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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평등부부 이렇게 만들었어요

‘가부장적 가정에서 평등부부 되기까지 우리 부부 사연’

‘평등부부 대축제’에 응모한 보통 주부들이 털어놓은 사연

■ 정리·최호열 기자 ■ 일러스트·임희정

입력 2003.10.02 15:58:00

평등부부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애경산업이 주최한 ‘평등부부 대축제’에 응모해 당선된 평등부부들의 사연들을 살펴보면 평등부부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애교를 떨고, 때로는 싸우는 가운데 서로 이해하고 상대의 요구와 필요를 채워줄 때 실현될 수 있는 것. 당선작 가운데 주부들의 현명함이 돋보이는 평등부부 사연 베스트 7.
‘가부장적 가정에서 평등부부 되기까지 우리 부부 사연’

저는 전형적인 경상도 여자입니다. 다들 아시죠? 말도 별로 없는 경상도 평범한 가정에서 모든 것은 남동생과 아버지 위주로 이루어지면서 자연히 ‘남자는 하늘…’ 식의 생각들이 쭉∼ 박히게 되었죠. 울 엄마는 밖에서 일을 보시다가도 아빠 저녁식사 시간만 되면 택시를 타고라도 집에 오셔서 부리나케 뚝딱 식사를 차리곤 하셨습니다. 그래서 항상 입버릇처럼 되새겼죠. ‘난 서울 남자랑 결혼할 거야!’ 하고. 그러나 그렇게 바라던 서울 남자가 아닌 부산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금쪽 같은 외아들과!
제 결혼생활은 대략 이랬습니다.
신랑이 침대 위에서 자는 저를 쿡쿡 치면서 하는 말 “물 도.” 그러면 저는 바로 튀어나갑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할 때 고이 차려진 아침상에(첨엔 갖추갖추 반찬 많이 해야 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 -;), 식사가 끝나면 바로 시원한 물 한잔 대령. 그리고 윤이 나는 구두와 잘 다려진 옷. 식사를 끝낸 신랑이 “커피” 하면 바로 소리가 납니다. 물 끓는 소리가.
신랑은 다른 남편들이 그렇게 잘해준다는 설거지, 1년 통틀어 2번 해줬습니다. 그래도 전 바로 이것이 정상적인 행복한 결혼생활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어떤 때는 속에서 부글부글 할 때도 있었지만 ‘이것이 인생이다!’ 하며 저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엄마의 모습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제 인생에 한줄기 서광이 비쳤으니, 위층 새댁과의 운명적인 만남이었습니다. 그는 전형적인 서울 아줌마였습니다. 첨부터 죽이 착착 맞던 우리는 서로 알아가면서 무언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다못한 서울 아줌마의 강습이 시작되면서 제 새가슴도 서서히 벌렁거리기 시작했으니…. 그러던 어느날.
침대 위에서 한참 자다 깬 신랑을 ‘툭’ 치며(반복된 교육의 결과로 자연스레 제가 한말은) “물 도∼!” 그런데 어럽쇼? 이게 왠일인가, 신랑이 두말 않고 갖다줍니다.
좀더 간덩이가 커져서 휴일 오후에 점심을 차리기 싫어 “라면 끊여줘!” 했더니, 어럽쇼? 이게 왠일인가, 신랑이 두말 않고 저보다 더 맛나게 끊여옵니다.
그때 비로소 약간 엇박자였던 우리의 결혼생활은 신랑이 경상도 남자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이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항상 남자를 떠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맞추어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빈윤경 ykbin@naver.com)

2 “출산 후 사회생활 원하는 절 위해 남편이 육아휴직 냈어요”
아이를 낳고 산후휴가 3개월 동안 집에 있으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회사 형편상 제가 육아휴직을 낼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남편에게 육아휴직을 내게 할 수도 없고. 양가 부모님들이 모두 편찮으셔서 맡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백일도 넘지 않은 핏덩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것도 그렇고…. 산후휴가가 끝나갈수록 한숨만 나왔습니다.
어느 날인가요. 퇴근한 남편이 맥주 한잔 하자고 하대요. 마음이 답답하던 차라 흔쾌히 술잔을 마주 했죠.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남편이 본론을 꺼내는데, 내용인즉 자기가 육아휴직을 내고 싶다는 겁니다. “공무원 신분이니까 육아휴직을 낸다고 일신상에 해가 오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그렇게 일을 하고 싶어하는데 꼭 육아문제가 여자만의 문제냐, 아빠인 나도 책임이 있는 것이니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육아문제에 대해서 그 해법을 남편에게서 찾기보다는 주위 사람들에게서 찾으려했던 제게는 정말 뜻밖의 이야기였습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는데 남편은 어깨를 토닥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줬어요.
“당신 내 아이 낳을 때 고생하는 것 보고서 너무 고마웠어. 무슨 선물을 해야 할까 생각해봤지. 반지, 목걸이 이런 것들보다는 당신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당신 친구와의 통화를 엿들으면서 알게 됐어. 내가 밀어줄 테니 한번 해봐!”
제 삶과 제 일을 존중해주는 남편의 한없는 배려 앞에서 내면의 성숙이 부족했던 저는 많은 것을 배웁니다. 제 작은 소견이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부부간의 평등이란, 가사나 비용배분 문제를 자로 재어서 선을 긋 듯 정확히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주고 배려해줄 수 있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김민수 firming100@han mail.net)

‘가부장적 가정에서 평등부부 되기까지 우리 부부 사연’

토요일 저녁이면 우리 부부만의 특별한 과외가 시작됩니다. 제가 집안에서 아이들만 키우며 도태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자 남편이 제안한 방법입니다. 남편은 저에게 컴퓨터를 가르쳐주고, 저는 남편에게 일요일 저녁 만찬을 위한 요리 강의를 한답니다.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지만 이젠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를 해서 그 시간에 임하게 되더군요.
그리고 수요일은 ‘프리 타임’으로 정해 서로 절대 간섭하지 않습니다. 육아와 업무에 시달리느라 친구도 제대로 못 만나는 자신을 위해 그날만큼은 각자 친구를 만나 영화도 보고 늦도록 술도 마시며 회포를 풀 시간을 갖기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한 지가 1년 정도 된 듯하네요. 물론 하루아침에 된 것은 아니랍니다.
결혼할 때 저희는 서로 믿으며 살자고 약속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이상하게도 늦으면 늦는다고 도통 연락을 하질 않더군요. 기다리다 지친 전 점점 상상의 나래를 펴며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남편의 지갑을 뒤지고 전화를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싸우고, 울고…. 남편도 지치고 저도 지치고, 갓난아이는 살벌한 분위기에 새벽 내내 울어대고…. 정말 지옥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해답은 정말 가까운 데 있었습니다. 문득 “내가 왜 남편을 의심하며 싸움을 하는지 그걸 얘기해 봐!”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날 저녁 남편과 커피잔을 놓고 조곤조곤 실마리들을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전 남편에게 “연락 없음에 화가 나고,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으니 당신이 조금 이해하고 노력해달라”고 했고, 남편 역시 “그동안 살아온 가풍 탓에 연락 안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해명을 하며 진한 포옹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오해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후 남편은 많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닐 때도 동료에게 전화를 하게 해 위치와 사정을 말하는 것은 물론, 잠자리에서도 “나 지금 00에 있어!” 하고 잠꼬대를 하는 것을 보며 안쓰러움까지 생겼습니다.
저 역시 남편을 믿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살아가며 상대에 대한 불만들은 하나가 꼬리를 내리면 다른 하나가 올라오는 그런 일상의 반복이더군요. 그때마다 우린 대화나 쪽지를 통해 풀어갔습니다.(이정희 jelee920@yahoo.co.kr)

4 “문득 찾아온 주부우울증이 행복의 시작이었어요”
지난 5년, 나는 정말 행복이란 주부하기 나름이라 생각하며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일상은 정신 없이 바쁘게 돌고 도는데 막상 뒤돌아보면 언제나 어느 것 하나 변한 것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찾아온 주부우울증은 나로 하여금 모든 걸 포기하게 만들고, 끝내는 주부 사표를 내게 만들었다.
“당신 왜 그래. 도대체 뭐가 불만이야?”
이런 내 마음을 모르는 남편은 “돈 잘 벌어주고 살림 잘하고, 아이 건강하면 그게 행복이지 대체 뭐가 불만이냐”며 나에게 “복에 겨워 그렇다”고 되레 화를 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에게서 이메일이 도착했다. 나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그리고 회사를 조퇴까지 하며 내 마음을 풀어주기에 앞장섰다. 우리 부부는 아이를 낳고 근 3년 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그동안 나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살았으니까.
남편이 뭔가를 깨달았는지 편지 한통을 건네주었다. 그 내용은 구구절절 반성과 후회, 앞으로의 마음가짐, 그런 것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는데 나는 남편이 이제야 내 마음을 헤아려준다는 게 고마워 그저 읽는 내내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가부장적 가정에서 평등부부 되기까지 우리 부부 사연’

그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남편은 주말이면 내가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일주일 동안 수고한 내게 휴가를 준다는 명분 아래 주말만큼은 나는 주부나 아이엄마가 아닌 나로 살아간다. 그동안 바쁘게 사느라 못했던,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여자로서 당당함과 행복함을 느낀다.
나도 달라졌다. 전에는 퇴근해 들어온 남편에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시키고 남편이 응해주지 않으면 화를 내곤 했었는데 이젠 퇴근해 들어오면 무조건 남편의 시간을 갖게 해주고 있다. 그럼 그 시간에 남편은 컴퓨터도 하고 텔레비전도 보고 책도 읽는다.
삶이란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것처럼 가족이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 양보하고 위해주고 산다면 그처럼 사랑이 넘쳐나는 집은 없을 듯하다. 지난날의 잘못과 후회가 지금의 평등함과 행복으로 위안을 얻듯, 나는 지금 가장 행복하다. (박미수 pmisu@lycos.co.kr)



5 “남편이 늘 제 꾀에 모른 척 속아넘어가줘요”
전 좀 못된 여자랍니다. 평등이라는 미명하에 군림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라 저의 숨은 노력(당근과 채찍^^)이 눈물겨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처음에 울 남편 외박했을 때, 결혼사진 한장 (가장 못 나온 걸로 골라) 과감히 ‘부욱!’ 찢었답니다. “우리 결혼도 이렇게 찢어질 수 있는 거야” 하면서.
된장찌개 처음 끓인 날. “어, 우리 엄마가 끓인 맛하고 너무 달라~” 하는 남편에게 “그럼 어머니댁 가서 먹고와. 이건 버릴게”하며 확 쏟아버리고.
아기 낳고 밤잠 못 자고 교대할 때, “나 오늘 너무 피곤해, 넌 하루 종일 집에 있었잖아” 짜증내던 남편에게 “내일부터 나가지마, 내가 나가서 벌게.^^;;”
사실 제가 좀 심한 부분이 많았다는 것도 인정한답니다. 그러나 남자들 밖에 나가서 힘들게 일하고 돈 번다는 이유로 너무 생색내고, 집안일 나 몰라라 하고, 육아도 뒷짐 지고 있다 무슨 일 터지면 그때 가서 마누라 탓하고 그러지 않나요?
아무튼 저의 남편 길들이기는 단순무식하게^^;, 그러나 은근과 끈기를 갖고 계속되었지요. 그래서 지금은 명절에 시댁 가서도 으레 부침개 부치기는 남편 담당이고 밥 먹은 후 설거지도 저는 씻고 남편은 헹구는 등 호흡도 딱딱 잘 맞는답니다.
그리고 육아도 전적으로 엄마에게 일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아이 정서발달에도 안 좋다고 합니다. 아빠와 정서적 교감을 많이 한 아이가 사회성이 훨씬 발달한다고 들었어요. 올해 7세인 우리 아이는 아빠를 친구로 생각한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땐 아빠가 항상 옛날얘기를 한가지씩 들려주지요. 원래는 자기 전에 들려줘야 하지만 아이가 자는 시간엔 남편이 거의 집에 없으니 아침으로 바꿨지요.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아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니 그것처럼 보람 있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주말이면 제가 아침을 만들고 설거지는 남편이 하고, 청소도 남편은 청소기 저는 걸레질, 아이 공부도 국어는 제가 수학은 남편이…, 너무도 당연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되었답니다. 물론 이렇게 되는 데 가장 혁혁한 공로자는 당연히 순하고 착한 울 남편이지요.^^* 저의 여우 꾀에 모르는 척 넘어가주고, 바득바득 우기는 저한테 못이기는 척 져주고 늘 배려해주는 마음 아끼지 않으니까요.(임지영 ijy828@ hotmail.com)
6 “평등을 요구하기 전에 제가 먼저 남편을 존중해요”
평등부부란 재산이나 집안일, 바깥일도 모두 똑같이 나누어 평등하게 하는 부부를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흔히 빨래를 너는 남편 옆에서 환하게 웃으면서 휴식을 취하는 아내의 모습을 그려보면서요.
신혼 때는 가사분담을 제대로 못해주는 남편을 보면서 남편의 사랑을 의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남편을 이해하게 되더군요. 맏이여서 집안일은 거의 동생들이 해왔기에 익숙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나 편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비난을 하기보다는 공감하는 마음 위에서 제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걸요.
그러자 남편도 조금씩이나마 제가 힘들다는 걸 이해하더군요. 그렇게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가면서 ‘어쩜 부부평등이란 평등을 강조하는 것보다 불필요한 자존심을 버리고, 상대방의 단점도 이해하면서 서로 존중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는 대화를 자주 나누는 편입니다. 처음엔 워낙 무뚝뚝하고 자기 이야기를 잘 하지 않은 남편이기에 총각 때 습관대로 혼자 결정하고 나중에 생각나면 이야기하는 둥 저를 섭섭하게 하는 행동들을 하곤 했지요. 처음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화를 내기도 했지만 그것이 별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고는 저 혼자라도 하기 시작했지요.

‘가부장적 가정에서 평등부부 되기까지 우리 부부 사연’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신랑과 의논했고, 결정한 후에도 다시 한번 결과를 이야기해주고, 그런 저의 행동을 쭉 보던 신랑도 이제는 물어보지 않아도 작은 일이라도 제게 이야기하곤 합니다. 조금씩 늘어가는 신랑의 이야기가 반갑고 즐겁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았기에 취미도 다르고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같이 즐기고 제가 좋아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인정하는 것이 좋다는 걸 많은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처음 집을 샀을 때 공동명의로 했습니다. 둘이 모은 돈을 합쳐서 산 이유도 있지만, 우리 둘의 집이기에 둘의 이름을 나란히 올려놓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얻었으니까요.(원주경 wjk5029@ naver.com)

7 “밖에서는 남편이 왕, 집에서는 제가 여왕이에요”
사람들은 철부지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이 불쌍하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왜 철부지 소릴 듣는지 함 들어보세요.
울 남편이 목욕탕에 가서 때밀이한테 때를 밀고 왔다는 소릴 들으면 저도 때밀이한테 때 밀거니깐 돈을 달라고 하지요. 또 울 남편이 택시 타고 다니면 저 또한 택시비 달라고 하지요.
남편이 나가서 일을 하면 당연 여잔 집에서 일을 하죠. 아이들과 싸우면서요. 여자도 집에서 일하는 것은 당연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자도 오후 9시면 퇴근시간이라고 제가 강조를 하죠.
여잔 일요일도 휴일도 없잖아요. 그래서 전 일요일은 오전 11시까지 잠을 잡니다. 배고픈 사람이 먼저 밥을 하고 안 그러면 같이 나가서 밥을 사먹던가 하지요. 남자들은 회사 다니면서 휴일을 꼬박꼬박 챙기지만, 여자는 안 그렇잖아요. 그래서 늘 휴일을 달라고 항상 떼를 쓴답니다. 주위 사람들은 이런 저를 보고 철부지 아내래요.
남들이 보면 남자 기를 누르고 산다고 하실지 몰라요. 하지만 전 밖에 나가면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 무조건 남편에게 모든 걸 맡긴답니다. 화를 내건 돈을 쓰건 아무 문제 없이 그냥 남편이 하자는 대로 움직여주지요. 대신, 집에 들어오면 집에선 제 세상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남들은 제가 집에서 놀고 먹으면서 남편을 부려먹는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전 놀고 먹지 않아요. 아이들 챙겨서 유치원 보내고 집안일을 하죠.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저의 취미생활을 합니다. 앞날을 위해서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집에서 그냥 있는 것보단, 엄마도 일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박수정 pattyandjimmyhouse@yahoo.com)

여성동아 2003년 10월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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