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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 글·김지영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9.04 17:12:00

중견 탤런트 김용선이 공룡 화석을 대거 발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년전, 남편이 매입한 동남아시아의 광산에서 뼈와 알, 피부 등이 그대로 보존된 1천여점의 공룡 화석이 나온 것.
어린 새싹들에게 진짜 공룡을 만져보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지난 7월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그가 들려준 ‘뜻밖의 횡재’ 뒷얘기.
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지난 78년 MBC 10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후 ‘왕비’로 단골 출연하며 단아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심어준 중견 탤런트 김용선(46)이 사업가로 변신했다. 남편이 운영하는 (주)디노콥의 부사장 직함을 달고 경영 일선에 나선 것.
(주)디노콥은 공룡 화석을 아이템으로 다양한 사업을 기획중인 콘텐츠 회사로, 지난 7월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패밀리 공룡 발굴 대탐험전’을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그곳에 전시된 공룡 화석들이 그의 남편이 소유한 땅에서 발굴한 진품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진품 공룡전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진품은 값도 어마어마하고, 구하기도 힘들어서 대개 모양을 본뜬 캐스트를 들여와 전시를 하거든요. 실은 이렇게 빨리 전시회를 열 생각은 없었어요. 저희는 공룡 뼈들을 완벽한 공룡의 모습으로 복원한 다음에 전시회를 마련할 계획이었는데, 우리가 진품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코엑스측에서 방학 시즌인 7, 8월 두달 동안만 전시회를 하자고 요청해왔어요. 그런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전시기간을 한달 더 늘려 지난 8월9일부터 앙코르 전시에 들어갔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첫선을 보인 진품 공룡 화석들은 공룡뼈와 알, 피부 화석 등 무려 1천여점. 하나같이 보존상태가 뛰어난데다 희소가치가 높은 초식공룡의 화석이라 값어치로 따지면 수백억원대를 호가한다. 특히 피부 화석의 경우는 전세계에 두세 개밖에 없기 때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때문에 그가 “공룡뼈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기도 했다.
“그 때문에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공룡 화석이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저희가 번 돈은 없어요. 애초부터 돈을 벌기 위해 전시회를 연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이것저것 구색을 맞추느라 만만치 않은 돈이 들어갔어요. 거기다 그동안 들어간 연구비와 ‘디노콥’ 운영 비용까지 감안하면 손해가 막심해요.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진짜 공룡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죠. 어느 정도의 손상을 감수하면서까지 공룡뼈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허락한 것도 아이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예요.”

“떼돈 벌었다”고 잘못 알려져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
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김용선 부부가 발굴한 공룡알의 모습.


김용선 부부가 공룡 화석을 발굴한 것은 3년전. 무역업을 하는 남편이 매입한 동남아 지역에 있는 에메랄드 광산에서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공룡을 사람들이 만들어낸 상상 속의 동물로만 여겼다는 그가 공룡 화석을 한눈에 알아봤을 리는 만무. 때문에 그가 느닷없는 공룡 화석의 출현을 ‘신이 주신 경이로운 선물’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저희 광산은 흔히 생각하는 동굴 같은 광산이 아니에요. 보석 채굴 장면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흙을 퍼서 흔들다 보면 보석이 나오는 벌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근데 보석도, 돌도 아닌 이상하게 생긴 것들이 무더기로 나와서 이게 뭔가 싶더라고요. 모양이 하도 신기해서 예사 물건 같지는 않았지만 공룡 화석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죠.”

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김용선 부부가 발굴한 피부화석은 전 세계에 두세 개밖에 안되는 진귀한 화석이라고 한다.


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광산에서 나온 공룡뼈들은 머지않아 완전한 공룡의 모습으로 복원될 예정.


처음에는 집안 장식품으로 쓰려고 서울로 가져와서는 인사동의 한 골동품 전문가에게 보여주었는데 그에게서 공룡 화석이라는 말을 듣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우리나라 최고의 공룡 권위자인 한국 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남 박사를 만나고 나서야 진품 공룡 화석임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박사님은 보자마자 어디서 이런 진귀한 화석을 발견했냐며 놀라워하셨어요. 제가 보여드린 공룡 발톱의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시면서요. 저희 화석들은 수억년전의 화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훌륭해요. 그게 모두 자연의 신비가 아닌가 싶어요. 그곳에서는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음식이 썩지 않거든요. 학자들의 연구결과에도 나와 있대요. 물과 햇빛과 토양의 상관관계 때문이라고요.”
“광산에서 발굴한 화석을 전부 보고 싶다”는 이윤남 박사의 요청으로 지난해 가을 1천여점의 공룡 화석을 모두 한국으로 가져왔다. 이박사는 공룡뼈들을 2~3개월에 걸쳐 꿰어맞춘 후 ‘여섯마리의 푸위안고 사우르스 가족’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수백억원대 공룡 화석 발굴, 전시회 열고 있는 중견 탤런트 김용선

“푸위안고 사우르스는 목이 긴 초식공룡인데 저희가 발굴한 것 중에는 길이가 2m짜리부터 16m짜리까지 있어요. 박사님은 푸위안고 사우르스 가족이 갑작스런 지각변동으로 몰살한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학계에서 이미 공룡 발자국을 통해 증명한 바에 따르면 초식공룡들은 무리지어 살았대요. 코끼리들이 이동할 때 아빠 코끼리가 진두지휘를, 엄마 코끼리가 후방을 맡아 약한 코끼리들을 몰고다니는 것처럼요. 우리 공룡뼈는 한가족으로 보이는 여섯 마리 분량이기 때문에 공룡의 성장 과정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겁니다.”
그는 공룡 화석의 발굴은 이제 개인적인 영광이기보다 국가적인 행운이라고 강조하면서 “만화가 이수정이 상상 속에서 만들어낸 아기공룡 ‘둘리’가 아니라 수억년전 존재했던 공룡의 모습을 복원해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패밀리 공룡발굴 대탐험전’이 열리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시장을 지켰는데 헤아릴 수 없는 많은 학생들이 다녀갔어요. 리포트를 쓰기 위해 열심히 적어가는 것을 보면 왠지 뿌듯하고 기쁘답니다. 상상 속에서만 그리던 공룡을 보여주는 거니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진짜 화석보다 옆에 전시된 공룡 캐스트에 더 열광하더라고요. 그것을 보면서 결심했어요. 우리 공룡뼈를 온전한 공룡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원한 다음 다시 한번 멋진 전시회를 열겠다고요.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작업이지만 절대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지난해 초 KBS 아침드라마 ‘골목안 사람들’이 종영한 후 연기활동을 잠시 중단했던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조만간 안방극장에 복귀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김재형 PD가 연출하는 SBS 사극 ‘왕의 여자’에서 인목대비를 보필하는 큰상궁 역할을 맡은 것. “20년전 ‘서궁마마’라는 사극에서 인목대비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는 김용선. 사업가 겸 연기자로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성동아 2003년 9월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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