내년엔 건강한 두 아이가 태어나 그의 가정에 웃음꽃이 활짝 피길 빌어본다.

여성동아 2003년 12월 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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