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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인생역전

인생의 위기에서, 고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떠올린 발명품으로 성공한 주부들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해요”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조은주 ■ 사진·예지출판사 제공

입력 2003.08.05 14:58:00

흔히 ‘발명’이라고 하면 에디슨과 같은 천재들이나 할 수 있는 대단한 일로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편리한 물건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평범한 주부들에 의해 발명되었다. 주부들이 인생의 위기에서, 생활 속에서 생각해낸 발명품들을 모았다.
커피메이커, 자동식기세척기, 진공청소기, 냉장고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많은 생활 필수품들은 주부들이 발명한 것이다. 삼중 수세미, 건강 베개, 바지의 무릎받이, 다목적 오프너와 같은 가정용품들도 주부들이 생활 속에서 건져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주부들이 가정에서, 일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히트상품을 만들기까지의 사연을 소개한 (예지출판사)는 같은 주부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책 중에서 몇몇 사례를 발췌했다.

인생의 위기에서 탄생한 발명품들
무능한 직원으로 낙인찍힌 이혼녀가 만들어낸 ‘잉크 수정액’
인생의 위기에서, 고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떠올린 발명품으로 성공한 주부들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다. 때로는 절망처럼 느껴지던 위기가 생각지도 않던 새로운 발명품을 만들게 해준다. 실직과 이혼이라는 인생의 위기를 창조의 기회로 뒤바꾼 여자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생각을 행동으로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사무실 어디서나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잉크 수정액은 한 이혼녀가 직장생활의 위기 속에서 만들어낸 발명품이다. 2차대전 직후 어린 아들을 키우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이혼녀 베티는 은행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IBM의 전동타자기가 나오면서부터 그의 위기가 시작되었다.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글자를 찍어내는 전동타자기는 수동타자기에 비해 훨씬 많은 오자를 만들어냈다. 타자에 익숙지 않은 베티에게 늘어난 오자와 이를 수정하는 일은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상사에게 무능한 비서로 낙인찍혀 고민하던 그는 어느날, 화가들이 그림을 그릴 때 잘못 그린 부분을 덧칠해 수정하는 것에서 한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후 그는 흰색 물감을 병에 담아놓았다가 타이핑하다 생긴 오자를 물감과 붓으로 몰래 수정했다. 그의 이러한 비책을 알게 된 다른 직원들은 너도나도 그 ‘마법의 액체’를 나눠달라고 부탁해왔다.
베티는 흰색 물감에 ‘미스테이크 아웃’이라고 직접 손으로 쓴 라벨까지 붙여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후 아들의 화학교사에게 자문을 구해 더욱 강력하고 빨리 마르는 수정액을 개발해냈다. 이렇게 탄생한 잉크 수정액으로 베티는 4천7백50만달러(약 6백억원)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생애 최악의 날에 건진 대박 ‘곱창밴드’
우리가 흔히 ‘곱창밴드’라고 부르는, 머리를 묶는 데 사용하는 헝겊으로 감싼 고무밴드의 원래 이름은 스쿤시. 곱창밴드를 발명한 로미 레브슨은 자신이 기르던 강아지 이름을 따서 새로운 헤어 액세서리에 스쿤시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로미는 마흔살에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어쩔 수 없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했다. 면접 시험을 보러 가기 위해 미장원에 들른 로미는 설상가상으로 염색이 잘못되는 바람에 머리를 완전히 망쳐버리고 말았다. 조금만 건드려도 툭툭 끊어지는 머리카락을 보호하면서 뒤로 묶을 수 있는 묘책이 필요했던 그는 머리카락을 보호할 수 있도록 고무줄을 부드러운 천으로 감싸보자는 생각을 해냈다.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완벽한 머리끈을 완성한 그는 스쿤시의 특허를 내고 상품을 만들어 여성지에 광고를 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곱창밴드는 지난 10년간 전세계에서 20억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불행한 이혼 생활과 머리 염색의 실패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준 것이다.

기적의 대걸레
인생의 위기에서, 고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떠올린 발명품으로 성공한 주부들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아이가 어릴 때는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집안을 치우는 일이 보통 고역이 아니다. 다섯명의 아이를 둔 엄마 조이도 아이들을 따라다니며 집안을 치우느라 하루 종일 걸레를 손에서 놓을 날이 없었다. 그러던 조이는 90년 가사 노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일반 걸레에 손잡이 기둥을 만들어 사용하면 청소시간과 노력을 이전보다 훨씬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것을 ‘기적의 대걸레’라고 이름을 붙이고 직원 한 사람을 두고 전화기 한대로 자기 방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기적의 대걸레는 홈쇼핑 채널을 통해 소개되면서 이내 2백명의 직원을 둔, 연매출 1천7백만달러(약 2백억원)의 규모를 자랑하는 큰 회사로 성장했다.

샤워커튼과 누빈 솜으로 만든 일회용 기저귀
골치 아픈 집안일도 훌륭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을 그대로 지나치지 않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새롭고 기발한 발명품을 낳게 한다.
기저귀를 빨고, 삶고, 헹구고, 널어 말리는 끝없는 반복 작업. 게다가 아이가 하나가 아니라 셋이나 된다면? 80년 베이비붐이 한창이던 시절, 주부 매리언에게 기저귀 세탁은 가사노동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큰 고역이었다. 어떻게 하면 기저귀 빨래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를 궁리하던 그는 몇 차례 시행착오 끝에 샤워커튼과 흡수성 좋은 솜을 넣고 누빈 ‘보터’라는 일회용 기저귀를 만들었다. 여기에 아기의 오줌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해주는 커버와 똑딱단추를 달았다.
이 기저귀로 특허를 받은 그는 곧 일회용 기저귀 제작에 착수하려고 하였으나 제조업체의 반응은 냉담했다. 결국 자비를 들여 ‘보터’를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회용 기저귀는 나오자마자 주변 백화점 등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주부이기 때문에 주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던 매리언의 발명품은 오늘날 슈퍼마켓마다 없어서는 안될 상품이 되었다.



사소한 것에도 빈틈은 있다
자동차용 음식 받침대 ‘랩탑 컴퓨터’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것들도 주의해서 살펴보면 분명 숨어있는 ‘어떤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버릴 수 있는 것들도 주부의 눈으로 본다면 거기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
누구나 한번쯤 달리는 차안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다가 흘리는 바람에 입고 있던 비싼 옷을 버리게 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먹다 흘린 음식물 때문에 옷과 차안이 지저분해지는데 질려버린 주부 샌디는 ‘랩탑 컴퓨터’라는 이름의 자동차용 음식 받침대를 개발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그는 주요 패스트푸드 업체의 구매 담당자들을 찾아가 달리는 차안에서 자신의 발명품 위에 음식을 놓고 먹게끔 하는 적극적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샌디가 개발한 ‘랩탑 컴퓨터’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아이템이 되었다.

딸의 종이인형에서 아이디어 얻은 ‘바비인형’
인생의 위기에서, 고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떠올린 발명품으로 성공한 주부들

전세계 여자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 인형인 바비인형은 루스 핸들러가 딸 바바라(애칭 바비)가 가지고 노는 종이인형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장난감 회사들은 소녀들을 위해 아기인형을 만들었다. 그러나 루스는 바바라가 멋진 옷을 입은 어른 모양의 종이인형을 더 좋아하는 것을 보고 여자아이들이 엄마놀이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는 상상을 하면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장난감 회사를 운영하던 남편 회사의 디자이너들과 기술자들을 찾아가 자신이 생각해낸 ‘종이인형처럼 아름다운 어른 모습의 인형’을 만들게 했다. 또한 패션 디자이너들을 고용해 바비의 의상들도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바비인형은 59년 뉴욕의 장난감 박람회에서 전문가들에게 별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어린 소녀들에겐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10년 동안 루스가 만든 바비인형이 벌어들인 수입은 5억달러(약 6천억원). 현재 바비인형은 1백14개국에서 여전히 인기리에 팔리고 있으며 전세계 소녀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인형이 되었다.

여성동아 2003년 8월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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