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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행복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주연 맡은 강석우

“미숙한 두 사람이 만나 잘 살려면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죠”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정경진, 포토뱅크 제공

입력 2003.10.31 11:22:00

오랫동안 토크쇼 MC로 활약해온 탤런트 강석우가 오래간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KBS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에서 아내의 외도로 고민하는 30대 남자를 연기하는 것.
연예계에서 행복한 가정의 가장으로 소문난 그가 아내와 돌아가신 어머니, 그리고 아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이야기했다.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주연 맡은 강석우

2001년 드라마 ‘아줌마’에서 한심한 남편 ‘장진구’로 아내(원미경)의 속을 박박 긁으며 이혼하려고 안달했던 탤런트 강석우(46)가 이번엔 아내의 외도로 가슴앓이를 하는 역할에 도전한다. 10월13일 첫 방송된 KBS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에서 그가 맡은 ‘지석’은 오랫동안 사귀었던 연인(김현주)과 헤어지고 부잣집 딸(김정난)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나 아내에게 젊은 애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지는 인물이다.
단정적인 제목이 눈길을 끄는 이 드라마에서 그는 이혼 위기에 맞닥뜨린다. 연간 인구 1천명당 3쌍이 이혼하는 게 현실이다 보니 드라마마다 부부 갈등이나 이혼은 빠지지 않는 감초가 됐다. 오죽하면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하고 단정짓는 드라마 제목이 다 생겼을까. 그와의 인터뷰도 ‘이혼’ 이야기로 시작됐다.
“미숙한 두 사람이 만나 잘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정말 어려워요. 올해 헤어진 사람들이 지난해에 이혼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겠어요? 부부는 한쪽에서 끈을 놓치면 헤어지는 거니까 서로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러시아 속담에 ‘바다에 나갈 때는 한번 기도하고, 전쟁에 나갈 때는 두번 기도하고, 결혼을 할 때는 세번 기도하라’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결혼 생활이 어렵고, 신중해야 한다는 이야기죠.”

결혼생활 14년 동안 잡음 없이 대가족 이끌어온 아내
올해로 결혼 14년째를 맞는 그는 아홉살 연하의 나연신씨(37)와의 사이에 아들 준영이(13)와 딸 다은이(10)를 뒀다. 가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는 사실 연예인들 사이에 ‘자상한 남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누가 그에게 사회적인 성공과 가정의 행복,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라면 그는 주저 않고 가정을 택할 사람이다. 그러나 나무랄 데 없이 행복하게만 보이는 그 역시 사소한 일로 아내와 다투는 건 여느 부부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스울 만큼 아주 사소한 걸로 다퉈요. 예를 들어 ‘식사할 때 식탁 위에 올려진 반찬을 어머니 쪽으로 왜 조금 더 밀어놓지 않았냐’ 하는 걸로 내가 한마디하죠. 그걸로 끝나면 좋은데 ‘넌 교육을 어떻게 받은 거냐’ 뭐 이렇게 나가기 시작하면 다투는 거죠.”
그렇다고 정말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소홀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에 대한 그의 효심이 각별하다는 걸 알기에 아내는 결혼하면서부터 지난해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줄곧 시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봉양해왔다. 그런데 바깥일로 피곤하거나 예민해지면 별것 아닌 일이 눈에 거슬렸는 것. 이쯤 되면 아내의 감정이 상할 만도 한데 그에 따르면 늘 화해를 시도하는 건 아내다.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주연 맡은 강석우

“‘생각해보니 내가 잘못한 것 같다’면서 아내가 먼저 사과를 해요. 그러면 제가 같이 나가자고 해서 단둘이 카페에서 식사를 하거나 차 안에 앉아 대화로 오해를 풀죠.”
요즘은 이러한 작은 다툼조차 뜸해졌다. 그는 지금껏 부부 사이에 권태기나 위기 같은 걸 느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진다고. 누군가 그에게 아내와 아이들 중 누굴 더 사랑하느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면 그는 서슴없이 “아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서운해할 만도 한데 그는 오히려 “내가 우리 딸한테 ‘아빠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하고 물으면 ‘나씨!’ 하고 대답한다”며 웃는다. 둘째도 셋째도 ‘나씨’라고 한다. 이 점은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남편의 얼굴에 하나 둘 자리잡아가는 주름마저도 멋있어 보인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두 사람은 아내 나연신씨가 대학을 졸업하던 90년 3월에 결혼했다. 14개월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했는데 그는 나씨를 처음 만난 순간 ‘저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지금처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행복할 수 있는 건 모두 ‘사람을 잘 만난 덕분’이라며 아내의 공으로 돌린다.
아내는 대학을 갓 졸업하자마자 결혼해 꼬박 10년간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다. 결혼 초에는 시외할머니와 시집 안 간 시누이까지 함께 살았다고 하니 대가족을 꾸려가는 게 만만치 않았을 듯하다. 그러나 2000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지난해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3대가 사는 대가족을 잡음 없이 이끌어왔다.

새 아침드라마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 주연 맡은 강석우

“누구 하나 끈을 놓거나, 동시에 화를 내면 크게 싸웠을지도 모르는데 아내가 잘 참아줬어요. 내가 사람을 참 잘 만난 것 같아요.”
“아내에게도 종종 그런 표현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아내에게는 거꾸로 말하죠. 나같이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한 줄 알라고(웃음). 우리는 취향이 잘 맞아요. 그래서 뭘 하든 함께 다니는 일이 많아요. 어제도 오후에 시간이 나서 낙원상가에 가서 색소폰 고치고, 오장동 가서 냉면을 먹었죠. 오래간만에 오장동에 가니까….”
너무 갑작스러웠다. 그의 얼굴이 어느새 붉게 물들고, 눈가엔 금세 이슬이 맺혔다. 오장동은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어릴 적 명절이면 어머니 손 붙잡고 새 신발 사 신고 골목골목을 누비던 생각에 그만 눈물이 흘러내리고 만 것이다. 그는 소문난 효자였다. 지난해말 세상을 떠난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면 그는 요즘도 울컥 하고 만다. 어머니에 대한 후회가 있어서는 아니다.
“행복하게 사셨어요. 남들은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고부갈등 없는 집이 어디 있냐고 하는데 저희 집엔 정말 고부갈등이란 게 없었어요. 사실 어머니는 며느리감으로 맏며느리답게 좀 수더분하고, 풍채 좋은 여자를 원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집사람은 현대여성이거든요. 그런데도 지금껏 한마디 불만도 없으셨어요. 돌아가실 때까지 큰소리 한번 내지 않고, 인상 한번 찌푸린 적 없이 사신 분인걸요.”
아내가 제법 큰 살림살이를 별탈 없이 꾸려갈 수 있었던 것도 어머니 덕이 컸다. 그는 아내가 어머니에게 배운 게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올해 여름,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했다. 그는 어머니가 완성된 집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게 아쉽다고 했다. 이제 정말 네 식구만 사는 것이다.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하면 지금도 눈시울이 붉어져
어느새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아들 준영이는 공부를 꽤 잘한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각종 정보를 접하더니 누가 뭐라 한 적도 없는데 벌써부터 민족사관학교에 들어가서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겠다고 이야기한다고. 그런데 그 다부진 계획을 세운 이유가 재미있다.
“축구에 푹 빠져서 ‘하버드에 가서 축구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엔 혼자 미국 여행도 다녀왔어요. 공항에서 준영이 출국할 때의 모습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미국에서 픽업 나올 사람에게 보냈어요. 그 다음부터는 혼자서 다 해야 하는 거죠. 비행기표 보고서 게이트 찾아 비행기 타고, 미국공항에 내려 입국 절차 밟는 것까지 모두. 그런데 잘 하더라고요. 20일쯤 지나 우리가 미국으로 가서 합류했어요. 그렇게 혼자 해보고 나더니 아이가 꽤 자신감을 얻었어요.”
아이가 부쩍 컸다는 걸 확인하는 경험이었다. 딸 다은이는 미술을 전공한 엄마를 닮았는지 어려서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였는데 요즘은 ‘보석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한다고.
드라마 출연을 자제하고, 2년 넘게 KBS ‘행복채널’ 진행에 전념하다시피 해온 그는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에 이어 조만간 SBS 새 미니시리즈 촬영에 들어간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해 일의 양을 적절하게 조절해온 그에게 다소 과한 스케줄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마침 10월말로 ‘행복채널’이 막을 내린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고.
그는 신앙심이 강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매일 저녁 네 식구가 모여 가족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연예인의 불규칙한 일상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일 터인데 그는 매일 저녁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아이들 방을 찾아 기도하는 것도 거르지 않는다고.
“그저 굴러가는 것도 인생이지만 노력하지 않고는 인간다운 삶을 살 수가 없죠.”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그가 흠잡을 데 없이 행복한 가정을 이끌어갈 수 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바로 가정의 행복은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그것을 유지하는 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만큼 애쓴다는 점이다.

여성동아 2003년 11월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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