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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전도사’ 김향미 주부가 일러주는 책과 친한 아이로 키우는 법 & 좋은 그림책 고르는 법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의 상상력이 커지고 예의범절까지 절로 익히게 돼요”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조은주 ■ 사진·정경진

입력 2003.08.05 10:15:00

아이를 이런저런 학원에 보내 가르치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라는 것은 모든 엄마들의 마음일 것이다. 첫아이를 낳으면서 아이들 책에 관심을 가져 나름의 육아체험을 바탕으로 ‘그림책 전문가’가 된 김향미 주부.
그에게서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과 그림책을 활용한 책 사랑 육아법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그림책 전도사’ 김향미 주부가 일러주는 책과 친한 아이로 키우는 법 & 좋은 그림책 고르는 법

어린 시절에 처음 본 알록달록 예쁜 색상의 동화책 속의 그림 하나가, 엄마의 목소리에 실린 신기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한편이 어른이 된 후에도 오랫동안 풍요롭고 따뜻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고 밑거름이 된다.
한진이(8)와 현진이(4), 두 아이의 엄마인 김향미 주부(36)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그림책이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고 읽어주는 것은 다른 어떤 교재나 교육보다 효과가 커요. 그림책을 많이 보여주면 아이들 창의력 계발에 도움이 되죠. 아이들이 새로운 지식을 익히는 데도 도움이 되고 올바른 습관도 배우게 되죠. 무엇보다 그림책은 아이 혼자 보는 책이 아니라서 좋아요. 엄마가 이야기를 읽어주는 동안 아이들은 듣는 능력과 상상력이 커지고, 사랑받는다는 느낌까지 받아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돼요.”
그의 그림책 예찬론은 끝이 없다. 결혼하고 첫아이를 낳으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책에 관심도 많아졌다는 그는 처음에는 그냥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림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요즘처럼 인터넷이 대중적이지 않던 때라 책에 대한 정보를 주로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서 얻었어요. 아니면 서점에서 직접 책을 찾아보면서 얻었고요. 그러면서 아이책에 대해 좀더 체계적으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첫아이가 어릴 때 그가 독서 논술자 과정을 마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린이도서연구회의 ‘평촌 동화 읽는 어른들 모임’ 회원이기도 한 그는 지금도 매주 화요일이면 다른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 책을 읽고 정보를 교환하며 아이들에게 필요하고 좋은 책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책 가운데 내 아이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엄마들이 아이들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여기저기서 정보도 얻고 그림책에 대해서 공부를 할 필요가 있죠.”
책에 대한 그의 이런 관심과 열의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는지 한진이와 현진이는 여느 아이들에 견주어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루에도 열서너권의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엄마가 꼭 책을 읽어줘야 할 정도. 한진이는 이제 글을 읽을 줄 알지만 아직도 엄마가 실감나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장 즐거워 한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책을 보는 동안 더 많은 것들을 얻는 것 같아요. 다양하게 인성이 개발된다고 할까요? 억지로 생활규칙이나 지식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아도 책을 보는 동안 자연히 몸에 익히게 되고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하게 되니까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해지죠. 매사에 관심이나 흥미도 많아지고요.”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면서 자신도 많이 바뀌었다는 그는 내 아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 모두 잘 자라났으면 하는 마음에서 가정 도서관을 꿈꾼다고 한다. 얼마 전 ‘이유식 & 그림책 즐거운 e만남’이란 책을 내기도 한 그는 요즘 언제든 동네 아이들이 편하게 모여 책을 보고 꿈을 키우며 자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창 준비중에 있다.

‘그림책 전도사’ 김향미 주부가 일러주는 책과 친한 아이로 키우는 법 & 좋은 그림책 고르는 법

한진이와 현진이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엄마가 책을 읽어줘야 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


조기교육 열풍으로 아이들이 학원으로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는 그는 책이 학습도구가 아닌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 수 있게 엄마들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책으로 할 수 있는 놀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이가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김향미 주부에게 배워보자.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책 보는 것이 좋다고 무조건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책을 보는 것이 즐거운 놀이일 수 있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알게 해준다.
한진이와 현진이가 엄마와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히 그 시간이 엄마에게 실감나는 이야기만 듣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책의 내용에 따라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어 부르기도 하고 몸으로 흉내내기도 하며 역할놀이도 한다.
[그림책을 장난감처럼 활용하는 법]
。 그림으로 그려보기
채소를 잘라서 그 단면에 물감을 묻혀 찍어보거나 밑그림을 그려 색칠하기 등의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다. 참고 도서는 ‘야채로 도장 찍기’(한림출판사), ‘색깔 나라 여행’(크레용 하우스)
。 몸으로 흉내내기
동물들의 모양을 흉내내본다. 참고 도서는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보림), ‘어떻게 잠을 잘까요?’(한림출판사)
。 노래 만들어 부르기
재미있는 대목이나 유용한 대목에 음률을 붙여 노래로 불러본다.
。 동·식물 관찰하기
실제로 화분에 작은 채소를 키워보거나 벌레들을 관찰해본다. 참고 도서는 ‘씨앗은 어디로 갔을까?’(어린이 중앙), ‘네가 무당벌레니?’(다섯수레)
。 역할놀이
사물을 의인화해서 그 사물이 되어보거나 인물특징을 살려 이야기를 꾸며본다.
。 스무고개 놀이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사계절)를 보면서 여러 동물들의 똥을 알아맞히거나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그림책’(보림)을 보면서 묻고 대답하며 동식물 생태를 알아맞힌다.
。 직접 체험해보기
음식을 만들어보거나 책에 나온 것들을 직접 체험해본다.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환경 꾸미기
책을 무조건 많이 사주거나 자신들이 독서를 좋아하면 아이들도 따라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즐기는 아이로 자라게 하려면 엄마가 노력해야 한다.
[엄마가 직접 책을 읽어준다]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귀찮거나 바쁘더라도 아이가 원할 때는 언제든지 함께 봐준다. 엄마와 함께 책을 보면 아이들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낄 뿐 아니라 복잡한 내용도 쉽게 이해한다. 엄마와 함께 책 보는 시간을 정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점 나들이하기]
동네 서점이나 어린이 전문서점에 정기적으로 나들이 가는 날을 정한다. 평소에 관심이 없는 아이도 책에 대한 욕구가 생기게 마련이다.
[책 나무 만들기]
벽에 커다란 나무를 그려놓고 아이가 읽은 책 목록을 매달아둔다. 아이에게 성취감을 부여하고 자극제가 된다.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잡지나 달력, 광고지의 그림을 오려 스케치북에 붙여 그림책을 만들어본다. 표지에 아이들 사진을 붙이고 이름도 써준다.
[이야기를 녹음해서 들어보기]
재미있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들어간 이야기를 녹음한다. 녹음된 소리를 들으면 흥미를 자극하고 언어에 대한 느낌이 빨라진다.

생활동화로 아이의 생활습관을 들인다
양치질을 하거나 자기 물건 정리하기 등과 같은 생활습관을 들일 때 잔소리를 하는 대신 생활동화를 보여준다. 김향미 주부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높임말이나 예절, 규칙 등을 생활동화 그림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고 있다.



상이나 벌을 책으로 준다
김향미 주부는 아이들에게 매를 들지 않는다. 엄마 말을 잘 들은 경우 상으로 책을 한권 더 읽어주고, 떼를 쓰거나 잘못한 경우에는 벌로 책을 한권 덜 읽어준다.

‘그림책 전도사’ 김향미 주부가 일러주는 책과 친한 아이로 키우는 법 & 좋은 그림책 고르는 법

김향미 주부는 그림책을 읽는 것은 즐거운 놀이여야 하므로 학습이나 지식에 치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보고 느끼고 상상하는 자유를 충분히 누리도록 아기 때부터 되도록 많은 그림책을 선별해서 보여주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들도 평소 ‘그림책 읽어 주세요’(웅진닷컴), ‘우리 아이 책 날개를 달아주자’(현암사), ‘그림책’(비룡소), ‘책·어린이·어른’(시공주니어), ‘어린이 그림책의 세계’(한림출판사), ‘판타지동화세계’(사계절),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사계절) 등을 읽으면서 그림책에 관해 공부한다.
무조건 좋은 책이라고 아이들에게 잔뜩 안겨주는 것은 금물이다. 좋은 음식도 많이 먹으면 체하는 것과 같은 원리. 또한 아이들은 저마다 성격이 다르고 기질이 다르듯 책에 대한 취향도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한다.

좋은 그림책 고르는 방법
엄마가 되도록 책을 많이 보고 직접 골라준다. 자기 아이의 성격이나 기질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엄마가 골라주는 책이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책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림책을 읽는 것은 엄마와 아이의 즐거운 놀이여야 하므로 학습이나 지식에 치중하지 않도록 한다. 그림책은 그림과 내용이 일치하는 책이 좋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는 그림을 보면서 상상하기 때문에 이야기와 그림간에 일관성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아이들에게 맞는 주제와 소재를 다뤘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아이다운 발상이면서 아이들의 관심이나 정서를 담고 있어야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작가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좋다. 예술적으로도 결함이 없고 진정으로 아이들의 심리를 이해하는 작가의 그림책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책이 좋다. 진리와 정의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북돋아줄 수 있어야 한다.

김향미 주부가 제안하는 연령별 추천도서
[만 1세 전후]
이 시기부터 그림책을 가지고 놀 수 있도록 수시로 보여주고 읽어준다. 그림책은 글자가 없거나 한두 줄 정도 있는 것이 좋으며 깔끔한 단색이나 서너 가지 색을 사용한 그림이 좋다. ‘브루너 아장아장 그림책’(사랑이), ‘쑥쑥 몸놀이’(다섯수레),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그림책’(보리), ‘알록달록 동물원’(시공주니어) 등이 적당하다.
[24개월부터 만 4세까지]
책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시기.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이 들어간 짧은 이야기 책들을 많이 접하게 해주고 전래동요도 들려준다. 또한 단어놀이를 하거나 바깥 세계를 많이 보여준다.
24개월 이후에는 상상력을 동원하는 이야기, 친구나 가족 이야기, 자연과 생활 습관 이야기 등 다양한 그림과 내용이 필요하다. ‘과일과 채소로 만든 맛있는 그림책’(보림), ‘삐약이는 흉내쟁이’(사계절), ‘어떻게 잠을 잘까요’(한림출판사), ‘그건 내 조끼야’(비룡소) 등이 좋다.
36개월 이후에는 거의 모든 그림책을 섭렵할 수 있다. 판타지 그림책, 요리나 미술활동, 자연현상이나 과학 등 여러 내용을 보여준다. ‘이상한 자연사 박물관’(미래M&B), ‘괴물들이 사는 나라’(시공주니어), ‘봄날 호랑 나비를 보았니?’(길벗어린이), ‘난 토마토 절대 안먹어’(국민서관), ‘꼬마 유령들의 저녁식사’(사계절) 등이 적당하다.
[유치원생이나 저학년]
좀더 자세하고 심오한 내용의 그림책들을 접하면 좋은 시기. 신화나 역사 이야기를 다룬 책도 좋다. ‘까마귀의 소원’(마루벌), ‘도서관’(시공주니어), ‘석기시대 천재 소년 우가’(우리동네), ‘까막 나라에서 온 삽사리’(초방), ‘아가야 안녕’(사계절), ‘똥벼락’(사계절) 등을 읽으면 좋다.

여성동아 2003년 8월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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