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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욕심 많은 그녀

KBS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로 연기 복귀한 박소현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3.08.01 11:06:00

DJ와 MC로 맹활약하고 있는 박소현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얼굴을 내밀었다. KBS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에서 연하의 남자를 짝사랑하는 털털한 만화가로 출연중인 것.
MC와 연기,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당찬 그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KBS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로 연기 복귀한 박소현

탁월한 진행 감각으로 SBS 라디오 ‘박소현의 러브게임’,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MBC ‘토요일엔 떠나볼까’ 등을 진행하며 DJ와 MC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소현(32). 그가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2001년 방영한 SBS 드라마 ‘이 부부가 사는 법’ 이후 근 2년 만이다. 그가 베테랑 연기자들도 고사한다는 일일드라마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은 건 순전히 작가에 대한 신뢰 때문. ‘장미울타리’의 이선희 작가와는 ‘도시남녀’ ‘신비의 거울 속으로’에 이은 세번째 작업. 여기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여유로움이 용기를 줬다고 한다.
“하루에 3∼4시간밖에 못 자고 있어요. 20대에 스케줄이 이랬다면 아마 매일 울었을 거예요. 20대 때는 MC와 연기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사실 연기에 대한 애착도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여러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런 상황을 이해해주는 분위기예요. 환경이 좋아진 셈이죠. 연기에 대한 욕심도 생겼고요. 게다가 나이를 먹으니 주변에서 도와주려고 하고, 배려도 많이 해주세요. 반면 간섭은 덜 받는 것 같고요.”
그가 ‘장미울타리’에서 맡은 역할은 서른한살의 노처녀 만화가 강재경. 대학동창 건우(손지창)와 사촌 여동생 지선(홍은희)이 결혼으로 맺어졌다가 다시 남남으로 갈라서는 과정을 지켜보는 와중에 지선을 좋아하는 여섯살 연하의 남자 동현(남궁민)을 짝사랑하는 인물이다. 최근 첫 출연한 영화에서도 그는 짝사랑으로 가슴앓이를 했다. 바로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에 우편배달부 승재(신하균)를 짝사랑하는 시골 약사로 출연한 것. 그의 머릿속에는 ‘화성으로 간 사나이’ 촬영이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큰 기대 없이 촬영을 시작했는데 너무너무 좋은 추억이 됐어요. 오래 기억날 것 같아요. 그동안 DJ와 MC를 하면서 저의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조됐었고, 최신음악과 각종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냈는데 강원도 산골에서 시골 약사가 되어 있는 동안 완전히 딴 세상에 와 있는 것 같았어요. 모든 게 정적이고, 시간도 느릿느릿 흘러가는 것 같았죠. 오지에 눈 내리는 풍경을 본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자라는 직업이 제 마음에 많이 와 닿았어요.”
그는 기회가 되면 영화를 또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짝사랑에 빠진다는 공통점에 대해서는 눈치채지 못했는지 “아, 그렇네요” 하며 웃는다. 그는 “짝사랑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 잘 모르지만 실제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 같다”고 말했다.

KBS 아침드라마 ‘장미울타리’로 연기 복귀한 박소현

‘장미울타리’에 함께 출연하는 연기자, 제작진과 함께 한 박소현.


어느새 연하의 남자를 바라보며 애를 태우는 역할을 맡게 됐지만 93년에 KBS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처음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 때만 해도 몸무게가 40㎏이 채 되지 않는 가녀린 몸매에 한쪽 팔엔 늘 파일이 들려있는 전형적인 새침한 여대생이 그의 역할이었다.
“사실 그때 말이 없었던 건 대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였어요(웃음). ‘내일은 사랑’에 출연할 때 지금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는 손지창씨를 처음 만났는데 방송국에서 저를 보고 한다는 소리가 ‘드라마 봤는데 왜 말을 안해?’였어요. 사실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였는데 말이에요.”
박소현은 익히 알려진 것처럼 연예계에 진출하기 전 발레리나의 꿈을 접었다. 이화여대 무용과 4학년 재학중 발목 인대를 다쳐 발레를 할 수 없게 되자 예체능계를 전공한 리포터를 뽑는 방송국 시험에 응시한 것. 발레리나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상처투성이 못생긴 발에는 새살이 돋아났고, 돌처럼 딴딴했던 종아리도 말랑말랑해졌을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그는 여전히 발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했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장수하고 있을 만큼 MC로 자리를 굳혔고, 드라마와 영화에까지 출연하고 있으니 이 정도면 충분히 ‘전화위복’이라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발레를 할 수 있으면 발레를 하는 게 좋지요” 하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났다.
“10년만 늦게 태어났어도, 발레를 계속할 수 있었을 거예요. 후배들 얘기가 지금 의술로는 다친 발목을 충분히 재생시킬 수 있대요.”
데뷔 때보다 몸무게가 무려 10㎏이나 늘었다고 하지만 가는 허리와 희고 긴 목, 작은 얼굴은 여전하다. 그러나 어리다고만 생각하던 후배 연예인들이 어느새 함께 MC를 보거나,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할 만큼 성장한 걸 보면서 그 역시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의 나이도 어느새 서른둘. 결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나이인데 그는 “결혼이요? 제 몸 하나 챙기는 것도 힘들어요” 하며 고개를 젓는다. 더욱이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는 “95년 이후, 인터뷰할 때마다 이상형을 얘기했지만 한번도 소개받아본 적 없다”며 오히려 눈을 흘긴다. 10여년 동안 변치 않은 그의 이상형은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 액션 연기가 뛰어나면서도 귀여운 게 그의 매력이라고. 요즘은 멋있게 늙어 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고 한다.
“으레 있으려니 하고 생각하는지 지금껏 누가 적극적으로 제게 사귀자고 한 적이 없어요. 제 생각에 아마 몇 년 안에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일을 줄여가면서까지 남자를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요.”
결혼한 친구 부부나 함께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구들과 동강으로 래프팅을 떠나고, 7∼8명씩 몰려다니며 영화를 보는 게 즐겁다는 그. 물론 독신을 꿈꾸는 건 아니다. 언젠가 김미숙처럼 행복한 가정도 꾸미고 오랫동안 사랑받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MC, DJ, 연기자를 병행하느라 힘들지만 연기하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라디오에서 음악 듣고, 청취자들과 수다떨면서 푼다는 그는 앞으로도 연기와 MC,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아보고 싶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3년 8월 4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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