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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 글·김지영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홍스튜디오 제공

입력 2003.10.07 11:34:00

10월 결혼식을 앞둔 강원래가 또다른 경사를 맞았다. KBS ‘사랑의 리퀘스트’의 고정코너 ‘강원래의 희망 프로젝트’의 진행을 맡은 것. 불의의 교통사고 이후 3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그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그간의 이야기와 아내 김송을 향한 애틋한 심정.
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클론의 멤버 강원래(34)가 지난 9월 중순부터 KBS ‘사랑의 리퀘스트’의 고정코너 ‘강원래의 희망 프로젝트’의 진행자로 나섰다. 그의 방송 복귀는 불의의 교통사고 후 3년 만. 그러나 이것은 컴백의 신호탄에 불과하다. 10월12일에 치를 결혼식을 한달여 앞두고 진행된 웨딩촬영 현장에서 만난 그에게는 또다른 활동 계획들이 줄줄이 잡혀 있었다. 가을 개편에 맞춰 새로 들어가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은데다 내년에는 장애인의 날 특집극에 김송(31)과 함께 출연하고 클론 음반도 낼 예정인 것.
“제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라디오 DJ예요. 아직 프로그램 이름이나 성격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저같은 386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시 듣고 싶은 흘러간 가요를 들려주고, 초대 가수들과 살아온 이야기도 나누는 훈훈한 프로그램요. 전 개인적으로 들국화를 가장 좋아해요. 얼마 전에 전인권형을 압구정 포장마차에서 만났는데, 팬클럽 회원들과 회식을 하고 있었어요. 너무 가슴 벅차서 휠체어를 끌고 갔더니 저를 알아보고는 힘내라며 격려해주셨어요. 제가 좋아하는 가수가 저를 알아보니까 기분이 참 좋더라고요. 하기야 노무현 대통령도 제 이름을 알겠지만(웃음).”
환한 미소로 취재진을 반기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사고 후 두문불출하며 언론과의 접촉을 꺼렸지만 이제 장애인이라는 현실을 인정하고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끝낸 듯했다.
“그동안 실컷 놀았으니 이제는 열심히 일해서 제 힘으로 돈을 벌고 싶어요. 저도 먹고 살아야지요(웃음). 전에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출연료를 받고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비록 몇만원이긴 했지만 1년에 10억원을 벌 때보다 더 좋더라고요. 하지만 불편한 몸을 이끌고 3년 만에 복귀하다 보니 의욕만큼 두려움도 커요. 병원에서 지낼 땐 이러다 죽겠지 하는 마음에 두려움도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대소변 처리는 물론 운전까지 직접 하고, 내 힘으로 돈도 벌게 되니까 걱정이 늘었어요. 가장 걱정되는 게 대변 처리 문제인데, 배변 욕구를 느끼지 못하니까 저도 모르게 실수를 하거든요. 하지만 쉽게 무너지는 일은 없을 거예요. ‘강원래가 걸어야 나도 걸을 수 있다’고 믿는 장애인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까요.”
그가 컴백한 가장 큰 이유도 장애인들을 위해서다. 우리 사회의 음지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들의 애환을 방송을 통해 알리고 싶은 것. 사고를 당한 후 그는 자동차 동호회, 휠체어 동호회 등을 통해 장애인들과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고 있는데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한다. 그는 얼마전 인터넷 다음 카페에 장애인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사람들이 이제는 장애인을 같은 인간의 눈으로 바라봤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데 그런 생각은 왜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보험회사와 오랫동안 법정싸움을 한 것도 실은 장애의 고통을 돈의 가치로 따지며 어떻게든 깎으려고 하는 보험회사의 태도가 괘씸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다들 돈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렇게 비치는 것이 싫어서 결국 합의로 끝냈는데, 저한테 그 돈은 큰 의미가 없어요. 보상금도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보관해주신다고 해서 다 드렸어요. 저도 그만한 돈이 있으니까요. 근데 보상금을 받은 후부터 여기저기서 후원금을 내달라고 전화가 와요. 제가 로또 복권에 당첨된 걸로 생각하나 봐요. 복권 당첨자들이 왜 숨어사는지 알겠더라고요(웃음).”

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사고 후 그는 “노는 데 지쳤다”고 말할 정도로 나름대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장애인 친구들과 농구 시합도 하고, 재활치료 겸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도 하고, 김송과 종종 여행도 다닌 것. 올여름에는 부산으로 피서를 갔다왔는데 너무 태워서 아직까지도 살갗이 벗겨진다고 한다.
술을 즐기는 그는 평소 김송의 쌍둥이 남동생이 운영하는 경기도 분당의 ‘클론’ 바를 자주 찾는다. 그곳에 오는 사람들은 그를 장애인이 아니라 ‘클론’의 강원래로 대하기 때문이다. 그는 술이 세진 않지만 일단 술자리가 시작되면 끝까지 가는 ‘의리파’.
“그래서 휠체어에 탄 채로 쓰러진 적도 몇 번 있고, 필름도 두번 끊겼어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면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저는 침대에 누워 있고 송이가 옆에 있어요. 그때는 송이가 나를 살렸구나 싶어 저도 모르게 감동을 받아요. 하지만 ‘고맙다’ ‘사랑한다’ 같은 말은 안해요. 송이가 요구한 적도 없고, 저도 낯가지러워서 못하겠더라고요. 술 마시면 제가 그런 말을 곧잘 한다는데 기억이 안나요. 그래도 송이 생일은 기억해요. 송이 생일이 12월21일이고 제 생일이 다음날이라 생일 파티하면서 밤을 새우죠.”
그는 애주가인데 반해 김송은 술을 전혀 못한다. 연애시절 그는 김송에게 양주 한잔을 먹였다가 무척 고생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의식을 잃은 김송을 집까지 바래다 주려고 택시를 탔다가 갑자기 구토를 해서 바로 내린 것. 하는 수 없이 한강 둔치에서부터 김송이 살던 여의도 시범아파트까지 업고 가는데 김송이 내내 ‘보랏빛 향기’를 불러대 지겹도록 들어야했다.
“짜증나 죽는 줄 알았어요(웃음). 원효대교 밑 지하도를 지날 때는 목소리가 어쩌나 쩌렁쩌렁 울리던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이후로 송이한테 술을 절대 안 먹여요. 송이는 술이 안 받는 체질인 것 같아요. 제가 술을 즐겨 마시니까 일부러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집을 얻었는데, 밤에 촛불을 켜놓고 송이한테 골벵이무침을 만들어달라고 해서 저 혼자 마시곤 해요.”
사는 게 힘들어질 때면 술을 마시게 된다는 그는 두달에 한번꼴로 심한 우울증에 빠지지만 그때는 술로 달래지 않는다. 나름대로 터득한 우울증 해소법은 마냥 자거나 친구들을 만나 기분 전환을 하는 것.
“집에 혼자 있으면 증세가 더 심해지니까 사람들을 만나 1만원씩 거둬서 여기저기 놀러다니기도 하고, 영화도 봐요. 우울증 해소엔 영화가 최고인데, 최근에 본 영화 중에는 짐 캐리 주연의 ‘브루스 올 마이티’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너무 웃겨서 휠체어를 타고 자빠질 뻔했죠(웃음).”
투박한 말투와 장난스런 표정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 강원래.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견뎌내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의 가장 간절한 소망은 예쁜 2세를 얻는 것이다. 아이 문제로 다툴 때가 가장 가슴아프지만 싸우면서 부부의 정도 돈독해졌다는 그는 인공수정에 거듭 실패해 조급해하는 아내 김송이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느긋하게 2세를 기다렸으면 하고 바랐다.
“지금 강릉에 짓고 있는 댄스 아카데미 건물에다 따로 원룸을 만든 것도 송이를 위해서예요. 가끔 가서 바다도 보고, 편히 쉬다보면 송이도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2세를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오랫동안 불임으로 고생하던 사람들도 얼떨결에 임신해서 아이 낳고 잘 살더라고요. 저희 부부도 마음 편히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예쁜 아이를 얻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애써 사랑을 표현하진 않지만 아내 김송을 누구보다 끔찍이 생각하는 강원래의 모습을 보면서 김송이 왜 그를 그토록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다.

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지난 9월2일 강원래 김송 부부가 결혼식을 한달 여 앞두고 웨딩촬영을 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난 아름다운 웨딩촬영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강원래와 김송의 웨딩촬영은 지난 9월2일 서울 청담동 홍스튜디오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은 먼저 김송의 단골 미용실인 서울 청담동 강성우 헤어컴에서 머리손질과 메이크업을 받고 오후 2시30분경 촬영장에 도착했다. 여덟벌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세벌의 한복을 차례로 바꿔입은 이들의 웨딩촬영은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서 다섯 시간 만에 끝났다. 스튜디오측에서 강원래의 몸 상태를 고려해 일사천리로 촬영을 진행한 덕분이다.
이날 강원래의 컨디션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척추 장애인들에게 나타나는 고질적인 통증이 간밤에 내린 비로 더욱 심해져 밤새 잠을 설친 탓이었다. 그럼에도 강원래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함박웃음을 머금은 김송의 마음을 배려해선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덕분에 촬영은 끝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의 백미는 이국적인 외모로 색다른 매력을 더한 김송의 한복 맵시. 타래한복이 김송을 위해 특별 제작한 조선후기의 당의와 관례복, 두루마기를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선 김송의 모습은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두 사람은 이날의 아름다운 장면들을 10월12일 결혼식장에서 액자 전시회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의 결혼식은 개그맨 홍록기의 사회와 신촌세브란스 재활병원 박창일 원장의 주례로 진행될 예정인데 현재 축가를 부르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가수들이 너무 많아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이벤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식을 마친 후 인도네시아 빈탄으로 4박6일 일정의 신혼여행을 떠난다.

웨딩촬영 마친 강원래 김송의 말·말·말…
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강원래 김송의 웨딩촬영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 “전혀 떨리거나 설레지 않아요. 이제 결혼하는구나.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에요.”(웨딩촬영을 앞둔 강원래의 소감)
♡ “결혼식 날짜만 잡아놓고 아무런 준비를 못해서 무척 걱정스러웠어요.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난감한데 원래오빠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정말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둘의 사랑에 감동받아 무조건 도와주고 싶었다면서요. 결혼준비를 하면서 제가 얼마나 인복이 많은 사람인지 새삼 느꼈어요. 그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김송에게 결혼준비는 어떻게 되어가냐고 묻자)
♡ “준엽이가 왜 자기한테 먼저 알려주지 않았냐며 섭섭해하더라고요. 결혼소식을 신문 보고 알았대요. 그래서 제가 한마디 해줬어요. 우리나라 기자들이 너보다 더 빠르다고요. 우리 아버지한테 말씀드린 다음날 바로 신문에 났거든요. 혼인신고했을 때도 우리 부모님보다 기자들이 더 빨리 알았어요. 구청직원이 강원래 다녀갔다고 기자들한테 알려줬대요.”(단짝 구준엽이 결혼소식을 듣고 뭐라고 했냐고 묻자)

결혼 앞두고 3년 만에 방송활동 재개한 강원래·김송의 행복한 웨딩 촬영 현장 스케치

♡“요즘 집에서 영어로 대화하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신혼여행을 대비해서 조그만 영어회화책을 사서 공부하고 있거든요. ‘얼마예요?’ 정도는 알아야죠. ‘하우 머치?’ 하하하.”(강원래에게 결혼식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냐고 묻자)
♡“시간나는 대로 틈틈이 피부관리를 했어요. 주로 피부에 보습을 주는 관리를 받았어요. 이번 결혼식 문제로 신경을 많이 썼더니 턱밑에 뾰루지가 심각하게 났는데 관리를 받으면서 좀 나아졌어요.”(김송에게 더욱 예뻐진 비결을 묻자)
♡“웨딩드레스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데 저 때문에 드레스의 맵시가 죽을까봐 좀 걱정됐어요. 근데 메이크업과 헤어를 ‘작품’ 수준으로 만들어줘서 드레스가 더욱 돋보였던 것 같아요(웃음). 저도 더 어려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고대했던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니 정말 기분이 좋았답니다. ‘아 이젠 진짜로 결혼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웨딩드레스를 입어본 소감을 묻자 김송이)
♡“원래오빠가 저보다 세배는 더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촬영에 협조해주어서 너무 고마웠어요. 저도 너무 힘들어서 눈이 충혈됐거든요. 촬영이 끝난 뒤에 고맙다고 했더니 웃고 말더라고요. 아침부터 오빠와 나갈 일이 생겨서 오늘은 특별히 제가 운전을 했는데 보통 때는 차안에서 절대 자지 않던 오빠가 얼마나 피곤했던지 입을 벌리고 자더라고요.”(웨딩촬영 다음날 후유증은 없었냐고 하자 김송이)
♡“그동안 살아온 것만큼 열심히 살자. 그만큼 눈물도 더 많이 흘리겠지만 우리 팔자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자.”(김송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하자 강원래가)
♡“저도 오빠와 같은 마음이에요. 지금처럼만 둘이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김송의 바람)


여성동아 2003년 10월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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